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투구(泥田鬪狗)
泥(진흙이), 田(밭전), 鬪(싸움투), 狗(개구)는
"진창에서 싸우는 개"
라는 뜻으로
"강인한 성격"
을 일컬는 말이기도 하지만
"볼썽사납게 서로 헐뜻거나 다투는 모양"
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전투구의 고사는 조선의 태조 이성계와 건국 공신인 정도전 사이에 오고간 말로서 이성계가 즉위 초 어느 날, 정도전에께 팔도 사람들을 평해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이에 정도전은,
경기도를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를 청풍명월(淸風明月),
전라도를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를 송죽대절(松竹大節),
강원도를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를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를 산림맹호(山林猛虎),
라고 평했었다.
즉
경기도는 거울에 비친 미인 같고,
충청도는 맑은 바람속의 밝은 달과 같으며,
전라도는 바람 앞의 가는 버들과 같으며,
경상도는 송죽과 같은 절개를 가졌고,
강원도는 바위 아래 넓은 부처와 같고,
황해도는 봄 물결에 돌 던지는 듯하고,
평안도는 숲속의 사나운 호랑이와 같다
는 뜻으로 외형상으론 좋은 평을 한 것 같지만 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속뜻이 있다 한다.
그러나 정도전은 이상 하게도 이성계가 태어난 함경도에 관하여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체 입을 다물었는데 이에 이성계는 무슨 말이래도 괜 찬 어니 어서 말해보라고 재촉하니, 정도전이 이에,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낯이 벌게졌는데 눈치 빠 런 정도전이 이어 말하길 그렇치만 함경도는 "석전경우(石田耕牛)" 이기도합니다 라고 했다 한다. 즉 함경도 사람은 진창에 뒤엉켜 싸우는 개 같은 면도 있지만, 자갈밭을 가는 소처럼 강인한 면도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그제 서야 얼굴안색을 바로잡았다 한다. 아뭍은 이성계는 위와 같은 설명으로 자신의 체면을 세웠다고 생각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실은 정도전의 말장난에 놀아 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뭍은 이 말은 그 후, 주로
"볼썽사납게 서로 헐뜯거나 다투는 모양을"
비유 하는데 쓰인다. 진창에 뒤엉켜 싸우는 개는 싸우면 싸울수록 서로의 몰골이 심하게 더러워진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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