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사성어 95

세속을 좇는 삶

■세속을 좇는 삶 내가 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선한지 악한지를, 세상의 판단에 넘겨버리고 돌보지 않는 것은 참으로 미혹된 것이 아니겠는가. [원문] 身之是非善惡 欲委以與世而不恤 非惑之甚與 신지시비선악 욕위이여세이불휼 비혹지심여 [출전] ◇송문흠(宋文欽, 1710〜1752) 「반속(反俗)」/『한정당집(閒靜堂集)』 -------------------------------------------------------------------------------------------------------------------------------------- [해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듯 우리는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세속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도움을 받거나 주기도 하면서 그들과 더불..

침묵(沈默)의 효용(效用)

■침묵(沈默)의 효용(效用) 말을 하는것은 어(語)요.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묵(黙)이라 합니다. 사람이 꼭 말을 해야만이 다른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아니고, 말없이 웃는 것만으로도, 수백 마디의 말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뜻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고로 말을 하는 것만이 말이 아니라, 말을 하지 않는 묵((黙)도 또한 말인 것입니다. [원문] 當黙而黙,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黙笑之義, 大矣哉. 不言而喩, 何傷乎黙. 得中而發, 何患乎笑. 勉之哉. 吾惟自況, 而知其免夫矣. 자료 : 김유근(金逌根, 1785~1840),「묵소거사자찬(黙笑居士自讚)」,『황산유고(黃山遺稿)』- [역문]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니, ‘때에 맞게 함[時]’에 가깝고,..

응립여수 호행사병

●응립여수 호행사병(鷹立如睡 虎行似病) 이 말은「매 는 서 있되 조는 듯하고 , 범은 걸어가되 병든 듯하니」란 말로 명나라 홍응명(洪應明, 字는 自誠)이 쓴 인생 지침서《채근담(菜根譚)》전집(前集)에 수록된 금언의 일부이다, 원래 문장은 ‘鷹立如睡,虎行似病,正是他攫鳥噬人法術。故君子要聰明不露,才華不逞,纔有任重道遠的力量’(매는 졸고 있듯이 서 있고 호랑이는 병든 것처럼 걷지만, 바로 그것이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무는 수단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총명함을 드러내지 말고 빛나는 재주를 풀어놓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어깨를 견고히 하여 일을 짊어질 수 있는 역량이다. '매는 조는 듯 서 있고, 호랑이는 병든 듯 어설렁 걷지만' 매는 하늘의 제왕이요. 호랑이는 땅의 제왕이듯 그들의 속은 날카로움을 가지고 ..

좋아하고 미워함에 대하여[愛惡箴],

■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인가 좋은 사람이 나를 좋은 사람이라 하면 기뻐할 일이요, 좋지 않은 사람이 나를 좋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기뻐할 일이다. 人而人吾 則可喜也 不人而不人吾 則亦可喜也(인이인오 즉가희야 불인이불인오 즉역가희야) 고려 말의 문신 제정(霽亭) 이달충『李達衷.1309(충선왕 복위 1) ~ 1385(우왕 11)』의 《제정집(霽亭集)》에 실린 〈애오잠 병서(愛惡箴幷序)〉중 일부를 번역한 글이다. 저자는 유비자(有非子)와 무시옹(無是翁)의 문답을 보여주며, ‘자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를 바라보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비자가 무시옹에게 “옹은 어째서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 대접을 받고,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 대접을 못 받습니까?”라고 묻자, 무시옹은 다음과 같은 ..

계서야담(溪西野譚)

■ 계서야담(溪西野譚) 계서야담(溪西野譚)은 조선조의 명 재상 유성룡에 얽힌 이야기 책이다. 유성룡(柳成龍)에게는 바보 숙부(痴叔·-치숙)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콩과 보리를 구분 할 줄 모를정도로 바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숙부가 柳成龍에게 바둑을 한 판 두자고 했다. 柳成龍은 실제로, 당대 조선의 국수(國手)라 할만한 바둑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이없는 말이었지만 아버지 항렬되는 분의 말이라 거절하지 못하고 두었는데 막상 바둑이 시작되자 유성룡은 바보 숙부에게 초반부터 몰리기 시작하여 한쪽 귀를 겨우 살렸을 뿐 나머지는 몰살 당하는 참패를 했다. 바보 숙부는 대승을 거둔 뒤 껄껄 웃으며 "그래도 재주가 대단하네. 조선 팔도가 다 짓밟히지는 않으니 다시 일으킬 수 있겠구나." 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의 후회(孔子의 後悔)

↑공자와 제자들 공자(孔子)가 제자들과 함께 채(蔡=기원전 11세기~기원전 447년) 나라로 가던 도중 양식이 떨어져 채소만 먹으며 일주일을 버텼다. 걷기에도 지친 그들은 어느 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 사이 공자가 깜박 잠이 들은 사이, 제자인" 안회(顔回)"는 몰래 빠져 나가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밥이 다 될 무렵 공자가 잠에서 깨어나, 코 끝 을 스치는 밥 냄새에 밖을 내다보니, 안회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움큼 집어 먹고 있었다. "안회(顔回)"는 평상시에 내가 먼저 먹지 않은 음식에는 손도대지 않았는데 이것이 웬일일까? 지금까지 "안회"의 모습이 거짓이었을까? 그때 "안회"가 밥상을 공자 앞에 내려놓았다. 공자는 "안회"를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하다가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위해 목숨을 바치고.......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기뻐하는 자를 위해 화장을 한다 는 뜻으로 이 말은 예양의 고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예양(豫讓)은 진(晉)나라 사람으로 일찍이 범(范)씨 및 중행(仲行)씨의 휘하에 있었다. 그러나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는 지백(智伯)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었다. 지백은 그를 극진하게 대접하였으며 사람됨을 높이 평가하여 매우 아껴주었다. 그러나 예양(豫讓)이 지백(智伯)의 후대를 받으며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던 중 주인인 지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조양자(趙襄子)는 지백을 죽이는 한편 일족을 모두 멸망시키고 천하를 삼분하여 조(趙), 한(韓), 위(魏)로 나누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

명언 명구(名言 名句)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일세, 꽃 좋고 열매도 많네,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아니 그칠세,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네. ---------------------------------------------------- 나이는 시간과 함께 달려 가고, 뜻은 세월과 더불어 사라져 간 다. 드디어 말라 떨어진 뒤에 궁한 집 속에서 슬피 탄식한들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 먹는 나이는 거절할 수 없고, 흐르는 시간은 멈추게 할 수 없다. 생장(生長)하고 소멸(消滅)하고, 성(盛)하고 쇠(衰)함이 끝나면 다시 시작되어 끝이 없다. -----------------------------------------------..

실학자가 말하는 사후세계/안정복

■ 실학자가 말하는 사후세계 지구상에서 사람만이 사후세계를 궁금하게 생각한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사람만이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알고서 살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과 동시에 죽음을 인식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사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불행일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마음이 늘 불안하여 사람들은 종교에 의지하고,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믿고 싶어하여 미망에 빠진다. 실학자인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은 녹암(鹿菴) 권철신(權哲身)을 비롯한 젊은 후배들이 천주교를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고 끝까지 주자학을 존신(尊信)하였다. 그렇지만 여느 주자학자들과는 달리 순암은 사후세계에 대해 일정한 관심을 가졌다. 귀신이 무엇인지는 《주역(周易)》〈계사(繫辭)〉, 《예기(禮記)》 〈제의(祭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