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선조문집

백화도량발원문약해(白花道場發願文略解) - 체원(體元)

야촌(1) 2019. 10. 30. 23:40

■ 백화도량발원문약해(白花道場發願文略解)

 

『백화도량발원문약해(白花道場發願文略解)』는 신라의 의상(義相)이 지은「백화도량발원문」에 대해 고려 후기의 체원(體元)이 해석을 붙여 간행한 것이다. 체원(1280년대~1338년 이후)은 고려 후기에 관음신앙을 사상적으로 집대성한 승려이다.

 

호는 목암(木庵), 자는 향여(向如)이다. 고려 후기의 관료가문인 경주이씨 이진(李瑱, 1244~1321)의 아들로서, 고려말의 대표적인 문신학자인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중형이다. 체원은 스물 안팎의 나이에 출가하여 승과에 합격하고, 충선왕에게 발탁되어 여러 사찰의 주지를 지냈다.

 

체원은 수도 개경이 아닌 해인사를 중심으로 한 경상도 일원에서 주로 활동하였다. 해인사 인근 성주 법수사(法水寺)의 주지를 지냈고, 1324년에는 고령 반룡사(盤龍寺)에서 활동하였는데, 반룡사는 승통 요일(寥一)이 화엄결사를 창설한 도량이었다.

 

그리고 경주 동천사(東泉寺)의 주지를 지냈다. 이처럼 체원은 1320년에서 1330년대에 경상도의 화엄종 사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해인사에서 여러 종류의 불전 주해서를 펴냈다. 체원은 1338년에는 양가도승통(兩街都僧統)의 직책으로『반야경』과『화엄경』사경을 주도하였다.

 

『백화도량발원문약해』는 신라 의상이 지은 것으로 전승되던「백화도량발원문」을 의상을 비롯한 화엄 조사들의 여러 전적을 인용하여 풀이한 책이다. 체원이 해석하고 각화사(覺華寺)의 성지(性之)가 교감한 이 책은 1328년에 집해를 이루고, 1334년에 계림부에서 개판 간행하였다.

 

이 약해의 간행에는 동천사(東泉社) 도인(道人) 선순(善珣)을 비롯한 승속의 여러 사람들이 서사(書寫)와 각수(刻手)로 참여하였고 계림부윤은 시주로 참여하였다. 이는 이 책 편찬의 계기가 된 체원의 사형 인원(忍源)을 비롯하여 많은 부류의 사람들이 관음신앙에 관심을 가졌음을 말해 준다. 이러한 편찬과 간행 사실을 통해 이시기 고려 사회에서 관음 신앙이 폭 넓게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백화도량발원문」은 관음보살을 관상하고 관음을 본사로 모시고 정토에 낳기를 발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이 의상이 지은 것인지 후대의 가탁인지에 대해 근래의 논란이 있으나, 체원은 이 책에서 의상이 낙산 관음굴에 이르러 예배 발원하고 지은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백화도량발원문」은 관음의 역할이 현세 구원적이 아니고,『관무량수경』에서 아미타의 보조자로서 머리에 천관(天冠)을 쓰고 화불(化佛)을 모신 형상이나, 아미타불을 도와 수행자를 서방극락으로 영접하여 진실한 이치를 깨달아 아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하는 관음의 역할과 유사성을 보인다.


의상의 신앙은『화엄경』 60권본에 바탕하지만 체원은『화엄경』80권본에 토대를 두고 이 글을 해석하였다.
백화도량이라는 표제가 징관이 80화엄의 보달락가(補怛洛迦)를 소백화수(小白花樹)라고 풀이한 데 따라 생겨난 이름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생각된다. 40화엄과 60화엄의 인용도 일부있지만 대부분은 80화엄을 인용하여 해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징관의『화엄경소』의 인용이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법장의 저술 인용이 많다.

법장의 저술로는『탐현기』·『기신론의기』·『망진환원관』등이 인용되어 가장 다양하고 많은 인용 예를 보인다.

 

그리고 의상의 저술인 『일승법계도』가 여러 차례 인용되었는데, 이 발원문의 해석에 체원이 의상계 화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처럼 법장과 의상의 인용이 많은 것은 이 책이 의상의 발원문에 대한 해석이므로 징관 이전의 의상과 법장대의 화엄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인용 중에 『십구장』의 내용이 균여의 저술에 나오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나 균여의 견해를 인용한 것은 체원이 균여의 저술을 잘 알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이를 통해 의상에서 균여로 계승되는 신라-고려 화엄에 대한 체원의 이해 경향을 알 수있다.


이 책의 특징적인 부분은 먼저 발원문의 핵심을 이루는 원동본사(願同本師)와 원생정토(願生淨土)의 양원 구절을 징관이『섭대승론석』에서 인용 해석한 공양원(供養願) 이하 10종원에 맞추어 구절 각 부분을 일일이 배대하여 설명한 것이다.

 

또 관음의 응신설에 대해 32응신과 14무외를 들고 이를『능엄경』을 들어 설명한 것도 특색이다. 발원문의 구절 중에『능엄경』과 관련이 있는 원통삼매(圓通三昧) 구절이 있기 때문에 관음 응신설도『능엄경』의 견해를 따랐으리라고 생각된다.

 

『천수천안경』의 인용이 눈에 띄는 것은 이 발원문의 핵심 내용인 10원6향(十願六向)이 이 경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논서로는 『기신론』이 본각(本覺) 설명에,『섭대승론석』이 자성신(自性身) 및 10종원 해석에 인용되었다.


『백화도량발원문약해』는 1334년에 해인사에서 간행한 판본이 유통되었는데, 현재는 전체 20장의 목판 중에서 제5장과 제7장의 두 장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현재 해인사에는 7판의 판목 양면에 새긴 14장이 남아 있다.

 

판본도 남아 있지 않은 5,7장 외에 9, 10, 13, 14장의 판목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후기에 이 판목을 인본한 책은 판목에 없는 부분을 필사로 써 넣은 유행본도 있다. 판목은 글씨체가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체원은 이 책 외에『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소(華嚴經觀自在菩薩所說法門別行疏)』를 편찬하고, 관음 관계 책들을 펴냈다.

 

체원은 『화엄경』입법계품 부분을 따로 번역한『화엄경』40권본(『화엄경보현행원품』) 중에서, 선재동자가 관음을 찾아 보살도를 구하는 부분인 관음법문 부분만을 발췌하여 따로 지송용『화엄경관음지식품(華嚴經觀音知識品)』을 간행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징관의『화엄경소』와 종밀의『화엄경소초』등을 주로 인용하여 해석한『별행소』를 펴냈다.

체원은 이 책에서 화엄계 관음을『법화경』보문품과 대비시켜 해석함으로써 두 경전의 관음신앙을 융합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체원의 간행 작업은 30여년 동안 관음신앙에 몰두했던 사형 인원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한편으로 사형이 관음을 숭신하는 정성을 돕는 일이면서 한편으로는 같이 공부하는 이들의 뜻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술회하였다.

 

이보다 앞서 체원은 1331년에『삼십팔분공덕소경(三十八分功德疏經)』을 간행하였는데, 이 책은 도교의 신들을 불보살에 대비시키고 염불 공덕을 강조하여 국가의 안녕과 백성들의 평안을 강조한 것이었다.


체원은 의상과 의상계 화엄을 계승하여「백화도량발원문」의 관음 해석의 사상적 줄기를 명확히 하고, 이를 통해 화엄교단의 구도적 관음을 확립하고 일반인들에게 화엄과 법화의 융합적 관음신앙을 확산함으로써 당대의 공덕신앙에 부응하고자 하였다. 번역의 대본으로 삼은 원문은『한국불교전서』6, p.570c1~577b5에 수록되어 있다.

 

글 : 붓다의 옜길 / 실론섬(스리랑카의 옛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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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花道場發願文略解 백화도량발원문약해

體元 체원

 

1. 제목을 풀이함

2. 바르게 글을 해석함

  1) 귀의하고 공경하여 봄을 이루고 능관과 소관을 잊음

     (1) 공경하는 의식

    (2) 모습을 관함

 

2) 삼가 발원을 내어 일을 이어 결과를 이룸

   (1) 귀명하는 모습

   (2) 따로 발원을 밝힘

 

3) 귀의하여 우러름을 맺고 본사에게 회향함

 

백화도량발원문약해白花道場發願文略解

체원(體元)1) 집해

신라 법사 의상(義相)2) 지음

 

1) 체원(體元):1280대~1338 이후. 고려 후기의 화엄종 승려. 호는 목암(木庵), 자는 향여(向如). 고려 후기의 관

    료가문인 이진(李瑱, 1244~1321)의 아들로, 문신학자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중형이다.

 

   체원은 스물 안팎에 출가하여 승과에 합격하고, 충선왕에 발탁되어 여러 사찰의 주지를 지냈다.

   주로 해인사를 중심으로 성주 법수사(法水寺)의 주지를 지냈고, 1324년에는 고령 반룡사(盤龍寺)의 주지를 지

   냈으며 이어 경주 동천사(東泉寺)의 주지를 지냈다.

 

   1338년에는 양가도승통(兩街都僧統)으로서『화엄경』사경도 주도하였다. 『화엄경보현행원품』중에서 선

   재동자가 관음을 찾아 보살도를 구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징관의 소를 붙인 『화엄경관자재보살소설법문별행

   소(華嚴經觀自在菩薩所說法門別行疏)』를 간행하고, 이어 1334년에는 신라 의상이 지은 것으로 전승되던

『백화도량발원문』을 화엄 조사들의 전적을 인용하여 풀이한『백화도량발원문약해』를 간행하였다.

 

  그 사이에 1331년에『화엄경관음지식품』을 지송용으로 간행하고, 같은 해에 도교를 수용하여 불보살과 대비시

   키고 염불 공덕을 강조한 『삼십팔분공덕소경(三十八分功德疏經)』을 간행하였다. 체원은 해인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같은 간행 사업을 통해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현실구제적 관음신앙의 이론적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였

   다.

 

2) 의상(義相):625~702. 신라 화엄종의 개창자. 황복사에서 출가한 후 당에 유학하여 지엄에게서 화엄을 배우고

   『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를 지어 일(一)과 다(多)가 걸림 없이 거듭 전개되는 법계연기 사상을 정립하였다.

 

   귀국한 후 부석사(浮石寺)를 비롯한 여러 절을 세우고 많은 제자들과 화엄사상을 연마하고 정진하며 화엄종을 펴

   나갔다. 한편으로 교단에서 관음신앙과 미타신앙을 선도하여 사람들이 불교 신앙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하

   였다.

 

 제자들이 확장하여 창건하고 운영한 화엄십찰은 통일신라 불교계의 중추를 이루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큰 영

 향을 미쳤다. 『일승법계도』외에『아미타경의기』가 저술로 알려졌고,「백화도량발원문」등 의상의 사상

 담고 있다고 알려진 저술이 몇개 있지만 저술은 많치 않다. 제자로는 지통(智通)・진정(眞定)・도신(道身)・표

 훈(表訓) 등 여러 뛰어난 제자가 있다.

 

저자

[발원문]

 

백화도량발원문(白花道場發願文)3)

3)「백화도량발원문(白花道場發願文)」

     이 글은 의상이 낙산을 찾아 관음진신을 친견하고 지은 것으로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의상의 진찬으로 보기 어

     려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경전에 따라 표기가 다른 관음(觀音)과 관자재(觀自在)가 혼용되고 있고, 의상 이

     후에 번역된『수능엄경』의 내용이 거론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의상의 관음신앙을 반영한 후대 문도들의 저작이라고 본다. 그러나 의상의 낙산관음 친견은 사실로 전승

   되어왔고, 체원은 이 책에서 의상이 낙산관음굴에 이르러 예배 발원하고  지은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체원은 내용

   의 시기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의상의 진찬으로 확정하고, 여러 경론을 인용하여 이를 폭넓게 해석하였다.

 

[집해]

법사의 속성은 김씨이다. 당 고종(高宗) 영휘(永徽) 원년4) 경술년(650)에 당나라에 들어가5) 종남산(終南山)6)의 지엄(智儼)존자7)에게 투신하여 화엄을 공부하고 현수(賢首) 국사8)와 함께 배웠는데 그때 현수국사는 아직 출가하기 전이었다. 모두 깊은 뜻에 완전히 통달하여 지엄공은 의상법사를 의지(義持)라고 부르고 현수국사는 문지(文持)라고 불렀다.

 

이미 깊은 관문에 도달하여「법계도(法界圖)」9)를 지어 지엄공에게 올리니 공은 이를 보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너는 법성을 완전히 증득하고 부처의 뜻에 이르렀구나. 해석을 짓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하였다. 대사는 이에 붓을 떨쳐 한편을 이루어 합쳐서 한권으로 만들었으니10) 지금 세상에 성행한다.

 

대사가 낙산(洛山)11)의 관음굴(觀音窟)에 이르러 예배하고 발원하며 이 글을 지었다. 대사가 당시 행한 교화와 신이(神異)는 최치원(崔致遠)12) 공이 지은 본전(本傳)13)에 갖추어져 있다.

 

연세 78세에 앉아서 입적하니, 곧 대주(大周)14) 무측천(武則天)15) 황제 장안(長安) 원년16) 신축년(701) 3월이었다. 고려조에 이르러 원교국사(圓敎國師)라는 시호를 추증하고 명을 내려 해동화엄초조(海東華嚴初祖)로 삼았다.

 

體元集新羅法師義相製集曰

集曰, 法師俗姓金氏. 唐高宗永徽元17)年庚戌入唐, 投終南山智儼尊者, 受華嚴, 與賢首國師同學, 時賢首尙

未出家. 皆窮奧旨, 儼公號法師爲義持, 號賢首爲文持. 旣達玄關, 製法界圖, 進于儼公, 公覽之嗟嘆曰,“汝

窮證法性, 達佛義旨, 冝造解釋 .”師乃奮筆成編, 合爲一卷, 今行於世. 師詣洛山觀音窟,禮拜發願而述斯文也.

師當時行化神異, 具於崔公致遠所述本傳. 年七十八坐脫, 即大周則天皇帝長安元年辛丑三月也. 至本朝, 追

謚圓敎國師, 制爲海東華嚴初祖.

 

4) 영휘(永徽) 원년:영휘는 당 고종의 연호(650~655). 영휘 원년은 650년, 신라 진덕여왕 4년.

 

5) 의상이 당나라에 간 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견이 있는데, 이곳의 650년이 아닌 661년에 당에 도착했다는 견해

     가 가장 타당성 있게 이야기된다.

 

6) 종남산(終南山):중국 섬서성(陝西省)의 서안(西安) 곧 예전 장안(長安)의 남쪽 40km 거리에 있는 높이 

     2604m의 산으로 남산(南山)이라고도 한다. 진령산맥이 동서로 달리는 중에 있으며 일대의 취화산(翠華山) 남

    오대(南五臺) 규봉산(圭峰山) 여산(驪山) 등을 모두 포괄하여 말한다.

 

  당대 불교의 중심지로 도선(道宣) 지엄(智儼) 종밀(宗密) 등 수많은 고승들이 수행하였고 많은 사원이 있어 계율

  종 화엄종・법상종・정토종・선종 등이 성행했던 수당대 중국불교의 중심지였으나 지금은 유적만 남아 있는 곳이 많다.

 

7) 지엄(智儼)존자:602~668. 중국 화엄종의 제2조로 지상대사(至相大師) 또는 운화존자(雲華尊者)로 불린다.

     신라의 의상과 중국의 법장의 스승으로서 화엄종의 창시자로 추앙되는 두순(杜順)을 따라 두순의 제자인 달(達)

    법사에게 배고 법상(法常)과 지정(智正)에게 교학을 연마하였다.

 

  화엄경을 차례대로 해석한『수현기(搜玄記)』, 화엄사상의 요체를 담은 『공목장(孔目章)』・『오십요문답

  (五十要問答)』 등을 저술하여 중국 화엄종의 기반을 이루고 그를 이어 법장이 대성하도록 하였다.

 

8) 현수(賢首)국사:643~712. 중국 화엄종의 제3조이며 화엄교학의 대성자. 이름은 법장(法藏), 호는 국일법사

     (國一法師) 또는 향상(香象)대사, 강장(康藏)국사라고도 한다. 선조가 강거국 사람이어서 속성은 강씨(康氏)

     이다.

 

   조부가 중국에 들어와 장안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 지엄에게 사사하여 화엄을 배웠는데, 지엄의 입적후 28세에 박

   진(薄塵)에게 출가하였다.

 

   서역 여러 나라의 언어와 산스크리트어에 능하여 왕명으로 의정(義淨)의 역장(譯場)에 참여하였고, 신역『80화

   엄경』과『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등 10여종의 경전을 번역하였다. 측천무후의 후대를 받아 화엄사상

   을 집대성하고 측천무후를 위해 화엄사상의 정수인 십현연기(十玄緣起)를 설명하기 위해 궁전의 금사자에 비유

   한『금사자장(金師子章)』을 짓기도 하였다.

 

   일생 동안 30여 차례나 화엄을 강의하고 화엄사상의 조직화에 기여하고,『능가경』・『밀엄경』・『범망

    』・『기신론』등 의경전에 주석을 지었다.『화엄경』을 해석한『탐현기(探玄記)』를 비롯하여 화엄종의

   체계를 세운 『교분기(敎分記)』와 『기신론소(起信論疏)』・『망진환원관(妄盡還源觀)』・『범망경보

   살계본소(梵網經菩薩戒本疏)』・『화엄전기(華經傳 記)』 등의 많은 저서가 있다. 제자로는 굉관(宏

   觀)・문초(文超)・지광(智光)・종일(宗一)・혜원(慧苑) 이 있다.

 

9)「법계도(法界圖)」:법계도시. 신라 화엄의 개창자 의상이 화엄사상의 핵심을 시로 지은 것. 이에 대해 의

      자신이 설명을 붙여 법계도시와 함께 엮은 의상의 대표적 저술이『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이다.

 

    『일승법계도』는 7언 30구로 이루어진 210자의 시[法界圖詩]를 구불구불 구부러진 도형으로 처음부터 끝까

      지 이어지도록 구성한 도인(圖印) 형태의 법계도인(法界圖印)과 그에 대한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라니(陀羅尼)라는 상징적 형태에 화엄사상의 요체를 함축하여 담아낸 독특한 저술이다. 화엄 법계연기설의 핵

    심으하나와 전체의 관계를 말하는 일중다(一中多) 다중일(多中一)과 일즉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의 상

    입상즉의 연기법을 핵심으로, 이를 동전 열 개를 세는 수십전(數十錢)의 비유로 풀이하고 십현육상을 설명하였

    다.

 

  법계연기의 범주를 하나와 전체의 상입상즉, 조그만 티끌과 광대한 시방세계, 한 순간과 무한한 시간, 처음 마음을

  내것[初發心]과 궁극의 깨달음, 그리고 생사와 열반으로 이루어진 다라니 이용(理用)・사(事)・세시(世時)・

  위(位)의 4가지로 구성한후, 이를 자리행으로 조직하고, 여기에 이타행과 수행문을 추가하여 강한 실천적 성격의

  저술을 이루었다.

 

10) 여기서 체원이 명확하게 말한 것처럼, 의상이「법계도시」를 짓고 지엄에게 보여 인정 받은 후 이에 대한

       술한 편을 지어 이를 합쳐 한 권으로 만든 것이『일승법계도』임을 알 수 있다. 이는「법계도시」의 저자에

       대의상이라는 해 외에 지엄이라는 견해가 있어 온 데 고려 후기 화엄학에서 의상 저술임을 분명히 한 기

       록 이다.

 

      이에 대해서는 고려 초 균여 시기에도 이론이 있어, 균여는 여러 자료를 비교 논증하여 의상의 저술임을 명확히

      하다.(均如,『一乘法界圖圓通記』권상 韓4 p.1a7~b15.)

 

11) 낙산(洛山):오대산 동쪽 바닷가 오봉산(五峰山)에 있는 절인 낙산사. 신라 의상이 이곳에 관음진신(觀音眞

       身)이 상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7일 동안의 기도 끝에 수정염주를 얻고 다시 7일간의 기도 끝에 여의보주

       를 얻은 후 진을 친견(親見)한 이래 관음 근본도량이 되었다.

 

    본래『화엄경』에서 관음보살이 보타락가산(普陀洛迦山, Potalaka에 상주한다는 내용에 따라 낙산(洛山)의

    이름을 따것이다.

 

12) 최치원(崔致遠):857~?. 신라 말기의 대표적인 학자. 자는 고운(孤雲). 868년 12세에 중국에 유학하여 빈공

       과에 급제하고 벼슬을 지내다 879년 황소의 난을 평정하는데 종사관으로 참여하여 문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885년에 귀국하여 신라에서 벼슬을 지내며 활동하다 894년에 진성여왕에게 시무책을 건의하였으나 진성여왕

      이 선하고 개혁이 어렵게 되자 은거하여 경주 남산과 해인사 등지에서 지냈다. 불교 승려 3인의 비문과 숭복

      사비문을지어 『사산비명(四山碑銘)』이라는 이름으로 엮여 이후 비문의 전범이 되었다.

 

      「법장화상전(法藏和尙傳)」과 「부석존자전(浮石尊者傳)」등 중국과 신라 승려들의 전기를 지었고, 화엄

         조사들을 기글을 여러 편 짓기도 하였다.

 

13) 본전(本傳):최치원(崔致遠)이 신라 말에 지은 의상의 가장 충실한 전기인「부석존자전(浮石尊者傳)」. 지

       금은 일부편만 남아 있다. 의천의『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글 이름이 수록되었다.

       (『新編諸宗敎藏總錄』권1韓4p.682c13.)

 

14) 대주(大周):당 중간에 무측천이 690년부터 705년까지 황제가 되었던 나라. 고대의 주나라와 구별하기 위해

       무주(武周)라고 부른다.

 

15) 무측천(武則天):흔히 측천무후(則天武后)라 하나, 황제로서는 무측천이 더 어울린다. 624~705. 재위

        690~705. 중에서 여성으로 유일하게 황제가 된 인물. 690년 당(唐)의 국호를 주(周)로 고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하였다.

 

     637년에 당 태종(太宗, 재위 626~649)의 후궁으로 입궁하여, 태종이 죽자 관례에 따라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었

     다. 651년 고종(高宗, 재위 649~683)의 후궁으로 다시 입궁하여 고종과의 사이에서 4남 2녀를 낳았다.

 

    655년 황후가 되어 고종을 대신해서 정무를 맡아보고 권력을 장악하였다. 664년부터는 수렴청정으로 실질적으

    로 통하고, 675년에 섭정으로 전권을 행사했으며, 683년 고종이 죽자 자신의 셋째 아들인 중종이 즉위했는데

    684년 중종을 폐위시키고 넷째 아들인 예종을 옹립하였다.

 

   690년 예종을 폐위시키고 자신이 직접 황제가 되어 나라 이름을  ‘대주(大周)’라 하고 통치하다 705년에 죽었

   다.

 

16) 장안(長安) 원년:장안은 측천무후의 마지막 연호. 701~704년. 장안 원년은 701년, 신라 효소왕 10년이다.

      의상의 입적 연대는 이곳의 701년이 아닌 702년이 정확한 것으로 정리되었다.

 

17) 판본에는 六인데, 영휘 6년은 경술년이 아니고 영휘 원년이 경술년이다. 六과 元의 유사한 글자를 잘못 새긴 것

       으로 추정된다.

 

1. 제목을 풀이함[釋題名]

 

[집해]

이 글을 해석하는 데 크게 둘로 나눈다. 먼저 제목을 풀이하고[釋題名] 나중에 글을 바르게 해석한다[釋正文]. 이것

제목이다. 이중에 앞의 4자 [白花道場]는 귀의하여 가는 곳이고, 뒤의 3자[發願文]는 귀의하는 마음이다.

 

앞의 ‘백화도량’ 중에서,『화엄경』정원본(貞元本)18) 제16권에,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19)은 보달락가(補怛洛迦)20)산에 계신다.”21)라고 하였고, 청량(淸凉)대사22)의『화엄경소(華嚴經疏)』23)에서 풀이하기를, “보달락가란 한자로는 소백화수(小白花樹)이다. 산에 이 나무가 많아 향기가 멀리까지 풍기므로 향기를 맡고 보는 사람들은 반드시 기뻐한다.”24) 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름하였다. ‘도량(道場)’이라는 말은 경전에서 또 “선남자여, 너는 정성무이행보살(正性無異行菩薩)25)이 이 대중도량(大衆道塲)의 바다에 온것을 보았느냐, 보지 못하였느냐?”26) 등으로 말하였다.

 

이는 관자재보살이 항상 이 산에 있으면서 대비행(大悲行)을 설하여 모든 중생을 구호하고 보살도를 실천하는 도량이다. 뒤의 발원문 중에서 희망하여 가서 구하는 것을 ‘원(願)’이라 하고, 마음을 일으켜 형체 밖에 나타내는 것을 ‘발(發)’이라 하며, 내서 문채를 이루는 것을 ‘문(文)’이라 한다.

 

集曰, 將解此文, 大分爲二. 先釋題名, 後釋正文. 此卽題名.於中前之四字所歸處, 後之三字能歸心. 前中, 華

嚴貞本經第十六卷云,“觀自在菩薩在補怛洛迦.” 淸凉䟽釋云,“補怛洛迦者, 此云小白花樹. 山多此樹, 香氣

遠聞, 聞見必欣.” 故以爲名. 言道塲者, 經亦云,“ 善男子, 汝見正性無異行菩薩, 來此大衆道塲海不?”等. 以

是觀自在菩薩, 常在此山, 說大悲行,普救一切, 行菩薩道之塲也. 後中希望趣求之謂願, 起心形外謂之發, 發

而成彩謂之文.

 

18) 정원본(貞元本):대승경전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화엄경』의 한역본은 대본이 세 가지가 있다.

       현재 산스크리트어본은 전체가 알려지지 않고「십지품」과「입법계품」등 부분적으로 남아 있으며, 전체적

      인 경전의 성은 대체로 서역지방에서 종합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역본은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가 동진시대인 412년에 번역한 60권본(60화엄, 晋本)과 실차난타(實叉難

    陀)가 당대인 699년에 번역한 80권본(80화엄, 唐本, 周本), 반야(般若)가 당대 후반인 정원 14년(798)에 번

    역한 40권본(40화엄, 貞元本) 등 세 가지가 있다. 정원본은 60화 엄이나 80화엄과 달리『화엄경』전체의 내

    용이 아니고 입법계품 부분만을 로 번역한 것이다.

 

19)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Avalokiteśvara. 관세음(觀世音)보살이라고도 한다.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가장 보편적인 보살신앙의 하나이다.『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는

      고난에 처한 중생들이 그 이름을 부르면 즉시 그 음성을 관하고 고난에서 구제해 준다고 하였다.

 

     경전에서는 물에 빠지거나 불이났을 때 등등의 현실적 고난과 자식을 낳게 해 주는 것과 함께 탐・진・치 삼독

     의 번에서 해탈하게 해 줌을 말하고 있다. 이에 비해『화엄경』「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가 순례 중에 관

     음이 사는 남방의 보타락가산을 찾아 보살도를 묻고 있어 구도행을 강조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이에 따라 관음신앙이 성행한  나라마다 자신의 국토에 관음이 사는 보타락가산을 설정하였으니 우리나라의

    낙산 등그것이다. 또한 관음은 대세지보살과 함께 아미타불을 돕는 협시보살의 역할로 중생들이 극락에 왕

    생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밀교시대에 이르러 관음의 폭넓은 구제력을 상징하는 여러 변화관음들이 등장하여 손이나 팔 또는 눈이 천 개,

     만 개에 이르는 천수천안관음 등의 다양한 관음도 등장하였다.

 

20) 보달락가(補怛洛迦): Potalaka. 보타락가(寶陁洛伽)로 쓰기도 한다. 관세음보살이 사는 곳으로 알려진 산.

       의미로는 작은 꽃나무(小花樹)・작고 흰 꽃(小白華) 등으로 번역한다.『화엄경』「입법계품」에 관음이

      보타락가라고 하는 해안의 아름다운 산에서 상주하고 있어 선재동자가 이곳을 순력하고 대자비의 설법을 들

     었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관음의 상주처를 보타락가라고 해 왔는데, 인도에서는 남부 코모린갑 근처의 말라야산 동쪽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절강성 영파(寧波) 정해현(定海縣) 해중에 보타산(普陀山)과 낙가산(洛迦山)을 설정하였으며, 우

   리나라에서는 산을 이것으로 설정하였다.

 

21)『대방광불화엄경』(40)권16 大10 p.732c20~21. 善男子, 於此南方有山, 名補怛洛迦, 彼有菩薩名觀自

        在.

 

22) 청량(淸凉)대사:징관(澄觀, 738~839). 중국 화엄종의 제4조. 월주(越州) 산음인(山陰人)으로 속성은 하후

       (夏侯)씨이고, 자는 대휴(大休)이며, 청량(淸涼)국사는 호이다. 11세에 보림사(寶林寺) 패(霈)선사에게 출가

       하여 계율과 삼론・기신・열반・화엄・천태・선을 두루 익히고 유학에도 능통하였는데, 특히 법장의 화엄

      학에 열중하였다.

 

     776년에 오대산과 아미산을 순례하고 오대산 화엄사에서 방등 참법(方等懺法)을 수행하고 화엄종지를 펴서 이

     름을 드날렸다. 796년에 덕종의 부름으로 장안에 가서 계빈삼장과 함께『화엄경』(40)을 번역하고 종남산 초

     당사(草堂寺)에서이 신경의 소를 지었다.

 

    덕종으로부터 청량국사의 호를 받고 순종과 헌종도 국사로 봉하였다. 3조인 법장의 직제자는 아니나 법장의 사

    상을 승하여 4법계론을 완성하고 선종의 발흥에 대응하여 화엄사상을 발전 대성하였다.

 

    『화엄경소(華嚴經疏)』60권,『수소연의초(隨疏演義鈔)』90권,『화엄경강요(華嚴經綱要)』3권,『오온관

      (五蘊觀)』,『삼성원융관문(三聖圓融觀門)』등 30여종의 저술이 있다. 제자로는 종밀(宗密)을 비롯하여 승

      예(僧叡)・법인(法印)・ 적광(寂光) 등 백 여 명이 있다.

 

23)『화엄경소(華嚴經疏)』:『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784~787년 사이에 징관이 저술한

         80권본『화엄경』의 주석서. 10문으로 나누어『화엄경』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밝혔는데 두 번째 장교소

        섭(藏敎所攝)에서 제 교판을 소하고 화엄이 5교 중에 원교임을 밝히고 세 번째 의리분제(義理分齊)에서

       이사무애 등의 법계연기설을 밝혔다.

 

24)『대방광불화엄경소』권57 大35 p.940a1~2. 在補怛落迦山者, 此云小白華樹, 山多此樹, 香氣遠聞, 聞見

        必欣.

 

25) 정성무이행보살(正性無異行菩薩):정취보살(正趣菩薩, Ananyagāmin-bodhisattva). 60권본이나 80권

       본『화엄경』법계품」에서는 정취보살이지만, 40권본『화엄경보현행원품』에서는 이 이름으로 번역하

       였다.

 

      선재동자가 구법 순례하는 도중에 관음보살에 이어 29번째로 만나는 보살. 선재는 정취보살을 찾아 보문부동속

      질행(普門不動速疾行) 해탈법문을 듣는다. (『大方廣佛華嚴經』 권16 大10 p.735c2)

 

26) “이때 관자재보살이 선재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여. 너는 정성무이행보살이 이대회도량중에 온 것을 보았느냐,

         보지 못하였느냐?’”(『大方廣佛華嚴經』(40) 권16 大10 p.735c1~3. 時觀自在菩薩, 告善財言. 善男子.

         汝見正性無異行菩薩,此大會道場中不?)

 

2. 바르게 글을 해석함[正釋文]

 

  1) 귀의하고 공경하여 봄을 이루고 능관과 소관을 잊음[歸敬成觀亡其能所]

     (1) 공경하는 의식[敬儀]

 

[발원문]

 머리 조아려 귀의합니다.

 

[집해]

두 번째 바르게 글을 해석함[正釋文] 가운데 크게 나누어 셋이 있다. 첫째는 귀의하고 공경하여 관함을 이루고 능관과 소관을 잊음[歸敬成觀亡其能所]이고, 둘째는 지금 관음으로써 이하는 삼가 발원을 내어 일을 이어 결과를 이룸[敬伸發願承事成果]이고, 셋째 ‘발원을’ 이하는 귀의하여 우러름을 맺고 본사에게 회향함[結歸投仰廻向本師]이다.

 

첫째 귀의하고 공경하여 관함을 이루고 능관과 소관을 잊음[歸敬成觀亡其能所]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전체적으로 공경하는 의식[敬儀]을 드러내고, 다음에 따로 모습을 관함[觀相]을 밝힌다.

 

이것은 전체적으로 공경하는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머리를 굽혀 땅에 닿게 하여 신하가 임금을 받들듯이 하는 것이니, 우러러 받들고 의지함이 자식이 어버이를 사랑하듯이 한다. 어른을 존숭하고 친한 이를 친하게 여기는 것이 공경하고 믿는 도를 다하는 것이다.

 

稽首歸依集曰, 二正釋文中, 大分有三. 一歸敬成觀亡其能所, 二今以觀音下, 敬伸發願承事成果, 三發願已下, 結歸投仰廻向本師. 第一歸敬成觀亡其能所. 中二. 先惣標敬儀, 二別明觀相. 此卽惣標敬儀也. 屈頭至地, 如臣奉君, 投仰憑杔, 如子拊親. 尊尊親親, 則敬信之道盡矣.

 

  (2) 모습을 관함[觀相]

 

가) 능히 관하는 지혜[能觀之智]

 

[발원문]

 저 본사이신 관음대성의 대원경지(大圓鏡智)27)를 보고

 

[집해]

둘째 바르게 모습을 관함[觀相]을 밝힌다. 그중에 두 가지가 있다. ‘관(觀)’의 한 글자는 능히 관하는 지혜[能觀之智]이고, ‘저 본사’ 이하는 관하는 대상[所觀之境]이다.

 

앞의 것 중에서 능히 관하는 것을 관(觀)이라 하니, 주인에 의지하여 그럴게 말할 수 있다. 관해지는 것을 관이라 하니, 이는 업에 의지한 해석이다. 이른바 관한다고 하는 것은 오로지 정에 마음이 매여 마음이 치닫거나 흩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유교경』에서, “이 마음을 멋대로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착한 일을 잘못되게 하지만, 한 곳으로 제어하면 처리하지 못할 일이 없다.”28)라고 하였다. 그러나 다만 관하는 것만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행동을 그쳐야 바로 구경의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화엄경』「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의 게송에서, “만일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하면, 마땅히 그 뜻을 허공처럼 깨끗이 해야 한다. 잘못된 생각과 번뇌를 멀리 떠나, 마음이 향하는 데 모두 걸림이 없도록 해야 한다.”29)라고 하였다.

 

청량대사의『화엄경소』에서는, “위의 반 게송은 총체적으로 비유로 나타낸 것이며, 아래의 반 게송은 별도로 나타낸 것이다. 첫째는 망상과 번뇌를 떠나는 것이니, 저 깨끗한 하늘이 구름으로 가리지 않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된 그침이다. 둘째는 대상에 접촉하는 데 걸림이 없는 것이니, 저 깨끗한 하늘이 걸림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참된 관이다. 내지는 이와 같이 떨어내지도 않고 맑게 하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깨끗한 것이다.

깨끗함이 없는 깨끗함은 남몰래 부처의 경계를 밟는다.”30) 라고 하였다.

 

觀彼本師 觀音大聖 大圓鏡智二正明觀相. 於中二. 觀之一字, 能觀之智. 彼本師下, 所觀之境. 前中能觀名觀, 可作依主. 所觀名觀, 卽持業釋. 所言觀者, 專情繫念, 不令馳散. 故遺敎經云,“ 縱此心者, 喪人善事,制之一處, 無事不辨.” 然不唯觀, 要有止行, 方成究竟. 故出現品偈云,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意如虛空. 遠離妄想及諸趣, 令心所向皆無㝵.” 淸凉䟽云,“ 上半偈惣以喩現, 下半偈別現. 一離於妄取, 如彼淨空無雲翳故, 斯則眞止. 二觸境無滯, 如彼淨空無障碍故, 斯則眞觀. 乃至若斯則不拂不瑩而自淨矣. 無淨之淨, 暗蹈佛境矣.”

 

27) 대원경지(大圓鏡智):큰 거울에 삼라만상이 그대로 비치는 것과 같이 원만하고 분명한 지혜. 유식 사지(四智)

       의 하나. 일체법의 평등한 이성을 관하고 나와 남의 차별심이 없는 자비심으로 교화하여 이익되게 하는 지혜인

       평등성지(平等性智), 모든 법의 상을 불가사의하게 관찰하여 의혹을 끊는 지혜인 묘관찰지(妙觀察智), 불과

      에 이르러 삼승을 위해 여러 가지 변화하는 일을 보여 이익되게 하는 지혜인 성소작지(成所作智)와 함께 부처

     가 갖는 네 가지 지혜인 유식 4지의 하나이다.

 

28)『불수반열반약설교계경(佛垂般涅槃略說教誡經』大12 p.1111a19~21. 이 구절은 마음을 잘 제어하여 멋

         대로 하지말 것을 당부하는 부분이다. 이 구절을 해석한 세친(世親)의『유교경론』에는 이 부분이 삼매상

         (三昧相)과 장법상(障法相)을 말한 것이라 한다.

 

      이 둘은 각각 세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인용한 구절 중 앞의 두 구절은 장법상 중의 실제공덕장(失諸功德障)을,

      뒤 구절은 삼매상의 무이념삼매상(無二念三昧相)과 기다공덕삼매상(起多功德三昧相)을 말한 것이라 한다.

      (『遺敎經論』권126 p.285c20~22. 失諸功德障者, 如經縱此心者喪人善事故. 無二念三昧相者, 如經

      制之一處故. 起多功德三昧相者, 經無事不辦故.)

 

29)『대방광불화엄경』(80) 권50「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大10 p.265b10~11. 若有欲知佛境界, 當淨其

         意如虛空, 遠離妄及諸取, 令心所向皆無礙.

 

30)『대방광불화엄경소』권49 大35 p.874c21~28. 初一誡聽勸修淨意如空, 總以喻顯. 下二句別顯. 一離妄

        取, 如彼淨空翳故, 斯卽真止. 二觸境無滯, 如彼淨空無障礙故, 斯卽真觀. 此觀不作意以照境, 則

        所照無涯, 此止體性離, 而息妄故諸皆寂. 若斯則不拂不瑩而自淨矣. 無淨之淨, 則闇蹈佛境矣. 此爲

       心要.

 

   나) 관하는 대상[所觀之境]

        둘째 관하는 대상[所觀之境]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대성의 지혜의 체를 관하는[觀聖智體] 것이고, 둘째는 자심의 체를 관하는[觀自心體] 것이며, 셋째는

       서로 통하는 것을 관하는[觀其交徹] 것이다.

 

    ㄱ) 대성의 지혜의 체를 관함[觀聖智體]

          이것은 대성의 지혜를 관하는 것이다. ‘본사(本師)’라는 것은 스스로 출가한 이래 항상 스승으로 섬긴 것을 말

          한다. 또 지금 생에서만 스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 없는 겁 이래로 본사가 되기를 서원한 것을 말하니,

         화상비의 실천문을 이어 받아 도움이 되도록 한 것이다.

 

          ‘관음대성(觀音大聖)’31)이라고 하는 것은 산스크리트어로는 아발로키테슈바라(Avalokiteśvara)이고 한자

           로는 음(觀世音)이다. 곧 그 음성을 관하여(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관한다는 것은 지혜로 비추는 것이지 귀로 인식하여 듣는 것이 아니다. 지위가 높아 비길 수 없음을 ‘대(大)’라

         고 다. 자비의 원이 지극히 신령한 것을 ‘성(聖)’이라 한다.

 

       이 중에 의보(依報)와 정보(正報)32)를 관하는 것이 있고, 증득한 대상을 관하는 것이 있다. 의보와 정보를

       하는 것『무량수경』에서 설한 것과 같은데, 지금 증득한 대상을 관하는 것은 대원경지(大圓鏡智)이다.

 

       이 대원 경지는 중생이 의지하는 제8 아뢰야식(阿賴耶識)33)이 등각의 무루(無漏)의 지위에 이르러 대원경

       지를 전향하이룬 것이다. 그래서 『성유식론』에서, “대원경지란 이 지혜가 나타나게도 하고 생겨나게도

       하여 불신과 국토와 지혜가 비치어 사이도 없고 끊어짐도 없어 미래가 다하도록 둥근 거울과 같은 갖가지 색

      상을 나타낸다.”34) 고 하였다.  그래서 이것은 비유로 이름을얻은 것이다.

 

    이는 시교(始敎)35)에 따라 말한 것이다. 이 아뢰야식은 번역하여 아마라식(阿摩羅識)36)이라고 하고, 또 여래

    장경(如來藏鏡)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법장의『기신론의기(起信論義記)』에서, “여래장심(如來藏心)은 만

    약 부처의 지위에 있면 화합의 뜻이 없다.37) 시각(始覺)은 본각(本覺)과 같으니, 곧 진여와 같다.”38)라고 하

    였다.

 

   이것은 종교(終敎)39)에 따라 말한 것이다. 만약 원교(圓敎)40)에서 보면 이는 해인경(海印鏡)이다. 지금 시교의

   뜻에 따라 대원경을 밝히는 것은, 종교의 여래장은 사성(四聖)41)과 육범(六凡)42)에 다 통하고, 원교의 해인경

   은 삼승에 통하지 않아서 등각(等覺)43)의 마음을 증득하는 뜻을 간략히 들어 관하는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二所觀中三. 先觀聖智體, 二觀自心體, 三觀其交徹. 此則觀聖智也. 言本師者, 自零染已來常師事之謂也. 又

  非謂此世爲師, 無始劫來誓爲本師, 和尙資承大悲行門也. 言觀音大聖者, 梵云婆盧枳底攝伐多, 此云觀世

  音, 卽觀其音聲而得度脫也. 觀智照之, 非耳識聞也. 位高無等曰大, 悲願至神曰聖. 此中或有觀依正, 或有

  觀證境. 觀依正則如無量壽經所說, 今則觀證境卽大圓鏡智也. 此鏡智者, 衆生所依第八阿賴耶識, 至等覺

  無漏位中, 轉成大圓鏡智. 故唯識論云, “大圓鏡智者, 此智能現能生, 身土智影, 無間無斷, 窮未來際, 如圓

  鏡, 現衆色像.” 故此乃從喩得名. 此約始敎說. 此阿賴耶, 翻爲阿摩羅識, 亦卽名爲如來藏鏡. 故起信論䟽云,

  “ 如來藏心, 若在佛地, 無和合義, 以始覺同本, 卽如等.” 此約終敎說. 若約圓敎, 是海印鏡也. 今且約始敎之

  義, 明大圓鏡者, 終敎如來藏, 通於四聖六凡, 圓敎海印鏡者, 不通三乘故. 簡擧等覺證心之義, 爲所觀境.

 

31) 관음대성(觀音大聖):앞의 주 19) 관자재보살 참조.

 

32) 의보(依報)와 정보(正報):전세(前世)의 업에 따라 얻은 2종의 과보. 의보는 오온(五蘊)의 화합으로 이루어진

       신체가 의지하여 사는 산하대지와 국토, 의복과 음식 등을 말하고, 정보는 과거의 선하고 악한 업에 따라 감득

       하는 과보의 바른 몸체를 말한다. 정보는 중생[衆生世間]을, 의보는 중생이 의지하는 곳인 세계[國土世間]를

       말한다.

 

33) 아뢰야식(阿賴耶識):제8식(第八識). ālaya-vijñāna. 아뢰야식(阿賴耶識)·아라야식(阿羅耶識)·아려야식

       (阿黎耶識)· 아리야식(阿梨耶識) 등으로 음역. 구역에서는 무몰식(無沒識)으로, 신역에서는 장식(藏識)으로

       번역됨. 식에서 8번째에 있기 때 문에 제8식(第八識), 모든 법의 근본이기 때문에 본식(本識), 모든 식 작용의

       가장 강한 것이기 때문에 식주(識主), 우주 만유의 근본이며 모든 것을 포함하고 존재 하지만 잃지 않기 때문

       에 장식(藏識), 생장하는 만유의 종자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종자식(種子識)이라고 함. 유식에서 말하는 가

       장 근본적인 식의 작용.

 

34)『성유식론』 권10 大31 p.56a12~16. 一大圓鏡智相應心品. 謂此心品離諸分別, 所緣行相微細難知. 不

        妄不愚一切境相, 性相淸淨離諸雜染. 純淨圓德現種依持, 能現能生身土智影. 無間無斷窮未來際, 如

       大圓鏡現衆色像.

 

35) 시교(始敎):화엄 5교(五敎)인 소승(小乘)·대승시교(大乘始敎)·대승종교(大乘終敎)·돈교(頓敎)·원교(圓

       敎)중의 두 번째. 모든 것은 실체가 없고 공이라는 반야(般若) 계통과, 인연에 의해 생기는 모든 존재의 성상을

       구별하여 설하는 심밀(解深密) 계통을 아울러 말함.

 

36) 아마라식(阿摩羅識): amala. 무구식(無垢識)·청정식(淸淨識)으로 의역한다.

      알라야식이 미혹을 버리고 깨달음의 모습으로 전환한 청정의 위에 이른 것을 말한다. 진제(眞諦) 등의 구역에서

      는 라야식(아뢰야식) 밖에 청정무구의 아마라식을 때로 설정하였으나, 현장(玄奘) 등의 신역가는 아마라식

     이 염정(染淨) 두 가지 면모를 가지고 있는 아뢰야식의 청정한 면에 불과하다고 하여 따로 세우지 않는다. 여기

     에서 아뢰야식을 따로 번역하여 아마라식이라고 한다는 것은 명확한 설명과 맞지 않다.

 

37) 법장은『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에서 중생심을 설명하면서 여래장심에는 중생의 지위에서 보면

       화합과 화합하지 않는 두 가지 문이 있고, 부처의 지위에서 보면 화합하는 뜻이 없다고 하였다.

 

38)『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권상 大44 p.250b14~18. 初衆生心者, 出其法體, 謂如來藏心含和

        合不和合二門, 以其在於衆生位故. 若在佛地, 則無和合義. 以始覺同本, 唯是真如, 卽當所顯義也.

 

39) 종교(終敎):화엄 5교(五敎)인 소승(小乘)·대승시교(大乘始敎)·대승종교(大乘終敎)·돈교(頓敎)·원교(圓

       敎)중의 세 번째인 대승종교. 진여연기를 설하는 능가나 기신 계통의 경전을 말한다.

 

40) 원교(圓敎):화엄 5교(五敎) 중의 다섯 번째. 원만하고 완전한 일승을 설하는 화엄과 법화 등을 말함.

 

41) 사성(四聖):10계(十界)를 범부와 성자(聖者)의 두 부류로 나눌 때 성자에 속하는 성문(聲聞)·연각(緣覺)·보

       살(菩薩)· 불(佛)의 4계(四界). 이는 무위(無爲)의 과보라 한다.

 

42) 육범(六凡):10계(十界)를 범부와 성자의 두 부류로 나눌 때 범부(凡夫)에 속하는 지옥(地獄)·아귀(餓鬼)·축

       생(畜生)· 수라(修羅)·인간(人間)·천(天)의 6계(六界). 이는 유위(有爲)의 과보이다.

 

43) 등각(等覺):보살 수행의 52위 가운데 51위. 삼아승기 백대겁의 장기간의 수행을 완성하고, 지금부터 묘각(妙

       覺)의 불과(佛果)를 얻으려는 지위. 내용적으로는 불타의 깨달음과 동일하고 실제로는 불타의 한발 앞에 있는

       지위.

 

    ㄴ) 자심의 체를 관함[觀自心體]

 

[발원문]

또한 제자는 본성이 고요하고 본래 깨달아있음을 관하고

 

[집해]

둘째 자심의 체를 관함[觀自心體]이다. ‘제자’라는 것은 의상공 자신을 말하는 것이다. 대성에 수순하여 자신을 공

손히 하고 법에 따라 화생함을 말한다. ‘본성이 고요하고 본래 깨달아 있다’는 것은 모든 중생이 마음의 체를 갖추

고 있다는 것이다.『대승기신론』에서는 한 마음의 법계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심진여문(心眞如門)이요 또

하나는 심생멸문(心生滅門)임을 밝혔다.

 

생멸문 가운데 본성이 고요하여 본래 깨달아 있다고 한 것이 있는데, 이는 곧 번뇌에 매여 있는 진여[在纏眞如]

44)이다. 그래서『대승기신론』에서 말하기를, “생멸문 가운데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깨달음의 뜻이니 마음의

체가 생각과 떠남을 말한다. 이는 곧 여래의 평등한 법신이다.”45)라고 하였다.

 

법장의『기신론의기』에서, “흐름을 따르는 문을 본각이라 하고, 흐름을 거스르는 문을 시각이라 한다.”46)고

하였는데, 이는 종교에 따른 것이다. 만약 시교에 따르면 아뢰야장식(阿賴耶藏識)은 근신(根身)과 기계(器界)

47)의 제법의 종자(種子)를 변화시킨다고 한다.

 

그래서『오교장(五敎章)』48)에서 말하기를, “연기하여 생겨나고 사라지는 사법(事法) 가운데 아뢰야식을 세

우고, 업 등의 종자에 따라 본체를 구분하여 생겨나게 하며, 이숙보식(異熟報識)49)이 모든 법의 의지가 되게 한

다.”50)라고 하였다. 만약 원교에 의하면 비로자나의 과보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비로자나의 과보의 지혜라고 하는 것은 중생계에 갖추어져 인과 과를 만든다. 그래서『화엄경』「여래출현품」

에서, “모든 중생은 여래의 지혜의 덕과 모습을 갖추었는데, 다만 망상에 집착하여 증득하지 못한다.

 

만약 망상을 떠나면 일체지(一切智)51)와 자연지(自然智)52)가 바로 앞에 타나난다.”53) 라고 하였다. 지금은

종교를 취하여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54)을 자심의 체로 한다.(이하 떨어져 나감)

 

44) 번뇌에 매여 있는 진여[在纏眞如]:번뇌를 벗어난 진여[出纏眞如]의 상대되는 말. 제불의 자성인 진여는

       번뇌의 매임에서 벗어났다 하여 출전진여 또는 무구(無垢)진여라 하고, 범부 중생의 체성인 진여는 번뇌에

       더럽혀져 있으므로 재전진여 또는 유규(有垢)진여라 한다.

 

45)『대승기신론』大32 p.576b7~14. 心生滅者, 依如來藏故有生滅心, 所謂不生不滅與生滅和合, 非一

        非異, 名爲阿梨耶識. 此識有二種義, 能攝一切法, 生一切法. 云何爲二? 一者覺義, 二者不覺義. 所

        言覺義者, 謂心體離念. 離念相者, 虛空界無所不遍, 法界一相卽是如來平等法身, 依此法身說名

        本覺.

 

46) 법장의『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에는 이와 같은 구절은 없다. 관련된 구절은『대승기신론

       의기』권1 大44p.250b20~25이다.(是心則攝一切世間出世間法, 次攝一切世出世法者. 辨法功能,

       以其此心體相無礙, 染淨同依. 隨流返流, 唯轉此心. 是故若隨染成於不覺, 則攝世間法, 不變之本

       覺及返流之始覺, 攝出世間法. 此猶約生滅門辨.)

 

47) 근신기계(根身器界)는 근신은 안·이·비·설·신의 5근을 말하고, 기계는 세계가 그릇과 같다 하여 말한

       것이다. 제8식은 근본식이기 때문에 염오와 청정이 같이 근원으로 하며, 모든 근신기계가 이에 의지하여

       생겨남을 말한다. 법상종에 서는 제8식이 종자(種子)와 근신(根身)과 기계(器界)의 세 대상을 각각 그

       소연(所緣)으로 한다고 한다.

 

48) 원문에는 ‘고유가운(故瑜伽云)’이라 하여『유가론』의 인용으로 말했으나, 실제 이 구절은 법장의『오교

       장』곧『화엄일승교의분제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49) 이숙보식(異熟報識): vipāka-vijñāna. 알라야식의 과상(果相). 인과 업보의 주체. 이숙은 과보(果報)라고도

       번역하는데, 선 또는 악의 업인에 의해 이와는  성질이 다른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결과를 낳는 것을 말한다. 유

       식에서는 알라야식이 선악의 업에 훈습되어 업의 종자가 되어 힘이 되는 증상연(增上緣)이 되어 이숙과(異熟

      果)를 불러오므이숙식이라 한다.

 

50)『화엄일승교의분제장』권2 大45 p.484c15~17. 故就緣起生滅事中, 建立賴耶, 從業等種, 辨體而生, 異熟

        報識, 爲諸法依.

 

51) 일체지(一切智): sarvajña. 일체의 법상을 아는 지혜. 모든 존재에 관해서 총괄적으로 다 아는 지혜. 일체 세

       계, 중생계, 유위 무위, 인과의 차별,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 이들을 모두 다 아는 지혜.

 

52) 자연지(自然智): svayambhū-jñāna. 모든 부처가 몸·입·몸으로 짓는 공용(功用)을 더하지 않고 자연히 아

       는 일종지이다. 자연이란 스스로 존재한다, 독립 한다는 뜻으로서 부처님께서 본래 갖추고 있는 지혜를 말한

      다.

 

53)『대방광불화엄경』(80) 권51「如來出現品」 大10 p.272c22~273a3. 佛子. 如來智慧亦復如是, 無量無

        礙, 能利益一切衆生, 具足在於衆生身中. 但諸凡愚妄想執著, 不知不覺, 不得利益. 爾時, 如來以無障礙

        淸淨智眼, 普觀法界一切衆生而作是言. 奇哉, 奇哉! 此諸衆生云何具有如來智慧, 愚癡迷惑, 不知不見? 

      我當教以聖道, 令其永離妄想執著, 自於身中得見如來廣大智慧與佛無異. 卽教彼衆生修習聖道, 令離妄

      想. 離妄想已, 證得如來無量智慧, 利益安樂一切衆生.

 

54)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본래의 마음은 그 바탕이 청정하다. 이것을 심성본정(心性本淨)이라고 하고, 이 마

       음을 자성청정심이라 한다. 대승에서는 이 마음을 여래장심(如來藏心)·불성(佛性)·진여(眞如)·법성(法性)

       이라고도 한다.  마음은 본래 청정하지만 현실에서는 번뇌에 덮여 오염되어 있다.

 

亦觀弟子 性靜本覺二觀自心體. 言弟子者, 相公自謂也. 順聖恭己, 從法化生之謂也. 言性靜本覺者, 一切衆生具有心體也. 起信論明一心法界有二, 一心眞如門, 二心生滅門. 生滅門中, 有性靜本覺, 卽在纒眞如. 故論云,“ 生滅門中有二, 一覺義, 謂心體離念, 卽是如來平等法身.” 賢首䟽云,“ 隨流門名本覺, 返流門名始覺.”此約終敎. 若依始敎, 賴耶藏識, 能變根身器界諸法種子. 故瑜伽云,“ 緣起生滅事中, 建立賴耶, 從業等種, 辨體而生, 異熟報識, 爲諸法依.”等. 若依圓敎, 可云舍那果智也. 謂舍那果智, 該衆生界, 作因作果. 故出現品云,“ 一切衆生, 具有如來智慧德相, 但以妄想執著而不證得. 若離妄想, 一切智自然智,卽得現前.”等. 今取終敎, 自性淸淨心, 爲自心體也.(…)(다섯째 장이 떨어져 나감) □□□□□(第五張缺落)

 

“여러 미묘함을 포함하고도 남음이 있다”55)는 등이다. 지금은 뒤의 뜻에 의하면, 곧 현수대사의『망진환원관(妄盡還源觀)』56) 중에 해인삼매에 삼라 만상이 상주하는 용[海印森羅常住用]57)의 뜻이다. 그러나『망진환원관』의 뜻은 바로 용의 가운데에 해당한다. 상주하는 용은 또한 상대(相大)를 떠나지 않는다.

 

이는 체와 상과 용의 삼대가 서로 버리고 떠나지 않는다는 뜻이다.『법구경』에, “삼라 만상은 하나의 법이 도장찍은 것이다.”58)라고 한 것이 곧 그 뜻이다.〈하나의 법이란 체대이다.〉

 

55) 이는 징관이 법계를 설명한 구절로,『화엄경소』의 첫머리에 나온다.

      『대방광불화엄경소』권1 大35 p.503a6~7. 往復無際, 動靜一源, 含衆妙而有餘, 超言思而逈出者, 其唯法

       界歟!

 

56)『망진환원관(妄盡還源觀)』:당 법장(法藏)이 지은 화엄서. 본 이름은『수화엄오지망진환원관(修華嚴奧

        旨妄盡還觀)』. 화엄의 관법을 수행하여 일심의 본원에 돌아가는 것을 가르친 것. 법장은 『화엄경』의

        뜻이 너무 크고 넓기 때문에 지극한 경지를 알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깊은 뜻과 종지를 총괄하여 이를 저술함

       으로써 후학들이 관법을 수행하여 모든 거짓을 없애고 참된 근원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며 이를 저술하였다.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처음 3장은 원돈의 미묘한 해석을 말하고 뒤의 3장은 관법을 밝혔다. 6장은 ①현일체

      (顯一體,), ②기이용(起二用), ③시삼편(示三徧), ④행사덕(行四德), ⑤입오지(入五止), ⑥기육관(起六觀)

       이다.

 

57)『수화엄오지망진환원관(修華嚴奧旨妄盡還源觀)』大45 p.637a24~26. 一顯一體。謂自性淸淨圓明體.

        二起二用, 一者海印森羅常住用, 二者法界圓明自在用.

 

58) 이 구절은 징관의『화엄경소초』나 자선(子璿)의『기신론필삭기(起信論筆削記)』등에『법구경』의 구절

       로 말했지만 일반 통용의『법구경』이 아닌 돈황 사본『법구경』에만 나오는 구절이다.

 

      『법구경』大85 p.1435a23 參羅及萬像, 一法之所印.징관의 인용은『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권8 大

        36 p60c28~29. 故法句經云,森羅及萬像, 一法之所印, 此以一遣多也.衆妙而有餘等. 今約後義, 卽賢首

        還源中, 海印森羅常住用也. 然還源之義, 正當用中, 而其常住之用, 亦不離相大, 此是體相用三, 不相

       捨離之義也. 經云,“ 森羅及萬像, 一法之所印.” 卽其義也.〈一法卽體大也〉

 

   ㄷ) 서로 통하는 것을 관함[觀其交徹]

 

[발원문]

본사께서 가지신 수월장엄(水月莊嚴)59)은 상호(相好)가 끝없는 것처럼, 또한 제자도 공허한 꽃과 같은 몸과 번뇌

있는 형체가 바른 청정함과 더러움에 의지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이 같지 않습니다.

 

[집해]

셋째는 곧 체의 작용이다. 이는 바로 해인이 삼라만상을 포용하는 뜻이다. 이중에 셋이 있다. 처음은 대성의 상호를

밝힌 것이고, 다음에 ‘또한 있다’ 이하는 자신의 몸의 모습을 밝힌 것이고, 끝에 ‘바름에 의하는 등’은 범인과 성인

이 같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첫째 중에서 ‘수월장엄’이란 모든 중생이 위험하고 괴로울 때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부르면 관음대성께서 그 음성을 관하고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모든 것에 널리 응현하시는 것이 마치 달무리가 널리 모든 물에 나타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수월장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경에서, “보살은 청량한 달과 같고, 중생의 마음은 물처럼 맑다.”60)고 한 것이다. ‘끝없는 상호’라는 것은『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이렇게 설하셨다. “관세음보살은 신장이 80억 나유타(那由他)61) 항하사 유순이며, 몸은 자금색(紫金色)이고, 정수리에는 육계(肉髻)가 있으며 머리 뒤에는 원광(圓光)이 있다.

 

얼굴은 각각 (백천유순이며) 원광에는 5백의 화불(化佛)이 있고, 석가모니불처럼 그 하나하나의 화불마다 5백 보살이 있다. 백호상(白毫相)62)에서는 8만 4천 가지의 광명이 흘러나오며, 하나하나의 광명마다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화불이 있다.

 

보살의 팔과 손바닥에는 각각 8만 4천의 광명이 있어 널리 일체를 비춘다. (내지)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존자

에게 이르셨다. 만약 관세음보살을 관하는 사람은 모든 재난을 만나지 않고 업장이 깨끗이 없어지고 셀 수 없는 겁 동안의 생사의 죄가 없어질 것이다. 이와 같이 보살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하물며 살펴 관함에 있어서랴!”63)

 

다음에 ‘또한 제자는’ 아래는 둘째로 자신의 몸의 모습을 밝힌 것이다.

(이하 떨어져 나감)

 

59) 수월장엄(水月莊嚴):하늘의 달이 땅 위의 모든 물에 비치어 나타나는 것과 같이 관음이 중생들의 바람에 그

       음성을 관하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응현함을 말함.

 

60)『화엄경』에 일부 구절이 나오지만(『大方廣佛華嚴經』권43「離世間品」大9 p.670c21 菩薩淸涼月,

        遊於畢竟空.) 나머지는 나오지 않는다. 이 두 구절은 자선(子璿)의『기신론필삭기(起信論筆削記)』에만

        나오는 것을 체원이 떼인용한 것이다.

 

      (『起信論筆削記』권18 大44 p.393c25~27. 故華嚴云, 菩薩淸涼月, 游於畢竟空, 衆生心水淨, 菩提現中.

     上文等者, 用大中七重問答, 廣明斯義.) 특히 자선이 중생심을 설명하면서 체와 용과 연관지어 설명한 데

      체원이 착안하여 인용한 것으로 생각된다.(『起信論筆削記』권18 大44 p.393c18.)

 

61) 나유타(那由他): nayuta. 인도의 수량의 이름. 조(兆) 등으로 의역한다. 어떤 견해로는 10아유다(阿由多)가

       1대아 유다이고, 10대아유다가 1나유타이다. 1아유다가 10억이므로 1나유타는 1천억이 된다. 얼마를 가리키

       는 지에 대해서는 이설이 많은데 극히 큰 수를 말할 때 쓰인다.

 

62) 백호상(白毫相): ūrna-laksana.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이라고 한다. 여래의 2상 중의 하나이다. 세존께서

       두 눈썹 사이에 부드럽고 가늘며 매끄러운 흰털이 한 길 쯤의 길이로 자라서, 풀어놓으면 오른쪽으로 돌아나 소

       라와 같은 모양 인데 선명하고 흰 빛이 깨끗하여 진주와 같은데 마치 태양의 한 가운데처럼 빛을 놓기 때문에 이

      를 백호광(白毫光)이라 한다.

 

      중생이 이 빛을 만나면 업장을 소멸하고 심신이 안락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여래의 여러 뛰어난 상호 중에 이

      것으뜸이라 한다. 본래 부처의 상호였지만 여기서처럼 보살의 상호도 된다고 한다.

 

63)『불설관무량수불경(佛說觀無量壽佛經)』大12 p.343c13~344a5. 次亦應觀觀世音菩薩, 此菩薩身長八

        十億那由他恒河沙由旬, 身紫金色, 頂有肉髻, 項有圓光, 面各百千由旬. 其圓光中有五百化佛, 如釋迦

        牟尼, 一一化佛, 有五百菩薩無量諸天, 以爲侍者. 擧身光中五道衆生, 一切色相皆於中現. 頂上毘楞伽

        摩尼妙寶, 以爲天冠, 其天冠中有一立化佛, 高十五由旬. 觀世音菩薩面如閻浮檀金色, 眉間毫相備

       七寶色, 流出八萬四千種光明. 一一光明, 有無量無數百千化佛, 一化佛, 無數化菩薩以爲侍者, 變現

       自在滿十方界, 臂如紅蓮花色, 有八十億微妙光明, 以爲瓔珞, 其瓔珞中, 普現一莊嚴事. 手掌作五

       百億雜蓮華色, 手十指端, 一一指端有八萬四千畫, 猶如印文, 一一畫有八萬四千色, 一一色有八

       千光, 其光柔軟普照一切. ; p.344a11~14. 佛告阿難, 若欲觀觀世音菩薩當作是觀. 作是觀者不遇諸禍,

       淨除業障, 除數劫生死之罪. 如此菩薩, 但聞其名獲無量福, 何況 諦觀!

 

     所有本師, 水月㽵嚴, 無盡相好, 亦有弟子, 空花身相, 有漏形骸, 依正淨穢, 苦樂不同.三卽體之用. 正是海

     印森羅之義. 中三, 先明聖相好, 次亦有下, 明自身相, 後依正等者, 凡聖不同. 前中水月㽵嚴者, 一切衆

     生危苦之時, 至心稱觀世音者, 大聖觀其音聲, 而以種種相好, 普應一切, 猶如月輪普現衆水, 故云水月

     㽵嚴. 故經云,“菩薩淸凉月, 衆生心水淨.”等也. 無盡相好者, 觀無量壽經云.“觀世音菩薩, 身長八十億那

     由他恒河沙由旬, 身紫金色. 頂有肉髻, 項有圓光, 面各, 圓中 有五百化佛, 釋迦牟尼, 一一化佛, 有五

     百菩薩. 毫相流出八萬四千種光明, 一一光明有無量百千化佛. 菩薩臂及手掌,各有八萬四千光明, 普照

     一切. 乃至佛告阿難, 若觀觀世音菩薩者, 不遇諸禍, 淨除業障, 除無數劫生死之罪. 如此菩薩聞名, 獲無

    量福, 何況諦觀!” 次亦有弟子下, 二明自身相. 言空(…)(일곱째 장이 떨어져 나감)□□□□□(第七張

     落)

 

(묻는다.) (…)가르침이다. 또 대성 쪽으로 말하면 대원경지이고, 제자 쪽으로 말하면 본성이 청정한 깨달음이다. 마지막에 동체가 서로 통하는 문[同躰交徹門] 가운데서 뜻으로 해인경(海印鏡)을 쓴 것은 그 뜻이 무엇인가?

 

답한다.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대원경지는 범인의 지위에는 통하지 않고 오직 불과의 지위에만 해당한다. 본성이 청정한 깨달음은 이미 생멸 문에서 말한 것처럼 불과의 지위에 속하지 않는다. 그 동체가 즉입하는 뜻은 원교에서 바로 구경이기 때문이니, 해인경의 뜻으로 보면 끝이다.

 

둘째는 일불승에서 삼승을 말하는 이유는 각각 근기가 정해지지 않은 삼승을 위하여 점차 도태시켜 구경의 일승으로 인도하도록 힘쓰게 하기 때문이다. 의상공 또한 부처의 뜻에 의거하여 하근기가 상근기를 바라며 취하여 증득 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차례를 만들었다.

 

그래서『일승법계도』 서문에서 말하기를, “이름에 집착하는 무리들이 이름이 없는 참된 근원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64)고 한 것이 곧 이 뜻이다.

 

64)『일승법계도』韓2 p.1a6~7.

       묻는다. 이미 삼교에 따라 글을 서술하였는데, 왜 소승이나 돈교는 들지 않았는가? 답한다. 소승은 생사를 두려

      워하고 대승을 무서워하는데, 어떻게 일승의 대원(大願)을 미리 얻을 수 있겠는가? 또 돈교(頓敎)65)는 사상

      (事相)이 갑자기 다 없어지고 마음을 관하고 불성을 보는 것도 마음을 낸다고 하니, 한마음이 생겨나면 부처라

      고 이름한다.

 

     그래서 여기에서 상을 관하고 발원한들 또 무엇을 말하겠는가? 그런데 진실로 서로 통하는 문의 체대 중에서 그

     뜻얻어 그 가르침을 적게 포함하고 있으나, 일승의 총체와는 완전히 구별된다.

 

65) 돈교(頓敎):화엄 5교(五敎)인 소승(小乘)·대승시교(大乘始敎)·대승종교(大乘終敎)·돈교(頓敎)·원교(圓

       敎)중의 네 번째. 언구를 떠나 수행 계위에 구애받지 않고 문득 이성을 깨닫는 유마 등의 경전을 말함.

 

     묻는다. 대원경지 중에 또한 갑자기 나타나는 뜻이 있기 때문에 시교와 종교는 모두 대원경지를 밝힌다. 왜 요컨

     대인경의 삼라만상으로써 구경으로 삼는가? 그렇지 않으면 시교는 방편으로 이끌어 영접하는 뜻에 대하여

    대원경지를 들어 명(命)을 듣는다. 종교 또한 대원경지를 드는데, 그 뜻은 무엇인가?

 

     답한다. 시교와 종교가 대원경지를 들지만 그러나 그 나타나는 바는 융통하지 못하니, 단지 공(空)의 뜻에 대

     것일 뿐이다. 그래서『십구장(十句章)』

 

66)에서 말하기를, “시교는 의(義)가 있으니, 부처의 대원경지 중에 나타난 상으로서, 능의(能依)와 소의(所依)의

      일신(一身)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숙교(熟敎)

 

67)는 대원경지 중에 나타난 상을 거듭 익혀 본성이 깨끗하여 마음이 생겨나는 것에 따른 것이지 새로이 마음이 갖

      가지 대상을 생겨나게 하는 것을 따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는 또한 능의와 소의의 일신이다. 그러나 이는 원

     성실성(圓實性)

 

68)이다. 일승 중에 체가 녹아 있기 때문에 갖가지의 모습을 나타내니 곧 물의 몸이다.” 라고 하였다.

 

69) 이 뜻으로 보기 때문에 요컨대 해인삼매와 삼라만상은 서로 통한다. 또 하물며 의상공의『일승법계도』석문에

       서 말하기를, “석가여래의 가르침의 그물이 포용하는 삼종세간이 해인삼매를 따라 빈번하게 타나나는 것을 드

       러내고자 이다.”

 

70) 라고 하였다. 이로써 말하면 이 서로 통하는 문 중에 삼세간71)을 갖춘 것이다. 본사의 수월장엄은 지정각세간

       (智正覺世間)을, 제자의 몸의 모습은 중생세간(衆生世間)을, 본사와 제자가 의지하는 국토는 기세간(器世間)

       을 말한다.

 

     이것과 대조해 보면 오히려 의심되는 것이 없다. 마지막에 역시 대원경지를 든 것은 이 대원경지가 곧 일심법계

     (一心法界)이고 또한 무장애법계(無障碍法界)이며, 또한 비로자나의 불과의 지혜이고, 또한 해인경이다. 삼승

     이 따로 집착하여 생기는 것을 깨뜨리고 우리 법의 기쁨에 같아 지고자, 단지 삼승으로 일승에 참여하는 것일 뿐

     이다.

 

    곧『오교장(五敎章)』중에서 법상이 서로 참여한 것은 교의가 같아지는 것이다.72) 그래서 의상공은『일승법

    계도』에서, “삼승의 방편 교문에 의하면 높고 낮음이 같지 않지만, 일승원교에 의하므로 앞과 뒤가 있지 않다.”

    73)라고 하였다.

 

66)『십구장(十句章)』:지엄(智儼)의『수현기(搜玄記)』첫장에 쓰여 있었다는 십구(十句)로『화엄경』의 요

        체를 간추글. 이에 대해 의상(義相) 계통의 신라 화엄에서 연구가 성행하여 신림(神琳)·법융(法融)·범체

        (梵體)·융불(融昢)주석 가 이루어졌다.

 

      고려 초기 균여가 해설하여『십구장원통기(十句章圓通記)』2권을 지어 현존하는『십구장』은 신림에게 배

      운 법융10구를 해석한 문헌에 융불이 가필하고 자신의 견해를 보태 이루어진 것이다(高翊晋, 1989『韓國

     古代佛敎思想史』, 323~330쪽) 곧 주저자는 법융이다.

 

67) 숙교(熟敎):종교(終敎)를 말함.

 

68) 원성실성(圓成實性):유식의 삼성의 하나. 원만하고 성취하며 진실함을 갖춘것. 완성된 것. 만유의진실한 본

       성이란 뜻으로서 진여와 같다.

 

69) 이『십구장』에서의 인용은 균여의 저술에서도 확인된다.

       (『十句章圓通記』권하 韓4 p.59c14~60a1. 初敎有義, 佛大圓鏡智中現象, 是本質然第八識持種子義,

        轉名无垢淨識,故是本質, 非謂能依所依一身. 熟敎中性淨本覺, 因熏習鏡中現像, 從性淨心生, 非從新

        新心生種種境, 故是本質, 亦能依所依一身也. 是圓成實也. 一乘中體融, 故顯現種種像, 則直是水身.)

       이는 오중해인(五重海印)을 교(敎)와의(義)로 나누어 설명하는 중에 나온다.

 

70)『일승법계도』 韓2 p.1b2~4.

 

71) 삼세간:세간을 세 가지로 분류한 것. 법장의 『탐현기』에 따라 구분한 것이 다음에 본문에서 든 3종 세간이

                       다.

      ①기세간(器世間)은 국토세간으로, 석가여래께서 교화 제도한 경계를 말한다.

      ②중생세간(衆生世間)은 석가여래께서 교화한 근기를 말한다.

      ③지정각세간(智正覺世間)은 여래의 큰 지혜를 갖추어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깨닫는 것으로, 석가여래께서 일

          체 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인 3신 10불의 여러 가지를 말한다.

 

72)『화엄일승교의분제장(華嚴一乘敎義分齊章)』권1 大45 p.478c13~20. 初約法相交參以明一乘. 如三乘

        中亦有說因陀羅網及微細等事而主伴不具, 亦說華藏世界, 而不說十等, 或一乘中亦有三乘法相等. 謂

        如十眼中亦有五眼, 十通中亦六通等.而義理皆別, 此則一乘垂於三乘, 三乘參于一乘. 是則兩宗交

        接連綴引攝成根欲性, 令入別教一乘故也.

 

73)『일승법계도』韓2 p.2a3~5.

       묻는다. 이미 말하기를, “석가여래의 해인삼매를 드러내고자 한다.”라고 하고, 또 『오교장』에서 “지금 석가

       불의 해인삼매를 열려고 한다.”

 

74)라고 했는데, 해인이란 부처가 처음 정각을 이룬 아침에 마음을 증득한 것을 바로 해인이라 한다. 무엇 때문에

      인인(因人)이 증득한 지혜를 관하는 것을 해인이라고 하는가?

     답한다. 두 가지 뜻이 있다. 지엄(智儼)화상은 오중해인(五重海印)

 

75)을 밝혔고, 균여(均如)대사

 

76)는 또 인해인(因海印)을 더하였다.

 

77) 또 이 관음 대성은 과거에 이미 정법명왕여래(正法明王如來)를 성취하고 지금 적문(迹門)을 나타냈으니, 어찌

       불과인이 아닌가?

 

74)『오교장』의 첫머리가 시작되는 구절이다.(『華嚴一乘敎義分齊章』권1 大45p.477a6~7. 今將開釋迦如

        來印三昧一乘教義, 略作十門.)

 

75) 오중해인(五重海印):지엄이 설했다는 전하나, 신라 윤형(綸逈)이 만들어 지엄의 저술로 가탁하여 전했다고

       보이는 해인설.

      ①3아승기겁을 닦은 제석이 법공의 수미산 봉우리에 올라 소지장(所知障)의 아수라와 싸울 때 3과 100법(三

          科法)의 그림자가 일심진여의 바다에 나타나는 해인.

   

     ②셀 수 없는 겁을 닦은 제석이 본각(本覺)의 수미산 봉우리에 올라 근본무명의 아수라와 싸울 때 항하사 만

         덕림자가 일심진여의 바다에 나타나는 해인.

 

     ③일념불생(一念不生)의 제석이 일행삼매의 수미산 봉우리에 올라 망념의 아수라와 싸울 때 무상무분별

         (無相無分別)의 상이 불이 실상의 바다에 나타나는 해인.

 

     ④이불세계 미진수겁을 닦은 제석이 총상중도의 수미산 봉우리에 올라 분별변계(分別遍計)의 아수라와

         싸울때 10종 보법(普法)의 그림자가 세계해의 바다에 나타나는 해인.

 

    ⑤시불의 제석이 법성의 수미산 봉우리에 올라 무주실상(無住實相)의 아수라와 싸울 때 3종세간의 법이

        국토해에 나타나는 해인. 이 해인설은 중국 문헌에는 전하지 않고 균여의『십구장원통기』(韓4 p.63

        c3~24)와『법계도기총수록』(韓6 p.775a10~22)에 전하고 있다.(高翊晋, 1989, 332~333쪽)

 

76) 균여(均如)대사:923~973. 고려 초기의 화엄사상가. 신라말 이래 사상적으로 분열된 화엄교단의 내부적

       과제와 교선간의 갈등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러한 과제에 대응하는 사상체계를 정립하였다.

 

      균여는 화엄의 초기 종장들인 지엄과 의상 법장의 주요 전적에 대해 10종 65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이루

      어 신화엄에 대한 주석서인『법계도원통기(法界圖圓通記)』와『십구장원통기(十句章圓通記)』,

 

      그리고 중국 화엄의 대성자인 법장의 저술에 대한 주석서들인『교분기원통초(敎分記圓通鈔)』・『지귀

      장원통초(旨章圓通鈔)』・『삼보장원통기(三寶章圓通記)』등을 남겼다.

 

      균여는 이들 저술에서 지엄과 의상 법장의 견해를 인용하며 자신의 입론 기초로 삼아 독자적 사상을 정립하였

      다. 균여의 화엄사상은 신라 화엄의 전통을 의상의 화엄사상에서 확인하면서 그에 부가하여 중국 법장의 화엄

      사상을 아우르는 것이었다.

 

      화엄일승절대론의 교판론을 제시하여 균여는『화엄경』과 화엄사상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신라 하

      대 이크게 위축된 화엄종의 위상 확립을 의도하였다. 균여는 또 향가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11수를 지어

   『화엄경』 행원(普賢行願)의 실천을 대중에게 전파하고자 하였다.

 

77) 균여는『교분기원통초』에서 5중해인에 인해인(因海印)을 더하여 6중해인을 말하였다.(『석화엄교분기원

       통초(釋華嚴敎分記圓通鈔)』권1 韓4 p.246c4~5.)

     묻는다. 만약 인해인을 논한다면,『대집경(大集經)』78)에서 말하기를, “비유하자면 염부제의 모든 중생신과

      나머지 외부의 색이 바다 가운데 모두 모습이 있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대해가 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다.

 

    보살도 이와 같아서 대 해인삼매를 얻는다.”79) 라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답한다.『대집경(大集經)』의 해인도 모습을 나타내는 뜻이다. 단지 이는 의지하여 가지는 뜻으로서, 거듭하여

    바로 어가는 뜻이 없고, 또 나타난 것이 곧 나타낸 것이라는 뜻도 없다.

 

     지금 이 일승종 가운데 나타난 삼세간 법은 이는 대원경의 체이고, 대원경 외에 나타난 모습은 없어서, 저기에 나

     타것은 거듭하여 다함이 없고[重重無盡],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이며, 원융하고 자재하며 장애

     됨이 없으며 저것과 같지 않다.

 

78)『대집경(大集經)』:『대방등대집경(大方等大集經)』. Mahāvaipulya-mahāsannipāta-sūtra. 북량 담

        무참(曇無讖) 등 한역. 60권. 대집부(大集部) 모든 경을 모은것. 모두 17품으로 나누어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16년째에 욕계색계중간에 대도량을 열고 시방 불찰의 제보살과 천룡 귀신을 모아 16대비(大悲)와 32

       업(業) 등의 깊은 미묘한 진리를 설하신 것. 대승 6바라밀법과 제법의 본성은 공하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밖에 밀교의 설법과 다라니 그리고 범천 등 제천의 호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7품 전체를 번역한 이『대

      집경』외에 일부를 번역한 여러 이역본들이 다른 이름으로 존재한다.

 

79)『대방등대집경』권15 大13 p.106c11~16. 善男子, 喻如閻浮提一切衆生身及餘外色, 如是等色海中皆有

        印像, 以是故名大海印. 菩薩亦復如是, 得大海印三昧已, 能分別見一切衆生心行, 於一切法門皆得慧明.

        是爲菩薩得海印三昧, 見一切衆生心行所趣. 이 부분은 균여도 거의 동일한 내용을 인용하였다.(『釋華嚴

        敎分記圓通鈔』권1 韓4 p.246a25~b3.) 이는 체원이 균여의 저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었음을 말해 주

       는 것이다.

 

敎耶. 又大聖邊云大圓鏡, 弟子邊云性淨覺. 終於同躰交徹門中義用海印鏡, 其義云何 答, 有二意. 一大圓鏡

智者, 不通凡位, 唯當果位. 性淨覺者, 旣於生滅門中所論, 不屬果位. 其同體卽入之義, 於圓敎, 方究竟故, 約

海印鏡義而終也. 二所以於一佛乘, 說三乘者, 各爲三乘根不定者, 漸以淘汰, 務令引導究竟一乘也. 相公亦依

佛意, 爲令下機望上取證, 故作次第也. 法界圖序云,“ 冀以執名之徒, 還歸無名眞源,” 卽此義也.問, 旣約三

敎述文, 何故不擧小乘及頓敎耶答, 小乘則恐生死大乘, 何得預於一乘大願 又頓敎則事相頓盡, 觀心見性

亦曰生心, 一念生卽名爲佛. 故於此觀相發願,亦何所述 然苟得其意於交徹門體大之中, 微含其敎, 然與一乘

惣體全別也.問, 大圓鏡智中, 亦有頓現之意, 故始終皆以圓鏡智明也. 何故要以海印鏡, 森羅爲究竟耶 不然

則始約方便引接之義, 擧大圓鏡聞命矣. 終亦擧其大圓鏡智, 其義云何.

 

答, 始終雖大圓鏡智, 然其所現未能融通, 但約卽空之義耳. 故十句章云,“ 始敎有義, 佛大圓鏡智中現像, 非謂

能依所依一身, 熟敎因重習鏡中現像, 從性淨心生, 非從新新心生種種境.故亦是能依所依一身. 然是圓成實也. 一乘中體融, 故顯現種種像, 直是水身.” 約此義故, 要以海印森羅爲交徹也. 又況相公法界圖釋文云,“ 欲表釋迦如來敎網所攝三種世間, 從海印三昧, 繁出顯現.” 以此論之, 則於此交徹門中, 具三世間也.謂本師水月㽵嚴, 卽智正覺世間, 弟子身相, 卽衆生世間, 本師弟子依土, 卽器世間也. 以此對之, 尙無惑矣. 其終亦擧大圓鏡智者, 此鏡智卽一心法界, 亦是無障碍法界, 亦舍那果智, 亦海印鏡也. 爲破三乘別執而生, 同於我法之欣, 但以三乘, 叅於一乘耳. 卽五敎章中, 法相交叅, 同敎義也. 故相公法界圖云,“ 依三乘方便敎門, 高下不同, 依一乘圓敎故. 無有前後.”問, 旣云“ 欲表釋迦如來海印三昧.” 又五敎章云,“ 今將開釋也,迦佛海印三昧,” 則海印者, 佛始成正覺之旦證心. 方曰海印何故觀因人證智云海印耶答, 有二義. 智儼和尙明五重海印, 而均如法師 又加因海印也.又此大聖, 過去已成正法明王如來, 今示迹門, 豈非果人問, 若論因海印者, 大集經云,“喩如閻浮提一切衆生身及餘外色, 於海中皆有像, 以是名大海爲印. 菩薩亦如是, 得大海印昧.” 與此何別答, 大集經海印, 亦有現像之義. 但是依持之義, 無有重重卽入之義, 亦無所現卽能現之義. 今此一乘宗中所現三世間法, 是鏡體, 無有鏡外所現之像, 而彼所現重重無盡, 一卽一切, 一切卽一, 圓融自在, 無障無碍, 與彼不同也.

 

2) 삼가 발원을 내어 일을 이어 결과를 이룸[敬伸發願承事成果]

 

[발원문]

이제 관음의 거울 가운데 제자의 몸으로 제자 거울 가운데의 관음대성께 귀명하고 정례합니다.

 

[집해]

둘째는 삼가 발원을 내어 일을 이어 결과를 이룸[敬伸發願承事成果]이다. 그중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전체적으로 귀명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總標歸相]이고, 둘째는 따로 발원을 밝힌 것[別明發願]이다.

 

(1) 귀명하는 모습[歸相]

이것은 귀명하는 모습[歸相]이다. 그중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귀명하는 몸[能歸身]이고, 둘째는 귀명하는 대상인 대성(大聖)[所歸聖]이다.

 

위와 같은 대성의 대원경지와 제자의 본각(本覺)은 이미 동일한 체로서 청정하여 더러움을 떠나, 만상의 본래 그림자와 삼라만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것은 혹은 하나의 법계의 체가 없을 뿐이다.

 

모든 부처가 증득한 과해인(果海印)과 보살이 증득한 인해인(因海印)은 단지 부분과 전체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제자는 저 관음대성의 거울 가운데, 나타나고, 대성은 제자의 거울 가운데 나타난다.

 

미혹하면 생사가 있고 깨달으면 열반이니, 미혹함과 깨달음이 다르지만 그 체는 둘이 아니다. 그래서『화엄경』「성기품(性起品)」에서, “여래의 몸 중에서, 모든 중생이 보리심을 내고 등정각을 이루며 내지는 적멸하여 열반에 이르는 것을 모두 본다.”

 

80) 라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보살은 몸 가운데 부처의 깨달음이 있음을 스스로 안다. 자신의 마음과 같이 모든

       중생의 마음 가운데에도 이와 같다.”

 

81)라고 하였다. 현수대사가 해석하여 말하기를, “여래의 몸 아래는 다섯째 인과를 드러낸 문[顯因果門]이다. 깨달

      음의 몸으로써 중생의 세계와 같아지기 때문에 중생들이 모두 그 가운데에 나타난다. 그 나타난 것이 나타낸 것

     과 같기 문이다. 이런 까닭에 중생들은 성불하지 않음이 없다. 이글은 큰 단락이니, 다행히 그것을 가볍게 여기

     지 않는다.”

 

82) 라고 하였다. 청량대사는 말하기를, “세상의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나의 거울에 대하는 것과 같으니, 만약 스승

       으로써 취하면 스승의 거울이고, 만약 제자로써 취하면 제자의 거울이다.”83) 라고 한 것이 곧 이 뜻이다.

 

      ‘귀명한다’고 말한 것은 현수대사가 『기신론의기』에서 “능히 귀의하여 정성스러움을 나타낸다. 귀란 의지하

     고 몸을 던져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84)라고 하였고, (원효대사는『기신론소』에서) “명이란 모든 감각기관을 총체적으로 제어하는 것으로, 한 몸의

      요점이며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이니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둘이 없는 목숨을 들어 위없는 존귀한 분

      을 받드는 것이다.”85)라고 하였다.

 

80)『대방광불화엄경』(60) 권35「寶王如來性起品」大9 p.627a1~4. 佛子, 如來身中,悉見一切衆生發菩提

        心, 修菩薩行, 成等正覺, 乃至見一切衆生寂滅涅槃. 亦復如是, 皆悉一性, 以無性故.

 

81)『대방광불화엄경』(80) 권52「如來出現品」大10 p.279b24~26. 諸佛如來不離此心成正覺故. 如自心,

        一切衆生心復如是.

 

82)『화엄경탐현기』권16 大35 p.413b18~22. 第五佛子如來身中下, 明現因果門. 於中三, 謂標釋結, 標中以

        菩提身等生故. 是故衆生悉於中現, 以彼所現同能現故.是故衆生無不成佛. 此文是大節, 幸不輕之.

 

83)『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권13 大36 p.97a23~26. 略擧二喻. 一者如一明鏡,師弟同對說聽. 以師取

        之, 卽是師鏡,弟子取之, 是弟子鏡. 鏡喻一心.

 

84)『대승기신론의기』권상 大44 p.246c25~28. 初歸命者, 顯能歸誠至. 二盡十方下,明所敬深廣. 歸命, 前中

        歸者, 是向義. 命謂己身性命, 生靈所重, 莫此爲先.

 

85)『기신론소』권상 韓1 p.700a6~11. 歸命二字, 是能歸相, 盡十方下, 顯所歸德. 能歸相者, 敬順義是歸義,

        趣向義是歸義. 命謂命根, 總御諸根. 一身之要, 唯命爲主. 萬生所重, 莫是爲先. 擧此無二之命, 以奉無

       上之尊, 表信心極, 故言歸命.觀音鏡中弟子之身, 歸命頂禮弟子鏡中觀音大聖.第二敬伸發願承事

       成果. 於中二, 先惣標歸相, 二別明發願.此則歸相.中二, 先能歸身, 後所歸聖. 可知 如上大聖鏡智弟

      子本覺, 旣同一體, 淸淨離染, 萬像本影, 森羅頓現. 只此無儻一法界體. 諸佛證爲果海印, 菩薩證爲因

      印, 但分滿異可. 故弟子現彼大聖鏡中, 大聖現於弟子鏡中. 迷之生死, 悟則涅盤, 迷悟雖殊, 其體莫二.

      故性起品云, “如來身中, 悉見一切衆生發菩提心, 成等正覺, 乃至寂滅涅盤.” 又云,“ 菩薩自知, 身中有

      佛菩提, 如自心, 一切衆生心中亦如是.”等. 賢首釋云, “如來身下, 第五顯因果門. 以菩提身, 等衆生界,

      是故衆生悉於中現. 以彼所現同能現故. 是故衆生無不成佛. 此文是大節, 幸不輕之.” 淸凉云,“ 如世師

      資, 同對一鏡, 若以師取之, 卽師之鏡, 若以弟子取之, 卽弟子鏡.”者, 卽此義也.言歸命者, 賢首起信䟽

      云,  “顯能歸誠. 歸者, 依投趣向.”“命者, 摠御諸根, 一身之要, 人之所重, 莫不爲先. 擧此無二之命, 以

      奉無上之尊.”

 

(2) 따로 발원을 밝힘[別明發願]

 

[발원문]

 정성스럽게 발원하는 말을 내어 가피를 입기를 기대하며, 오직 제자는 생생세세토록 관세음을 칭명하며 본사로 삼

살께서 머리에 아미타불을 이고 있듯이

 

[집해]

둘째 따로 발원을 밝힘[別明發願]에 두 가지가 있다. 처음은 가피를 청함[請加]을 나타낸 것이고, 다음에 ‘오직 원하건대’ 이하는 두 바람을 두 가지로 밝힌 것[雙明兩願]이니, 첫째는 본사와 같아지기를 바람[願同本師]이고 둘째는 정토에 낳기를 바람[願生淨土]이다.

 

  가)가피를 청함[請加]

       가피를 청함에 대해 말하면, 중생의 원력이 비록 깊지만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성이 은근하게 도와주어 대원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니, 마치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때 반드시 훌륭한 스승의 지혜와 방법에 의지해야 마침내 그 뜻을 이룰 수 있는 것과 같다.

 

청량대사의 『화엄경소』에, “위에는 빛나는 달이 있고 아래는 맑은 못이 받쳐준다. 못이 맑으면 달이 드러나니 기운이 감응하여 생겨난다.”86)고 하였다. 물이 맑지 않으면 달이 어떻게 분명해질 것이며 마음이 정성되지 않으면 감응이 어떻게 이렇게 빠를 것인가?

 

그래서 정성스럽게 발원하는 말을 낸다고 한 것이다. 정원본(貞元本) 『화엄경소』에서 최적정바라문(最寂靜婆羅門)87)이 얻은 법문을 풀이하여 말하기를, “정성스럽게 발원하는 말이란 전체적으로 말하면 거짓 됨이 없다는 것이다. 따로 말하면 네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이치에 맞아서 잘못됨이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처음부터 끝까지 틀림이 없기 때문이고, 셋째는 스스로 실천하여 틀림이 없기 때문이고, 넷째는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여 공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를 갖추어야 정성스럽게 발원하는 말이라고 한다.”88) 라고 하였다.

 

86)『대방광불화엄경소』권1 大35 p.504a18~19. 其猶上有白月, 下資澄潭. 潭淸影現,機感應生.

 

87) 최적정바라문(最寂靜婆羅門): Śiva-varāgra.『화엄경』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법문을 들

       은 후 찾아가 차례로 법문을 듣는 선지식 중 49번째로 만나는 선지식이다. 최적정바라문은 보살성원어해탈

       (菩薩誠願語解脫)을 성취하고 이를 연설한다. 따라서 이곳에서 말하는 성원어를 설명하는데 적절한 인물이

       다.

 

88) 정원본『화엄경』(40)의 ‘성원어(誠願語)’(권32 大10 p.807c29)를 해설한 징관의『화엄경행원품소』의 내

       용과는 세번째 설명이 다소 다르다.(『華嚴經行願品疏』권9 卍5 p.170c23~171a5 識願語者, 總謂無妄,

       別有二義. 一稱理無失故, 謂若乖理, 皆名虛妄. 二始終無違故, 謂從初心, 立弘誓言, 必如言行, 不違誓願.

      三自行真寶故,如忍辱仙人被害, 必不嗔, 便立誓言, 我實不嗔, 令我手足還復如故, 如言便復. 四利他不虛

      故, 如欲現化, 便能起作, 非如世人空願不能. 具此四義, 名誠願語.)

 

發誠願語, 冀蒙加被, 惟願弟子, 生生世世稱觀世音, 以爲本師, 如菩薩頂戴彌陁,二別明發願. 中二, 先標請

加, 次惟願下雙明兩願, 一願同本師, 二願生淨土. 就請加中, 衆生願力, 雖深要借, 大聖冥加,能成大願, 如人乘舡渡海, 要依蒿師智方, 方遂其志. 淸凉䟽云,“ 上有白月, 下資澄潭. 潭淸月現, 機感應生.” 水若不淸,月豈分明, 心若不誠, 應何斯速? 故云發誠願語等. 貞元䟽釋最寂靜婆羅門所得法門云,“ 誠願語者, 摠謂無妄. 別有四義,一稱理無失故, 二始終無違故, 三自行無違故,  四利他不虛故.具此四義, 名誠願語.”

 

  ㄱ)본사와 같아지기를 바람[願同本師]

      첫째 본사와 같아지기를 바람 중에 두 가지가 있다. 처음에는 같아짐[所同]의 예를 들었고, 나중은 능히 같게 함

       [能同]을 말한다. 이것은 같아짐이다. 정원본『화엄경소』에서는 “정수리 위의 화불은 곧 본사이다.”89)라고

       하였다.

 

     『능엄경』에서는, “관세음보살께서 부처님께 말씀하시되, ‘생각해보니 제가 옛날 항하사겁 이전 시절에 부처

       님께서 출현 하시어 이름을 관세음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그 부처님께 보리심을 내고, 그 부처님께서는 저를 가르쳐주시고 듣고 생각하고 수행함90)에 따라 삼마지

     (三摩地)91)에 들어가도록 하셨습니다. (내지) 저 부처님여래께서는 제가 원통법문을 잘 얻었음을 찬탄하시고

     대중 가운데서 제게 관세음의 명호를 주셨습니다. 제가 관하고 들음으로 말미암아 시방이 원만하고 밝아졌기

     때문에 관세음이라는 이름이 시방 세계에 두루 퍼진 것입니다.’”92) 라고 하였다.

 

     계환(戒環)93)대사의『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에서는 “스승이 되는 부처님을 또 관세음이라고 이름한 것

     은 원인과 결과가 서로 들어맞는 것이니 고금의 한 가지 도리이다.”94) 라고 하였다. 우리 의상공께서 관음을

     섬기심도 또한 이와 같다. 현인을 보고 생각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참으로 이른바 고금의 한 가지 도리인가!

 

89) 징관의 『화엄경행원품소』에 해당 구절은 없다. 가장 비슷한 구절은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에서 念

       誦者, 令先稱本師之名, 頂上化佛, 卽是彌陀故.(『大方廣佛華嚴經隨疏演義鈔』 권87 大36 p.680b24~

       25) 라는 부분을 찾을수 있다.

 

90) 듣고 생각하고 수행하는:문사수(聞思修) 삼혜(三慧). 문(聞)은 가르침을 들어서 얻는 지혜, 사(思)는 의리를

       생각하는 지혜, 수(修)는 실천 수행하는 지혜를 말한다. 이 삼혜는 불법 수행의 차례를 말하니, 다른 사람이 교

       설을 설하는 것을 듣는 문혜, 내가 사유하여 얻는 사혜, 실제 수행하여 얻는 수혜이다.

 

91) 삼마지(三摩地): samādhi. 삼매(三昧). 등지(等持)·정정(正定) 등으로 의역한다. 마음이 들뜨고 가라앉는

       것을 떠나 오로지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산란되지 않게 하는 정신작용을 말한다. 수행자가 삼매에 이르게 되

       면 바른 지혜가 일어나 모든 번뇌를 없애고 진리를 깨닫게 된다고 한다.

 

92)『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권6 大19 p.128b15~18. 爾時觀世音菩薩卽從座起, 頂禮

       佛足而白佛言. 世尊憶念我昔無數恒河沙劫, 於時有佛出現於世名觀世音, 我於彼佛發菩提心, 彼佛教我

       從聞思修入三摩地. … 129c26~28.明, 故觀音名遍十方界.

 

93) 계환(戒環):송의 승려. 온릉(溫陵) 개원사(開元寺)에서 지냈기 때문에 온릉대사(溫陵大師)라고 불렀다. 법

       화와 화엄의 교학에 뛰어나 많은 강의와 저술을 펴냈다. 특히『법화경요해』『화엄경요해』등 ‘요해(要解)’

       라는 이름을 붙인 여러 경전에 대한 해석서를 지었다. 고려 이래 우리나라에서『법화경』의 이해는 이 계환의

      요해를 중시하였다.

 

94)『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권11 卍11 p.830c19~20.一願同本師. 中亦二, 先例所同, 后辨能同. 此則所

        同. 貞元䟽云,“ 頂上化佛, 卽本師也.” 楞嚴經,“ 觀世音菩薩白佛言. 憶念我昔恒河沙劫有佛出現, 名觀世

        音. 我於彼佛發菩提心, 佛敎我, 從聞思修, 入三摩地. 乃至云 彼佛如來歎我善得圓通法門, 於大衆中,

        授記我爲觀世音號. 由我觀聽,  方圓明, 故觀音名, 遍十方界.” 戒環䟽云, “所師之佛, 亦名觀世音者,

       因果相符, 古今一道也.” 我相公之師事觀音, 亦猶是也. 見賢思齊, 眞所謂古今一道歟!

 

[발원문]

저 또한 관음대성을 머리에 이고 십원육향(十願六向)95)에서 천 눈 천 손의 대자대비로 모두 몸을 던지고 몸을 받는 것과 같게 하여, 이 세상이나 다른 세상에서 머무는 곳따라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이 항상 설법을 듣고 참된 교화를 돕겠습니다.

 

95) 십원육향(十願六向):『천수경』곧『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千手千眼觀自在菩薩大陀羅尼

       經)』에서 관음에게 발원하는 내용. 10가지의 원은 2가지씩 짝을 이루기 때문에 실제로는 5가지이다.

 

     첫째 지혜안을 얻어서 일체법을 알고, 둘째 선방편을 얻어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 셋째 고해를 건너 반야선을

     타고, 넷째 열반산에 올라 계정도를 얻고, 다섯째 법성신과 같아져 무위의 집에서 만나기를 원하는 것이다.

 

     체원이 설명하듯이 사홍서원과 내용이 같다. 6향은 지옥, 아귀,수라, 축생의 4악도를 없애 구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인데, 지옥에 앞서 도산지옥과 화탕지옥이 등장하므로 6향이 된다.

 

     (『千手千眼觀自在菩薩大陀羅尼經』大20p.106c17~a3.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知一切法. 南無大悲觀

     世音 願我早慧眼.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度一切衆. 南無大悲觀世音 願我早得善方便. 南無大悲觀

     世音願我速乘般若船. 南無大觀世音 願我早得越苦海.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得戒定道. 南無大悲觀

     世音 願我早登涅槃山. 南無大悲觀世音 願我會無爲舍. 南無大悲觀世音願我早同法性身. 我若向刀山

     刀山自摧折. 我若向火湯 火湯自消滅. 我若向地獄 地獄自枯竭. 我若向餓鬼 餓鬼自飽滿. 我若向修羅 惡

     心自調伏. 我若向畜生 自得大智慧.)

 

[집해]

둘째 능히 같게 함이다. 그중에 처음『십지경론(十地經論)』96)에서 말하기를, “비교하여 헤아려 뛰어난 것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헤아릴 수 없는 행을 실천함[行無量行]이니 이는 곧 스스로 이익됨이다.

 

둘째는 중생과 같아짐[與衆生同]이니 이는 곧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함이다.”97)라고 하였다. 그것으로 이에 준해 보

면 또 두 가지 뜻이 있다.

 

96)『십지경론(十地經論)』:세친이『화엄경』「십지품」을 따로 번역한『십지경(十地經)』을 해석한 책.

        508년 보리 유지와 늑나마제가 각각 한역함. 뒤에 혜광(慧光)이 두 본을 대조하여 한 본으로 만듦. 보살이 수

        행하는 행상을 말한 것인데, 십지에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교법이 포함되어 남음이 없음을 나타냄.『십지경

       론』의 한역에 따라 중국에  『화엄경』 연구의 열기가 고조되고, 이 책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론종(地

        論宗)이 형성되었다.

 

97) 이 구절은 징관의『화엄경소』에서 그대로 인용한 구절이다.(『大方廣佛華嚴經疏』권34 大35 p.762a

       2~3.) 원 구절『십지경론』에서 나온 내용이다.(『십지경론』 권3 大26 p.141a18~20. 此挍量菩薩願

      勝有二種, 勝聲聞辟支佛.一常勤習無量行故, 二與一切衆生同行故.) 체원은『십지경론』의 구절이

      라고 하면서 실제로는『화엄경소』의 구절을 인용하였다.

 

    첫째 ‘십원육향’ 이하는 곧 스스로 이익되는 행동[自利行]이고, 둘째 ‘널리 법계에’ 이하는 다른 사람을 이롭

    게 하는 행동[利他行]이다. 이와 같이 두 가지 이익은 이승보다 뛰어나다. 그래서 앞에서는 다만 삼교만 들었

    고 이승의 실천을 들지 않았다.

 

    我亦頂戴觀音大聖, 十願六向, 千手千眼大慈大悲, 悉皆同等捨身受身, 此界他方隨所住處, 如影隨形,

    恒聞說法, 助揚化.二能同. 中 初地論云,“ 校量勝有二. 一行無量行, 卽是自利.二與衆生同, 卽是利

    他.” 以彼准此, 亦有二義. 一十願六向下,卽自利行, 二普令法界下, 是利他行. 如是二利, 勝於二乘,

   故前但擧三敎, 不擧二乘行也.

 

㉠ 스스로 이익되는 행동[自利行]

십원(十願) 등이라는 것은 혹은 이 대비주를 독송하는 이가 큰 원과 향을 낼 때 대성께서 그에 대응하여 그에게 십원육향을 모두 수행하도록 한것이지, 대성께서 스스로 원과 향을 냈다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혹은 대성께서 일찍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그 원과 향을 냈기 때문에 중생들이 나처럼 이와 같은 대원을 내도록 가르쳤으니 곧 관음대성께서 본래 발원한 것이라고 한다.

 

『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에 따르면 뒤의 뜻이 경과같다.『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에 이르기를, “제가 생각해보니 과거 겁에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이름을 천광왕정주여래(千光王靜住如來)라고 하셨습니다.

 

저 부처님께서 저희를 불쌍히 여기셨기 때문에, 또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 대비심다라니(大悲心陁羅尼)를 설하셨습니다. 저희들은 이 대비주를 듣고 제8지를 넘었습니다. 곧 맹세하여 말하기를, ‘만약 내가 미래세에 모든 중생을 잘 이익되게 한다면 나는 즉시 몸에서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이 모두 갖추어지게 할 것입니다.

 

만약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동남(童男)・동녀(童女) 등이 독송하고 지니고자 하는 자는 모든 중생에게 자비심을 일으켜 먼저 마땅히 나를 따라 이와 같은 서원을 낼 것입니다. 98)’”라고 하였다. 이미 나를 따라서 서원을 낸다고 하였으니, 어찌 자신이 먼저 서원을 내지 않고 다만 중생들을 가르칠 뿐이겠는가?

 

98)『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千手千眼觀自在菩薩大陀羅尼經)』大20p.106b27~c1. 觀世音菩薩重

        白佛言, “世尊!我念過去無量億劫, 有佛出世, 名曰千光王靜住如來. 彼佛世尊憐念我故, 及爲一切諸

        衆生故, 說此廣大圓滿無礙大悲心陀羅尼. ; p.106c3~7. “我於是時, 始住初地, 一聞此呪故, 超第八地.

        我時心歡喜故, 卽發誓言, ‘若我當來, 堪能利益, 安樂一切衆生者, 令我卽時, 身生千手千眼具足.” 發是

        願已, 應時身上, 千手千眼, 悉皆具足. : p. 106c14~16. 若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童男童女, 欲誦持

       者, 於諸衆生, 起慈悲心, 先當從我, 發如是願.  이 구절에 바로 이어 십원육향의 게송이 시작된다.

 

비록 “대비하신 관세음께 귀의합니다.” 라고 하였으나 “본사 관세음여래”라고 할 수도 있고, 자신의 칭호를 염송하도록 가르칠 수도 있으니, 가피를 입게 하는 것이다.

 

십원(十願)이란 원은 비록 열 가지이나 구하는 것은 다섯 가지이니, 곧 사홍서원(四弘誓願)99)으로서, 다섯 쌍의 십원[五雙十願]이라고 한다. 각각 먼저 그 원인을 원하고 나중에 그 결과를 원하였다. 다만 1, 2, 4원은 예를 들면 지혜의 눈을 얻은 후에 모든 법을 알고, 좋은 방편을 얻은 후에 중생을 구제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뒤와 같지 않은 것은 다만 앞은 인연하게 된 대상이고 뒤는 인연하는 마음이니, 대상이 있은 다음에 마음이 있다는 것이 인연의 의미의 차례이기 때문이다. 첫째는 알게 되는 대상이고, 둘째는 알 수 있는 마음이며, 셋째는 구제되는 것이고, 넷째는 구제하는 것이다.

 

앞의 두 서원(제1원, 제2원)은 법문을 배우는 것이고, 뒤의 두 서원(제3원, 제4원)은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다. 다음에 하나의 양원(제5원, 제6원) 중에서 반야란 한자로는 지혜이니, 지혜로 말미암아 생사를 초월할 수 있는 것이 배로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아서이다.

 

그래서 생사에는 끝이 없어서 고통의 바다[苦海]라 하니 곧 번뇌를 끊겠다는 서원이다. 번뇌를 끊을 수 있음으로써 반드시 생사의 바다에 가라앉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두 개의 양원 중에서 처음의 양원(제7원, 제8원)은 열반의 증과를 구하는 것이고 다음 양원(제9원, 제10원)은 자성법신(自性法身)100)의 증과를 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은 응화법신(應化法身)101)이고 뒤는 자성법신이다. 이것은 불과를 이루기를 서원하는 것이다.

 

곧 계율과 실천을 충족시키고 나서 열반으로 향해 올라가 번뇌를 끊고 불과를 이룬다. 그래서 응화법신이라 한다.

그래서 『보살영락본업경』에서, “첫째는 자성법신이고 둘째는 응화법신이다.”102) 라고 하였고,『섭대승론』에서는, “자성신과 법신이니, 의지함을 짓기 때문이다.”103) 라고 하였다.

 

계족도(戒足道)104)라는 것은 번뇌가 없는 율의[無漏律儀]105)의 도이니, 삼취정계(三聚淨戒)106)와 십성계(十性戒)107) 등을 말한다. 족(足)이란 원만하고 넉넉한 것이다. 열반은 한자로는 원적(圓寂)이라 하니, 덕이 가득참을 원이라 하고 장애가 다함을 적이라 한다. 열반으로 높이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기 때문에 산에 비유한다.

 

그래서 청량대사는 비슬지라거사(毗瑟底羅居士)108)법문을 해석하는 중에, “해상에 산이 있다는 글에 이르기를, ‘대비에 따르고, 생사의 바다에 들어가며, 열반산에 머무름을 나타낸다.’”109)라고 하였다. 무위(無爲)의 집[舍]이라는 것은

대비와 법성 등의 집이다. 분별을 뒤집어 분별없음을 얻기 때문에 무위라고 한다.

 

집이란『일승법계도』의 석문에서, “집은 무슨 뜻인가? 머무는 곳이기 때문이다. 법성은 진실로 공하다고 하는 것은 깨달은 자가 머물기 때문이다. 또 큰 자비의 뛰어나고 훌륭한 방편으로 중생을 덮어주므로 집이라고 이름한다. 이 뜻은 일승의 구경에 있다.”110) 라고 하였다. 법성신이라는 것은 진실로 공한 집 가운데에서 깨달은 자를 법성신이라고 한다.

 

부처마다 모두 법성의 동일한 체성을 증득하기 때문에 같다[同]고 한다.『섭대승론』에서, “이 법계로부터 흐르지 않음이 없고, 이 법계로 돌아가 증득하지 않음이 없다.”111) 라고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인가? 천수천안은 이미 앞에서 인용한 것과 같다.

 

99) 사홍서원(四弘誓願):모든 보살이 다 함께 일으키는 네 가지의 큰 서원. 그 내용은 경전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

       으로『육조단경(六祖壇經)』의 설을 따른다.

      ①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를 서원하는 것.

      ②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모든 번뇌를 다 끊기를 서원하는 것.

      ③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모든 불법을 다 배울 것을 서원하는 것.

      ④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최고의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기를 서원하는 것.

 

100) 자성법신(自性法身):응화법신(應化法身)과 함께 이종법신의 하나. 초지 이상의 보살과 불신에 통하는 개

         념. 법성이 있는 실제 지혜의 법신이다. 이에 비해 응화법신은 이 자성법신으로부터 응현한 일체의 법신을 말

         한다.

 

        자성법신의 특색은 진실되고 보편 평등한 진리의 진여법성에 상주하는 법신이라는 것이므로, 불타의 본신(本

       身)을 가리킨다.

 

101) 응화법신(應化法身):법신불(法身佛)로부터 응현한 불보살·인천·축생 등의 무량한 법신. 응신(應身)·화

          신(化身)이고도 한다. 일체 중생의 선근이 실제 지혜에 감응한 법신으로 무량한 법신으로 응현할 수 있다.

         일체 세계의 국토(國土身), 일체 중생신, 일체 불신, 일체 보살신 등이 모두 불가사의한 법신을 나타 낸다.

 

102) 여기서 첫째는 자성법신이라 하였으나 경에서는 법성신이라 하였다.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권상 大24 p.1015c19~21. 敬首菩薩白佛言, 世尊, 從初地至後一地, 有果報神變二種法身, 一法性身,

         二應化法身.

 

103)『섭대승론』에서 다음 구절이 가장 가까운 취지로 생각된다.(『攝大乘論』권3 大31 p.129c4~5. 此中自

          性身者, 是諸如來法身, 於一切法自在依止故.)

 

104) 계족도(戒足道):『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의 본래 구절은 계정도(戒定道)이다.(大20 p.106c

         23. 南無大悲觀世音, 願我速得戒定道.)

 

105) 무루율의(無漏律 儀, anāsrava-samvara)는 번뇌를 모두 끊은 무루계(無漏戒)를 말한다. 별해탈윤의(別解

         脫律儀) ·정려율의(靜慮律儀)와 함께 3종 율의(律儀)의 하나. 성자(聖者)가 무루정(無漏定)에 들어갈 때 일

        어나 악을 방지하는 계체이다.

 

106) 삼취정계(三聚淨戒): tri-vidhāni śīlāni. 대승보살의 계법(戒法). 취(聚)는 종류라는 뜻이다. 이 삼취의 계

          법은 무청정하고 대승의 모든 계율을 포섭하여 원융무애하기 때문에 삼취정계라 한다. 대승 소승의 온갖

          계를 다 받아 므로섭(攝)이라 하고, 그 계법이 본래 청정하므로 정(淨)이라 한다.

 

       ①섭율의계(攝律儀戒, samvara-śīla). 일체의 악을 끊어 모든 율의(律儀)를 포섭하는 악을 그치게 하는 문[止

           惡門]이다. 불교도 7중(七衆)이 받는 계로서, 재가와 출가에 따라 5계(五戒), 8계(八戒), 10계(十戒), 구족계

           (具足戒) 의 조항이 있다.

 

      ②섭선법계(攝善法戒, kuśala-dharma-samgrāhaka-śīla). 일체의 깨달음의 도를 포섭하는계. 일체의 선법

          을 수습하는 것으로 선을 닦는 문[修善門]이라 한다. 보살이 닦는 율의계(律儀戒)로 신·구·의 선업을 닦아

         위없는 깨달음에로 회향하고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보를 공양하고 마음에 게으름을 내지 않는 것이다.

         만약 잘못을 범하법대로 참회하고 선법을 기른다.

 

     ③섭중생계(攝衆生戒, sattvārtha-kriyā-śīla). 자비로운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거두어 들여 이익되게 하므로

         이익생기는 문[利生門]이다.

 

107) 십성계(十性戒):보살의 십계로는 범망계의 십중계(十重戒)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지가 있다.

 

108) 비슬지라거사(毗瑟底羅居士): Vest 3 3hila. 안주장자(安住長者)라고도 한다.『화엄경』「입법계품」

         에서 선재동순력하는 53선지식 중 관음 바로 앞에 등장하는 26번째의 선지식. 비슬지라거사는 선재

         에게 선도성(善度城)에서 보살이 은 불반열반제(不般涅槃際)해탈을 설하고, 다음에 관음보살을 찾을 것

        을 알려주었다.

 

109)『대방광불화엄경소』권57 大35 p.939c26~27. 言海上有山者, 大悲隨順入生死海而住涅槃山故.

 

110)『일승법계도』韓2 p.5b13~17. 家者何義, 陰覆義, 住處義故. 所謂法性真空, 覺者所住, 故名爲宅. 大悲

          善巧, 蔭覆衆生, 名曰爲舍. 此義在三乘, 一乘方究竟.

 

111) 이 구절은 진제 역『섭대승론석』의 구절을 변용한 것으로 보인다.(『攝大乘論釋』권13 大31 p.254a25

          ~26. 後成佛時各觀一切法, 無不從此法身生, 無不還證此法身故.)

 

육향(六向)이란 사악도에서 구제하는 것이다. 1향과 2향은 따로 도륜(刀輪)지옥112)과 화륜(火輪)지옥113)을 들

었는데 이는 가장 심한 고통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모든 지옥을 총괄하여 들었다. 나머지 셋은 아귀(餓鬼)114),

수라(修羅)15), 축생(畜生)116) 등이다.

 

수라는 한자로는 비천(非天)이라고 한다. 비록 천계에 속하지만 그 마음이 삿되고 게을러 천계의 실제 행동이 없기 때문에 비천이라고 한다. 나쁜 마음을 많이 내기 때문에 나쁜 마음을 조복시킨다고 한다.

 

축생은 어리석음이 깊고 무겁기 때문에 지혜를 얻도록 한다. 앞의 십원 중 비록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있지

전체적으로는 스스로 이익되는 것인데, 이 (육향) 중에는 전체가 다른 사람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다.

 

112) 도륜지옥(刀輪地獄):도산(刀山)지옥. 칼산이나 칼바퀴로 죄를 다스리는 지옥.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던

         가 중생을 죽인 자가 낳는 지옥이다. 사면이 모두 산인데, 산에는 칼이 벽돌처럼 쌓여 있고 허공에서 8백만억

         개의 칼바가 비처럼 쏟아진다.

 

       죄인이 죽음에 이르면 병이 들어 가슴 속에 번민이 단단한 돌처럼 가득 차서 마침내 날카로운 칼로 깎아내면 상

       쾌하겠다는 마음이 들게 되고 옥졸은 그 마음에 응하여 날카로운 칼을 가져와 중병을 잘라내고 죄인은 크게 기

       뻐하며 목숨이 끊어져 칼산에 태어나면 사방의 산이 일시에 합쳐져 그몸을 자른다.

 

       또 옥졸이 죄인을 칼산으로 쫓으면 죄인은 산에 오르다 온 몸이 갈라지고 옥졸의 칼나무에 굴러 떨어진다.

       이런 1일1야를 60억 생사를 지내고 5백세를 축생으로 나고 다시 5백세를 비천한 사람으로 나고 그제서야 선지

       식을 만나 비로소 발심하게 된다.(『佛說觀佛三昧海經』 권5 大15 p.670c14~671a4)

 

113) 화륜(火輪)지옥:화거지옥(火車地獄). 화거는 몸체에 불이 붙어 죄인을 지옥으로 운반하는데 쓰이는 수레이

          며 은 죄인을 벌주는 도구로도 쓰인다. 죄인을 맞아들여 화거로 치어 죽이는 지옥이 화거지옥이다.

 

       이 지옥에는 가로 세로 40유순이 되는 구리솥이 있어 안에 불이 붙어 있는데, 아래는 12바퀴가 있고 위에는

       94불바퀴가 있어, 잘못된 방법으로 살아 악을 만든 자는 죽은 후에 화거 위에서 손발이 타고 화거가 짓밟으며

       가루처럼 부수는데 하늘에서 끓는 구리가 쏟아져 그 몸을 씻어 하루 밤중에 90억 차례의생사를 받는다.

 

      그리고 나서야 출가하여 선지식을 만나 설법을 듣고 아라한도를 이룬다.(『佛說觀佛三昧海經』권5 大15

      p.671a25~ b15)

 

114) 아귀(餓鬼): preta-gati. 업에 의해 윤회하는 6도의 하나. 탐욕, 질투 등의 악업을 지은 이가 나게 되는 곳.

         아무 도 먹을 수 없는 아귀도 있고, 사람이 남긴 물건이나 사람이 주는 것만 먹을 수 있는 아귀도 있다.

 

115) 수라(修羅):아수라(阿修羅, Asura). 업에 의해 태어나는 육도의 하나. 인간 다음으로 네 곳의 나쁜 세계[四

          惡趣]중 첫째이고, 세 곳의 좋은 세계[三善道] 중셋째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수라는 본래 인도의 전쟁을 관

         장하는 신이었는데 흔히 악신으로 간주되었다. 그가 인드라신인 제석천(帝釋天)과 싸워 싸움을 그치지 않아

         싸움의 상징이 었다.

 

116) 축생(畜生): tiryagyoni-gati. 업에 의해 윤회하는 6도의 하나. 도적질하고 살생하는 등의 악업을 지은 이가

          나게되는 곳. 고통이 많고 즐거움은 적으며 식욕만 강하고 지혜가 없어 부자 형제의 윤리가 없이 서로 싸우고

          잡아먹산다.

 

      ‘대자비’라고 하는 것은 자(慈)는 능히 즐거움을 주는 것이니 곧 32응신117) 현현이고, 비(悲)는 고통을 없애주

       는 이니 곧 14무외(無畏)118)이다. 나머지는『능엄경』이나『법화경』「보문품」에 설한 것과 같다.

 

117) 32응신:관음보살이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그 근기와 종류에 따라 불신에서부터 인신, 비인신에 이르는

         32가지의 몸을 나타내 설법하여 구제한다고 함. 이는『능엄경』에 따른 것이고,『법화경』은 33신설법으

        로 헤아린다.

      ①불신(佛身), 

      ②독각(獨覺),

      ③연각(緣覺),

      ④성문(聲聞),

      ⑤범왕(梵王),

      ⑥제석(帝釋),

      ⑦자재천(自在天).

      ⑧대자재천(大自在天),

      ⑨천대장군(天大將軍),

      ⑩사천왕(四天王),

      ⑪사천왕태자(四天王太子),

      ⑫인왕(人王),

      ⑬장자(長者),

      ⑭거사(居士),

      ⑮재관(宰官),

      ⑯바라문(波羅門),

      ⑰비구(比丘),

      ⑱비구니(比丘尼),

      ⑲우바새(優婆塞),

      ⑳우바이(優婆夷), 여주(女主), 동남(童男), 동녀(童女), 천(天), 용(龍), 약차(藥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

          (阿修羅), 긴나라(緊那羅), 마호라가(摩呼羅伽), 인(人), 비인(非人).

 

118) 14무외(無畏):『능엄경』에서 관음보살이 금강삼매의 힘으로 시방 삼세와 육도의 모든 중생들과 같이 슬

         퍼하고 우러러 중생들에게 얻게 한다는 14가지의 무외 공덕.

 

言十願等者, 或云是誦呪者, 發大願向時, 大聖應彼令彼十願六向皆遂, 非謂大聖自發願向也. 或云大聖, 曾於佛所, 發其願向, 故令衆生, 敎如我發如是大願, 則觀音聖本所發願也. 准千手千眼經, 後意如經. 謂經云,“ 我念過去劫, 有佛出世, 號千光王靜住如來. 彼佛憐愍我故, 及爲一切衆生, 說此大悲心陁羅尼. 我聞此呪, 超第八地. 卽發誓言,‘ 若我當來, 堪能利益一切衆生者, 令我卽時 身生千手千眼, 皆悉具足. 若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童男女等, 欲誦持者, 於諸衆生, 起慈悲心,先當從我, 發如是願.’” 旣說從我發願, 則豈自不先發誓, 唯敎衆生而已耶? 雖云南無大悲觀世音, 亦可云 本師觀世音如來,亦可云 敎念自號, 使蒙加被也.十願者, 願雖十種, 所求五種, 卽四弘誓願, 謂五雙十願. 各先願其因, 後願其果. 唯一二四願者, 例如得智惠眼然後, 知一切法, 得善方便然後, 度衆生也. 然其與後不同者, 但先是所緣境, 後是能緣心, 有境後心緣義次第故耳. 一是所知境, 二是能知心, 三是所度, 四是能度. 前二誓學法門, 後二誓度衆生也.次一兩願中, 般若此云智, 由智能越生死, 如因舡渡海. 故生死無際, 故稱苦海, 卽誓斷煩惱也. 以能斷煩惱, 必不沉沒生死海故. 次二兩願中, 先二願 求涅槃果, 次二願 求自性法身果.然則 前是應化法身, 後是自性法身. 此則誓成佛果也. 則戒行滿足, 趣登涅槃, 斷惑成果. 故云應化法身也. 故本業經云,“一自性法身, 二應化法身.” 又梁論云,“ 自性身與法身, 作依止故也.” 戒足道者, 無漏律儀道也, 謂三聚十性戒等. 足卽圓足. 涅槃此云圓寂, 德滿曰圓, 障盡曰寂. 以其涅槃, 高出生死海中, 故比山也. 故淸凉釋毗瑟底羅居士法門中, “海上有山之文云,‘ 表大悲隨順, 入生死海, 住涅槃山.’”等. 言無爲舍者,卽大悲法性等家也. 背反分別, 得無分別, 故曰無爲也. 舍者,法界圖釋文云,“ 家者何義, 住處義故. 所謂法性眞空, 覺者所住故. 又大悲善巧, 蔭覆衆生, 名曰爲舍. 此義在一乘究竟.”言法性身者, 謂其眞空宅中, 覺者爲法性身也. 佛佛皆證法性同一體性, 故云同也. 梁論云,“ 無不從此法界流, 無不還證此法界.” 此之謂歟? 千手眼, 已如前引.六向者, 救四惡道. 其一二向, 別擧刀輪火輪地獄, 此極苦故,第三摠擧諸地獄. 餘三餓鬼修羅畜等. 修羅此云非天. 雖天趣攝, 其心諂慢, 無天實行, 故云非天. 多生惡心, 故云惡心調伏.畜生, 愚癡深重, 故令得智惠也. 前十願中, 雖有利他, 全是自利, 此中全是利他.言大慈悲者, 慈能與樂, 卽三十二應, 悲能拔苦, 卽十四無畏.如楞嚴經及普門品說.

 

㉡ 남을 이롭게 하는 행동[利他行]

[발원문]

널리 법계의 일체 중생이 대비주를 독송하고 보살의 명호를 염송하여 함께 원통삼매의 본성의 바다에 들게 하며

 

[집해]

둘째 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다.『천수천안관자재보살대다라니경』에 따르면, “관세음보살께서 부처님께 말씀하시되, ‘세존이시여. 만약 여러 중생이 대비신주(大悲神呪)를 독송하고 지녔는데도 삼악도에 떨어진 자가 있다면 저는 맹세코 정각을 이루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119)라고 한것은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서원을 낸 것이다.

 

저 경에서 설한 것과 같이 서로 덕을 베풀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며 또한 저와 같게 되기를 바란다.

원통(圓通)이란 『능엄경』에서 말하기를, “관세음보살께서 부처님께 말씀하시되, ‘부처님께서 물으신 원통은, 저는 이문(耳門)으로부터 원조삼매(圓照三昧)를 얻습니다. 내지는 삼마지(三摩地)를 얻고 깨달음을 성취하여 이것이 그 첫째가 됩니다.’라고 하였다.”120) 라고 하였다.

 

계환의『능엄경소』에서 말하기를, “하나도 이지러지거나 모자람이 없는 것을 원(圓)이라 하고, 작은 것도 막힘이 없이 포용하는 것을 통(通)이라 한다.” 라고 하였다. 삼매는 한자로는 정수(正受)라고 하고, 또 등지(等持)라고도 하니, 마음을 평등하게 지녀 밖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본성의 근원이 깊고 넓기 때문에 바다에 비유한다.

 

119)『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千手千眼觀世音菩薩廣大圓滿無礙大悲心陀羅尼

          經)』大20 p. 107a9~11. 復白佛言. “世尊. 若諸衆生, 誦持大悲神呪, 墮三惡道者, 我誓不成正覺

 

120)『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권6 大19 p.128b15~16. 爾時觀世音菩薩卽從座起, 頂

          禮佛足而白佛言 ; p.129c24~26. 佛問圓通我從耳門圓照三昧. 緣心自在, 因入流相, 得三摩提, 成就菩

         提, 斯爲第一.普令法界一切衆生, 誦大悲呪, 念菩薩名, 同入圓通三昧性海,二利他行. 准千手眼經,“ 觀

        世音菩薩白佛言,‘ 世尊若諸衆生,誦持大神呪者, 墮三惡道者, 我誓不成正覺.’”等, 利他發誓. 如彼經

        說, 相德利他, 亦願同彼也. 圓通等者, 楞嚴云, “觀世音菩薩白佛言, ‘佛問圓通, 我從耳門圓照三昧, 乃至

       得三摩地, 成就菩提, 斯爲第一.’”等. 環䟽云,“ 無一缺減曰圓, 無小滯擁曰通.” 三昧此云正受, 亦云等持,

       平等持心, 不令外散故.性源深廣, 故比海也.

 

ㄴ) 정토에 낳기를 바람[願生淨土]

[발원문]

또 제자는 이 과보가 다할 때 친히 대성께서 빛을 놓으며 이끌어주심을 받들어,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몸과 마음이 적절하게 기쁘며, 한 찰나 사이에 곧 백화도량에 왕생하여, 모든 보살과 함께 정법을 듣고 법의 흐름에 들어가 생각생각마다 밝음을 키우고 여래의 대무생인을 드러내기를 바랍니다.

 

[집해]

둘째 정토에 낳기를 바람[願生淨土]이다.

묻는다. 이통현(李通玄)장자121)의『화엄경론』에서 말하기를, “이 보살은 대비심이 지극하여 사물을 자라게 하고 생명을 이롭게 하며, 자신의 과보에 나가지 않고 중생들의 더러운 경계에 나아가 산다.”122)고 하였는데, 무엇을 정토라고 하는가?

답한다. 이 백화산(白花山)은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의 안인가, 바깥인가?

사바세계는 이미 화장세계의 제13중123)에 해당하기 때문에 백화도량은 비로자나불의 설법도량인 금강보지(金剛寶地)의 청정한 찰해124)에있다. 그래서 신수(神秀)공은『묘리원성관(妙理圓成觀)』125)에서, “묻는다.

 

사바세계는 이미 연화장세계의 정국토 중에 제13중인 잡염토(雜染土)이다.126) 왜 경전에서는 보리도량 가운데 금강지의 보배나무 등의 경계가 모두 연화장세계의 본래 국토라고 설하는가?

 

답한다. 근본은 근본이라 정해 지지 않았고, 지말은 지말이라 정해지지 않았다. 사바세계는 비록 제13중에 있지만 그중에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이 보이는 것은 모두 근본국토이고, 만약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이 아니면 모두 지말국토이다.”127) 라고 하였다.

 

또『화엄경』「화장세계품(華藏世界品)」에서 설하기를, “세존께서는 옛날에 여러 생 동안, 티끌만큼 많은 부처님 계신 곳에서 청정행을 수행했네. 그래서 갖가지 미묘한 광명을 얻으니, 연화장 장엄의 세계해였네.”128)라고 하였다. 만약 사바세계가 이 청정한 보배같은 국토라고 믿는다면 왜 다시 백화도량의 깨끗하고 더러움을 묻는가?

 

121) 이통현(李通玄)장자:635~730. 당의 화엄학자. 키가 7척 2촌이나 되고 외형이 특이하였다. 천품이 뛰어나

         일정한 스승이 없이 공부하여 유교와 불교에 정통하였다. 719년에 태원부(太原府) 인근의 대현촌(大賢村)에

        서 은거하면서 몇 년 동안 매일 대추 10개와 잣나무떡 하나만을 먹으며『화엄경』을 탐구하여 사람들이 조백

        대사(棗柏大士)라고 불렀다.

 

      이후에도 이적을 보이며 화엄 연구에 집중하여 독자의 세계를 열었다.『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40권을 비

      롯하여 여러 저술을 통해 중국 고유사상을 불교에 포용하여 통합하고 주석하였다. 특히『신화엄경론』은 동아

      시아 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2)『신화엄경론』권37 大36 p.982a3~4. 爲大悲至極熟物利生, 不就自報, 就衆生界穢境而居巖谷.

 

123)『화엄경』(80)「화장세계품」의 설에 의하면 연화장세계에는 20겹이 있는데, 그중 13번째겹이 비로자나

          불이 계시는 사바화장세계라고 한다.

 

124) 찰해(刹海):찰토대해(刹土大海). 시방세계 곧 우주를 말함. 찰(刹, ks3 etra)은 국토(國土)의 뜻인데, 산스

         크리트어와 한자를 합쳐 써서 찰토(刹土)라 한다.

 

125)『묘리원성관(妙理圓成觀)』:신수(神秀)가 지은 책. 이 신수는 선종의 북종 신수가 아니라 화엄종 조사 신

          수이다. (金煐泰, 1988 「均如傳 妙理圓成觀의 著者」『韓國佛敎學』11) 『화엄경소』30권과『묘리

          원성관(妙理圓成觀)』3권을 저술하였는데,(『新編諸宗敎藏總錄』. 의천이 차례지운 것으로 보면 慧苑

         과 澄觀 사이이다)

 

      『묘리원성관』은『법계도기총수록』에 두 군데,『관음지식품별행소』에 한 군데 인용되어 전한다.

       이로써 신라고려 화엄사상가들이 특히 관심을 가졌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126) 징관의『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권6의 취지가 유사하다.(大36 p.42a19~25.疏, 娑婆之處未融華藏,

         華藏之處必融娑婆者, 此通刊定破處異也. 餘處王城舍衛, 未言卽是華藏娑婆. 今云七處自有二義故同

        華藏. 一約本末分岐故, 處亦是華藏界中, 第十三重之內. 二約淨穢該徹, 則摩竭提國其地金剛, 說初

       品時, 華藏世界六種震動.

 

127) 징관의『수소연의초』 참조.(권4 大36 p.25a20~25. 疏, 初淨穢中下雙釋. 先釋染淨二種四句, 前一四句,

         以本剎末剎相望成四句. 華藏爲本剎, 世尊修因所嚴淨故. 剎種所持世界爲末剎, 應衆生有故. 然末剎卽

         狹, 本剎則寬, 末通穢, 本剎唯淨.)

 

128)『대방광불화엄경』(80) 권8 「화장세계품」大10 p.39b12~13 世尊往昔於諸有, 微塵佛所修淨業. 故獲

          種種寶光明, 華藏莊嚴世界海.

 

묻는다. 왜 이통현장자는 “중생의 더러운 경계에 나아가 산다”고 했는가?

답한다. 현수법사의『탐현기』「사나품」에 “이제 여러 세계해에 열 가지가 있음을 두루 해석한다.129)〈운운〉 일승에 둘이 있다.

 

첫째는 과분(果分)으로 보면 시불의 자체의 국토해이니, 이는 당연히 말할 수 없고 인연에 의해 설하면 열이 되니

             제2회에서 설한 것과 같다.

둘째는 포섭하여 교화하는 곳[攝化處]으로 보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수미산 세계와 나무 형태와 중생 형태와 세계해 등이 제1 부류가 된다.

둘째는 3천대천세계 외에 따로 10세계가 있는 것이 제2 부류가 된다.

셋째는 10연화장 장엄 세계해가 주반(主伴)130)을 갖추어 인드라망 그물과 같은 것 등이 제3 부류가 된다.”131)라

             고 하였다. 이통현장자는 포섭하여 교화하는 국토에 대하여 제1류를 말하였는데,132) 비록 제1류는 잡다하

            게 더렵혀진 국토[雜染土]이지만 부처의 덕으로 더러운 모습을 모두 없애 오직 정토만이 있다.

 

           그래서 비슬저라거사가 선재동자에게 지시하여 말하기를, “해상에 산이 있어 온갖 보배로 이루어져, 현인성

           인사는 곳이라 매우 청정하다.133)” 라고 하였다.

 

129)『화엄경탐현기』권3 大35 p.158a5 今通釋諸世界海, 略作十門.

 

130) 주반(主伴):주체와 그에 딸린 것. 주체와 종속. 화엄학에서 법계연기(法界緣起)를 말할 때 이것이 주(主)가

         되면 저것이 반(伴)이 되고, 저것이 주가 되면 이것이 이 되어, 이와 같이 주와 반이 갖추어져 덕을 포섭함이 무

         진한 주반구족(主伴具足)이라고 한다.

 

        또 만유가 각각 주가 되고 반이 되어 상즉상입하여 중중무진한 것을 주반무진(主伴無盡)이라 한다. 이런 설명

       은 엄 법계연기의 내용을 설하는 십현문(十玄門)의 하나인 주반원명구덕문(主伴圓明具德門)을 가리킨다.

 

131)『화엄경탐현기』권3 大35 p.158a27~b8. 三依一乘有二. 一約果分 十佛自體國土海. 此當不可說, 寄緣

          說十, 如第二會說. 二約攝化處 有三類. 一從須彌山界及樹形等已去乃至一切衆生形世界海, 爲第一類.

         二三千界外別有十世界,  世性, 二世界海, 三世界輪, 四世界圓滿, 五世界分別, 六世界旋, 七世界轉,

        八世界蓮華, 九世界須彌, 十世界相. 此等當萬子已云輪王境界, 爲第二類. 三十蓮華藏莊嚴世界海, 具足

        主伴如帝網等, 是佛境界, 爲第三類.

 

132) 이통현은『신화엄경론』권7에서 포섭하여 교화하는 경계에 대해 설하고 있다.(大36 pp.760a11~761a2.

          第八明攝化境界)

 

133)『대방광불화엄경』(40) 권16 大10 p.732c24.

        又願弟子此報盡時, 親承大聖放光接引, 離諸怖畏身心適悅,一刹那間卽得徃生白華道場, 與諸菩薩同聞

        正法, 入法流水念念增明, 現發如來大無生忍.第二願生淨土.問, 長者論云,“ 此菩薩爲大悲至極, 熟物利

        生, 不就自報, 就衆生穢境居.” 何云淨土答, 此白花山, 是華藏內耶外耶 娑婆旣當華藏世界第十三重,

        故白花在於毗盧遮那說法道塲金剛寶地淸淨刹海也. 故神秀公妙理圓成觀, “問云, 娑婆旣當花藏正

       刹種上第十三重雜染土. 如何經說菩提塲中金剛地寶樹等境界, 全是花藏本刹耶答, 本不定本, 末不

       末, 娑婆雖在第十三層, 中有淨穢所見全是本刹, 若非淨穢全是末刹.” 又大經花藏世界品云, “世尊往

       於諸有, 微塵佛所修淨行. 故獲種種妙光明, 花藏㽵嚴世界海.” 若信娑婆是淨寶刹 何問於白花淨穢問,

       何故長者云“ 就衆生穢境而居.”答, 賢首法師舍那品䟽云,“ 今通釋諸世界海有十〈云云〉. 一乘有二.

       約果分, 十佛自體國土海, 此當不可說, 寄緣說十, 如第二會說. 二約攝化, 處有三類. 一須彌山界及樹

       衆生形世界海等, 爲第一類. 二三千界外別有十世界, 爲第二類. 三十蓮花藏㽵嚴世界海, 具足主伴如

       網等, 爲第三類.” 長者約攝化土中, 第一類云也, 雖第一類雜染土, 約佛德能染相皆盡, 唯是淨土. 故

       瑟底羅居士, 指示善財云,“ 海上有山衆寶成, 賢聖所居極淸淨.”等.

 

㉠ 가피를 입어 번뇌를 떠남[蒙加離惑]

    그중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처음은 가피를 입어 번뇌를 떠남[蒙加離惑]이요, 나중의 ‘일찰나’ 아래는 저 이익을 이루어냄[生彼成益]이다. 처음 중에서 ‘이 과보’란 이 한 기간의 과보를 장차 버리려 할 때를 말한다.

 

『화엄경』에서 관자재보살이 선재동자에게 이르신 게송 중에, “혹은 위험이나 재난에 있어 근심과 공포가 많거든, 밤낮 육시(六時)134)로 내 명호를 부르라. 나는 그때 저 사람 앞에 나타나 머물러, 가장 뛰어난 귀의처를 만들 것이다.

 

그는 마땅히 내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나, 나와 함께 보살행을 닦을 것이다.”135)라고 하였으니, 이는 정토에 낳기를 원함에 대해 응한 것이다. 또“혹 중생이 목숨이 다할 무렵에, 죽음의 모습이 여러 나쁜 모습으로 앞에 나타나리. 그 갖가지 모습들을 보고 나면, 마음이 두려워 의지할 곳 없게 되리. 만약 지성으로 내 명호를 부르면, 그 나쁜 모습들이 모두 없어지리라.

 

나의 대자대비한 관자재로 말미암아, 천도와 인도의 선도(善道) 중에 나게 하리라.”136)라고 하였으니, 이는 가피를 입어 번뇌를 떠남에 대해 응한 것이다. 또 “만약 사람이 이 생의 목숨을 다 마친 후에, 삼악도와 팔난의 몸을 받지 않기를 바라면, 항상 인간과 천상의 선도에 있어, 항상 청정한 보리도를 실천하리라.

 

몸을 버려 정토에 낳고자 원하는 이는, 여러 부처 앞에 널리 드러나, 널리 시방의 불국토 중에, 항상 청정하고 뛰어난 보살이 되리라. 널리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뵈옵고, 여러 부처님의 설법하는 소리를 들으리라.

 

만약 지성으로 내 명호를 부르면, 모든 소원이 모두 원만해지리라.”137)라고 하였는데, ‘만약 사람이 바라기를’ 이하의 한 게송은 가피를 입어 번뇌를 떠남을 밝힌 것이고, ‘몸을 버려 원하는’ 이하의 두 게송은 그 이익을 이루어냄을 밝힌 것이다.

 

134) 육시(六時):하루 밤낮을 여섯으로 나눈 것. 낮의 3시는 이른 아침인 신조(晨朝),한낮인 일중(日中), 오후인

         일몰(日沒), 밤의 3시는 초저녁인 초야(初夜), 한밤중인 중야(中夜), 신새벽인 후야(後夜).

 

135)『대방광불화엄경』(40) 권16 大10 p.734b7~9.

 

136)『대방광불화엄경』(40) 권16 大10 p.734b17~20.

 

137)『대방광불화엄경』(40) 권16 大10 p.734b7~9.

 

또『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에서 이르기를, “만약 여러 중생이 대비신주를 독송하여 지니면, 목숨을 마칠 때 시방의 여러 부처들이 모두 와서 손을 내밀어, 어떤 불토에 낳고 싶은가를 원하는 대로 모두 왕생하게 될 것이다.”138)라고 하였으니, 이는 친히 대성이 영접하여 이끌어주심을 받든다는 말이 시방의 여러 부처님과 관음에게까지 통하는 것을 말한다.

 

138)『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大20 p.107a7~9. 世尊. 若諸人天, 誦持大悲章句

          者, 臨命終時, 十方諸佛, 皆來授手. 欲生何等佛土, 隨願皆得往生.於中二, 先蒙加離惑, 後一刹那下,

          生彼成益. 前中此報者, 此一期之報, 將捨之時也. 大經 觀自在菩薩告善財偈云,“ 或在危厄多憂怖,

         日夜六時稱我名. 我時現住彼人前, 爲作最勝歸依處. 彼當生我淨佛刹, 與我同修菩薩行.” 此是願生

         淨土之應也. 又“ 或有衆生臨命終, 死相現前諸惡色. 見彼種種色已,令心惶怖無所依. 若能至誠稱

         我名, 彼諸惡相皆消滅. 由我大悲觀自在, 令生天人善道中.” 此當蒙加離惑之應也. 又云,“ 若人願此

         命終後, 不受三途八難身. 恒處人天善趣中, 常行淸淨菩提道. 有願捨身生淨土, 普現一切諸佛前, 普

         於十方佛刹中,常爲淸淨勝薩埵. 普見十方一切佛, 及聞諸佛說法音. 若能至誠稱我名, 一切所願皆圓

        滿.” 若人願此下一偈, 明蒙加離惑,有願捨身等二偈, 明生彼成益也. 又千手千眼經云,“ 若諸衆生, 誦

        持大悲神呪者, 臨命終時, 十方諸佛, 皆來授手. 欲生何等佛土, 隨願皆得往生.” 則所謂親承大聖接引

        之言, 通於十方諸佛及觀音也.

 

㉡ 이익을 이루어냄[生彼成益]

나중의 ‘찰나’라는 것은 시간이 매우 빠른 것이니, 장사가 팔이나 목을 굽혔다 펴는 것과 같다. ‘법의 흐름의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십지경론』에서 말하기를, “8지 이상은 위없는 지혜로서 성스러운 도와 법의 흐름이 순간순간에 자연스럽게 변한다.”139) 라고 하였는데, 이는 능히 증득한 부처의 지혜가 빠르게 증가하여 나아가 힘들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을 말하니, 저 빨리 흐르는 물이 흐르고 흘러 끊어짐이 없는 것과140) 같다.

 

139)『십지경론』에 이 구절은 없다. 관련 구절은 “是菩薩得是三昧智慧方便善淸淨故,得大悲力故, 過聲聞辟

          支佛地. 現前思量趣智慧地.”(권9 大26 p.177a24~26.)의 경구절을 해석한 “過聲聞辟支佛地者, 有二種

          相. 一修行方便智力, 二大悲力故.現前者, 能入法流水. 思量智慧地者, 八地智慧應知.)”(권9 大26 p.17

          7a27~29.) 부분 정도가 있다.

 

     『불지경론』에 참고되는 구절이 있다.(권6 大26 p.321c1~4. 此中唯取八地已上, 觀一切法本來無生今亦不

       起. 得上品忍一向淸淨, 恒起無漏任運而轉, 由得此故說名證得無生法忍.)

 

140)『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권31 大36 p.238c24~25. 然此偈文晉經, 云譬如駛水流水流無絕已. 참조

 

‘여래의(대무생인을) 드러내기를’ 이하는 바람이 같음[願同]을 바르게 밝힌 것이니, 지금 본사께서 끝내 구경의 과보를 이룬 것이다. ‘여래’란 종교로 말하면 진실한 도를 타고 와서 정각을 이룬 것이고, 돈교로 말하면 어디서 온 곳이 없고 어디로 간 곳도 없는 것이며, 원교로 말하면 처음 마음을 낼 때 번뇌를 모두 끊고 복덕과 지혜를 다 이루어 예로부터 움직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여래라고 한다.

 

 ‘대무생인(大無生忍)’이라고 하는 것은 인은 참아서 아는 것이니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인가하는 것이다. 이 인을 관하여 통달하면 등각의 다음에 마음이 미세한 무명의 번뇌를 끊는다. 원교의 계위로 말하면 계위가 번뇌를 끊고 성불하는 단계이며 내지는 십신위의 초발심에서 또한 이 인을 얻는다.

 

지금 종교에 의지하여 지위를 설하는 뜻은『화엄경』「십인품(十忍品)」에서 설한 것과 같다. 그『화엄경소』에서 말하기를, “무생인이란 만약 인은 생하는 이치가 없다는 것으로 말하면 곧 생함이 없는 인이다.

 

만약 생함이 없는 지혜 및 번뇌가 생기지 않는 것으로 말하면 생하지 않음이 곧 인이다. 두 가지에 통하게 해석한다.”141)라고 하였다. 만약 시교로 말하면 인과 법이 다 공해야만 생하는 이치가 없다고 말한다.

 

만약 종교로 말하면 여래장이 연에 따라 육도에 생멸하니, 전체가 여래장이기 때문이다. 시각의 날에 본래 시각과 본각의 다름이 없는 것을 이름하여 생하는 이치가 없다고 한다. 만약 돈교로 말하면 자신의 마음을 직관하여 수행함도 증득함도 없이 본래 청정한 것을 바로 생함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법계체성경(法界體性經)』에서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문수보살에게 이르셨다. ‘너는 어떤 가르침으로 여러 선남자들이 보리심을 내게 하겠느냐?’ 문수보살이 말하기를, ‘저는 제가 마음을 봄을 내는 것을 가르치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끝을 보는 것이 곧 깨달음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142)〈지공(指空)143)의 계명(戒名)144)은 이에 의한 것이다.〉 

 

만약 원교로 말하면 예로부터 움직이지 않는 것을 생하는 이치가 없다고 한다. 위는 모두 오히려 설할 수 있는 교분(敎分)이다. 그러나 인분(因分)을 빌려 과분(果分)은 설할 수 없음을 증명하고자 원하면 무생인에 처한다. 그래서 대무생인이라고 한다.

 

141)『대방광불화엄경소』권46 大35 p.852b13~15. 三無生忍者, 若約忍無生理卽無生之忍. 若約無生之智

          及煩惱不生, 則無生卽忍. 通二釋也.

 

142) 이 인용 구절은『종경록(宗鏡錄)』에 나온다.(『宗鏡錄』권82 大48 p.868b16~19. 如法界體性經云,

          “佛告文殊師利, 汝依何教法, 發菩提心. 文殊言, 教發我見心. 何以故我見際卽是菩提故.”) 이밖에 요

          (遼) 지복(志福)의『석마하연론통현초(釋摩訶衍論通玄鈔)』(권2 卍46 p.135a13~15.)와 송 사회(師

          會)의『화엄일승교의분제장복고기(華嚴乘教義分齊章復古記)』(권2 卍58 p.365b20~22.)에도 인

         용되어 있는데, 이것 들과 이『백화도량발원문약해』의 인용 구절이 모두 한두 글자씩 차이가 있다.

 

       여기서 밝힌『법계체성경』에서 유사한 구절은 “佛言, 文殊師利, 汝云何爲初行男子女人說法. 文殊師利

      言, 世尊, 於彼諸善男子善女人所, 教發我見卽是爲其說法.”(『入法界體性經』 大12 p.234c3~6.)이

      다.

 

143) 지공(指空):1300~1361. 인도 마가다국에서 태어나 날란다사로 출가하여 불교를 수학한 후 1318년부터 인

         도 여지역을 순례하고 1325년에는 원나라에 와서 왕을 만났다. 1326년 고려에 와서 개경의 감로사(甘露

        寺) 등과 금을 돌아 보고 여러 사람에게 무생계(無生戒)를 주는 등 3년 동안 활동하다 다시 원에 갔다.

 

      1348년에 원에 간 나옹혜근(懶翁慧勤)이 지공을 만나고 백운경한(白雲景閑)도 만남을 가졌다. 지공이 입적

      한 10년후인 1371년에 그의 유골이 개경에 도착하여 이듬해에 나옹은 회암사에 지공의 승탑을 세우고 1378

      년에 탑비를 웠다.(許興植, 1997『高麗로 옮긴 印度의 등불-指空禪賢-』, 一潮閣, 13~65쪽)

 

144) 무생계(無生戒). 위의 주 143) 참조.

 

後中刹那者, 時之極促, 如壯士屈伸臂項也. 言入法流水者, 十地論云,“ 八地已上無相智, 聖道法流, 刹那刹那, 任運而轉.”謂能證聖智, 速疾增進, 而無功用, 任運而轉, 如彼駛水流流無絶故. 言現發如來下, 正明願同. 今師終成究竟之果也. 言如來者, 若約終敎, 乘如實道, 來成正覺故. 若約頓敎, 無所從來, 亦無所去故. 若約圓敎, 初發心時, 煩惱斷盡, 福智成竟,舊來不動, 故曰如來. 言大無生忍者, 忍謂忍解, 印可智照, 觀達此忍, 在等覺後, 心爲斷微細無明煩惱. 若約圓敎位, 位斷惑成佛,乃至信位初心, 亦得此忍. 今寄終敎位說義, 如十忍品說. 彼䟽云,“ 無生忍者, 若約忍無生理, 卽無生之忍145), 若約無生之智及煩惱不生, 則無生卽忍. 通二釋也.” 若約始敎, 人法俱空曰無生理. 若約終敎, 如來藏隨緣, 六道生滅, 全如來藏故. 始覺之日, 本無始本之異, 名無生理. 若依頓敎, 直觀自心,無修無訂, 本來淸淨, 方曰無生. 故法界體性經云, “佛告文殊,汝云何敎諸善男子發菩提心? 文殊言, 我敎發我見心, 何以故? 我見際, 卽是菩提.”〈指空戒名依此〉 若依圓敎, 舊來不動, 名無生理.上皆猶是敎分可說. 然借因分, 願證果分不可說, 處無生忍. 故云大無生忍也.

 

145) 대본은 理이나 인용 원문인 징관의『화엄경소』와 전후 의미에 따라 忍으로 수정함.

 

이 위의 삼가 발원을 내어 일을 이어 결과를 이룸 중에서, 환희지(歡喜地)146)에 준하면 청량대사의『화엄경소』와『행원품소』또한 십종원(十種願)으로 풀이한다. 청량의『화엄경소』에서『섭대승론석』을 인용하여 말하기를,

“첫째는 공양원(供養願)이요,

둘째는 수지원(受持願)이요,

셋째는 전법륜원(轉法輪願)이요,

넷째는 수행이리원(修行二利願)이요,

다섯째는 성숙중생원(成熟衆生願)이요,

여섯째는 승사원(承事願)이요,

일곱째는 정토원(淨土願)이요,

여덟째는 불리원(不離願)이요,

아홉째는 이익원(利益願)이요,

열째는 성정각원(成正覺願)이다.”147) 라고 하였다. 그것으로 풀이하면 여기서 말한 ‘관세음을 본사로 한다’ 이하는 승사원이고, ‘십원육향’ 이하는 수행이리원이고, ‘몸을 버리고 몸을 받고’ 이하는 공양원이다.

 

머무는 곳에 따라 그림자처럼 형태를 따르니 어찌 부처에게 비는 행동이 없겠는가? ‘항상 정법을 듣는다’는 것은 수지원이고, ‘참된 교화를 돕겠다’는 것은 전법륜원이고, ‘널리 법계에’ 이하는 성숙중생원이고, ‘이 과보가 다할때’ 이하는 이익원이고, ‘한 순간’ 이하는 정토원이고, ‘여러 보살과 함께’이하는 불리원이고, ‘법의 흐르는 물에 들어가’ 이하는 성정각원이다. 아울러 그에 준하여 알 수 있으니, 이 십원 중에 인과를 갖추었다.

 

그래서 청량대사가 말하기를, “만약 드러나는 것에 대해 말하면 앞의 아홉가지의 구함은 인이고 뒤의 한 가지의 구함은 과이다. 만약 제7 정토원을 갖추어 포섭하는 것으로 보면 또한 과를 구함이니, 이는 과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10 성정각원은 정과(正果)이고 나머지는 인이다. (내지) 단지 10원만을 말한 것은 두 가지 장엄〈지혜와 복덕이다〉과 두 가지 이익의 인과의 실천 계위에 두루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 끝없는 원을 나타내기 위함이다.”148) 라고 하였다.〈화엄의 10수는 모두 끝없음을 나타낸다.〉약사여래(藥師如來)의 12대원149)과 아미타불의 48대원150)은 모두 이 10대원 중에 포섭된다. 그것에 준해 보면 분명하여 숨김이 없을 것이다. 이 10원을 갖추고 바로 발원하면 무릇 도라는 것은 본받을 만하지 않겠는가?

 

146) 환희지(歡喜地): pramuditā-bhūmi. 보살의 수행단계 중 10지(地)의 첫째. 지(地)는 주처(住處)·주지(住

         持)·생성(生成)의 뜻. 보살이 수행하여 성불하기까지 총 41단계 중의 제31단계(『영락경』에 따르면 52단

         계 중의 제41단계)이다. 초지(初地)라고도 한다.

 

       처음으로 중도지(中道智)를 얻어 불성(佛性)의 이치를 보고 견혹을 끊으며 자리이타하여 진실한 기쁨에 가득

       찬 위이다.

 

147)『대방광불화엄경소』 권34 大35 p.761c13~17.

 

148)『대방광불화엄경소』권34 大35 p.762a8~12. 四約因果者, 若就言顯前九求因, 後一求果, 若約具攝七,

          亦求果是依果故, 十是正果餘皆是因. 五立意圓融者, 先意, 所以但說十者, 已攝二嚴二利因果行位, 無

         不周故, 又爲表此無盡願故.

 

149) 약사여래(藥師如來)의 12대원:약사여래가 과거에 보살로서 수행할 때 발원한 중생을 이롭게 이끄는 12가

         지의 대원(大願).

       ①약사여래가 성불할 때 광명이 밝게 빛나 무량한 세계를 비추게 하는 원.

       ②청정무구하여 해와 달과 같은 광명으로 어두운 중생을 모두 깨닫게 하여 가고 싶은 대로 일을 하게 하는 원.

       ③무량무변한 지혜방편으로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자람이 없이 쓰게 하는 원.

       ④삿된 도를 행하는 자가 깨달음에 안주하게 하고 이승을 행하는 자는 대승에 안주하게 하는 원.

       ⑤일체 중생이 청정한 행을 수행하고 삼취정계를 갖추며 악업을 범했더라도 악취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원.

       ⑥일체의 불구자나 병자들이 모두 완전하게 신체를 갖추게 하는 원.

       ⑦여러 병을 앓아 의지할 곳 없는 이가 병을 다 낫고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는 원.

       ⑧여인이 남자의 몸을 얻고자 하면 장부가 되어 깨달음을 얻게 하는 원.

       ⑨모든 중생이 마구니와 외도와 악견에서 벗어나 정견으로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하는 원.

       ⑩나라의 죄를 받아 고통을 받는 이가 일체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원.

       ⑪굶주려 여러 악업을 짓는 중생에게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주고 마지막에는 불법의 맛으로 안락하

           게하는 원.

       ⑫가난하여 헐벗는 중생에게 의복과 장엄을 주어 만족스럽게 하는 원.

 

150) 아미타불의 48대원:아미타불이 과거에 법장보살(法藏菩薩)로 수행할 때 세자 재왕여래(世自在王如來) 처

         소에서 세운 48가지의 서원.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 12·13·17의 3원은 섭법신원(攝法身願), 31·32의 2원은

        섭정토원(攝淨土願), 그나머지 43원은 섭중생원(攝衆生願)이라 한다.

 

      그중 중요한 것은 극락세계에는 악한 세계가 없기를 원하며, 수명이 한량 없기를 원하며, 중생이 장수하기를 원

      하며, 열 번의 염불로 극락에 왕생하기를 원하며, 임종할 때 아미타불이 영접하기를 원하는 등이다. 이들 대원의

      내용에 의해 십념염불설(十念念佛說), 미타내 영설(彌陀來迎說) 등의 정토사상에 대한 해석 논의가 생겨났다.

 

此上敬伸發願承事成果中 若准歡喜地. 淸凉䟽及行願品䟽, 亦以十種願釋之. 謂淸凉引梁攝論釋云,“ 一供養願 二受持願 轉法輪願 四修行二利願 五成熟衆生願 六承事願 七淨土願 八不離願 九利益願 十成正覺願.” 若以彼釋, 此言稱觀世音本師下, 承事願. 十願六向下, 修行二利願. 捨身受身下, 供養願. 謂隨所住處, 如影隨形, 豈無供佛之行 恒聞正法者, 受持願. 助揚眞化者, 轉法輪願. 普令法界下, 成熟衆生願. 此報盡時下, 利益願. 一刹那下, 淨土願. 與諸菩薩下, 不離願. 入法流水下, 成正覺願. 並准彼可知, 此十願中具因果也. 故淸凉云, “若就言現, 前九求因, 後一求果.若約具攝七, 亦求果, 是依果故.然第十正果, 餘則是因. 乃至所以但說十者, 以攝二嚴〈福智二也〉二利, 因果行位, 無不周故. 又爲表此無盡也.”〈華嚴十數皆表無盡〉 藥師十二願, 彌陁四十八大願, 皆攝在此十願中也. 以彼准之, 昭然無隱矣. 具此十願, 方爲發願, 凡爲道者, 可不倣焉.

 

3) 귀의하여 우러름을 맺고 본사에게 회향함[結歸投仰廻向本師]

 

[발원문]

발원을 다 하고 나서 관자재보살마하살께 귀명하고 정례합니다.151)

 

151) 귀명정례(歸命頂禮)는 지극한 정성과 공경하는 몸과 마음으로 삼보에 예경하는 것. 귀명은 몸과마음을 불·

         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것을 말하고, 정례는 머리를 땅에 대어 부처님의 발에 닿게 하는 예배로서 예배 중의

         가장 극진한 공경을 나타낸 것을 말한다.

 

[집해]

셋째 귀의하여 우러름을 맺고 본사에게 회향함[結歸投仰廻向本師]이다. 세 곳의 회향152) 중에 보리회향(菩提廻向)이니, 이는 유정을 깨달은 때문이고, 또한 이미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또 이미 본성에 맞기 때문이니, 이는 곧 실제회향(實際廻向)이다. 또 이미 두 가지의 발원과 실천을 갖추었기 때문이니, 또한 이는 중생회향(衆生廻向)이다. 이와 같이 삼처회향을 갖추었다.

 

152) 세 곳의 회향:삼처회향(三處迴向)은 징관이『화엄경소』에서『화엄경』「십회향품」을 설명하면서 회

         향을 10종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 가지 종류로 총괄한 것. 보리(菩提)회향은 인을 돌려 과를 향함[迴因向

         果], 못한 것을 돌려 뛰어난 것을 향함[迴劣向勝], 본뜸을 돌려 증득을 향함[迴比向證], 중생(衆生) 회향은

         스스로를 돌려 다른 것을 향함[迴自向他], 적은 것을 돌려 많은 것을 향함[迴少向多], 자인행을 돌려 타인행

         을 향함[迴自因行向他因行], 실제(實際)회향은 사를 돌려 이를 향함[迴事向理], 차별행을 돌려 원융행을

         향함[迴差別行向圓融行],

 

         그리고 세간을 돌려 출세간을 향함[迴世向出世]과 순리사행을 돌려 이소성사를 향함[迴順理事行向理所

         成事]의 2회향은 보리회향과 실제회향에 통한다고 하였다.(『대방광불화엄경소』권26 大35 p.694c10~

        12. 迴向通稱今當重明隨境所向義有衆多, 以義通收不出三處, 謂衆生菩提及以實際. ; p.695a7~9. 前

        十義中, 初三皆迴向衆生, 次三皆迴向菩提, 次迴向實際, 後二義通於果及與實際.)

 

       發願已, 歸命頂禮觀自在菩薩摩訶薩.第三結歸投仰 廻向本師. 三處廻向中, 菩提廻向也, 以是覺有情

       故, 亦是已成故. 又旣是稱性故, 卽是實際廻向. 又旣具二利願行故, 亦是衆生廻向. 如此則三處

       具矣.

 

간기(刊記)

 

우리 가형(家兄)인 보응(普應)대사 인원(忍源)공은 일생 동안 관음대성만을 신앙하여『화엄경』의 관음법문을 독송할 것을 권장해왔다. 30 여 명이 나에게 그 경에 주석을 붙여줄 것을 요청하여, 청량징관(淸凉澄觀)의『화엄경소』로 경문의 아래에 주해하고, 아울러 약해를 집성하여 2권을 이루었다.

 

또 경의 뜻에 의거하여「백화도량발원문」을 간략히 해석하여 가형이(관음을) 숭상하고 믿는 정성을 돕고 아울러 동학들의 교우하는 뜻에 보답하고자 하였다. 널리 불법의 재물을 베풀어 위로는 한 사람의 그윽한 복에 보탬이 되게 하고 아래로는 삼계의 아홉 부류의 중생들에게 불법이 흐르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치화(致和) 원년 무진년(1328년, 충숙왕 15년) 10월에 해인사에서 집해하다. 후학 사미 목암(木庵) 체원(體元)이 적다. 각화사(覺華寺) 주지인 비구 성지(性之)153)가 교감하다. 원통(元統) 2년 갑술년(1334년, 충숙왕 후3년) 7월 일에 계림부(雞林府)154)에서 찍어내다.

 

같은 원을 낸 각수 승 보□(甫□). 색기관(色記官) 최변(崔汴). 별색(別色) 전 부호장(副戶長) 이기(李奇). 같은 원을 낸 수재(秀才) 김신기(金神器)가 쓰다. 같은 원을 낸 동천사(東泉社) 도인(道人) 선순(善珣). 계림부권지윤(雞林府權知尹)155) 승봉랑(承奉郞) 도관좌랑(都官佐郞) 지울주사(知蔚州事) 겸권농사(兼勸農使) 노□□(盧□□).

 

153) 성지(性之):성지는 체원이 이『백화도량발원문약해』의 저술에 앞서 지은 또 다른 저술『화엄경관자재법

         문소설별행소』도 교감하였다. 이는 체원이 사형인 인원(忍源)과 이 성지 등 일련의 관음신앙을 신봉하고 널

         리 펴고자 하는 사람들이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활동하였음을 말해 준다.

 

154) 계림부(雞林府):지금의 경상북도 경주(慶州).

 

155) 계림부권지윤(雞林府權知尹):직책 이름. 경주부의 책임자는 경윤. 권지(權知)는 관직을 임시로 맡을 때 관

          직 앞에 붙이는 명칭. 고려시대에는 과거 급제자를 관청에 보낼 때 일단 권지로 임용한 뒤 얼마 후에 실직(實

          職)을 주었고, 현재 관직을 가진 자가 다른 직책을 임시로 맡을 때도 붙였다.

 

我家兄普應大師源公, 一生偏信觀音大聖, 勸誦花嚴觀音法門.三十餘人, 倩我注夾其經, 以淸凉䟽, 箋於經下, 兼集略解, 成二卷. 又依經旨, 略解白花道塲文, 以助家兄崇信之誠, 兼答同學交于之意. 廣施法財, 上資玄福於一人, 下施法流於九類云耳.致和元年戊辰十月, 在海印山寺集解. 後學沙彌木庵體元誌.覺華寺住持 比丘性之 校勘.元統二年甲戌七月日, 雞林府開板.同願刻手僧甫□. 色記官崔汴. 別色前副戶長李奇. 同願秀才金神器書. 同願東泉社道人善珣. 雞林府權知尹承奉郞都官佐郞知蔚州事兼勸農使盧□□.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