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운 이원우 서유록(翠雲 李元雨 西遊錄) 낭주(朗州)고을 망호리(望湖里)는 우리 선조가 대대로 거주한 마을이다. 호남의 남단인 이곳은 내가 50평생을 살면서 드나들며 보고 들은 것이 날마다 호남 경치가 아닌 것이 없었다. 월출산 바위돌은 빠트린 것 없이 그 많은 것을 세어 보았으며 덕진호(德津湖)는 깊고 얕음과 길이와 넓이를 빠짐없이 측량하였으니 어찌 붓을 다시 잡을 것인가. 관동지방과 관서지방을 관람하지 않았기에 지나간 해에는 관동지방 유람 계획을 세웠고 금년에는 해서(海西)지방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사람들이 간혹 나를 지나친 방락객으로 지적하지 않을가 싶은데 그들이 어찌 나의 마음을 안다고 하리요, 나는 기특한 경치를 좋아서가 아니라 그 지방 물과 토양, 풍속을 보고 사람들을 접촉해 본 뒤에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