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한시(漢詩)

낭옹(浪翁) 이원(李黿)을 작별하는 詩 - 이주(李冑)

야촌(1) 2010. 3. 31. 02:48

■ 이망헌『李忘軒, 망헌은 이주(李冑)의 호』이 진도(珍島)로 귀양 갈 때,

 

이낭옹(李浪翁)을 작별하는 시에,

 

◇낭옹은 이원(李黿)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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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정자에 가을밤도 짧은데 / 海亭秋夜短(해정추야단)

이번 작별에 새삼 무슨 말 할꼬 / 別復何言(일별복하언)

궂은비는 깊은 바닷속까지 연하였고 / 怪雨連鯨窟(괴우연경굴)

험상궂은 구름은 변방에까지 이었네 / 頑雲接鬼門(완운접귀문)

 

흰 구레나룻에 파리한 안색 / 素絲衰鬢色(소사쇠빈색)

두려운 눈물 자국 적삼에 그득 / 危涕滿痕衫(위체만흔삼)

이소경(離騷經)의 말을 가지고 / 更把離騷語(경파이소어)

그대와 꼼꼼히 따질 날 그 언제런가 / 憑君欲細論(빙군욕세론)라 하였다.

 

그는 안동사람으로 31살의 나이에 김종직의 문도로 붕당을 결성하여, 국정을 비판하고, 시사를 비방했다는 혐의로 무오사화[1498년(연산군 4)]에 연루되어 곤장 100대를 맞고, 그해 7월 26일 진도로 유배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6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다가 제주도로 이배(移配)될 제, 배가 막 뜨려는데 친동생이 뒤쫓아 왔다. 이에 그가 떠나면서 시 한 수를 읊어 작별하기를,

 

찌걱거리는 노 굳이 멈추고 한평생을 서러워하니 / 强停鳴櫓痛平生(강정명로통평생)

백일은 밝게밝게 우리 형제를 비추네 / 白日昭昭照弟兄(백일소소조제형)

 

정위새 와서 바다를 메우기만 한다면 / 若敎精衛能塡海(약교정위능전해)

한 덩이 탐라도를 걸어서도 가련만 / 塊耽羅可步行(일괴탐라가보행)

 

하였으니 천년 뒤에도 읽는 이의 애를 끊어지게 하리라.

김경림(金慶林, 경림은 봉호) 명원(命元) 이 우리 형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낭옹(浪翁)의 이름은 원(黿), 호는 재사당(再思堂)이며, 경주인(慶州人)이다.

벼슬은 예조 정랑에 이르렀다. 무오년에 장류(杖流)되었고, 갑자년에 원통하게 죽었다.

 

망헌(忘軒)의 아우의 이름은 여(膂), 자는 홍재(弘哉)이고 벼슬은 수찬(修撰)에 이르렀다.

 

명원(命元)의 자는 응순(應順), 호는 주은(酒隱)이고 경주인이다.

벼슬은 영의정에 이르렀고 시호는 충익(忠翼)이다.

 

자료 : 학산초담(鶴山樵談/許筠, 1569~1618) 57-이주(李胄/ 固城李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