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가지설(山家之說) - 이항복 나는 약관(弱冠) 시절에 산가(山家)의 설(說)을 매우 좋아하였다. 그런데 여러 가지 서책(書冊)들을 널리 수집해서 빠뜨리지 않고 두루 열람하여 점차로 그 깊은 내막을 엿본 다음에는 그것이 낭설(浪說)이라는 것을 환히 알게 되었으므로, 마침내 버려 버리고 보지 않았다. 대체로 그 설(說)은 빈주 공읍(賓主拱揖)의 형세와 귀작 용호(龜雀龍虎)의 형상에다 취산 이합(聚散離合)과 융결 관쇄(融結關鎻)의 법칙을 참입(參入)시킨 데에 불과하고, 그 요점은 다만 유정(有情)이냐 무정(無情)이냐에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팔괘(八卦)니, 간지(干支)니 추배(推排)니 참착(參錯)이니 방위(方位)니 향배(向背)니 역순(逆順)이니 길흉(吉凶)이니 하는 설들은 더욱 후세에 지어 낸 쓸데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