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한시(漢詩)

잔월(殘月=조각달)

야촌(1) 2020. 12. 19. 02:54

우탁의 시조와 한시

 

지금 우리나라는 사면초가이다.

6.25 전후 국토바우ㅏ가 문제 된적 없었지만 버팀목인 미국과의 혈맹이 금이 가고 있고, 일본과는 무역 전쟁의 기운이 돌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유엔 제재는 일촉적발의 긴장이 고계속되고 있고, 중국과 전략적동반자협정은 깨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련 비행기는 독도를 가로질러 헤집고 다닌다. 이런 때에 옳은 일에 목숨을 걸고 진언하는 고려 충선왕때의 성리학자인 우탁 선생 같은 선비가 필요한 때라고 믿는다.

역동(易東) 우탁(禹倬) 선생(1262~1342)은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목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곡(李穀 1298~1351)이 지은<송우좨주출수진주(送禹際酒出水晋州)>에서“진주풍류관영남(晋邑風流冠嶺南 진주고을의 풍류는 영남에서 으뜸이요)…” 라고 읊었으니, 이미 좨주직(際酒職)을 역임한 이후에 진주목사에 부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선생은 행동하는 관료요 지식인이었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향공진사로 뽑혔으며, 1290년 충열왕 16년 29세에 문과에 급제 영해사록(寧海司錄)으로 임명되었다. 영해군은 경북 영덕군 북부에 있던 옛 행정구역이다. 이 곳에 요망스러운 귀신이 있어서 성대한 제사를 지내곤 하였는데, 부임하자마자 그 신사(神祠)를 불태워 버리며 미신을 타파하였다. 지나친 불사(佛事)또한 금하는 강직한 관료였다.

1308년 8월 충선왕이 즉위하고 곧 부왕인 충열왕 후궁 淑昌院妃(숙창원비)를 범간하는 패륜을 저지르자 1308년 10월 24일 흰 옷을 입고 도끼와 거적때기를 들고가 왕에게 상소(持斧上疏)를 올렸다. 왕을 모시는 신하가 소장을 감히 읽지 못하였다고 한다. 임금의 잘못된 과오를 직간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다. 용의 비늘을 건드리는 일이다. 결국 우탁은 그의 신념은 지켰지만 파직당하고 낙향한다. 낙향 길에 탄로가를 쓴 것으로 추정해도 무리가 없다.

우탁은 한시(漢詩) 3편과 시조 3편이 전해지고 있다. 더 많은 작품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사화(史禍)를 거치며 모두 소실 된 것일 것이다. 시조 탄로가(嘆老歌)를 다시 음미해보자.

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역동(易東) 우탁(禹倬,1263~1342)을 대표하는 시조 작품은 탄로가 3수이다.

그 외 한시 〈잔월(殘月)〉, 〈제영호루(題暎湖樓)〉, 사인암즉경(舍人巖卽景)이 《역동문집易東文集》에 전한다.

 

 

 

잔월(殘月)

 

그대(나) 모습 옛날엔 거울 같더니 /昔爾圓如鏡(석이원여경)

어인 일로 오늘은 눈썹 같나요 /今何細似眉(금하세사미)

두꺼비는 온몸을 모두 잃었고 /蟾蜍全喪體(섬여전상체)

계수나무 가지는 반만 남았네 /丹桂半消枝(단계반소지)

 

캄캄한 허공에는 반딧불 날고 /疎螢方吐黑炎(소형방토담)

하늘에는 많은 별 다투어 밝아 /列宿競揚輝(열수경양휘)

부인들은 애달파 발을 내리나 /婦憐垂萡早(부련수박조)

아이들은 기뻐하여 문닫지 않네 /童戱閉門遲(동희폐문지)

 

물에 비친 달빛이 엷기만 하니 /印水銀先淺(인수은선천)

모래 위의 그림자 희미하구나 /籠沙白影微(농사백영미)

푸른 하늘 저 멀리 걸린 낫인가 /鎌掛靑天逈(겸괘청천형)

푸른 산 높은 벽에 달린 빗인가 /梳懸碧峀危(소현벽수위)

 

산새들은 활인가 두려워하고 /弓長山鳥畏(궁장산조외)

고기들은 낚시 바늘 의심한다네 /鉤曲海魚疑(구곡해어의)

하늘눈 이지러졌다 한탄은 마오 /莫歎天眼缺(막탄천안결)

십오일이 돌아오면 고쳐지리니 /三五病還醫(삼오병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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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해]

1) 殘月(잔월) : 본래 새벽까지 희미하게 걸린 조각달을 말하지만 여기서는 반딧불이 많이 날아다니는 여름의 9시나

   10시쯤 걸린 달을 말하는 듯 하다.

 

2) 蟾蜍(섬여) : 달에 산다는 두꺼비를 말한다.

   조각달이 되니 달에 보이는 두꺼비의 모습이 아주 사라진 것을 말한다.

 

3) 丹桂(단계) : 역시 달에 있다는 계수나무를 말한다.

 

4) 黑炎 (담) : 본래 구름이 검은 것을 뜻하나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허공이 칠흑처럼 어두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됨

 

5) 列宿(열수) : 온 하늘에 있는 모든 별을 말함, 발음은 <열숙>이 아니고 <열수>

 

6)籠沙白影(롱사백영) : 모래벌 위에 비췬 희미한 달빛,

  두목지의 시 <秦淮>에 烟籠寒水月籠沙(연롱한수월롱사)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안개가 물위에 자욱하게 끼이고 달빛은 모래벌에 안개처럼 희미하게 끼어있는 경치를 잘 표현한 구절인데 역동 선

  생의 위의 시구절 <印水銀先淺 籠沙白影微>도 같은 분위기이다.

 

  전형적인 5언시인데 4연으로 구성되었으며 모두 2구와 4구에 각운하였다.

 본래의 시가 운문이므로 현대어 번역도 운문으로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