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담초월(肝膽楚越)
肝(간간), 膽(쓸개 담), 楚(나라이름 초), 越(나라이름 월)은 마음이 맞지 않으면 간과 쓸개처럼 같은 몸속에 있으면서 상호 관계를 유지 하지만,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서로 등지고 만다는 뜻이다.
노(魯)나라에 왕태(王胎)라는 자가 있었다. 형벌을 받으면서 발이 잘렸지만덕망이 높아 문하생이 많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상계(常季)가 공자에게 물었다.
"왕태는 죄를 지은 자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찿는 사람이 많고, 명성은 마치 선생님과 노나라를 둘로 나눈 형세 입니다. 그는 별로 가르치는 일도 없으며, 그렇다고 의론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를 찿아 왔던 사람들은 반듯이 흡족해서 돌아갑니다.
아마 무언(無言)의 가르침이 있는 모양 입니다. 몸은 비록 불구일지라도 덕이 넘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상한 사람입니다,"
"아니다. 그는 성인이다. 한번 찿아 가고 싶은데 아직 그 기회가 없었다. 나는 그를 스승으로 우러르고 싶을 정도다. 노나라만이 아니라 천하를 이끌고 함께 따르고 싶을 만큼 존경하고 있다. 그럼 그분은 도대체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일까요?"
"그는 사생(死生)을 초월하고 있다. 비록 천지가 무너질지라도 함께 떨어지지 않을 정도이고, 물(物)과 도(道)와의 관계를 잘 알고 있으며, 물과 함께 움직이지 않을만큼 변화로부터도 초월해 있다. 게다가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이에 거스르지 않고 도의근본을 잘 지키고 있다."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마음을 달리하는 자의 눈으로 보면 간담도 초월이고 마음을 같이하는 자의 눈으로 보면 만물은 하나다.
그 사람은 귀나 눈으로 외물(外物: 마음에 접촉되는 객관적 세계의 모든 대상을 말함)을 쫓지 않고 마음을 덕의 화합에 두고 있다.
사물의 같음을 보고 다름을 보지 않으며 사생을 하나로 보고 있다. 비록 발을 잘렸지만 그것을 흙에 떨어뜨린 것처럼 조금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으니 정말 훌륭한 인물이다."
이 고사는 인간관계가 서로 가까운 사일지라도 입장에 따라서는 멀어 질수도 있고, 또한 관계가 먼사일 지라도 입장에 따라서 가까워 질수도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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