■19세기 서울의 새로운 인간형, 유속(流俗=風速) 시대의 변화는 인간형의 변화를 낳는 것일까? 공자의 가르침을 토대로 형성된 전통적인 군자-소인의 인간형은 19세기 서울양반 사대부사회에서 더 이상 현실적인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양반 사대부의 한사람이었던 소산(素山) 이응신(李應辰,1817~1887/전주이씨)은 이제 서울에서는 군자와 소인이 합쳐져 모두 유속이 되었다고 진단하며 차라리 소인이라도 보고 싶다는 우울한 마음을 토로한다. 그는 무엇을 근심한 것일까. 천하 국가를 다스림에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소인(小人)과 유속(流俗)이 그것이다. 임금과 굳게 결탁하고 패거리를 널리 심는다. 참혹하게 남을 해치고 교묘하게 자기를 살찌운다. 독사와 맹수같이 마음먹고 사귀(邪鬼)와 요부같이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