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한시(漢詩) 98

야인(野人)-崔昌大 詩

■ 야인(野人 : 시골에 사는 사람) 지은이 : 곤륜 최창대(昆侖 崔昌大) 野人茅屋小 葺用蒼椵皮 야인모옥소 즙용창가피 疎麻遶前庭 瓠葉蔓前籬 소마요전정 호엽만전리 皤皤老樹根 腹飽無所思 파파노수근 복포무소사 兒童不嚾爭 鷄犬各依依 아동부훤쟁 계견각의의 客來怪其人 試問羲皇時 객래괴기인 시문희황시 泊然無答言 微笑起行遲 박연무답언 미소기행지 但問牛背兒 月出可言歸 단문우배아 월출가언귀 ------------------------------------------------ 시골에 숨어사는 은자의 오두막 나무껍질로 덮은 지붕. 앞뜰 둘러 삼 대 자라고 울타리는 박 잎이 덮었네. 머리허연 노인 고목에 기대앉아 배 두드리며 세상사 잊었고, 아이들 시끄러운 소리도 없고 닭도 개도 저대로 한가롭네. 지나던 나그네 그에게 묻기를..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선사

■ 청산혜요아(靑山兮要我) - 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 ~ 1376) 청산혜요아이무어(靑山兮要我以無語)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혜요아이무구(蒼空兮要我以無垢) /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료무애이무증혜(聊無愛而無憎兮) /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여수여풍이종아(如水如風而終我)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청산혜요아이무어(靑山兮要我以無語) /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혜요아이무구(蒼空兮要我以無垢) /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료무노이무석혜(聊無怒而無惜兮) /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여수여풍이종아(如水如風而終我)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익재선생 촉직시(益齋先生 促織詩)/이제현

■ 익재선생 촉직시(益齋先生促織詩 : 귀뚜라미) ↑서예가 이진우(李眞雨)/1982년 작 - 필자소장품 ■ 촉직(促織 : 귀뚜라미) 李齊賢 : 1287(충렬왕 13)~1367(공민왕 16). 베 짜라 재촉하고 또 베 짜라고 재촉하는데 / 促織復促織(촉직복촉직) 슬픈 울음 왜 그리 딱해 보이나 / 哀鳴何惻惻(애명하측측) 밤새도록 베 짜는 소리 찰칵거렸어도 / 終夕弄機杼(종석롱기저) 아침에 보면 한 치의 베도 없네 / 平明無寸縷(평명무촌루) 홀어미 이 소리 듣고 눈물이 샘솟듯 하고 / 嫠婦才聞淚似泉(이부재문누사천) 출정한 군사들도 한 번 들으면 얼굴에 주름살 낀다오 / 征夫一聽凋朱顔(정부일청주주안) 봄바람 따뜻할 때 꽃은 열매를 맺고 / 春風融暖花着子(춘풍융난화착자) 여름 날씨 길 때는 제비도 집을 짓는데 /..

벽오에게 주다[贈 碧梧] - 상촌 신흠

■ 벽오에게 주다[贈 碧梧] 지은이 : 상촌 신흠(象村 申欽) 호서에서 함께 놀던 지난날을 회상하니 / 憶曾湖外共留連 쌍벽 이룬 두 소년 사람들이 칭송했네 / 聯璧人稱兩少年 풍진 속의 갈림길에 다 함께 늙어가는데 / 岐路風塵俱老大 타향에서 다행히도 얼굴 마주 대하네 / 異鄕顔面幸團圓 좋은 자리 헤어질 제 이별 술잔 넘치고 / 瓊筵欲散離觴凸 촛불은 타오르는데 바다 달이 가냘프네 / 蠟燭高燒海月弦 강산이 능히 흥취를 돋운다 말을 마소 / 莫道江山能殢興 고향으로 돌아갈 길 날로 아득하기만 / 故園歸計日茫然 -------------------------------------------------------------------------------------------------------------------..

方伯李君養久[李時發] 駐州城

愚伏先生文集卷之一 >詩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 方伯李君養久[李時發] 駐州城 相思咫尺望襜帷。坐到松窓月午時。欲說豈無心裏事。多情空與夢中期。春回洞壑花初動。愁入江湖病未醫。何日四邊休練卒。一樽桑落共君持。 時方伯閱武于北川 附方伯次韻 峨冠鳴佩侍經帷。謫下人間又幾時。騷客一春芳草怨。美人千里彩雲期。求賢會見虛前席。活國應須付上醫。自笑疏慵何事業。四年孤節手中持

측천(則天)의 능(陵)에서/이제현

익재난고 제3권> 詩 ◇한국고전번역원 ■ 측천(則天)의 능(陵)에서 익재 이제현 구양영숙(歐陽永叔)이 무후(武后)를 당기(唐紀) 속에 넣은 것은 대개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의 잘못을 이은 것으로서 그 과실이 더욱 크다. 여씨(呂氏)는 비록 천하를 자기 마음대로 다스렸지만 어린 아들을 내세워 한(漢) 나라의 왕통이 있음을 밝혔는데, 무후는 이씨(李氏)를 억제하고 무씨(武氏)를 높였으며, 당 나라라는 이름을 없애고 주(周) 나라라 칭한 다음, 종사(宗祀)를 세우고 연호(年號)를 정했으니, 흉역(凶逆)이 이보다 더 심할 수 없다. 마땅히 이것을 밝혀서 후세를 경계하여야 할 것인데, 도리어 높인단 말인가. 또 당기(唐紀)라 하면서 주(周)의 연호를 썼으니 옳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혹자는 “일을 기록하는 ..

박충좌(朴忠佐)가 북경(北京)으로 올라갈 때 전송하다.

익재난고 제1권> 시(詩) ■ 송도(松都)에서 소경(少卿) 박충좌(朴忠佐)가 북경(北京)으로 올라갈 때 전송하다. 지은이 : 李齊賢 : 1287(충렬왕 13)~1367(공민왕 16). 옥피리 서너 곡조 끝마치고 / 玉管停三疊(옥관정삼첩) 금잔으로 취하도록 권해보세 / 金杯勸十分(금배권십분) 임금님 은총에 보답할 뿐 / 但應期報主(단응기보주) 우리들 이별은 애석히 여길 것 없지 / 不用惜離群(불용석리군) 풀이 다 마르니 낙타는 사막에서 울고 / 草盡駝鳴磧(초진타명적) 바람이 높으니 기러기는 구름 속에서 울부짖네 / 風高鴈叫雲(풍고안규운) 평생 뜻은 사방에 한 번 나서려고 했었는데 / 平生四方志(평생사방지) 밤에 누워 꿈을 꾸면 그대 따라가리 / 淸夢又隨君(청몽우수군) ---------------------..

이성서(成瑞)에 곡(哭)하다.-목은 이색 [詩]

목은시고 제16권 ■ 이 월성(李月城 : 성서(成瑞)을 곡(哭)하다. - 목은 이색 중원에 기염을 떨치긴 대단히 어렵거니와 / 大難氣焰照中原 몸이 태평 시대 만나서 지위 또한 높았네 / 身際休明位又尊 고량진미 실컷 먹으며 세월 가는 걸 잊고 / 厭飫膏粱忘歲月 조정에 우유자적하며 천지에 감사했는데 / 優游廊廟謝乾坤 술자리의 뛰어난 흥은 운우처럼 사라지고 / 樽前逸興雨雲散 도성의 옛 놀이는 천지가 온통 깜깜하네 / 輦下舊游天地昏 경성을 수복해낸 공이 가장 성대하기에 / 克復京城功最盛 산하 대려 맹세의 말이 영원히 남았구려 / 山河帶礪誓辭存 -----------------------------------------------------------------------------------------------..

개성윤(開城尹) 이창로(李彰路)가 술을 가지고 방문해 준 데에 사례하다. - 이색

목은시고 제16권>詩 ■ 이 개성(李開城 : 彰路)이 술을 가지고 방문해 준 데에 사례하다. 백발 나이로 병도 많은 한산 늙은이는 / 白頭多病韓山翁 그 당시 뻔뻔스레 군웅을 시종했는데 / 強顔當日陪群雄 성상 은총 특별하여 등에 땀 흘리면서 / 恩榮不次背流汗 여러 공을 따라 중서성을 오르고 보니 / 跡逐臺省登諸公 봄의 꽃과 가을 달은 읊조리는 속에 있고 / 春花秋月嘯詠裏 천둥과 비이슬은 주상의 경륜이었네 / 雷霆雨露經綸中 나는 지금 의상에서 적막을 지키노니 / 如今蟻牀守寂寞 약도 넉넉지 못해라 내 궁함을 알겠네. / 藥餌不給知吾窮 밝은 달밤에 앉았으면 눈동자가 구르고 / 夜坐月明轉眼月 바람 거센 봄 놀이엔 두풍이 걱정인데 / 春游風急愁頭風 어찌 알았으랴 노쇠한 허리 다리 뻣뻣할 줄 / 那知老衰腰脚頑 천지의..

이 개성(李開城)을 찾아 - 목은 이색[詩]

목은집 >목은시고 제15권>시(詩) ■이 개성(李開城)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홀로 소나무 사이에 앉아서 느낌이 있어 짓다. 현릉이 초과 열어 익재옹이 관장했는데 / 玄陵初科鎖益翁 뜰 가득 응시자 중엔 영웅도 많았었지만 / 白袍滿庭多英雄 나는 재주도 없이 가장 요행을 입었으니 / 穡以非才最徼幸 하늘인지 운명인지 공은 지공했을 뿐이네 / 天耶命耶公至公 나는 지금 삼중대광으로 사필을 관장해 / 三重大匡領史翰 백발로 한가히 지내니 낙이 여기에 있고 / 白首閑居樂在中 때로는 감격의 눈물이 물처럼 쏟아지는데 / 有時感恩淚如水 얼굴 쳐들면 끝없는 하늘만 보일 뿐이네 / 仰面但見靑無窮 막내가 가장 젊어 가장 사랑을 받았고 / 有季最少最鍾愛 손자가 승중하여 가풍을 전하고 있는데 / 有孫承重傳家風 문생들이 이따금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