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익재이제현선생

누실시(陋室詩) - 이제현

야촌(1) 2017. 11. 6. 11:09

■ 누실(陋室)이란?

    겸양(謙讓)의 용어로 누추한 집 또는 나의 집을 말한다.

 

급암시집 제2권 / 율시(律詩) / 민사평『閔思平, 1295년(충렬왕 21)~1359년(공민왕 8)』 저

 

<누실시>에 차운하여 송 학사에게 축하하며 이담 송천봉이다.[次陋室詩韻賀宋學士 李湛 宋天逢]

 

妙齡被薦起鄕廬(묘령피천기향여) / 젊은 날에 천거되어 고향집에서 일어나니,
意氣曾如耳數余(의기증여이수여) / 일찍이 의기가 진여를 꾸짖던 장이와 같았네.


果使聲名動場屋(과사성명동장옥) / 과연 명성이 과장을 진동케 하니,
固知富貴大門閭(고지부귀대문려) / 부귀한 대문벌임을 진실로 알겠도다.


榮開豹榜多承寵(영개표방다승총) / 표방이 펼쳐져 영광스럽게도 은총을 많이 받았으니,
功在螢窓好讀書(공재형창호독서) / 공을 이룸은 반딧불이 비치는 창에서 독서를 좋아한데 있다네.


欲闢慶筵迎座主(욕벽경연영좌주) / 축하연을 열어 좌주를 맞이하고 싶거든,
行看陋室上肩輿(행간누실상견여) / 바야흐로 누추한집 옆의 교자를 보게나.

 

 

[주해]

 

[주1] 누실시(陋室詩) :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작품으로, 현존하는 《익재난고(益齋亂藁)》에는 빠져 있

          지만 《급암시집》 권5 〈모란시(牧丹詩)〉에 “공이 주신<누실시>에 ‘꽃을 찾아도 싹이 나오지 않는다.’라

          는 시구가 있었다.[公贈陋室詩 有探花苗不秀之句]” 하고 “이상은 익재에게 바친 시이다.[右呈益齋]”라고

         주석을 달았다.

 

[주2] 송학사(宋學士) : 고려 후기의 문신인 송천봉(宋天逢)으로, 본관은 김해(金海)이다. 충숙왕 대에 과거에 장원

          급제한 뒤, 정언, 헌납, 감찰 장령, 대사헌 등을 역임하였다. 성품이 강직하여 전윤장(全允臧), 윤충좌(尹忠

          佐) 등을 탄핵하였으며, 뒤에 첨서밀직사사(簽書密直司事)에 오르고 김해군(金海君)에 봉해졌다.

 

[주3] 이담(李湛) : 생몰년은 미상이다. 충렬왕 대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충숙왕 대에 우대언(右代言)으로서 과거를

          관장하기도 하였다. 송천봉이 이 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하였다.

 

[주4] 진여(陳餘)를 꾸짖던 장이(張耳) : 장이와 진여는 모두 대량(大梁) 사람이다. 진(秦)나라가 위(魏)나라를 멸

          한 뒤에 두 사람이 명사(名士)란 말을 듣고 현상금을 걸어 그들을 잡으려 하자, 두 사람은 성명을 바꾸고 진현

          (陳縣)에 가서 문지기가 되었다.

 

하루는 하급 관리가 지나다 진여에게 태형을 가하니 진여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싸우려 했는데 장이가 제지하며 형을 받도록 하였다. 관리가 떠난 뒤 장이가 진여를 꾸짖기를  “내가 처음에 공에게 무어라고 말했던가. 이제 작은 치욕을 당하고서 하급 관료 때문에 죽고자 하는가.”라고 하자 진여가 장이에게 사죄하였다. 《漢書 卷32 陳餘傳》

 

[주5] 표방(豹榜) : 과거에 합격한 이들의 이름을 써 놓은 방이다.

 

[주6] 누추한 ……교자(轎子) : 이제현의 집 앞에 있는 수레를 의미한다. 이는 이제현의 집을 방문한 이담(李湛)의

          수레를 말한다.

 

급암시집 > 及菴先生詩集卷之二 / 律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