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성씨]경주이씨(慶州李氏)
후손들 칠량.대구구곡마을등에 집단 세거
2005년 02월 21일 (월) 00:00:00 김철 기자 kim72@gj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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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씨의 시조는 표암공으로 불리우는 알평(謁平)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후손들에 대한 자료가 불확실한 가운데 신라말 진골출신의 이거명을 중시조로 세계가 이어지고 있다.
경주이씨는 고려 말. 익재 이제현을 배출하면서 삼한의 명족으로 위치를 굳히게 되었다. 고려말의 대학자이자 외교가, 문장가, 충신이기도 했던 익재 이제현(1287~1367)은 고려 때의 경주 이씨를 대표한다.
이제현은 충선왕부터 공민왕까지 다섯 임금을 섬기며 여러 방면에 공적을 남겼고 문장가였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외교가로 명성을 떨쳤다.
경주이씨는 17세조 이규를 시조로 하는 평리공파(評理公派), 이관의 후손이 이암공파(怡庵公派), 이제현의 후손이 익재공파(益齋公派), 이지정의 후손이 호군공파(護軍公派), 이천의 후손이 국당공파(菊堂公派), 이매의 후손이 부정공파(副正公派), 이과의 후손이 상서공파(尙書公派), 이수의 동생이 사인공파(舍人公派)등으로 크게 나뉜다.
이후 70여개의 소파로 분류됐으나 상서공파의 백사 이항복과 익재공파의 익재 이제현, 이완대장이 포함된 국당공파가 크게 융성하게 된다. 관내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경주이씨는 익재공파에 해당한다.
이제현의 후손으로는 8문장을 꼽을 수 있다. 이제현의 7대손 이공린은 사육신의 한사람인 박팽년의 사위였다. 이공린은 오, 구, 원, 타, 별, 벽, 경, 곤 8명의 아들을 두었고 아들들은 모두 글솜씨가 뛰어나 8문장이라 불리게 되었다.
강진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한 선조는 이응경(李應慶)이다. 응경은 정여립의 역모사건으로 수많은 학자들이 피해를 입은 기축사화를 예견하고 충북 청원군 말원면에서 도암면 월하리로 은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응경이 후학을 양성하기위해 생활했던 칠량면 한림마을은 응경의 호를 따서 한림마을이라 명명됐다.
응경은 후에 3명의 아들과 한명의 딸을 낳게 된다. 장남 효당은 약량(현재 경남 함양)군수를 지냈으며 후손들이 도암면 월하리 일대에 생활하고 있고 둘째 효강은 생원시에 올랐으나 벼슬을 버리고 학문에만 전념했으며 후손들이 칠량면, 강진읍에서 살고있다.
또한 셋째 효안은 가풍을 이어받아 관직에 뜻을 두지 않고 선비로 생활했으며 대구면 구곡마을에 후손들이 집단세거하게 된다. 경주이씨는 도암면 부흥리에 강진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한 응경을 비롯한 조상을 모시는 추모재가 있다. 추모재에는 넓이가 5m가 넘는 대형 왕릉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왕릉의 형태를 갖춘 묘소는 강진에서 생활을 시작한 응경의 묘소이다.
당시의 경주이씨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엿볼 수 있는 한대목이다. 그 옆으로는 응경의 선조인 오, 해, 사권이 단비의 형태로 모셔져있다. 후손들이 조상들의 묘소를 찾지못해 단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추모재에서는 매년 음력 10월 15일 문중 종친회원들이 모여 행사를 갖고 있다.
대구면 구수리에는 익재서원과 구곡사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는 매년 유림들이 직접 찾아 봄, 가을 제사를 지내며 선조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원래 구곡사는 군동면 금곡사에 설치돼 있었으나 후손들이 100여년전 대구면 구곡마을로 옮겨온 것이다.
구곡사는 익재 이제현과 백사 이항복의 영정을 모셔 제사를 지내 온 사당이다. 구곡사에는 이제현과 이항복의 초상화가 놓여있고 두점의 초상화는 원본을 보고 다시 그린 모사본이지만 한국 초상화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00여년을 넘긴 세월이 더해지면서 이제현과 이항복의 초상화는 유형문화재 189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경주이씨는 지난해 전남도단위로 종친회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관내에 남아있는 종친들의 숫자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종친회를 통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경주이씨 출신으로는 경기도 제3군사령부에 근무하는 이광동소장, 대전지검 판사로 재직중인 이동룡씨,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으로 역임중인 이준보검사, 부산에서 대한통운 이사로 근무하는 이국동씨등이 있으며, 이종헌 도의원, 이관희 해남의료보험공단지사장, 이동훈 강진읍장, 이동근 농업기술센터계장, 대구농협 이준돈씨등도 관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터뷰-이준진씨
대구면 구곡마을에 위치한 구곡사에서 16년째 구곡사 문임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이준진(67)씨를 만났다. 이씨는 “처음 문중에 대한 관심 때문에 문임을 맡게됐는데 벌써 십여년을 훌쩍 넘겼다”며 “문임을 맡은 기간은 낯설던 조상들이나 문중에 대한 공부하는 시간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아직도 문중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후손들이 많은 관심을 갖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문임에 임할것”이라고 말했다. 구곡사에 대해 이씨는 “200여년전 익재서원이 창건됐으나 서원 훼철령에 의해 문을 닫게됐다”며 “1901년 익재선생과 백사선생을 모셔 다시 문을열어서 104년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문중에 대해 이씨는 “강진에서 처음 생활한 선조 이응경의 모셔진 곳을 막구둥 이라 불렀다”며 “선조의 묘를 만들기 위해 9개의 천막이 치는 거대한 공사가 실시돼 붙여진 이름”이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선조부터 내려오는 문중 답은 후손들이 고루게 나눠 농사를 짓고있다”며 “서로 욕심내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문중의 힘이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강진 구곡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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