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에 ‘캐슬’이니 ‘팰리스’니 ‘파크’니 하는 어휘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외국인들이 한국에 우편물을 보낼 때 한국에 성(城), 궁전, 공원이 많다고 착각한다는 말이 있다. 또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이 길고 복잡해지는 건 모두 시어머니가 찾아오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이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모두 웃자고 하는 농담이겠지만 마냥 웃고 넘기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있다. 몇 해 전, 대기업에서 지은 신축 아파트에 1년 정도 전세로 살다 나온 적이 있다.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늘 수위를 다투는 곳 중 하나였다. 새집이라 살기 편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몇 개월 사이 말썽을 부리는 곳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보일러가 고장나서 찬물을 써야 하는 일도 잦았고, 붙박이장 속 경첩이 어긋난 곳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