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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발문(跋文) /慶州府尹 李繼福 撰

야촌(1) 2007. 8. 20. 22:22

삼국유사 발문(三國遺事跋文)

 

慶州府尹 李繼福 撰[全義人]

(1512년 11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재간행)

 

우리 동방 삼국(三國)의 본사(本史)나 유사(遺事) 두 책이 딴 곳에서는 간행된 것이 없고 오직 본부(本府)에만 있었다. 세월이오래 되매 완결(完缺)되어 한 줄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겨우 4, 5 자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건대, 선비가 이 세상에 나서 여러 역사책을 두루 보고 천하의 치란(治亂)과 흥망(興亡), 그리고 모든 이상한 사적에 대해서 오히려 그 견식을 넓히려 하는 것인데, 하물며 이 나라에 살면서 그 나라의 일을 알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이에 이 책을 다시 간행하려 하여 완본(完本)을 널리 구하기를 몇 해가 되어도 이를 얻지 못했다.

그것은 일찍이 이 책이 세상에 드물게 유포되어 사람들이 쉽게 얻어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지금 이것을 고쳐 간행하지 않는다면 장차 실전(失傳)되어 동방의 지나간 역사를 후학(後學)들이 마침내 들어 알 수가 없게 될 것이니 실로 탄식할 일이다.

 

다행히 사문(斯文) 성주목사(星州牧使) 권공(權公) 주(輳)가, 내가 이 책을 구한다는 말을 듣고, 완본(完本)을 구해 얻어서 나에게 보냈다. 나는 이것을 기쁘게 받아 감사(監司) 안상국(安相國) 당(瑭)과 도사(都事) 박후전(朴候佺)에게 이 소식을 자세히 알렸더니 이들은 모두 좋다고 했다.

 

이에 이것을 여러 고을에 나누어 간행시켜서 본부(本府)에 갖다가 간직해 두게 했다.

 

아아! 물건이란 오래 되면 반드시 폐해지고 폐해지면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렇게 일어났다가 폐해지고 폐해졌다가는 다시 일어나게 되는 것이 바로 이치의 떳떳한 바이다. 이치의 떳떳함으로 일어날 때가 있는 것을 알고 그 전하는 것을 영구하게 해서 또한 후세의 배우는 자들에게 배움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황명(皇明) 정덕(正德) 임신(任申) 계동(季冬)에 부윤(府尹) 추성정난공신(推誠定難功臣) 가선대부(嘉善大夫) 경주진병마절제사(慶州鎭兵馬節制使) 전평군(全平君) 이계복(李繼福)은 삼가 발문을 씀.

 

[일을도모한사람]

 

◇생원 이산보(生員 李山甫)。

◇교정생원 최기동(校正生員 崔起潼)。

◇중훈대부 행경주부판관 경주진병마절제도위 이류(中訓大夫行慶州府判官慶州鎭兵馬節制都尉 李瑠)。

◇봉직랑 수경상도도사 박전(奉直郎守慶尙道都事 朴佺)。

◇추성정난공신 가정대부 경상도관찰사 겸 병마수군절도사 안당(推誠定難功臣嘉靖大夫慶尙道觀察使兼兵

    水軍節度使安瑭)

 

[주기]

◇황명(皇明)은, 명나라를 일컫는 말로, 정덕(正德은, 명(明)나라 시대에 쓰였던 연호이다.

    연대는 1506-1521)이고, 임신(任申)은 1512) 섣달[季冬, 11월]을 말한다./이 책의 간행 연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