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성씨별관향

몽골 김씨. 태국 태씨

야촌(1) 2011. 2. 17. 00:05

2007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취임했을 때 한국인 못지않게 기뻐한 중국인들이

있었다. 중국 허난성(河南省) 싱양현의 반씨(潘氏) 집성촌 사람들이었다.

 

반 총장 조상은 고려 충렬왕의 아내가 된 원나라 공주를 따라 고려에 왔다가 김방경(金方慶,

1212∼1300 ) 장군의 일본 정벌에 공을 세워 기성(崎城=거 옛 지명)부원군에 봉해졌다. 그는

벼슬을 다한 후 거제로 내려가 여생을 보내 한국'거제반씨((巨濟潘氏)'의 시조가 됐다.

 

1995년 '화산이씨(花山李氏)' 종친회가 베트남을 찾자 베트남 정부는 그들을 베트남 왕손으로

모셨다. 화산이씨 시조 이용상(李龍祥-13세기 초)은 베트남 첫 독립국가의 왕족이었다.

 

그는 1226년 베트남에 정변이 일어나자 일족을 배에 태우고 탈출했다. 고려 고종(高麗 高宗)

은 이용상(李龍祥)이 자리 잡은 황해도 화산의 이름을 따 그를 화산군으로 봉했다. 이용상은

원나라 침입에 맞서 앞장서 싸워 이에 보답했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며, 다 같은 배달의 자손이라고 배우고 이를

자랑으로 여긴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바다와 대륙이 만나는 지정학적 특성상 우리도 바깥세계와 많은 문화적·인종적 교류를

하고 영향을 받았다.

 

한국의 286개 전통 성씨(姓氏) 가운데 130여개가 거제반씨나 화산이씨 처럼 귀화인들의

성씨다.

 

이들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위구르 아랍 여진 등 다양한 곳에서

한국에 와 서로 섞이어 이를 이으며 함께 한국사를 일궈왔다.

 

요즘처럼 세계 각지 사람들이 대거 한국에 와 정착하는 현상은 우리 역사상 전에 없던 일이다.

2000년 49만 명이었던 주한 외국인은 이제 120만 명으로 늘었다. 이 중 지난해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은 49개국 2만 5044명으로 단군 이래 가장 많았다.

 

귀화 외국인이 늘면서 한국식 성(姓)과 본(本)을 따라, 새로 이름을 짓고 스스로 시조가 되는

창성창본(創姓創本)이 활발하다고 한다.

 

'몽골김씨' '태국 태씨' '대마도 윤씨'처럼 전에 못 보던 성씨들이 작년에만 4884개 새로 생겨

났다. 며칠 전 발표된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역대 최고인

종합 23위를 기록했지만 '문화적 개방성' 분야에선 58나라 중 52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