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재난고 제2권
■ 정장공(鄭莊公) 무덤에서
선왕이 친족 사랑하는 법 세운 것은/先王樹懿親
근본을 잘 보호하도록 한 뜻이었지/欲使庇本根
경숙이 본래 제 도리 못했지만/京叔固違道
장공도 역시 은의가 적었네/鄭莊亦少恩
여러 공자도 다 본받아/遂令群公子
혼란을 일으키고 백성을 못살게 했네/繼亂殘斯民
얼굴을 바꾸면서 세 임금이나 섬겼으니/革面事三主
채 봉인도 너무나 비루하구나/鄙哉蔡封人
[주01]경숙(京叔)이……적었네 : 경숙은 장공(莊公)의 아우로 이름은 단(段). 어머니 무강(武姜)의 사랑을 받아 경읍(京邑)에 거했기 때문에 경성 태숙(京城 太叔)이라 호했는데, 뒤에 고을의 큼을 믿고 반란을 꾀하다가 형 장공에게 패함을 당하여 공(共) 땅으로 망명했기 때문에 공숙(共叔)이라고도 불렀다. 이 뒤로 정 나라에는 형제간의 불화가 잦았으며 자리다툼이 심하였다.《左傳 隱公 元年》
[주02]얼굴을……비루하구나 : 채 봉인(蔡封人)은 장공의 경(卿)으로 이름은 족(足)이며 자(字)는 중(仲). 장공을 위하여 등(鄧) 나라에 장가들게 하여 소공 홀(昭公忽)을 낳자, 그를 세우려 하였으나, 여공 돌(厲公突)을 세우려는 송(宋) 나라의 압력에 굴복하여 마침내 여공을 세웠으며, 뒤에 다시 자기를 죽이려는 여공을 몰아내고 소공을 세웠으나 고거미(高渠彌)에게 시해되자, 소공의 아우 자의(子儀)를 세우는 등, 반복무상 하였다.《左傳 桓公 五年·十一年·十五年·十八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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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문정공(許文正公)의 무덤에서
위공처럼 순수한 덕 지녔으니/魏公懷粹德
우뚝하게 풍운 시대에 뛰어났네/倔起際風雲
강관과 동렬이었으나/絳灌雖同列
요순(堯舜) 같은 임금 만들려고 했지/唐虞欲致君
벽옹에 공의 초상 그리려 했는데/辟雍方繒像
지하로 돌아가 수문랑(修文郞)이 되었으리/泉路久修文
인상여(藺相如) 사모하여 늦게 태어남 한하며/慕藺嗟生晩
쓸쓸한 무덤 앞에서 탄식만 하네/荒涼馬鬣墳
[주01]허 문정공(許文正公) : 문정은 원(元) 나라 학자 허형(許衡)의 시호. 자는 중평(仲平)이며, 호는 노재(魯齋). 세조(世祖) 때 국자 좨주(國子祭酒)가 되어 훌륭한 교육을 시행했으며 정주학(程朱學)에 밝아 많은 저서를 남겼다.《元史 許衡傳》
[주01]위공(魏公) : 송(宋) 나라의 명재상 한기(韓琦)의 자. 지식이 풍부하고 천성이 순박하여 나라를 편안히 하였다.《宋史 韓琦傳》
[주02]강관(絳灌) : 한 패공(漢沛公)의 신하인 강후(絳侯) 주발(周勃)과 관영(灌嬰)으로 무신(武臣)을 가리킨 것이다.
[주03]벽옹(辟雍)에……되었으리 : 벽옹은 주(周) 나라 때 태학(太學)의 별칭이며, 수문랑(修文郞)은 문인(文人)이 죽어 지하(地下)에서 문장을 손질하는 것을 말한다.《三十國春秋》에 "중모령(中牟令) 소소(蘇韶)가 죽었는데, 그의 종제 소절(蘇節)이 낮에 소소를 만나 유명(幽冥)의 일을 묻자, 그는 '공자(孔子)의 제자인 안회(顔回)·복상(卜商)은 지하의 수문랑이 되었다.' 하였다."
[주04]인상여(藺相如)……한하며 : 허형과 동시대에 태어나지 못함을 한한다는 뜻. 인상여는 전국 시대 조(趙) 나라의 현상(賢相)이었는데, 한(漢) 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는 그를 사모하여 자기의 이름을 상여라고 고치고 동시대에 태어나지 못한 것을 한했으므로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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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중에서 월지국(月支國)사자(使者)가 말을 바치고 돌아가는 것을 보다.
서극의 산 높은 곳에 천사가 노니/西極山高天駟遊
용매가 요뇨 낳는 것 내려다보이네/下顧龍媒生騕褭
산과 들을 뒤덮은 모든 망아지/彌山蔽野盡兒孫
연한 풀 깨끗한 물에 탈없이 잘 자라지/草軟泉甘無札夭
오추니 낙타니 자류니 하는 종류/騅駰驒駱魚騮騵
붉고 희고 검고 또 누르고 푸르기도 하네/赭白驪黃騂綠縹
오랑캐가 기르는데 마치 군사 다스리듯 하여/胡兒考牧如理軍
유로 나누어 서로 혼란하지 않게 하고/類聚群分不相嬈
해치는 자를 살펴서 제거하니/視其害者而去之
곡식 가꾸는 농부들이 김매듯 하는구나/亦如農夫耨茶蓼
그 중 뛰어난 일족 있어/就中一族獨絶倫
골격이 억세고 걸음도 재빠르다/骨骼淸雄氣深眇
미끄러운 진흙탕에서만 늘 욕보고 있으랴/低徊豈願困泥途
멀고 먼 구름에도 한 번 뛸 생각 가졌었지/奮迅應思跨雲杪
붉은 수염 추장들 서로 경계하기를/紫髥君長相戒言
우리들은 억센 추계의 조 나라 아니라고/倔强吾非魋髻趙
원 나라 훌륭한 덕 백왕에 으뜸이라/大元盛德冠百王
모든 혼란 한 칼로 제거시키고 왕업 일으켰네/一劍撥亂邦基肇
다시 사황이 보록에 응하여/更聞嗣皇膺寶籙
깜깜한 천지를 다시 밝혔네/神機整頓乾坤了
월상의 흰 꿩과 황지의 무소로부터/越裳白雉黃支犀
현인과 순상 능언조에 이르기까지/眩人馴象能言鳥
모두들 공물을 바쳐 문궤를 통일하는데/爭來作貢混文軌
우리도 편함만 생각하여 소개를 꺼리랴/可獨懷安煩介紹
이런 말 몰고 가 천자의 마구간에 바친다면/請持此馬進天閑
여러 나라와 함께 천자의 얼굴 바라볼 수 있을 거야/得與多方瞻日表
푸른 실로 꾸민 말을 감히 탈 수 없어/靑絲絡頭不敢騎
조용한 걸음으로 국문 밖까지 끌고 나설지/牽出國門心悄悄
아침에 저 험한 현도산 넘기도 하고/朝經懸度躡嵌空
저물 무렵 멀고먼 유사도 건너왔다오/暮過流沙凌浩溔
두 해가 넘어서 조정에 이르렀는데/行及兩年方至朝
이야기도 통역을 해서야 겨우 알아들었네/語憑重譯粗堪曉
비부에서 내려주는 상패도 받고/受金秘府帶圓牌
화려한 집에서 베푸는 잔치 술도 실컷 마셨네/錫宴華堂厭淸醥
사람은 의리를 느껴 얼굴에 웃음 피우고/人和感義面欲剺
말도 은총을 받자 머리를 자주 치켜드네/馬解承恩首頻矯
꽁무니를 늘일 때는 호랑이가 앉은 듯하고/尻脽分張怒虎蹲
휘돌리는 눈망울 별처럼 반짝이네/目焰逆射流星皎
깊숙한 근원에 바람이 나듯이 들어와서/屹立風生禁禦深
길게 우는 것은 하늘 높이 달리려 해서겠지/長鳴去在天衢杳
천자께서 태복에게 법가를 대비하도록/勅令太僕備法駕
가끔 달리기도 하고 멱도 감긴다/習步芳園浴靈沼
방울로 꾸민 고삐 흔드는 대로 찰랑거리고/和鸞綴轡搖令令
비단으로 만든 안장 빛나게 드리워졌네/罽錦幪鞍垂嫋嫋
가을 변방 갠 날씨에 북쪽의 양주(涼州) 정하(淀河)에 순시도 하고/涼淀北巡秋塞晴
따뜻한 봄 유림에서 사냥도 하였네/柳林南獵春原燎
도망가는 토끼와 놀란 기러기처럼 휘몰아 달리면/脫兎驚鴻爭後先
위공과 손숙도 너무 빠른 것 염려했으리/衛公孫叔愁輕蹻
문제의 구량은 한갓 먹기만 하였고/文帝九良徒飫蒭
진 양공(秦襄公)의 사철도 참소와 같네/秦襄駟鐵猶驂蓧
한 무제도 좋은 말 얻으려고 점까지 치고/因思漢武占發書
포초가 달려온다는 것을 알았었네/識得蒲梢來有兆
돈황 변방에서 수레와 군사 정돈하여/燉煌塞邊選車徒
이사성 밑에 모든 깃발 휘날렸네/貳師城下揚旟旐
비록 궁중의 마구간에는 좋은 말 있었지만/縱然內廏致權奇
중원에는 백성들도 많이 굶어 죽었네/其柰中原足流莩
오늘날은 바로 순 임금의 의수를 사모하여/方今欲慕舜衣垂
먼 나라 복종시키되 무기를 앞세우지 않는다오/服遠不貴用干敽
멀리서 자식처럼 오는 마음 고맙게 여길 뿐이었지/但嘉絶域子來心
천리마가 천하에 적다고 이를 수 있겠느냐/豈謂良駒天下少
온갖 시내 흐르는 물 바다로 들어가듯/百川流水注滄溟
우뚝한 소나무에 댕댕이덩굴 매달리듯/萬丈孤松掛蘿蔦
크건 작건 모두 돌아갈 곳 아는데/物無巨細知所歸
하물며 큰 나라가 작은 나라 사랑함이랴/矧我大邦能字小
사자여 돌아가서 그대 임금께 복명하기를/寄聲使者報爾君
다시 용마를 바치려면 길들이는 것부터 배우라고 하오/更獻眞龍先學擾
[주01]월지국(月支國) : 월지(月氏)라고도 하는데, 옛날 서역(西域)에 있었던 나라. 본래 돈황(燉煌) 지방에 살았었는데, 흉노(匈奴)에 쫓겨 현재의 인도(印度) 지역으로 이주한바, 명마(名馬)가 생산되었다.《正韻》에 "월지는 대완(大宛)의 서쪽에 있다." 하였다.
[주01]서극(西極)의……내려다보이네 : 서극은 극서쪽으로 곤륜산(崑崙山) 부근의 서역(西域) 지방을 가리키며, 용매(龍媒)는 준마(駿馬)의 별칭, 요뇨(騕褭)는 신마(神馬)의 이름.
[주02]추계(魋髻)의 조(趙) 나라 : 추계는 만이(蠻夷)의 수식(首飾)인 북상투, 조 나라는 미상.
[주03]다시……응하여 : 사황(嗣皇)은 뒤를 이어 즉위(卽位)한 황제를 말하며, 보록(寶籙)은 도가(道家)의 부록(符籙)을 가리킨다.
[주04]월상(越裳)의……통일하는데 : 월상은 현재의 월남(越南) 남부에 있었던 나라이며 황지(黃支)는 남해(南海)에 있었던 나라.《後漢書》 南蠻傳에 "교지(交趾)의 남쪽에 월상국이 있었는데, 주공(周公)이 섭정(攝政)했을 때에 통역을 여러 번 거쳐 흰 꿩을 바쳤다." 하였으며,《漢書》 平帝紀에 "황지국에서 무소를 바쳤다." 하였다.
현인(眩人)은 요술쟁이이며 순상(馴象)은 잘 길든 코끼리이고 능언조(能言鳥)는 앵무새이다.《漢書》 張騫傳에 "대완(大宛)의 여러 나라에서 사신을 보내어 현인을 바쳤다." 하였으며,《漢書》 武帝紀에 "남월(南越)에서 순상과 능언조를 바쳤다." 하였다.
문궤(文軌)는 《중용(中庸)》의 "수레는 굴대의 치수가 동일하고 책은 문자가 동일하다.[車同軌 書同文]" 한 말을 줄여 도치(倒置)한 것으로 이는 천하가 통일되어 왕법(王法)이 동일함을 뜻한 것이다.
[주05]비부(祕府) : 금중(禁中)의 도서와 비기(祕記)를 보관해 두는 곳으로 후세에는 비서성(秘書省)을 가리켰다.
[주06]태복(太僕)에게 법가(法駕) : 태복은 임금의 여마(輿馬)와 목축을 맡은 관리이며, 법가는 임금의 수레를 말한다.
[주07]유림(柳林) : 하북성(河北省) 통현(通縣) 남쪽에 있었던 지명으로, 원 나라 때 이곳에서 사냥을 많이 하였다.《讀史方輿紀要 直隸 順天府》
[주08]문제(文帝)의……같네 : 한 문제(漢文帝)의 명마(名馬)나 진 양공(秦襄公)의 철기(鐵騎)도 월지국의 말에 비하면 보잘것없다는 뜻. 구량(九良)은 아홉 필의 양마(良馬). 이름은 부운(浮雲)·적전(赤電)·절군(絶群)·일표(逸驃)·자연(紫燕)·녹리총(綠離驄)·용정(龍丁)·인구(驎駒)·절진(節塵)으로 구일(九逸)이라고 불렀다.
《西京雜記》사철(駟鐵)은 검은 무쇠 빛깔의 사마(駟馬). 춘추 시대 진 나라의 선조 비자(非子)는 말을 잘 길러 이 공로로 진 나라에 봉해졌으며 양공은 말을 잘 달려 서융(西戎)을 몰아내고 평황(平王)을 도왔는데, 이것을 읊은《시경(詩經)》 진풍(秦風) 사철(駟鐵)에 "사철이 매우 크니 여섯 고삐가 손에 있다." 하였다. 참조(驂蓧)는 조참(蓧驂)을 도치한 것으로 죽마(竹馬)를 가리킨다.
[주09]한 무제(漢武帝)도……알았었네 : 처음에 무제가 점을 치니 신마(神馬)가 서북쪽에서 온다 하였는데, 뒤에 대완국(大宛國)을 쳐서 천리마인 포초천마(蒲梢天馬)를 얻고는 노래를 지어 "서극에서 천마가 옴이여 만리 먼 길을 거쳐 덕이 있는 이에게 돌아왔네. [天馬來兮從西極 經萬里兮歸有德]" 하였다.《史記 樂志·大宛列傳》
[주10]돈황(燉煌) 변방에서……휘날렸다 : 돈황은 서역(西域)으로 현재의 감숙성(甘肅省) 서부에 있었던 지역이며 이사성(貳師城)은 대완국(大宛國)에 있었던 성으로 한 무제는 돈황 사람 이광리(李廣利)를 장군으로 삼아 대완국을 공격해서 이사성에 이르러 좋은 말을 취해오도록 하였으므로 이광리를 이사장군(貳師將軍)이라 불렀다.《史記 大宛傳》
[주11]순(舜) 임금의 의수(衣垂) : 의수는 의상(衣裳)을 드리우는 것으로 덕치주의(德治主義)를 말한다.《周易》 繫辭下에 "황제(黃帝)와 요순(堯舜)이 의상을 드리우매 천하가 다스려졌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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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룡방(關龍逄) 무덤에서
만고에 빛나는 이름 사람들의 마음 감동시키니/英名萬古感人心
태화산처럼 높고 하수처럼 깊구나/泰華山高河水深
입 다물고 목숨 도모한 자 한없겠지만/杜口圖生應不億
누가 지금까지 살아 있는가/誰將齒髮到如今
[주01]관룡방(關龍逄) : 고대 하걸(夏桀)의 충신. 하걸이 주색(酒色)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직간(直諫)하다가 끝내 피살되었다.《十八史略 夏紀, 莊子 人間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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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무제(漢武帝)의 망사대(望思臺)에서
한 무제가 기이한 선비 좋아하여/漢皇好奇士
강충이 견대궁으로 들어왔지/江充來犬臺
혀끝은 쏘는 벌보다 독하고/舌端寄毒螫
뱃속에는 갖은 음모 품었었네/肚裏藏禍胎
미친개처럼 옛주인 짖으니/狺狺吠舊主
온 조 나라 전부가 잿더미로 되었네/全趙飛飛灰
무릉은 본래 영특하고 용감했고/茂陵自英武
장상들도 현재가 많았는데/將相多賢才
왜 혈구로 다스리지 않고/胡爲不絜矩
이록으로 간사한 사람 높여 주었을까/利祿崇奸回
천륜이 시랑으로 화해서/天倫化豺虎
여원에는 쑥대만 무성하구려/戾園空草萊
[주01]망사대(望思臺) : 한 무제(漢武帝)가 강충(江充)의 무고(巫蠱) 사건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자살한 여태자(戾太子)를 불쌍히 여겨 사자대(思子臺)와 함께 지은 누대를 가리킨다.《漢書 武五子傳》
[주01]한 무제(漢武帝)가……들어왔지 : 강충(江充)은 본래 조(趙) 나라 사람으로 본명은 제(齊)였는데, 이름을 고치고 망명하여 한 나라로 오니 무제는 상림원(上林苑)에 있는 견대궁(犬臺宮)에서 만나보고는 그의 훌륭한 외모에 감탄하여
"연(燕) 나라와 조(趙) 나라에는 참으로 기이한 선비가 많다."
하고는 중용하였는데, 뒤에 무제가 병들자 여태자(戾太子)가 저주(咀呪)한 때문이라고 속여 무고(巫蠱) 사건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죽게 했다. 이에 격분한 여태자는 그를 죽이고 자살했는데, 뒤에 무제는 여태자의 억울함을 깨닫고는 강충의 삼족을 멸하였다.《漢書 江充傳》
[주02]미친개처럼……되었네 : 강충은 가무(歌舞)를 잘하는 여동생을 조 태자 단(趙太子丹)에게 시집보내어 신임을 얻었으나 뒤에 사이가 나빠져 가족이 벰을 당하자, 보복하기 위하여 변성명하고 한 나라에 가, 태자 단이 그의 누님과 왕의 후궁들과 간통했다고 터무니없는 무고(誣告)를 하니, 무제는 그 말을 믿고 태자 단을 죽였다.《漢書 江充傳》
[주03]무릉(茂陵)은……주었을까 : 무릉은 무제(武帝)의 능으로 무제를 가리킨다. 혈구(絜矩)는 표준으로 잰다는 뜻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법.《大學》에 "윗사람에게 내가 싫었던 것이면 나의 마음을 미루어 아랫사람에게 베풀지 않으며, 아랫사람에게 싫었던 것이면 나의 마음을 미루어 윗사람에게 베풀지 않아야 하니 이것을 혈구의 도(道)라 한다." 하였는데, 구(矩)란 네모꼴의 표준인바 사람의 마음에 비유한 것이다.
[주04]여원(戾園) : 여태자의 손자인 선제(宣帝)가 즉위한 다음, 태자의 시호를 여(戾)라 하고, 원(園)을 두었으므로 여태자의 묘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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