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전에서 묵으며〔宿柏田〕
지은이 : 황현(黃玹)
작시년도 : 1898년(광무 2)
영남 우도의 명산으론 백전산이 으뜸이니 / 嶺右名山首柏田
옛사람도 이곳을 작은 도원이라 하였었지 / 古人云是小桃源
구름 속에서 약초 캐니 고을이 많지 않고 / 雲間采藥不多里
솔 아래에 독서 소리 띄엄띄엄 촌락이 있네 / 松下讀書時有村
돌 홈통에 물이 졸졸 붉은 벼는 누워 있고 / 石梘水鳴紅稻臥
냉이꽃에 바람 부니 흰 죽을 흩뿌리는 듯 / 薺花風擺白糜奔
이상해라, 달 떴는데 자귀 소리 들리다니 / 怪來月出聞樵斧
시내 건너 남쪽에서 구기자 뿌리를 찍는구나 / 斫斷溪南老杞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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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01] 무술고(戊戌稿) : 무술년(1898, 광무2)에 지은 시이다. 매천이 44세 때이다.
[주02] 백전산(柏田山) : 경상남도 함양군 백전면과 전라북도 장수군 번암면 사이에 있는 백운산(白雲山)을
일컫는다.
[주03] 작은 도원(桃源) : 도원은 중국 동진(東晉) 도잠(陶潛)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별천지인 무릉
도원(武陵桃源)을 말한다. 〈도화원기〉에 의하면, 무릉에 사는 어떤 어부가 시내를 따라 올라가다가 복사
꽃이 흐드러지게 핀 선경(仙境)을 만나 그곳에서, 진(秦)나라 때에 난리를 피해 그곳에 들어와 살고 있던 사
람들을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나왔는데, 뒤에 다시 그곳을 찾아갔더니 흔적이 없어서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작은 도원[小桃園]은, 백전산 계곡이 도화원과 흡사하다는 말이다.
[주04] 采 : 대본에는 ‘釆’로 되어 있으나 문리로 보아 ‘采’가 타당할 듯하므로 고쳐서 번역하였다.
[주05] 梘 : 《전주매천시집》에는 ‘筧’으로 되어 있다. 뜻은 대동소이하다.
<매천집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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