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夫婦)
부부는 인륜의 시작이고 온갖 복의 근원이다.
비록 지극히 친하고 가까우나 또한 지극히 바르고 삼가야 하는 자리이다.
夫婦 人倫之始 萬福之原 雖至親至密 而亦至正至謹之地
부부 인륜지시 만복지원 수지친지밀 이역지정지근지지
-이황(李滉, 1501~1570)이「손자 안도에게 주다[與安道孫]」-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 권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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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이 글은 퇴계 이황이 손자 이안도(李安道)의 혼례 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이제 막 혼례를 치런 손자에게 부부란 무엇인지?, 부부 사이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짧은 편지에 담았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서로 간에 항상 삼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퇴계는
「세상 사람들이 버릇없이 지나치게 친하기만 하여, 마침내 업신여기고 능멸하여 못하는 짓이 없는데 이것은 서로 공경하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친함이 지나쳐 버릇없게 되어 서로 간에 공경이 사라지면, 결국 함부로 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집안을 바르게 하려면 시작을 삼가야 하니, 항상 경계하라」고 편지를 마무리하고 있다.
서로 공경하며 해로한 예로 중국 후한 때 양홍(梁鴻)과 맹광(孟光) 부부가 있었다. 맹광은 남편인 양홍을 공경하여 밥상을 올릴 때마다 눈썹 높이로 들어 공경을 표시하였고, 양홍도 그런 아내에게 손님을 대하듯이 항상 공경하였다고 한다.
퇴계가 손자에게 보낸 편지의 말처럼 부부는 가장 가까이에서 살아가는 사이지만. 또한 지나치게 가깝다 보면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여 마음 상하게 하는 일이 생김으로 부부는 항상 서로를 공경하고 조심성 있게 배려하면서 살면 백년해로하게 된다는 말일 것이다.
<본 글은 한국고전번역원 이정욱선임연구원의 글을 일부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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