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전서 제24권> 제문(祭文) 6
■ 문충공(文忠公) 이종성(李宗城) 치제문(致祭文)
조선 제22대 왕 정조(正祖:1752~1800)
병진의 해 / 歲在柔兆。
삼월 보름에 / 維暮春望。
고요한 경모궁(景慕宮)에 / 有侐閟宮。
공손히 울창주(鬱鬯酒)를 바치네 / 恭薦鬱鬯。
달은 밝고 별은 촘촘한데 / 明穊月星。
음악 소리가 쟁쟁히 울리니 / 鏗鏘鐘簴。
지극한 그리움에 사모의 정이 남아 / 憧憧餘慕。
거행하지 않은 일이 없었네 / 靡事不擧。
아득히 구갑을 생각건대 / 緬憶舊甲。
책봉 의식을 거행한 이튿날 / 慶禮之翌。
우리 대료를 나오게 하여 / 造我大僚。
크나큰 은택을 내게 끼쳐 주셨네 / 豐芑詒翼。
문충공(文忠公) 민진원(閔鎭遠)이 / 惟閔文忠。
아들과 함께 이르렀고 / 曁子咸格。
경도 선경을 따라 / 卿隨先卿。
또한 앞자리에 올랐었네 / 亦登前席。
술은 민수(澠水)와 같이 많았는데 / 有酒如澠。
취하지 않고는 돌아가지 못했네 / 不醉無歸。
가인의 예로 대우하니 / 家人禮數。
국사(國史)에 광휘가 있었네 / 國乘生輝。
다투는 것이 군자다워 / 爭也君子。
서로 질탕하게 마셨으니 / 相將跌宕。
만 년의 기업이고 / 萬年基業。
삼대의 기상이었네 / 三代氣象。
실로 여기에서 비롯한 것이 / 實維是肇。
육십 년 세월이 엊그제 같은데 / 六紀如昨。
더구나 경은 떳떳한 본성을 잡았기에 / 矧卿秉執。
평소에 흠앙하고 복종하는 바였음에랴 / 素所欽服。
지난 계유년과 무인년에는 / 維癸維戊。
한 손으로 바른 도리를 받들어 / 隻手捧陽。
천지가 확연하게 되었으니 / 穹壤廓爾。
경의 공을 잊을 수 있으리오 / 俾也可忘。
저 오천을 바라보니 / 瞻彼梧川。
빈 배가 절로 가로놓여 있는데 / 虛舟自橫。
밝고 깨끗한 단충인지라 / 耿然丹衷。
완연히 기성(箕星)의 정채를 우러르네 / 宛瞻箕精。
옛 달력이 어렴풋하고 / 依依古曆。
새로 빚은 술이 많으니 / 厭厭新釀。
황연히 모시고 마시는 듯 / 怳若侍飮。
영령이 오르내리며 위에 계시네 / 陟降在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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