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집(象村集)>제5권>시(詩)>오언고시(五言古詩)
■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양구를 전송하다(送李養久解官還鄕)
지은이 : 신흠(申欽)
밀림 속엔 사나운 새가 있고 / 密林有矯翼
거친 냇물엔 산 고기 없나니 / 驚川無活鱗
자취 없을수록 도 절로 뛰어나고 / 迹泯道自超
버림받을수록 이름 더욱 귀해지네 / 身逸名彌珍
쓸쓸한 바닷가 가을 하늘에 / 蕭蕭海樹秋
못내 그리며 친구를 보내노니 / 眷言送故人
고인의 높은 법도 누가 따르랴 / 卓軌孰方驅
옛 의리 깊어서 준행키 어렵네 / 古義窅難遵
좋아하는 것이 녹라에 있는지라 / 嘉尙在綠蘿
골짝에 솔 대가 많기도 하다 / 丹壑饒松筠
한스럽게도 언뜻 이에 떠나가니 / 倏玆悵徂征
근심스러운 회포 펼 수가 없네 / 幽懷耿莫伸
알건대 계지를 좇아 숨어야만 / 知從桂枝隱
정력 길러 길이 청춘 간직하리니 / 攝精長留春
상서로운 기운 그대 집에 왕성하면 / 虹霞欝靈宅
손 들어 남극성을 부여잡으며 / 擧手攀南辰
때로는 삼위산의 이슬을 마시되 / 時吸三危露
아홉번 삼키면 원기가 참다우리라 / 九咽元氣眞
날 위해 고택과 향기를 청하노니 / 爲我乞膏馥
서로 의지하여 난초를 차세 그려 / 蘭佩要相因
슬픈 것은 눈 서리 일찍 내려 / 所悲霜霰早
푸른 혜초가 가시덤불과 섞임이라 / 碧蕙同荊榛
세상의 변천 속에 절로 늙어만 가니 / 滄桑坐成晩
이 한스러움을 누구와 얘기할꼬 / 悢懭誰與陳
혹시라도 소식 끊지 말게나 / 徽音倘未孤
거문고 타매 의당 함께 친해야지 / 瑤軫當共親
[주01] 계지(桂枝)를 …… 숨어야만 : 즉 은거하는 것을 뜻함. 《초사(楚辭)》 초은사(招隱士)에 “계지를 부여잡
고서 애오라지 오래 머무노라[攀援桂枝兮 聊淹留].” 한 데서 온 말이다.
[주02] 남극성(南極星)을 부여잡으며 : 남극성은 하늘의 남극 가까이에 있어 사람의 수명을 맡고 있는 별이므로, 즉
장수함을 의미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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