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릉 천둥소리[雷轟轟]
무오년(1618 광해군 10) 11월 22일 크게 바람이 불고 비가오며 천둥 번개가 치다.
지은이 : 덕수 장유(德水 張維)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 퍼붓듯 내리는 비 / 雷轟轟雨滂滂
동짓달에 느닷없이 번개 불빛 번쩍번쩍 / 仲冬之月見電光
하늘의 문 그 누가 열고 닫기에 / 天門開闔誰主張
북두칠성 국자를 아래로 쏟게 하였는고 / 北斗七星錯低昻
바다 물결 뒤집힌 채 교룡(蛟龍)이 땅으로 기어 나와 / 龍蛇起陸海波揚
땅속 벌레들도 편안한 잠 못 이루리 / 蟄虫不得安其藏
상제(上帝) 옆의 옥녀가 기강을 어지럽혀 / 帝傍玉女亂紀綱
풍륭과 병예의 횡포 그냥 놔둬서 그럴 텐데 / 豐隆屛翳橫莫當
계절의 순서 뒤바뀐 채 해와 달도 빛을 잃어 / 四時反覆日月荒
무너진 담장 가옥 백성들만 황망(慌忙)하네 / 墻傾屋摧萬民忙
서생이 음양의 조화 어찌 근심하랴마는 / 書生何與憂陰陽
거친 밥상 앞에 두고 감히 수저 못 든 채 / 脫粟在案不敢嘗
문 닫고 말없이 눈물만 흘리누나. / 閉戶不語淚沾裳
[주01] 풍륭과 병예 : 풍륭(豐隆)은 구름과 천둥을 주관하는 귀신 이름이고, 병예(屛翳)는 바람 귀신 이름이다.
[주02] 서생이 …… 근심하랴마는 : 음양(陰陽)을 섭리(燮理)하는 정승의 직책에 있지 않다는 말로서, 당시의 정사
를 은연중에 비판하는 뜻이 담겨 있다. 《書經 周官》
[수록문헌] 계곡집 제26권> 칠언고시(七言古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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