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 이마를 조아리며 말씀드립니다(계상언은 상제에게 보내는 서신의 머리에 씀) 공적인 일로 우리 집에 오는 인편에 여안(驪岸-驪州인 듯)에서 이월 달에 보내준 편지를 받았는데 글자마다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게 합니다. 편지로 인하여 알았습니다. 시절 제사를 드리는 중에 기력이 그런대로 지탱한다고 하니 한번 읽고 한번 탄식합니다. 곧 오래 묵은 병이 계속 괴로움을 끼쳐서 고치기 어렵다고 염려하시는데 이르렀으니 나의 마음속도 답답합니다. 그리고 말씀 하시기를 초상을 당하여 슬픈 나머지 모든 감정이 다 손상되었다고 하였는데, 그 때문에 편지의 글도 매우 처량하기가 이와 같은데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습니다. 천지 조화옹이 반드시 당신 같이 훌륭하신 군자를 헛되게 이 세상에 내어보내지 않았을 것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