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사성어

팔도 인물평.

야촌(1) 2006. 9. 26. 02:17

■ 이전투구(泥田鬪狗)

 

泥(진흙이), 田(밭전), 鬪(싸움투), 狗(개구)는

"진창에서 싸우는 개"

라는 뜻으로

"강인한 성격"

을 일컬는 말이기도 하지만

"볼썽사납게 서로 헐뜻거나 다투는 모양"

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전투구의 고사는 조선의 태조 이성계와 건국 공신인 정도전 사이에 오고간 말로서 이성계가 즉위 초 어느 날, 정도전에께 팔도 사람들을 평해 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이에 정도전은,

 

경기도를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를 청풍명월(淸風明月),

전라도를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를 송죽대절(松竹大節),

강원도를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를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를 산림맹호(山林猛虎),

라고 평했었다.

 

경기도는 거울에 비친 미인 같고,

충청도는 맑은 바람속의 밝은 달과 같으며,

전라도는 바람 앞의 가는 버들과 같으며,

경상도는 송죽과 같은 절개를 가졌고,

강원도는 바위 아래 넓은 부처와 같고,

황해도는 봄 물결에 돌 던지는 듯하고,

평안도는 숲속의 사나운 호랑이와 같다

는 뜻으로 외형상으론 좋은 평을 한 것 같지만 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속뜻이 있다 한다.

 

그러나 정도전은 이상 하게도 이성계가 태어난 함경도에 관하여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체 입을 다물었는데 이에 이성계는 무슨 말이래도 괜 찬 어니 어서 말해보라고 재촉하니, 정도전이 이에,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낯이 벌게졌는데 눈치 빠 런 정도전이 이어 말하길 그렇치만 함경도는 "석전경우(石田耕牛)" 이기도합니다 라고 했다 한다. 즉 함경도 사람은 진창에 뒤엉켜 싸우는 개 같은 면도 있지만, 자갈밭을 가는 소처럼 강인한 면도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그제 서야 얼굴안색을 바로잡았다 한다. 아뭍은 이성계는 위와 같은 설명으로 자신의 체면을 세웠다고 생각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실은 정도전의 말장난에 놀아 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뭍은 이 말은 그 후, 주로

"볼썽사납게 서로 헐뜯거나 다투는 모양을"

비유 하는데 쓰인다. 진창에 뒤엉켜 싸우는 개는 싸우면 싸울수록 서로의 몰골이 심하게 더러워진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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