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선(東文選) 제118권 / 비명 왕사 대조계종사 일공정령 뇌음변해 홍진광제 도대선사 각엄존자 증 시 각진국사 비명[병서] 王師、大曹溪宗師 一邛正令 雷音辯海 弘眞廣濟 都大禪師 覺儼尊者 贈 諡 覺眞國師 碑銘[幷序] 이달충(李達衷) 찬(撰) 지원 14년 을미년에, 왕사(王師) 각엄존자(覺儼尊者)가 적멸하였다. 5년이 지난 뒤에 그의 무리 원규(元珪) 등이 임금께 아뢰기를, “우리 스승님의 행실이 묻히어 없어지게 버려둘 수 없으니, 원하옵건대, 비석을 세워 기록하게 하소서.” 하였다. 이에 임금이 신에게 명령하여 비문을 지으라고 하였다. 신이 이미 명령을 받고 가만히 생각하니, 옛날에 달관한 사람들은 몸 담은 세상을 여관으로 생각하고, 명예와 지위를 헌 신짝 같이 본다고 하였다. 더구나 부도씨(浮屠氏)는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