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사성어 95

겸손은 높고도 빛 난다

■겸손은 높고도 빛 난다 - 이덕무(李德懋) 有所挾而驕。淺也。無所挾而驕。昏也。 유소협이교。천야。무소협이교。혼야。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고 교만을 부리는 자는 천박하고 믿을 만한 구석도 없는데 교만을 부리는 자는 아둔하다. ◇이덕무(李德懋 1741~1793),〈사소절(士小節)〉,《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 [해설] “지위가 높아지면 교만하지 않으려 해도 교만해진다.[位不期驕]” 라는 말이 《서경(書經)》에 나옵니다. 권력, 재력, 능력 등과 같이 믿고 과시할 만한 것이 있으면,..

책을 읽는 즐거움

■책을 읽는 즐거움 책은 여유가 있는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200년 전 쯤 인왕산 아래 옥류동(玉流洞)에 장혼(張混)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살았다. 그는 벗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난하고 외롭지만 책을 읽고 기뻐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하였다.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것은 많습니다. 귀에는 소리가, 눈에는 색깔이, 입과 코에는 냄새와 맛이 그러하지요.1) 이러한 것들이 눈앞에 몰려들어 마음을 흔들면, 반드시 온갖 지혜를 다 짜내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려고 하지요. 그러나 그 좋아하는 바는 불과 잠깐 사이의 일일 뿐입니다. 여러 가지 음악이 떠들썩하거나 맑은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거나 간에, 연주가 한 번 끝나고 나면 산은 텅 비고 물만 흐를 뿐이지요. 하얗게 분을 ..

욕심(欲心)

■욕심(欲心) 不當言而言, 是言而失格也. 不當行而行, 是行而失格也. 부당언이언, 시언이실격야. 부당행이행, 시행이실격야. 말해선 안 될 것을 말한다면, 이는 말이 품격을 잃은 것이요 행해선 안 될 것을 행한다면, 이는 행동이 품격을 잃은 것이다. -유만주(兪晩柱, 1755~1788),〈청언소품(淸言小品)〉,《흠영(欽英)》 -------------------------------------------------------------------------------------------------------------------------------------- [해설]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 “이거 해도 될 말인지 모르겠는데.” 라고 하면서 비밀스럽게 꺼내는 말은 경험으로 보건대 대부분 하지 않는 게 더 ..

한겨울 봉원사(奉元寺)에서 바로본 한양

■ 한겨울 봉원사(奉元寺)에서 바로본 한양 날이 매섭다.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겨울철, 낙엽 진 야산에 오르면 서울이 활짝 시야에 다가온다. 삭막하지만 마음에 드는 벗과 함께라면 더욱 통쾌할 것이다. 혹 이것이 어려우면 김조순(金祖淳)의 글을 따라 봉원사 뒷산에 올라보자. 기묘년(1819) 동짓달 16일 유자범(兪子範)의 처인서옥(處仁書屋)에서 술을 마셨다. 김명원(金明遠), 조군소(趙君素), 이숙가(李叔嘉), 조사현(趙士顯), 이사소(李士昭 ), 이문오(李文吾), 김사정(金士精)은 모두 우리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다. 막 술을 마시려 할 때 산에서 불어온 바람이 사립문을 흔들고 싸락눈이 막 날리기 시작하였다. 얼마 지나서 술기운이 거나해지고 밤이 깊어지자 맑은 달빛이 뜰에 비치었다. 갑자기 자범이 자리에서..

진정으로 조상을 위한다면

■진정으로 조상을 위한다면 隻字三致意 斤斤無溢辭 척자삼치의 근근무일사 [국역] 한 글자 한 글자에 세 번씩 숙고하며, 깎고 깎아서 과장된 말 없게 했네. - 황현(黃玹),〈사준지감(事竣志感)〉,《매천집(梅泉集)》 -------------------------------------------------------------------------------------------------------------------------------------- [해설] “가난한 집안 조상 자랑하듯 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이 내세울 것이 없다보니, 조상의 명성에만 기댄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조상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는 것까지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거짓 사실로 조상을 과대 포장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일 뿐...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나는 어떤 사람인가? 君子喜揚人善, 小人喜揚人不善.(군자희양인선, 소인희양인불선.) 達人常欲人達, 窮人常欲人窮.(달인상욕인달, 궁인상욕인궁.) 吉人喜聞人長, 庸人喜聞人短.(길인희문인장, 용인희문인단.) 有餘者常譽人, 不足者常毁人.(유여자상예인, 부족자상훼인.) [국역] 군자는 남의 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고 소인은 남의 악을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현달한 사람은 항상 남도 현달하기를 바라고 곤궁한 사람은 항상 남도 곤궁하기를 바란다. 훌륭한 사람은 남의 장점을 듣기를 좋아하고 용렬한 사람은 남의 단점을 듣기를 좋아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항상 남을 칭찬하고 부족한 사람은 항상 남을 헐뜯는다. 출처 : 성대중(成大中),〈질언(質言)〉,《청성잡기(靑城雜記)》제2권(국역본) ------------------..

리더는 사심을 버려야

■ 리더는 사심을 버려야 馴致於滅身亡國者 盡是人君不能去一私字故也 순치어멸신망국자 진시인군불능거일사자고야 차츰차츰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기에 이르는 것은 모두 임금이 사심이라는 한 글자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이황(李滉),〈무진경연계차(戊辰經筵啓箚) 2〉,《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권7 -------------------------------------------------------------------------------------------------------------------------------------- [해설]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이 임금께 아뢴 말입니다. 임금이 사사로운 마음을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게 되면, 그 자신이 위태롭게 됨은 물론 나라..

공부를 하는 목적

■ 공부를 하는 목적 경전을 읽는 목적은 도를 밝히기 위함이요, 역사를 읽는 목적은 옛날 일을 상고하기 위함이요, 시문을 읽는 목적은 나의 글을 짓기 위함이다. 經以明道。史以稽古。詩文以纂言。 경이명도。사이계고。시문이찬언。 글 : 이식(李植, 1584~1647) 출처 : 〈두실기(斗室記)〉,《택당선생집(澤堂先生集)》 -------------------------------------------------------------------------------------------------------------------------------------- [해설] 우리나라의 사교육열풍은 이미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교육비만 보더라도 이는 열풍을 넘어 거의 광풍수준인 데다가, 국내도 모자..

비방과 칭찬에 움직일 필요 없다.

■ 비방과 칭찬에 움직일 필요 없다. 예기치 못한 비방에 근심할 것도 없고, 분에 넘치는 칭찬에 기뻐할 것도 없다. 不虞之毁不足卹 過實之譽不足喜 불우지훼부족휼 과실지예부족희 출처 : 윤형로(尹衡老),〈거향장(居鄕章)〉,《계구암집(戒懼菴集)》 -------------------------------------------------------------------------------------------------------------------------------------- [해설] 위 글은 조선 후기 학자 계구암(戒懼菴) 윤형로(尹衡老 1702~1782)가 지은 가훈(家訓) 가운데〈거향장(居鄕章)〉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저자는 “예기치 못한 비방에 근심할 것도 없고, 분에 넘치는 칭찬에 기뻐할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