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사성어

안일 속에서의 방심

야촌(1) 2010. 5. 24. 07:24

■안일 속에서의 방심

 

편안한 상태로 있으면서 방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위태로운 상태에서 스스로 지키는 것이 낫다.

여기안이방심야(與其安而放心也),

녕위이자지(寧危而自持)-

 

자료 : 유신환(兪莘煥,1801-1859),〈어린아이의 신발에 대한 명[穉子屐銘]〉,《봉서집(鳳棲集)》

-------------------------------------------------------------------------------------------------------------------------------------

 

[해설]

 

어린아이가 뒤뚱뒤뚱 걸어 다닙니다. 발에 잘 맞는 신을 신은 아이는 마음 놓고 걷다가 가끔 헛디뎌 넘어지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헐렁헐렁한 나막신을 신은 아이는 조심조심 걸음을 떼어놓느라 더디기는 하지만 잘 넘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를 보고 저자가 느낀 바가 있어 위의 글을 지었습니다. 전문은 이렇습니다.

 

좋은 신을 신으면 편안하고, 나막신을 신으면 위태롭다.

그렇지만 편안한 상태로 있으면서 방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위태로운 상태에서 스스로 지키는 것이 낫다.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 권근(權近)이 지은 주옹설(舟翁說)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위험한 배에서 생활하는 노인을 보고 지나가던 사람이 그 위태로움을 걱정하자,

이에 대한 노인의 대답.

 

“평탄한 육지를 밟으면 안심하고 있다가 잘못되고, 위험한 곳에 있으면 조심하여 굳게 지킬 수 있는 법.

인간세상이 오히려 거대한 물결이요. 바람일진대 여기 강물보다는 그곳이 더 위태로운 게 아니겠소?”

 

위태로움이 진정 위태로움이 아니라,

편안함이 오히려 위태로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