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한시(漢詩)

익재(益齋) 선생을 받들어 생각하다. - 이색[詩]

야촌(1) 2010. 9. 11. 00:26

목은시고 제7권>시(詩)

 

■ 은문(恩門)익재(益齋) 선생을 받들어 생각하다.


익재의 공덕은 천심을 감동시켰거니와 / 益齋功德動天心
여사였던 그 문장도 고금을 덮었도다 / 餘事文章蓋古今


패는 스스로 낮지 않아서 문단에 올랐고 / 稗自不卑登說苑
역은 응당 악을 따르니 유림의 으뜸일세 / 櫟應從樂冠儒林


조과의 고정처럼 한가히 전서에 능하였고 / 琱戈古鼎閑工篆
유수와 고산으로 홀로 거문고를 탔었네 / 流水高山獨撫琴


묘정에 배향되었고명은 묘도에 묻혔으나 / 從祀廟庭銘在隧
사관의 재주 웅심하지 못한 게 부끄럽구나 / 史才惟愧乏雄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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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01]패(稗)는---올랐고 :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이 일찍이 《역옹패설(櫟翁稗說)》을 저술했는데, 패설이란 패관소설(稗官小說)의 뜻을 취한 것이므로 이른 말이다.


[주02]역(櫟)은---으뜸일세 : 이제현의 호가 역옹(櫟翁)인데, 역(櫟) 자는 악(樂) 자를 따라서 구성되었으므로, 예악(禮樂)은 선비들이 의당 숭상하는 것이라 하여 이른 말이다.


[주03]조과(琱戈)의---능하였고 : 조과는 아로새긴 창으로, 천자(天子)가 원훈 대신(元勳大臣)에게 내린 하사품인데, 한대(漢代)에 부풍(扶風)에서 고정(古鼎)을 발견했던바, 거기에 주(周)나라 대전(大篆)으로 새겨져 있기를,

“왕이 일을 주관한 신하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너에게……조과를 내리노라.’ 하였다.[王命主事之臣曰賜爾……琱戈]”

한 데서 온 말이다. 전하여 여기서는 전서(篆書)에 능했음을 의미한다.


[주04]유수(流水)와---탔었네 : 옛날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鍾子期)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었던 고사에서 온 말인데, 전하여 여기서는 세상에 상대가 없이 독보적이었음을 뜻한다.

 

백아가 뜻을 고산(高山)에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말하기를,

“좋다, 험준함이 마치 태산(泰山) 같도다.”

하였고, 백아가 또 뜻을 유수(流水)에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말하기를,

“좋다, 광대함이 마치 강하(江河)와 같도다.”

한 데서 온 말이다.


[주05]묘정(廟庭)에 배향되었고 : 이제현이 공민왕(恭愍王)의 묘정에 배향된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