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이재정(李在禎)

“이재정의 내 인생의 책”①파우스트 – 괴테

야촌(1) 2020. 3. 19. 23:09

[경향신문 – 문화]
2020. 03. 16(월)

 

 “이재정의 내 인생의 책”①파우스트 – 괴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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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길과 지혜

 

 

나는 여주에 ‘괴테하우스’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8월 여주를 찾았다.
괴테하우스 입구에서 괴테 연구에 평생을 몰입했던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경이로웠다. 혼자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루었다니…. 괴테가 이곳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었다. 괴테하우스 전경은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다가왔고, 건물 하나하나는 물론 정원의 나무와 잔디, 예쁘게 조화를 이룬 돌들에 이르기까지 전영애 교수님의 ‘작품’이 더 큰 감동이었다.

 

전영애 교수는 나에게 묵직한 <괴테전집 1>의 첫 출발인 <파우스트 1, 2권>을 선물로 주셨다. 돌이켜 보면 60년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던 내게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환상이었고 그의 최대 걸작이었던 파우스트는 감히 도전하기도 겁나던 신비의 세계였다.

 

괴테가 평생 60년에 걸쳐 완성했던 작품. 83세가 되던 1832년 1월, 봉인해 두었던 파우스트 원고를 다시 꺼내어 타계하기 불과 2개월여를 앞두고 마지막 교정을 보았던 파우스트는 괴테가 경험했던 그 시대 모든 것을 담아 운문으로 표현한 인류 최대 걸작이었다. 

 

전영애 교수는 파우스트의 성격을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 한다”는 한마디 말로 정리하고 있다. 19세기 역사의 ‘방황’을 괴테는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과 사회의 관계로 설명한다.

 

주인공인 파우스트는 사실 정치인이며 학자였던 괴테 자신이었으며, 메피스토펠레스도 괴테 자신을 지배하고 더 나아가 그 시대를 흑역사로 만들었던 실체였다. 

 

대학시절 너무 어려워서 고작 파우스트의 첫 대목 밖에 읽지 못했던 나로서는 이제 전영애 교수가 살려낸 파우스트 책장을 넘기면서 젊은 시절 60년대 이후의 그 처절했던 민주화운동을 떠올리며 이 시대의 길과 지혜를 다시 파우스트에서 찾아본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3162223025&code=960205#csidxddc44e452ef837eacce5b2737695a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