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世 이정암『李廷馣, 1541년(중종 36) ~ 1600년(선조 33)』의 유서[遺書 庚子八月二十四日] 내 너희를 위해 남긴 것이 없다만.... 내가 작은 종기를 잘못 조리하여 마침내 독한 종기가 되고 말았다. 밤낮으로 고통스럽고, 죽음이 아침저녁에 있고 보니 다시 무엇을 말하겠느냐? 나이 쉰이면 요절했다고 말하지 않는데, 하물며 나는 예슨 해를 살았다. 벼슬은 재상의 반열에 올랐고 게다가 자손까지 있지 않느냐? 기꺼운 마음으로 눈을 감아 조금도 여한이 없다. 너희는 내 죽은 뒤에 장례 등의 일을 검약에 힘써 내 평일의 뜻을 따르도록 해라. 국장(國葬)이 끝나거든 바로 전포(錢浦)에 있는 죽은 아내의 곁에 묻고, 고양촌(오늘날 고양시 일산동구 사리현동)의 집에 신주를 모시고 슬픔을 아껴 효를 마치면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