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고려사(高麗史)

고려시대의 수학

야촌(1) 2014. 8. 10. 23:22

 

고려시대의 수학

 

수학의 발전에 대해 고대문명의 뿌리까지 추적하는 연구.

 

고려시대 수학의 성격을 살펴보면 먼저 신라 산학제도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것과 수학의 중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초기에는 국자감에 소속시켜 학문적인 성격을 인정했으나 중기 이후에는 잡과(雜科) 중의 하나로 격하시켰다.

 

또한 극히 제한된 특수신분층에서 세습적으로 수학을 다루었기 때문에 이것은 수학의 발전에 큰 장애가 되었다. 그러나 말기에는 중국으로부터 〈상명산법 詳明算法〉·〈산학계몽 算學啓蒙〉 등 많은 산서를 도입하여 조선수학 발전의 기반을 닦았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과거시험에 산학과 관련된 명산과가 실시되었다. 고려의 명산과는 그 내용이 당·송의 것과는 달리 신라의 산학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신라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송대의 많은 수학서적이 수입되었을 것이므로 산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시험과목 이외에 여러 가지 산서(算書)를 공부했을 것이다.

 

산사(算士)를 채용한 관서로는 조세와 물가 그리고 국가재정의 출납회계를 관장하는 삼사(三司)와 천문관서인 태사국(太史局) 등이 있었다. 고려에서는 충선왕대 부터 동양천문학의 걸작인 수시력(授時曆)이 시행되었다.

 

〈고려사〉 열전 권21에 따르면, 충선왕은 원에 머무를 때 최성지(崔誠之)에게 돈을 주어 역산에 능한 태사원(太史院)에서 수시력을 익히도록 하고, 귀국하여 그 방법을 전하도록 했다고 한다. 수시력은 천문현상의 계산에 필요한 것으로서 4차방정식이 사용되고 있었다. 1346년(충목왕 2)에는 강보(姜保)가 수시력에 관한 해설서인 〈수시력첩법입성 授時曆捷法立成〉을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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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에는 원 둘레가 365.2564도였다.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고, 이것저것 짜 맞추어 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

 

(1) 고려시대에는 원의 중심각이 약 365도였다. 보다 정확하게는 365도 플러스 허분(2153분).

(2) 아주 복잡한 일식 계산에서도 오직 자연수만 사용했다. 음수 개념이나 소수점 표기법 같은 것은 없었다.

(3) 곱셈은 일정한 수를 누적해 나가는 방식으로, 나눗셈은 일정한 수를 계속 빼 가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그 근거는 고려사 천문지의 선명력 법에서 찾을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일월식 예보에 선명력법을 사용했는데, 이 역법에서는 원의 중심각 또는 원 둘레를 365.2564도로 정의했다. 아래 그림에서 9억 2천 44만 6천 1백 99라는 수가 바로 원의 중심각에 해당한다.

 

 

그림. 고려사 천문지 번역본(북역 고려사, 신서원 간행본)의 역주에 나온 대로, 920446199를

2520000으로 나누면 원의 중심각 365.2564282가 나온다. 

그림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72735&cid=3868&categoryId=4741

 

그런데 이 각도는 1항성년, 즉 오늘날 알려진 지구의 공전주기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니까 선명력법에서는 태양이 하루에 1도씩 움직여서 1항성년이 지나면 황도를 한 바퀴 돈다고 봤던 것이다. 물론 선명력법에 항성년이라는 말은 없다. 해석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365.2564282에서 선명력법의 세차 상수 0.0117853을 빼면 현행 그레고리력의 1년의 길이 365.2425일과 상당히 가까운 값인 365.2446이 나온다. 두 값의 차이는 시간으로 약 3분에 해당한다. 

 

당시 서양에서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했는데, 이 역법에서 1년의 길이는 365.25일이다. 

최소한 고려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천문 상수의 정확도 면에서 중국 역법이 동시대 서양 역법보다 조금 앞섰다.

 

그러면 원의 중심각(365도와 여분의 값)에 2520000을 곱해서 굉장히 크게 만들어 사용한 이유는 뭘까? 그것은 단지 계산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일 뿐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만일 고지식하게 원 둘레를 365도와 여분의 값으로만 표시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필산법도 없고 소수 개념도 없던 시절에는 간단한 계산조차 제대로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도 아래 값에 적당한 상수를 곱해서 원 둘레를 자연수로 표시한다면 계산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앞서 말한 2520000은 8400에 300을 곱한 값이다(선명력법에서는 300초가 모여서 1분이 되고, 다시 8400분이 모여서 1도가 된다). 이 2520000을 원의 중심각에 곱해서 나온 수가 바로 920446199라는 상수(象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