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섣달 그믐날 밤의 감회[甲寅除夕有感]
1614년(광해군 6)
오언 고시(五言古詩)
지은이 : 장유(張維)
금년은 오늘로 종지부 찍고 / 今年今日盡
내일부턴 바야흐로 을묘년 새해 / 明年明日是
일 년 삼백 예순 날 / 三百有六旬
신속하기가 여울물 같네 / 迅速如湍水
생각하면 옛날 어렸을 적엔 / 念昔稚少日
설날만 돌아오면 어찌 그저 기쁘던지 / 歲時心獨喜
세월 아까운 줄 전혀 모른 채 / 不解惜光陰
동네방네 다니면서 뛰어 놀았지 / 遊戲窮閭里
세월 따라 심정도 변해가는 법 / 心情隨歲變
이제는 만감이 교차하는데 / 萬感紛已起
한 가지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으니 / 壯志百無成
젊음은 정말 믿을 수 없어라 / 盛年不可恃
옛사람들 삼여를 중시했으니 / 故人重三餘
이 틈만 이용해도 공부 넉넉할텐데 / 籍此足文史
병든 몸 근심 걱정 거칠기 그지없어 / 憂病坐鹵莽
책상만 대하면 부끄러움 앞선다오 / 有靦對案几
봄 여름 지난 뒤엔 가을 겨울 찾아오듯 / 元貞有常運
젊었다가 늙는 것은 필연적인 이치인걸 / 壯衰有常理
날로 새롭게 덕 닦는다면 / 德業苟日新
나이 먹는다고 걱정할 게 뭐 있으랴 / 豈復傷髮齒
아직은 잘 해 볼 기회 있으니 / 來者尙可追
이제부턴 모쪼록 다시 시작해야지 / 自此須更始
시를 지어 반성하고 자책하면서 / 題詩以自訟
뜬눈으로 새벽을 밝히는도다 / 不寐達晨晷
[주01] 장유(張維) : 1587(선조 20)∼1638(인조 16) 때인 조선 중기의 문신,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지국(持國), 호는 계곡(谿谷)·묵소(默所). 장례원사의 자중(自重)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목천현감 일(逸)이고, 아버지는 판서 운익(雲翼)이며, 어머니는 판윤 박숭원(朴崇元)의 딸이다. 우의정 김상용(金尙容)의 사위로 효종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아버지이다.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이다.
[주01] 甲寅年 : 1614년(광해군 6)을 말함, 장유(張維) 28세때 지은 詩
[주21] 삼여(三餘) : 한 해의 나머지인 겨울과 하루의 나머지인 밤과 때[時]의 나머지인 흐리고 비오는 시간을 말한다. 학문을 함에 있어서 이 나머지 시간만 이용해도 충분하리라는 것이다. 《魏志 王肅傳》
[자료 문헌] : 계곡집 제25권> 오언고시(五言古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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