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백제, 신라만의 독특한 왕호
고구려는 왕을 太王, 國罡上이라 불렀다. 국강상은 조선의 왕호인 주상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고국원왕의 별칭인 國罡上王과 광개토왕의 國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이라는 왕명 속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광개토왕의 왕명을 國岡上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왕의 무덤이 있는 장소를 왕명에 붙이는 고구려의 관습으로 보아 국강상은 왕이 묻힌 언덕을 이르는 말이 되고, 호태왕은 大王의 개념이 된다. 好가 大와 같은 수식어가 되고 太王이 王의 호칭이 되는 것이다.
백제는 왕을 어라하, 鞬吉支라고 불렀다. 어라하와 건길지는 같은 뜻으로, '어라'와 '鞬', '하'와 '吉支'로 대응된다. 어라와 건은 '크다'의 의미이며 하와 길지는 임금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을 뜻하는 말이이다. 가야의 좌지, 질지, 겸지왕, 그리고 고구려의 막리지, 대막리지 등과 같은 단어들을 보았을 때 支, 혹은 知는 신분이 높은 사람에 대한 존칭으로 볼 수 있다.
신라는 시기별로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이라는 왕호를 사용하였다. 거서간은 진한 방언으로 왕이나 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아마 그 비슷한 발음을 한자로 표현하여 居西干이 되지 않았나 싶다. 차차웅은 역시 진한 방언으로, 제사장이나 무당을 의미한다.
이사금은 잇금이라는 뜻으로, 현자는 이가 많다는 옛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임금의 어원이다. 마립간은 마립되는 간이라는 뜻으로, 마립은 마루(宗)와 같은 뜻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큰형님이라는 것이다.
이를 보았을 때, 왕국이었던 부여와 가야에도 저마다의 왕호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왕관마저 지방색이 뚜렷하던 가야는 더욱 다양한 왕호가 존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야는 영남지방의 공통된 특색에 따라 정치체계가 신라와 비슷한데, 실제로 사료에서 이질금이라는 왕호가 보이기도 한다.
가져온곳>블로그>새오란비史공간 ㅣ글쓴이 : 새오란비|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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