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열」의관 갖춘뒤 세그릇 사약 의연하게 받아
오용원 교수 ‘考終일기’ 분석
“서리(書吏)가 선생에게 ‘임금께서 약을 내리셨습니다. 약을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했다. (제자)
이후진(李厚眞)이 서리에게 ‘대감의 병환이 위중해 들을 수가 없으니 가까이 다가가서 크게 말씀해야 합니다’라고 했다.
서리가 조금 앞으로 다가가 귀에 대고 다시 고하니, 선생이 곧바로 몸을 움직여 일어나 앉아 상의를 가져오게 하셨다.
직령(直領·두루마기)을 찾아 가져다 드리니 선생이 팔을 들면서 입히라고 명하셨다.”
1689년 6월 8일 유배지인 제주에서 한양으로 압송 도중 초산(楚山·현 정읍)에서 사약을 받은 우암 송시열(1607∼1689·사진)의 임종 순간을 담은 고종일기(考終日記) ‘초산일기’의 한 대목이다.
제자 민진강이 기록한 초산일기는 병으로 옷 입을 기력조차 없었지만 몸을 굽혀 사약을 내린 임금의 전지(傳旨)를 받들고 사약 세 보시기(그릇)를 마시며 의연함을 보인 우암의 마지막 순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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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원 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 인문한국(HK) 교수가 25일 대동한문학회(회장 황위주)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고종일기와 죽음을 맞는 한 선비의 일상’은 죽음을 앞둔 고종자(考終者·대부분 대학자)의 일상과 임종, 상장례를 담은 고종일기를 분석한 첫 논문이다.
고종일기는 남아 있는 자료가 드문 데다 학계의 대학자 연구가 저술과 업적 중심인 상황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고종(考終) : 사람이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음. 이를 오복(五福)의 하나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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