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졸옹(崔拙翁)에게 화답하다 <진퇴격(進退格)>
지은이 : 익재 이제현
억지로 웃으며 세속을 따르는 것 천성이 아닌데 / 强顔徇俗非天稟
사욕을 없애고 현인을 희망하는 공부는 모자라네 / 克己希賢之近功
비록 이루지 못하더라도 각곡보다는 나을 테고 / 縱使不成優刻鵠
더구나 쓸모없다 해서 도룡을 후회할까 / 豈緣無用悔屠龍
중년에야 비로소 인정이 좁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 中年漸覺人情隘
후세인들 공정한 의논 있을 줄 어찌 알겠는가 / 後世那知物論公
평생의 삼익우에게 이 말씀 부치오니 / 寄語平生三益友
나중에 다시 괄목하고 상대하세 / 他時刮目更相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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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졸옹(崔拙翁)
졸옹은 최해(崔瀣)의 호(號.)로, 예산농은(猊山農隱)이라고도 한다. 그는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과 함께 평생을 시주(詩酒)로 벗삼은 당대의 문호(文豪)로 문명을 떨쳤다.
◇비록 …… 후회할까 : 소성(小成)을 즐기지 않고 큰 뜻을 품으며 비록 도(道)를 배워 세상에 써먹지 못하더
라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
각곡(刻鵠)은 고니를 조각하는 것이며, 도룡(屠龍)은 용을 잡는 기술.《後漢書》 馬授傳에
“범을 그리다가 이르지 못하면 도리어 개새끼와 같아지고, 고니를 조각하다가 이루지 못하면 오히려 따오기
는 된다.”
한 말이 있는데, 이는 큰 일을 배우다가 잘못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지만 작은 것은 배우다가 되지 못하더라도 오히려 쓸데가 있다는 뜻이다.
《莊子》 列禦寇에 “주평(朱平)이란 자가 지리익(支離益)에게 용을 잡는 기술을 배우느라 3년 동안 천금(千金)을 탕진하여 기술을 다 배웠으나 쓸데가 없었다.” 하였다.
◇삼익우(三益友) : 세 가지의 유익한 벗.《論語》 季氏에 “유익한 벗이 셋이 있으니 정직한 벗, 신실한 벗, 식
견이 많은 벗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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