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년 순절인에게 치제하라.

■ 고종 13년 병자(1876, 광서 2)  3월 25일(정사)

     순묘조 병자년 순절한 신하들의 원우 등에 영묘가 병자년에 보답한 예에 따라 치제할 것인지를 묻는 예조의 계. 

 

○ 예조가 아뢰기를,

      “전교하시기를, ‘오늘 북원 망배례 때에 풍천(風泉)의 감회와 강한(江漢)의 감상으로 나의 개탄스러운 마음이 평년보다 배나 되었다. 

 

아아, 병자년의 일을 차마 말할 수 있겠는가. 그때 충신과 열사로 항의하여 척화(斥和)한 자들도 있었고 살신성인하는 자도 있었으며, 뜻을 잃고 자정(自靖)하는 자들도 있어 우뚝이 높이 솟아 영원히 천하 후세에 할 말이 있게 되었다.

 

인륜이 이로 말미암아 부식되었고 국맥이 이에 힘입어 유지될 수 있었으니, 이는 모두 신하들의 공이다. 

그 해의 갑자(甲子)가 다시 돌아왔으니, 열성조가 세상에 드문 은혜로 장려했던 성덕과 지극한 뜻을 내 체득하여 계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하들의 사판이 있는 원우(院宇)에 제사 지내는 것과 사손(嗣孫)들의 녹용(錄用)을 삼가 순묘조(純廟朝)의 병자년 은전에 따라 거행하라.’고 하였습니다. 삼가 등록을 상고해보니, 순묘조 병자년 비변사의 초기로 인하여 순절한 사람과 척화한 신하들에 대해 영묘(英廟)가 병자년에 보답한 예에 따라 거행할 것으로 윤허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남한 산성의 현절사(顯節祠), 강화의 충렬사(忠烈祠)의 문정공(文正公) 윤황(尹煌), 문정공(文貞公) 이경여(李敬輿), 문충공(文忠公) 신익성(申翊聖), 문정공(文貞公) 김경여(金慶餘), 증 참의 홍우정(洪宇定), 충경공(忠景公) 유백증(兪伯曾), 충정공(忠正公) 이개(李塏), 충경공(忠敬公) 윤문거(尹文擧), 충장공(忠壯公) 이의배(李義培), 정무공(貞武公) 최진립(崔震立), 충경공(忠景公) 김수익(金壽翼), 증 동부승지 김수남(金秀南), 충렬공(忠烈公) 홍명구(洪命耉), 충장공(忠壯公) 최효일(崔孝一), 충정공(忠貞公) 정뇌경(鄭雷卿).완풍부원군(完豐府院君) 이서(李曙), 문충공(文忠公) 조한영(曺漢英), 충민공(忠愍公) 임경업(林慶業), 문충공(文忠公) 유계(兪棨), 충정공(忠貞公) 신상(申恦), 충민공(忠愍公) 김홍익(金弘翼), 증 참판 지여해(池汝海), 능원대군(綾原大君) 이보(李俌), 증 참의 이경선(李慶善), 충장공(忠壯公) 민영(閔栐), 증 부제학 채성구(蔡聖龜), 증 부제학 이상형(李尙馨), 충장공(忠壯公) 홍처후(洪處厚), 증 찬성 송국택(宋國澤), 충간공(忠簡公) 유황(兪榥), 증 부제학 이상재(李尙載), 충장공(忠壯公) 허완(許完), 고 좌윤 홍연(洪瑑), 증 좌승지 허뢰(許賚), 고 도정 이소윤(李紹胤), 충숙공(忠肅公) 조정익(趙廷翼), 경헌공(景憲公) 채이항(蔡以恒)에게 혹은 사판에 혹은 그 묘에 모두 공경히 제사를 받았고, 광주(廣州)의 쌍령(雙嶺)과 험천(險川)의 전사한 곳에도 치제하라고 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이에 따라 거행할까요? 감히 여쭙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에 따라 거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승정원 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