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각 : 2009-12-27 23:08 ㅣ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중국 삼국시대 때 위나라를 세운 조조(155~220)의
무덤인지를 놓고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허난성
안양에서 발굴된 한 고분의 내부 모습. 안양/ AP 연합뉴스
'삼국지'로 널리 알려진 조조의 진짜 무덤으로 보이는 유적이 발굴돼 중국 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은 허난성 문물국이 허난성 안양현 안펑향 시가오쉐 촌에 있는 동한 시대 무덤을 발굴하다, 이 무덤이 문헌상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위 무왕 조조의 진짜 '고릉'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지하 15m에 있는 이 무덤은 갑자 형태 구조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경사진 내부 묘도를 따라 내려가면 앞뒤에 규모가 큰 쌍실과 4개의 측실이 있고 길이 39.5m에 넓이는 9.8m입니다.
이 무덤은 여러 차례 도굴됐지만 금을 비롯한 각종 보석 200여 점이 출토됐고, 특히 '위 무왕이 쓰던 창'과 '위 무왕이 쓰던 돌베개'라고 쓰인 명문이 발견돼, 중국 고고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조조의 고릉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또, 한 남성과 두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도 나왔는데 남성 유골은 60살을 전후해 사망한 것으로 감정돼, 조조가 66살에 숨졌다는 문헌상 기록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조조의 것으로 중국 고고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후한 시대 천하 통일을 놓고 유비, 손권과 겨뤘던 조조는 아들 조비가 위나라를 세우면서 무왕으로 추존됐던 인물로, 죽기 전 자신의 무덤이 도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묘 72개를 만들라고 유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학설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조조의 진짜 무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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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성 “직접 발굴한 것” 반박
허난성 문물국이 지난 27일 안양현에서 조조의 진짜 무덤인 ‘고릉’을 발견했다고 발표(<한겨레> 28일치 13면)하면서 제시한 6가지 증거 중 핵심인 ‘위 무왕이 쓰던 창’ 명문(사진)과 ‘위 무왕이 쓰던 돌베개’가 이 무덤에서 출토된 진짜 유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논쟁의 중심이다.
위진남북조 문학 전문가인 인민대학 국학원 위안지시 부원장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에 출연해 “이 무덤이 이미 여러번 도굴됐으며, 이 명문과 돌베개도 이곳에서 출토된 진짜 부장품인지 도굴범의 손에서 회수한 유물인지 단정할 수 없다”며 이번 발표는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죽은 이와 함께 반드시 매장했던 묘지명이나 추도문이 출토되지 않았고, 조조가 생전에 위공 또는 위왕으로 칭했지만 위 무왕이라고는 칭한 적이 없으며, 조조가 숨진 뤄양이나 고향 초군이 아닌 안양에 묻힌 이유 등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가짜 조조 무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조조의 후손을 찾아 무덤에서 발굴된 남성의 유골과 대조해 디엔에이(DNA)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조조가 자신의 무덤이 도굴될 것을 우려해 72개의 가짜 무덤을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민간전승이 사실이라면, 그 중 하나라는 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허난성 당국은 올해 10월부터 발굴 작업을 하면서 조조의 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역사, 고고, 고문학 방면의 전문가들을 동원해 수십차례의 현장 검증과 토론을 거쳐 조조의 묘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허난성이 관광 수입 등을 겨냥해 엄격한 고증 없이 발표를 했다는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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