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 문화]
2020. 03.18(수)
“이재정의 내 인생의 책”③강의 – 신영복
이재정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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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화’롭게
내가 처음 신영복 선생님을 만난 것은 1988년 8월 하순, 서울 정동에 있는 세실 레스토랑이었다. 사상범으로 20년이 넘는 감옥생활 끝에 가석방된 직후였다.
이미 석방 이전 평화신문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연재하면서 신영복 선생님 이야기는 차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었다.
내게 비친 신영복 선생님의 첫 모습은 온화한 중년 지성이었다.
신영복 선생님은 1989년 3월 2일에 성공회대학교 전신인 성공회신학교 본관 2층 강의실에서 첫 강의를 시작했고 2006년 8월에 성공회대학교를 정년퇴임했으나 그 이후 10년간 석좌교수로서 강의와 집필을 하다가 2016년 1월 15일 목동 자택에서 부인과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셨다. 76세였다.
이 책은 2015년 4월에 <담론>이란 이름으로 출판됐으며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신영복 선생님의 마지막 저서가 됐다. 사실 이 책은 직접 저술한 것이 아니라 2008년 이래 인문학 석좌교수로서 강의한 내용을 녹취해 만든 책으로, 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과 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로 구성된다.
1부는 동서양 고전에서 인간, 사회, 그리고 삶이라는 가치를 여러 관점에서 밝히고 있다. 특히 세계 인식을 논어에 나오는 화동(和同) 담론에서 찾는데 이것은 곧 화화(和化) 패러다임이다.
패권과 힘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화(和)의 관계가 새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부는 동양철학의 관계론을 여러 사물과 인간관계 속에서 풀어 가는데 우리에게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라는 말로 삶의 길을 가르쳐 준다.
코로나19의 고통을 보면서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말씀이지 않은가. 더구나 한·미관계, 한·중 관계를 말하면서 우리가 되새겨 볼 일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3182139035&code=960205#csidxa1b2b781c0b3767a43a15d77256d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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