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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두는 법

야촌(1) 2013. 11. 10. 13:08

장기 두는 법[상희지(象戱志)]

 

글쓴이 : 계곡 장유(谿谷 張維, 1587~1638)

 

장기(將棋)는 대국(對局) 하는 놀이로서 전쟁 상황을 본뜬 것이다.

장기판의 모양을 보면, 동서(東西)로 아홉 개의 길이 나 있고, 남북(南北)으로 열 개의 길이 나 있으며, 남쪽과 북쪽 가에 9궁(宮)이 그려져 있는데 이곳은 대각선으로 통하면서 중앙으로 집중되고 있으니 바로 장(將)이 있는 곳이다.

 

장기 짝은 각각 16개씩이다. 장(將)이 1개이니 장군이요, 사(士)가 2개이니 모사(謀士)요,

차(車)가 2개이니 전차요, 포(包)가 2개이니 대포요,

 

마(馬)가 2개이니 기병(騎兵)이요, 상(象)이 2개이니 전투용 코끼리요,

졸(卒)이 5개이니 보병(步兵)이다.

 

장은 9궁의 중앙에 있고 사는 그 뒤편의 좌우에 있고, 상은 사의 좌우에 있고, 마는 상의 좌우에 있는데, 상과 마는 서로 위치를 바꿔도 된다.

차는 마의 좌우에 있고, 포는 차의 앞쪽 날 일자(日字) 변에 있고, 졸은 포의 앞 줄에 배열하는데 각자 한 칸[間]씩 떼어 놓음으로써 판짜기가 끝난다.

 

장은 한 칸씩 가는데, 전(前)ㆍ후(後)ㆍ좌(左)ㆍ우(右)에 구애를 받지 않으나 9궁(宮)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사의 행마도 장과 같다. 차는 직선으로 가는데, 길거나 짧거나 가로나 세로나 전진이나 후퇴나 모두 구애를 받지 않는다.

 

포의 행마도 차와 같으나 반드시 타고 넘어갈 것이 있어야 하는데, 오직 포와 포는 서로 넘지 못하고 또 잡아먹지도 못한다.

마는 날 일자 행마를 하고, 상은 눈 목자(目字) 행마를 하니 날줄 셋과 씨줄 둘에 걸쳐 있다.

 

그러나 마의 앞이 가로막혀 있고, 상의 앞이나 날 일자 변의 칸이 가로막혀 있을 경우에는 모두 행마가 불가능하다.

졸은 한 칸씩 가는데 좌우로는 갈 수 있어도 물러설 수는 없다.

 

상대방의 장기짝이 나의 행마하는 위치에 놓여 있을 경우 잡아먹고 싶으면 잡아먹는다.

장을 먼저 잡는 쪽이 승리하고, 서로 이길 수 없으면 비긴다.

 

그리고 장과 장이 서로 맞선 상황에서 장으로 장을 부르는 것은 비기자고 청하는 것이다.

이것이 장기놀이의 대략적인 내용인데, 얼마나 권도(權道)와 정도(正道)를 발휘해서 두느냐는 대국자에게 달려 있다고 하겠다.

 

[자료문헌] : 계곡집>제3권 >잡저(雜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