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익재이제현선생

이 익재 한시(李益齋漢詩)

야촌(1) 2022. 8. 13. 11:36

익재 이제현 益齋 李齊賢(1287∼1367)

[1] 簡李員外(간이원외 : 이원외에게 편지하다) - 李齊賢

吾生如寄耳(오생여기이) 우리의 삶은 더부살이지

方寸只君知(방촌지군지) 조그만 마음 그댄 알겠지

歲晩深期在(세만심기재) 나이 들어서 깊어진 바램

東歸定幾時(동귀정기시) 동쪽 돌아감 몇 때나 놓여

 

[2]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 천수승원에 적다. - 李齊賢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손님 기다려 손님 아니 와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스님을 찾아 스님도 없어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오직 넉넉해 숲 밖에 새가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정성에 굽어 술병 끌게 해 정성관

 

[3]招崔壽翁(초최수옹) 최수옹을 부르며-李齊賢

琴書一茅屋(금서일모옥) 거문고에 책 한 초가집에

高臥樂幽獨(고와락유독) 높이 누우니 즐김 혼자서

故人來不來(고인래불래) 오랜 벗이란 오나 안 오나

東鄰酒新熱(동린주신열) 동쪽에 이웃 새 술이 익어

 

[4]幽深山居(유심산거) 깊은 산에 살며-李齊賢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 아직 피어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은 개여 골짝 그늘져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마저 한낮에 울어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이제야 깨쳐 사는 곳 깊어

 

[5]金剛山 普德窟(보덕굴) 보덕굴-李齊賢

陰風生巖谷(음풍생암곡) 서늘한 바람 바윗골서 나

溪水深更綠(계수심갱록) 시냇물 깊어 게다 푸르러

倚杖望層巓(의장망층전) 지팡이 짚어 겹 꼭대기 봐 산꼭대기전

飛簷駕雲木(비첨가운목) 날듯이 처마 구름 탄 나무

 

[6]金剛山 摩訶衍菴(마가연암) 마하연 암자-李齊賢

山中日亭午(산중일정오) 산 속에 정자 해는 한낮에

草露渥芒屨(초로악망구) 풀에 이슬로 미투리 흠뻑 두터울악 신구

古寺無居僧(고사무거승) 오랜 절에는 스님이 없고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하얀 구름에 집 뜰을 채워

 

[7]登峨眉山(등아미산) 아미산에 올라-李齊賢

蒼雲浮地面(창운부지면) 푸른 구름이 땅 위에 떴고

白日轉山腰(백일전산요) 한낮 밝은 해 산허리 돌아

萬像歸無極(만상귀무극) 모든 본뜸에 돌아간 무극

長空自寂寥(장공자적요) 먼 하늘 저만 고요에 쓸쓸

 

[8]冷泉亭(냉천정) 냉천정-李齊賢

爲愛溪邊石(위애계변석) 아끼게 되니 시냇가 바위

扶筇小立時(부공소립시) 지팡이 짚고 조금 섰을 때

微波含落照(미파함락조) 잔물결 어려 지는 볕 담아

影動掛猿枝(영동괘원지) 그림자 흔들 원숭이 가지

 

[9]題手卷1(제수권1)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豊干老去不參禪(풍간로거불참선) 풍간은 늙어가며 참선도 않고 ※승려?

寒拾從來只掣顚(한습종래지체전) 한습은 따라오며 정수리 끌어 끌채

白額將軍亦何者(백액장군역하자) 하얀 이마 장군은 또한 어떤 이

忍飢共打一場眠(인기공타일장면) 주림 참고 함께 쳐 한바탕 낮잠

 

[10]題手卷2(제수권2)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顔色雖非滿鏡春(안색수비만경춘) 낯빛은 아니라도 거울 가득 봄

歌聲尙足動梁塵(가성상족동량진) 노래 소리 넘쳐서 대들보 울려

感君一贈同心結(감군일증동심결) 그댈 느껴 한번 줘 같은 맘 맺어

不爲千金更媚人(불위천금갱미인) 아니하니 천금에 다시 아양 떪 아첨할미

 

[11]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유수경재신기동어)

서경유수 경재신이 얼린 고기를 부쳐-李齊賢

朝天石下玉鱗魚(조천석하옥린어) 조천석 바위아래 옥 비늘 고기

千里飛來入我廬(천리비래입아려) 천 리길 날아와서 내 집에 들어

一見忽驚淸到骨(일견홀경청도골) 한번 봐 문득 놀라 뼈 닿는 맑음

只緣腹有令公書(지연복유령공서) 알았네 배에 있어 공의 편지가

 

[12]雪後約竹軒訪李柯亭山齋(설후약죽헌방이가정산재)

눈 내린 뒤 죽헌과 약속하여 이가정의 산 재실을 찾아-李齊賢

柯亭人境兩淸幽(가정인경양청유) 가정의 사람됨은 맑고도 그윽

像想山陰雪後遊(상상산음설후유) 그려 생각 산그늘 눈 온 뒤 놀아

若使同行有詩友(약사동행유시우) 만일 시켜 함께 가 시 벗이 있어

子猷未必便回舟(자유미필편회주) 그대 꾀해 아니 꼭 배를 돌리게

 

[13]西都留別邢通憲(서도류별형통헌) 서도에서 형통헌과 헤어지며-李齊賢

露侵征袖曉寒多(로침정수효한다) 이슬 쳐든 소매에 새벽추위 꽤

酒盡離觴塞月斜(주진리상새월사) 술도 다해 이별 잔 변방 달 기웃

誰料北窓螢雪客(수료북창형설객) 누가 알아 북쪽 창 글 읽던 길손 ※螢雪之功

每年鞍馬走風沙(매년안마주풍사) 해마다 말을 달려 바람 모래에

 

[14]寄遠(기원) 멀리 부치며-李齊賢

懽樂翻敎恨懊新(환락번교한오신) 기뻐 즐겨 도리어 한이 돼 새로 한할오

功名只管別離頻(공명지관별리빈) 공 이름 다만 뚫어 헤어짐 잦아

可憐畫閣樽前月(가련화각준전월) 가엽다 그림 누각 술통 앞에 달

還照邊城馬上人(환조변성마상인) 돌아 비쳐 변방 성 말 위에 사람

 

[15]感懷二首1(감회이수1)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杜鵑花發杜鵑啼(두견화발두견제) 진달래 꽃은 피고 접동새 울어

香霧空濛月欲西(향무공몽월욕서) 향긋 안개 하늘 멍 달은 서산엘

立馬得詩還忘却(립마득시환망각) 말 멈춰 시를 얻어 헐 잊어버려

鳳城東望草萋萋(봉성동망초처처) 봉성 땅 동쪽 바래 풀로 우거져

 

[16]感懷二首2(감회이수2)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光風轉夜露華微(광풍전야로화미) 빛 바람 도는 밤에 이슬 꽃 살짝

零落春紅欲滿衣(영락춘홍욕만의) 가만 떨친 봄 붉음 옷을 채우려

喚取佳人騎細馬(환취가인기세마) 외쳐서 고운사람 작은 말 태워

敎吹玉笛月中歸(교취옥적월중귀) 불게 해 옥피리를 달과 돌아가

 

[17]孟宗冬筍(맹종동순) 맹종죽 겨울 죽순-李齊賢

雪中新筍宅邊生(설중신순택변생) 눈 속에 새 죽순이 집 가에 돋아

摘去高堂慰母情(적거고당위모정) 따가서 집에 계신 엄마 맘 달래

但使子孫能盡孝(단사자손능진효) 다만 시켜 자손들 효를 다하게

乾坤感應自分明(건곤감응자분명) 하늘땅 느낌 받아 절로 뚜렷해

 

[18]過漁家(과어가) 어부 집을 지나며-李齊賢

婆娑城下盡漁村(파사성하진어촌) 파사성 성 아래는 다 어촌 마을

夜雨沙磯見漲痕(야우사기견창흔) 밤비에 모래톱에 물불은 자국 물가기

渚草汀花無限好(저초정화무한호) 물가 풀 물가 꽃이 끝없이 좋아

一篙春水度朝昏(일고춘수도조혼) 삿대 하나 봄 강물 아침저녁에 상앗대고

 

[19]鷰尋玉京(연심옥경) 연심옥경-李齊賢

翩翩隻燕訪空閨(편편척연방공규) 훨훨 날아 한 제비 빈 안방 찾아

應感佳人惜別詩(응감가인석별시) 느껴서 고운사람 애틋 떠난 시

相對知心不知語(상대지심부지어) 서로마주 맘 알아 말은 못 알아

一庭風雨落花時(일정풍우락화시) 뜰 하나 비바람에 꽃 떨어질 때

 

[20]廬山三笑(여산삼소) 여산삼소-李齊賢

釋道於儒理本齊(석도어유리본제) 불교 도교 유교와 본 이치 같아

强將分別自相迷(강장분별자상미) 억지로 나눠 갈라 저 서로 헤매

三賢用意無人識(삼현용의무인식) 세 어진이 마음 씀 남들 몰라줘

一笑非關過虎溪(일소비관과호계) 한 번 웃어 안 따져 호계를 건너

 

[21]四皓歸漢(사호귀한) 사호 한나라로 돌아와-李齊賢

見說扶蘇孝且仁(견설부소효차인) 말하게 해 부소는 효도에 어짊 ※皇太子

胡令二世禍生民(호령이세화생민) 어찌 시켜 이세에 백성에 재앙 ※胡亥(BC229~207)

逋翁不爲卑辭屈(포옹불위비사굴) 포옹은 아니 하니 비사에 굽힘

未忍劉家又似秦(미인류가우사진) 차마 아니 유씨 집 진나라 같이

 

[22]和李明叔雲錦樓四詠1 荷洲香月(하주향월) 연꽃 물가 향기로운 달-李齊賢

微波澹澹月溶溶(미파담담월용용) 가는 물결 잔잔해 달빛은 넘실

十頃荷花一道風(십경하화일도풍) 열 이랑 연꽃에는 한 줄기 바람

記得臨平山下宿(기득림평산하숙) 알았으니 임평산 산 아래 묵어

酒醒身在畫船中(주성신재화선중) 술 깨자 몸이 있어 그림배 속에

 

[23]和李明叔雲錦樓四詠2 松壑翠雲(송학취운) 솔 골짝 푸른 구름-李齊賢

一林黃葉遠無聲(일림황엽원무성) 온 숲속에 누른 잎은 멀어서 소리 없어

萬壑蒼雲漲欲平(만학창운창욕평) 모든 골짝 푸른 구름 넘쳐나 반반하게

捲上山頭吹不散(권상산두취불산) 말려 올라 산꼭대기 불려도 안 흩어져

料應晩雨未全晴(료응만우미전청) 맞아 알아 늦은 비는 오롯이 아니 개여

 

[24]和李明叔雲錦樓四詠3 漁磯晩釣(어기만조) 어촌물가 늦은 낚시-李齊賢

魚兒出沒弄微瀾(어아출몰롱미란) 고기새끼 들고나며 잔물결 놀려

閑擲纖鉤柳影閒(한척섬구류영한) 느긋 던져 가는 낚시 버들 그림자

日暮欲歸衣半濕(일모욕귀의반습) 날 저물어 돌아가려 옷이 반 젖어

綠煙和雨暗前山(록연화우암전산) 푸른 연기 비 어울려 앞산 어두워

 

[25]和李明叔雲錦樓四詠4 山舍朝炊(산사조취) 산에 집 아침 불을 때-李齊賢

山下誰家遠似村(산하수가원사촌) 산 아래 누구 넨가 멀리 마을이

屋頭煙帶大平㾗(옥두연대대평량) 지붕머리 연기 껴 큰 평온 서려 눈병량

時聞一犬吠籬落(시문일견폐리락) 때론 들려 개 하나 짖는 울타리

乞火有人來扣門(걸화유인래구문) 불 빌리러 사람 와 문을 두드려

 

[26]松都八詠 西江月艇(서강월정) 서강에 달 실은 배-李齊賢

江寒夜靜得魚遲(강한야정득어지) 강물 차고 밤 고요 고기 안 낚여

獨倚蓬窓捲釣絲(독의봉창권조사) 혼자 기댄 봉창에 낚싯줄 거둬

滿目靑山一船月(만목청산일선월) 눈에 가득 푸른 산 배 하나 달이

風流未必載西施(풍류미필재서시) 풍류라면 아니 꼭 서시를 태워 ※美女

 

[27]松都八詠 南浦烟蓑(남포연사) 남포의 안개 풀 섶-李齊賢

一灣蒲葦雨蕭蕭(일만포위우소소) 한 굽이 부들갈대 비는 우수수

隔岸人家更寂寥(격안인가갱적료) 언덕너머 사람 집 다시 고요해

漁罷呼兒收綠網(어파호아수록망) 천렵 마쳐 애 불러 그물을 거둬

剌船歸起晩來潮(랄선귀기만래조) 삐거덕 배 돌아와 늦은 밀물에 어그러질랄

 

[28]松都八詠 龍野尋春(룡야심춘) 용야들에 봄을 찾아-李齊賢

偶到溪邊藉碧蕪(우도계변자벽무) 뜻밖 닿은 시냇가 푸른 풀 깔려

春禽好事勸提壺(춘금호사권제호) 봄새는 좋은 일이 술 끌어 권해 ※提壺 직박구리

起來欲覓花開處(기래욕멱화개처) 일어나 찾으려해 꽃이 핀 곳을

度水幽香近却無(도수유향근각무) 물 건너 그윽한 향 다가가 없어

 

[29]松都八詠 熊川禊飮(웅천계음) 웅천계음-李齊賢

沙頭酒盡欲斜暉(사두주진욕사휘) 모래머리 술 다해 해도 비스듬

濯足淸流看鳥飛(탁족청류간조비) 발 씻어 맑은 물에 새를 봐 날아

此意自佳誰領取(차의자가수령취) 이런 뜻 절로 멋져 누가 알아줘

孔門吾與舞雩歸(공문오여무우귀) 공자 문하 우리는 놀다 돌아가

 

[30]松都八詠 靑郊送客(청교송객) 청교에서 손님 보내-李齊賢

小溪深處柳飛綿(소계심처류비면) 실개울 깊은 곳에 버들 솜 날려

細雨晴時草似煙(세우청시초사연) 보슬비 개일 때면 연기 같은 풀

客去客留俱不礙(객거객류구불애) 손님 가든 머물든 함께 안 막아

一樽相對好山川(일준상대호산천) 동이 술 서로 마주 좋은 산천이

 

[31]松都八詠 紫洞尋僧(자동심승) 자동에 스님을 찾아-李齊賢

石泉激激風生腋(석천격격풍생액) 돌샘에 샘물 콸콸 몸에 바람나 겨드랑이액

松霧霏霏翠滴巾(송무비비취적건) 솔 안개 부슬부슬 푸름에 젖어

未用山僧勤挽袖(미용산승근만수) 아니 써 산에 스님 소매를 당겨

野花啼鳥解留人(야화제조해류인) 들꽃에 우는 새는 사람 붙들어

 

[32]松都八詠 龍山秋晩(룡산추만) 용산에 가을이 늦어-李齊賢

去年龍岫菊花時(거년룡수국화시) 지난해 용산 마루 국화꽃 필 때

與客携壺上翠微(여객휴호상취미) 손님과 술병 차고 산중턱 올라

一逕松風吹帽落(일경송풍취모락) 한 오솔길 솔바람 모자 떨어져

滿衣紅葉醉扶歸(만의홍엽취부귀) 옷 가득 붉은 잎에 취해 잡고 와

 

[33]松都八詠 鵠嶺春晴(곡령춘청) 곡령에 봄날 맑아-李齊賢

八仙宮住翠微峯(팔선궁주취미봉) 여덟 신선 궁 있어 푸른 기운 봉

縹緲煙霞幾萬重(표묘연하기만중) 아득하다 안개 놀 몇 만 겹이나

一夜長風吹雨過(일야장풍취우과) 하룻밤을 긴 바람 비 몰고 지나

海龍擎出玉芙蓉(해룡경출옥부용) 바다용 들어 솟아 옥의 연꽃을

 

[34]白溝(백구) 백구강-李齊賢

誰將督亢餌强隣(수장독항이강린) 누가하랴 독항 땅 강한 이웃 줘

空費金繒歲結親(공비금증세결친) 괜히 써 금과 비단 해마다 맺어

尺水區區遏南牧(척수구구알남목) 한 자 물 자잘하게 남쪽을 막아

可能臥榻不容人(가능와탑불용인) 하는 건 누운 자리 사람 안 들여

 

꟔[35]郡(탁군) 탁군-李齊賢

美壤每每接大行(미양매매접대항) 아름다운 땅은 늘 태항에 닿아

東秦右臂北燕吭(동진우비북연항) 동쪽 진은 오른 팔 북쪽 연 목이

劉郞却愛蠶叢國(류랑각애잠총국) 유 총각 되레 아껴 잠총국 나라

故里虛生羽葆桑(고리허생우보상) 고향 마을 그저 나 우보 뽕나무 풀더부룩할보

 

[36]登鵠嶺(등곡령) 곡령에 올라-李齊賢

煙生渴咽汗如流(연생갈인한여류) 연기 나니 마른 목 땀은 흐르듯

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 열 걸음 걸으면서 여덟아홉 쉼

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 달리마라 뒤서 와 앞을 지나도

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 천천히 가 마침내 산마루 닿아

 

[37]栗谷人家(율곡인가) 율곡 골짝 사람 집-李齊賢

歲暮天寒雪欲飛(세모천한설욕비) 한 해 가며 날 추워 눈이 날리려

旋收鷄狗掩柴扉(선수계구엄시비) 돌려 거둬 닭과 개 사립문 닫아

馬蒭奴飯猶能辦(마추노반유능판) 말 꼴에다 종 밥을 힘써 마련해

勸客明朝且莫歸(권객명조차막귀) 부디 손 내일 아침 돌아가지마

 

[38]送息影菴(송식영암) 식영암에 보내며-李齊賢

同道相從古亦稀(동도상종고역희) 같은 도 서로 좇아 옛 또한 드문

中年遠別忍霑衣(중년원별인점의) 중년에 멀리 헤져 차마 옷 적셔

空江目盡思無盡(공강목진사무진) 빈 강에 바램 다해 생각 끝없어

一片風帆去似飛(일편풍범거사비) 한 조각 바람 돛배 떠나 날듯이

 

[39]九曜堂1(구요당1) 구요당-李齊賢

溪水潺潺石逕斜(계수잔잔석경사) 시냇물 잔잔해도 돌길 비스듬

寂寥誰似道人家(적료수사도인가) 고요 쓸쓸 뉘 같아 도인 집이랴

庭前臥樹春無葉(정전와수춘무엽) 뜰 앞에 누운 나무 봄에 잎 없어

盡日山蜂咽草花(진일산봉열초화) 하루 내 산에 벌은 풀꽃에 목메

 

[40]九曜堂2(구요당2) 구요당-李齊賢

夢破虛窓月半斜(몽파허창월반사) 꿈을 깬 빈 창가에 달이 반 기웃

隔林鐘鼓認僧家(격림종고인승가) 숲 너머 종 북소리 알아 스님 집

無端五夜東風惡(무단오야동풍악) 무던히 밤은 오경 봄바람 나빠

南澗朝來幾片花(남간조래기편화) 남쪽 도랑 아침 와 몇 조각 꽃이

 

[41]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李齊賢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얇은 이불 소름 나 등잔불 어둑 ※寒粟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불명종)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마주 성내 묵는 손 문 일찍 열어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살펴보려 암자 앞 눈 눌린 솔을

 

[42]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李齊賢

楓葉蘆花水國秋(풍엽로화수국추) 단풍잎 갈대꽃에 물나라 가을

一江風雨灑片舟(일강풍우쇄편주) 온 강엔 비바람이 조각배 뿌려

鷺回楚客三更夢(로회초객삼경몽) 해오라기 오는 손 한밤의 꿈에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 헤어진 소상왕비 오랜 옛 시름

 

[43]淮陰漂母墳1(회음표모분1)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 선비 중해 백성 가련 옳음은 절로 깊어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 어찌 나중 밥 한 그릇 천금을 바랬을까

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 돌아와서 되레 따져 남창의 정장에게

未必王孫識母心(미필왕손식모심) 아니 꼭이 왕손으로 표모 마음 알아야

 

[44]淮陰漂母墳2(회음표모분2)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婦人猶解識英雄(부인유해식영웅) 아주머니 그리 알아 영웅을 알아

一見殷勤慰困窮(일견은근위곤궁) 한눈에 봐 넌짓 힘써 어려움 달래

自棄爪牙資敵國(자기조아자적국) 저만 버려 발톱 이빨 적 나라 밑천

項王無賴目重瞳(항왕무뢰목중동) 항왕으로 쓸데없이 눈동자 붙어

 

[45]比干墓1(비간묘1) 비간묘-李齊賢

周王封墓禮殷臣(주왕봉묘례은신) 주왕이 무덤 돋워 은나라 신하 높여

爲惜忠言見殺身(위석충언견살신) 아까워 충성된 말 몸 바침을 보고서

何事華陽歸馬後(하사화양귀마후) 무슨 일로 화양으로 말을 돌린 다음에

蒲輪不謝採薇人(포륜불사채미인) 부들바퀴 안 보내 고사리 캐던 사람

 

[46]比干墓2(비간묘2) 비간묘-李齊賢

從來忿欲蔽良知(종래분욕폐량지) 오면서 분한 마음 좋은 앎 가려

日暮令人有逆施(일모령인유역시) 날 저물어 사람에 도로 베풀게

哿矣親祠比干墓(가의친사비간묘) 잘하니 몸소 제사 비간의 무덤

胡然却仆魏徵碑(호연각부위징비) 어찌해 넘어뜨려 위징의 비석 ※魏徵(580∼643)

 

[47]范蠡(범려) 범려-李齊賢

論功豈啻破强吳(론공기시파강오) 공 따져 어찌 다만 오나라 부숨

最在扁舟泛五湖(최재편주범오호) 가장 큼은 조각배 오호에 띄워

不解載將西子去(불해재장서자거) 모르게 배에 싣고 서시와 떠나

越宮還有一姑蘇(월궁환유일고소) 월나라 궁 안 있어 고소대 하나

 

[48]曹參(조참) 조참 ※(?~BC190) 肅何의 추천으로 相國이 되어 惠帝를 보필-李齊賢

病瘡餘痛九州同(병창여통구주동) 병에 상처 아픔이 구주 한 가지

兪扁何施藥砭功(유편하시약폄공) 유부 편작 어찌 펴 약에 침 공덕 ※名醫

不作歌呼終日醉(부작가호종일취) 아니해 노래 불러 날 다해 취해

膠西枉見白頭翁(교서왕견백두옹) 교서에서 잘못 봐 흰머리 노인

 

[49]蕭何(소하) 소하 ※(?~BC193)-李齊賢

秦家圖籍漢山河(진가도적한산하) 진나라 그림 문서 한나라 산하

功比曹參百倍加(공비조참백배가) 공을 견줘 조참에 백 곱은 나아

白首年來還見縶(백수년래환견집) 흰머리 나이 오니 되레 매여서 맬집

只應羞殺召平瓜(지응수살소평과) 다만 맞아 부끄러 소평의 참외

 

[50]韓信(한신) 한신-李齊賢

出跨淮陰志頗奇(출과회음지파기) 사타구니 긴 회음 뜻 자못 야릇

亦知王業匪人爲(역지왕업비인위) 또한 알아 왕업은 사람 함 아냐

欲令螻蟻翻溟渤(욕령루의번명발) 하려하니 개미에 바다 물 엎어

晩計何殊乳臭兒(만계하수유취아) 만년 꾀 어찌 달라 젖먹이아이

 

[51]張良(장량) 장량-李齊賢

五世君恩未足酬(오세군은미족수) 오대에 임금 베풂 넉넉 못 갚아

誓將心力快秦讎(서장심력쾌진수) 다짐하려 마음 힘 진나라 원수

韓王又作彭城土(한왕우작팽성토) 한왕 또한 지으니 팽성의 흙이

借箸何辭轉一籌(차저하사전일주) 빌린 저 어찌 물러 굴려 한 꾀함

 

[52]陳勝(진승) 진승-李齊賢

甕牖繩樞去故園(옹유승추거고원) 단지 창문 줄 지도리 고향을 떠나

魚書狐火起中原(어서호화기중원) 물고기 글 여우 불이 중원에 일어 ※陳勝 吳廣

只應燕雀譏鴻鵠(지응연작기홍곡) 다만 맞아 제비 참새 큰 인물 속여

一去都忘壟上言(일거도망롱상언) 한 번 떠나 모두 잊어 언덕 올린 말

 

[53]陳平(진평) 진평 ※陳平宰肉-李齊賢

呂氏應非項氏儔(여씨응비항씨주) 여씨는 마침 안 돼 항우의 짝이 ※呂太后

何緣到此獨深憂(하연도차독심우) 어찌 맺어 이다지 홀로 큰 걱정

絳侯椎樸王陵戇(강후추박왕릉당) 강후 주발 소탈해 왕릉 어리숙 ※周勃

更欠高皇用我謀(갱흠고황용아모) 다시없어 고황제 내 꾀를 써줘

 

[54]夏侯嬰(하후영) 하후영-李齊賢

劍下淮陰爲大將(검하회음위대장) 칼 아래 회음 한신 대장이 되고

車中季布作名臣(차중계포작명신) 수레 속에 계포는 이름난 신하

滕公鑑識眞難及(등공감식진난급) 등공의 알아봄은 참말 못 미쳐

最是高皇善用人(최시고황선용인) 가장 옳아 고황제 사람을 잘 써

攀龍附鳳豈無人(반룡부봉기무인) 용 잡아 봉황 붙어 사람 없을까

驂乘初終只一臣(참승초종지일신) 곁에 타 처음 끝내 오직 한 사람

擁樹兩兒誠不忍(옹수량아성불인) 효혜 노원 두 아이 정성 못 참아

帝心應念放麑仁(제심응념방예인) 황제 마음 맞 생각 사슴 푼 어짊 맹손

 

[55]蒯通(괴통) 괴통-李齊賢

嫉功樂禍亡三儁(질공낙화망삼준) 공로 시샘 화 즐김 세 영웅 잃어 준걸준

肆辯邀名起兩臣(사변요명기량신) 말 잘해 이름 만나 두 신하 세워

其主一言能免鑊(기주일언능면확) 그 주인 한 마디 말 죽음 벗어나 가마확

豈如緘口廟中人(기여함구묘중인) 어찌 같아 입 꿰맨 사당 앞 사람 후직사당

 

[56]劉敬(유경) 유경-李齊賢

欲將漢主嫁昆夷(욕장한주가곤이) / 한 공주(漢公主)를 곤이에게 시집보내려 함은

想見當初計畫時(상견당초계획시) / 그 당시의 사정을 상상하겠네.

千載名妃心語口(천재명비심어구) / 명비는 천추에 마음속으로,

奉春君豈是男兒(봉춘군기시남아) / 봉춘군 네가 어찌 남자이드냐 하겠지. 

 

[57]陸賈(육가) 육가-李齊賢

將相同心業再昌(장상동심업재창) / 장상이 동심하여 왕업(王業)을 재창하고,

漢家聲敎到南荒(한가성교도남황) / 한 나라 교화가 남만(南蠻)까지 뻗쳤네.

擊鮮樂飮眞良計(격선락음진량계) / 격선 낙음은 참으로 양책이나.

枉費機關爲辟陽(왕비기관위벽양) / 벽양후를 위해 준 건 그릇된 낭비였네. 

 

[58]劉向劉歆(유향유흠) 유향과 유흠-李齊賢

丹心耿耿帝曾知(단심경경제증지) 붉은 마음 빛나니 임금이 알아 ※一片丹心

梓柱生根勢莫移(재주생근세막이) 가래나무 뿌리 나 힘 뻗혀 한결

地下可能無駭汗(지하가능무해한) 땅 밑에서 할 수가 놀란 땀 없이

國師公是酒家兒(국사공시주가아) 국사공 유흠 바로 술집의 아이

 

[59]田橫(전횡) 전횡-李齊賢

隨何有口來黥布(수하유구래경포) 수하는 입이 있어 경포가 오고

魏豹無心聽酈生(위표무심청력생) 위표는 마음 없어 역생에 들어

壯士難敎甘一辱(장사난교감일욕) 굳센 이 못 시키니 한 욕됨 달게

漢皇爭得見田橫(한황쟁득견전횡) 한나라 왕 다투어 전횡 보려해

 

[60]項羽(항우) 항우-李齊賢

書劍應難敵萬人(서검응난적만인) 글과 칼로 못 맞서 많은 사람을

須知大勇在安民(수지대용재안민) 꼭 알아야 큰 날쌤 백성 편케 해

韓生奪得東歸志(한생탈득동귀지) 한생이 빼앗으니 동쪽 돌릴 뜻

天意寧終假一秦(천의녕종가일진) 하늘 뜻 어찌 끝내 진 나라 빌림

 

[61]益齋小樂府 濟危寶(제위보) 제위보-李齊賢

浣紗溪上傍垂楊(완사계상방수양) 비단 빨던 시내 위 수양버들 곁

執手論心白馬郎(집수론심백마랑) 손잡아 마음 주던 흰말 탄 사내

縱有連簷三月雨(종유연첨삼월우) 이어달려 처마엔 삼월 봄비가

指頭何忍洗餘香(지두하인세여향) 손끝을 어찌 차마 씻어 남긴 향

 

[62]益齋小樂府 長巖(장암) 장암-李齊賢

拘拘有雀爾奚爲(구구유작이해위) 옭아 매인 참새야 너 어찌 하다

觸着網羅黃口兒(촉착망라황구아) 걸려들어 그물에 노란 입 새끼

眼孔元來在何許(안공원래재하허) 눈구멍 원래부터 어디에 두고

可憐觸網雀兒癡(가련촉망작아치) 가여워라 그물 속 참새 미련이

 

[63]益齋小樂府 西京別曲(서경별곡) 서경별곡-李齊賢

縱然巖石落珠璣(종연암석락주기) 늘어뜨려 바위에 구슬 떨어져

纓縷固應無斷時(영루고응무단시) 끈이야 굳이 그리 끊길 리 없어

與郎千載相離別(여랑천재상이별) 낭군과 천년이나 서로 떨어져

一點丹心何改移(일점단심하개이) 한 점에 뭉친 마음 어찌 옮기랴

 

[64]益齋小樂府 居士戀(거사련) 선비의 사랑-李齊賢

鵲兒籬際噪花枝(작아리제조화지) 까치새끼 울타리에 울어 꽃가지

蟢子床頭引網絲(희자상두인망사) 갈거미도 상머리에 거미줄 놓아

余美歸來應未遠(여미귀래응미원) 우리 낭군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정신조이보인지) 얼에 넋에 이미 일찍 사람 알게 해

 

[65]益齋小樂府 五冠山(오관산) 오관산-李齊賢

木頭雕作小唐鷄(목두조작소당계) 나무토막 깎아서 조그만 당닭

邸子拈來壁上棲(저자념래벽상서) 집에다 집어다가 벽 위에 앉혀

此鳥膠膠報時節(차조교교보시절) 이 닭이 꼬끼오해 때 알릴 때면

慈顔如似日平西(자안여사일평서) 어머니 얼굴 마치 서녘 해넘이

 

[66]益齋小樂府 沙里花(사리화) 사리화-李齊賢

黃雀何方來去飛(황작하방래거비) 참새는 어찌 그리 오가며 날아

一年農事不曾知(일년농사부증지) 한해에 농사일은 일찍이 몰라

鰥翁獨自耕耘了(환옹독자경운료) 홀아비 저 혼자서 갈고 맸는데

耗盡田中禾黍爲(모진전중화서위) 다 없애 밭 가운데 벼 기장 소출

 

[67]益齋小樂府 處容(처용) 처용-李齊賢

新羅昔日處容翁(신라석일처용옹) 신라에는 지난 옛날 처용 아비가

見說來從碧海中(견설래종벽해중) 말 들으니 나왔다네 푸른 바다서

貝齒赬脣歌月夜(패치정순가월야) 하얀 이에 붉은 입술 달밤을 노래

鳶肩紫袖舞春風(연견자수무춘풍) 어깨 덩실 소매 펄럭 봄바람 춤을

 

[68]益齋小樂府 鄭瓜亭(정과정) 정과정 ※瓜亭 鄭敍(明宗元年 1170년 赦免)-李齊賢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불점의)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정치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울음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성지)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느니

 

[69]古風七首1(고풍칠수1) 고풍칠수-李齊賢

歲暮連日雪(세모연일설) 해는 저물어 날을 이어 눈

百卉俱拉摧(백훼구랍최) 온갖 풀들은 모두 꺾이어 꺾을랍최

政恐入新春(정공입신춘) 정말 두렵기 새봄이 들어

陰雲仍未開(음운잉미개) 그늘진 구름 이에 안 개여

娟娟一樹梅(연연일수매) 아리땁게도 한 그루 매화

脈脈在空谷(맥맥재공곡) 이어 이어져 빈 골짝에서

幽香人不知(유향인부지) 그윽한 향기 남들은 몰라

瘦骨淸如玉(수골청여옥) 여윈 뼈마디 옥처럼 맑아

 

[70]古風七首2(고풍칠수2) 고풍칠수-李齊賢

宵寒夢易破(소한몽이파) 밤이 차가워 꿈을 쉽게 깨

展轉不自聊(전전부자료) 돌아 굴러서 절로 못 기대 ※輾轉反側

攬衣起窺戶(람의기규호) 옷을 걸쳐서 일어나 살펴

落落星月高(낙락성월고) 쏟아 떨어져 별과 달 높아

開爐具燈火(개로구등화) 화로 불 피워 등불을 밝혀

坐聽風枝號(좌청풍지호) 앉아서 들어 가지에 바람

念彼窮谷士(념피궁곡사) 저기 생각을 막힌 골 선비

誰與同其袍(수여동기포) 누가 줄건 지 함께 그 핫옷

 

[71]古風七首3(고풍칠수3) 고풍칠수-李齊賢

公子遠行役(공자원행역) 도련님께선 먼 길 갈일이

鞍馬光翁赩(안마광옹혁) 말안장 올려 얼굴빛 붉어 붉을혁

憔悴玉樓妾(초췌옥루첩) 애태워 여윈 옥루의 아낙

忍淚不敎滴(인루불교적) 눈물 참으며 아니 흐르게

念之不可忘(념지불가망) 생각하느니 잊지를 못해

奮飛無羽翼(분비무우익) 떨쳐서 날려 날개가 없어

寒鍾鳴苦遲(한종명고지) 차운 종 울려 괴로움 늦춰

何時東方白(하시동방백) 언제면 동녘 날이 새려나

 

[72]古風七首4(고풍칠수4) 고풍칠수-李齊賢

三冬天地閉(삼동천지폐) 석 달 겨울엔 하늘땅 막혀

龍蛇蟄幽宮(용사칩유궁) 용과 뱀들은 깊은 궁 숨어

世道多反覆(세도다반복) 세상길 많아 엎고 뒤엎어

君子有固窮(군자유고궁) 군자 가지니 정말 어려움

虛窓列遠岫(허창열원수) 빈 창문으로 먼 산 줄지어

白雲度晴空(백운도청공) 흰 구름 지나 개인 하늘을

從嗔不迎客(종진불영객) 좇아 성내어 손님 못 맞아

揮琴送飛鴻(휘금송비홍) 거문고 둘러 기러기 날려

 

[73]古風七首5(고풍칠수5) 고풍칠수-李齊賢

蘇秦學鬼谷(소진학귀곡) 소진은 배워 귀곡 선생께

適取勞其生(적취로기생) 마침내 얻어 그 삶 지치게

起來佩相印(기래패상인) 일어서 오니 재상 인끈 차

足使妻嫂驚(족사처수경) 놀랄 만하니 아내와 형수

胡爲任寸舌(호위임촌설) 어찌하여서 한 치 혀 놀려

抵死談縱橫(저사담종횡) 죽을 때까지 종횡책 말해 합종연횡책

便有二頃田(편유이경전) 있다고 쳐서 두 이랑 밭이

知渠不躬耕(지거불궁경) 알건가 어찌 몸소 안 갈아

 

[74]古風七首6(고풍칠수6) 고풍칠수-李齊賢

山中有故人(산중유고인) 산속에 있어 오래된 사람

貽我尺素書(이아척소서) 내게 전해와 짧은 편지글

學仙若有契(학선약유계) 신선을 배워 맺음 있다면

此世眞蘧廬(차세진거려) 이 세상이라 참다운 오막

軒裳非所慕(헌상비소모) 처마에 치마 아니 그린바

木石難與居(목석난여거) 나무돌과는 함께 못 살아

不如飮我酒(불여음아주) 같지 않으니 내 술 마시기

死生任自如(사생임자여) 죽고 살기는 저절로 같아

 

[75]古風七首7(고풍칠수7) 고풍칠수-李齊賢

淸朝樂無事(청조락무사) 말간 아침에 즐길 일 없어

十日九下帷(십일구하유) 열흘에 아홉 휘장을 내려

偶然出官道(우연출관도) 뜻하지 않게 벼슬길 나가

立馬看奔馳(입마간분치) 말을 세워서 달림을 보네

草草功名士(초초공명사) 시름 시름이 공 이름 선비

紛紛豪俠兒(분분호협아) 바쁘고 바빠 크게 노는 이

歸來對黃卷(귀래대황권) 돌아와서는 책을 마주해

一笑還自怡(일소환자이) 한번 웃으니 난 되레 기뻐

 

[76]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아픈 가운데 우곡에게 드립니다-李齊賢

讀書嗟聽瑩(독서차청형) 글을 읽어 아 빛남을 들어

聞道愧支離(문도괴지리) 도를 들으니 너무 부끄러

豈繫蒼生望(기계창생망) 어찌 내걸어 백성 바램을

謬蒙明主知(류몽명주지) 잘못 덮어쓴 밝은 임금 앎

病諳年去速(병암년거속) 병들어 외니 세월 감 빨라 욀암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느긋함 싫어 해 기움 더뎌

臥念平生事(와념평생사) 누워 생각해 한 삶에 일을

多爲識者嗤(다위식자치) 하도 아는 이 웃음거리 돼 웃을치

 

[77]哭尙德洪宰相瀹(곡상덕홍재상약) 재상 홍약의 덕을 기리며 울어-李齊賢

邂逅俄成別(해후아성별) 뜻밖에 만나 갑자기 헤짐 만날해후 갑자기아

驚呼已隔生(경호이격생) 놀라 불러도 이미 삶 너머

臨書懷善誘(림서회선유) 책 잡아 품어 좋은 깨우침

對酒憶眞情(대주억진정) 술 마주 생각 참다운 정이

淚溢大同水(루일대동수) 눈물로 더해 대동강 물이

名縣平壤城(명현평양성) 이름 내걸어 평양성에다

應敎吠天喙(응교폐천훼) 으레 가르쳐 짖는 주둥이 짖을폐 부리훼

永愧首丘誠(영괴수구성) 오랜 부끄럼 머리 둔 마음 ※首丘初心

 

[78]邠州(빈주) 빈주에서-李齊賢

行穿山窈窕(행천산요조) 길이 뚫려도 산은 그윽해 뚫을천 그윽할요

俯見樹扶疏(부견수부소) 굽어본 나무 떠받쳐 트여

地僻宜澗飮(지벽의간음) 땅 외져 마땅 골짝 물 마셔

民醇多穴居(민순다혈거) 백성 지긋해 굴에 꽤 살아 진한술순

麥黃仍水碓(맥황잉수대) 보리 익어서 물방아 거듭 방아대

桑綠已繅車(상록이소거) 뽕잎 푸르러 고치 켠 수레 고치켤소

看取田園樂(간취전원락) 보아서 가져 시골 들 즐김

周家積累餘(주가적루여) 주나라 쌓음 끼침이 남아

 

[79]馬上1(마상1) 말 위에서-李齊賢

驅馬上丘原(구마상구원) 말 몰아 올라 언덕 들판에

黃塵滿征鞍(황진만정안) 누런 흙먼지 말안장 가득

嘉禾槁已盡(가화고이진) 아름다운 벼 이미 다 말라 마를고

杲杲升朝暾(고고승조돈) 밝고 밝으니 오른 아침 해 밝을고 아침해돈

豈爲去鄕國(기위거향국) 어찌할 건가 고향을 떠나

悲歌行路難(비가행로난) 슬피 노래해 갈길 어려움

願言得甘霪(원언득감음) 바램 말 얻기 흠뻑 내릴 비 장마음

維以慰黎元(유이위려원) 매인 것이라 온 백성 달램 위로할위 검을려

 

[80]馬上2(마상2) 말 위에서-李齊賢

隻輪載家具(척륜재가구) 수레 하나에 살림을 싣고 새한마리척

夫婦相挽推(부부상만추) 지아비 아내 둘 밀고 당겨 당길만

行行日數里(행행일수리) 가고 가기를 하루에 몇 리

就食南州來(취식남주래) 먹을 것 좇아 남쪽 고을 와

民生苦與樂(민생고여락) 백성의 삶은 괴롬과 즐김

造物已按排(조물이안배) 온갖 지은이 이미 놓아둬 누를안 밀칠배

顧予是何者(고여시하자) 날 돌아보니 바로 어떤 이

對之獨傷懷(대지독상회) 마주하고서 혼자 다친 맘

 

[81]馬上3(마상3) 말 위에서-李齊賢

日午汗如濯(일오한여탁) 해는 머리 위 땀이 씻기듯

小立溪聲中(소립계성중) 조금 섰으니 시내 소리에

飛塵欃馬過(비진참마과) 날리는 먼지 언뜻 말 지나 살별참

氣若烈火烘(기약열화홍) 기운 같기는 불타는 횃불 횃불홍

鳴蜩悅美蔭(명조열미음) 울 매미 기뻐 고운 그늘이 매미조

倦鳥思深叢(권조사심총) 지친 새 생각 깊은 숲나무 모일총

何時紫霞洞(하시자하동) 어느 때이면 자하동 골짝

欹枕聽松風(의침청송풍) 베개 고이니 듣는 솔바람

 

[82]馬上4(마상4) 말 위에서-李齊賢

傴僂驛中卒(구루역중졸) 곱사등이인 역에 역졸은 구부릴구루

顚倒身上袍(전도신상포) 뒤집어엎어 몸에 도포를

移床拂簟席(이상불점석) 침상을 옮겨 삿자리 떨어 삿자리점

巵酒慰我勞(치주위아로) 술잔을 들어 내 힘씀 달래 잔치

致君媿無術(치군괴무술) 그대 내맡겨 꾀 없어 부끄 창피줄괴

旅食驚二毛(여식경이모) 나그네살이 두 머리 놀래

區區欲何爲(구구욕하위) 낱낱 나눠서 무엇 하려고

亦來煩爾曹(역래번이조) 또한 온 것이 여러분 애써

 

[83]焦山(초산) 초산-李齊賢

裵老開浮玉(배로개부옥) 배 노인 열어 떠도는 옥에

胸襟讓一焦(흉금양일초) 마음에 생각 한 태움 넘겨

海呑吳地盡(해탄오지진) 바다 삼키니 오나라 땅 다

山控楚天遙(산공초천요) 산은 내던져 초나라 하늘 당길공

蜃氣窓間日(신기창간일) 신기루 기운 창 사이 햇살

鷗聲砌下潮(구성체하조) 갈매기 소리 섬돌 밑 밀물

欲歸還倚杖(욕귀환의장) 돌아가려다 다시 기대 서

松竹晩蕭蕭(송죽만소소) 솔에 대나무 늦어 쓸쓸해

 

[84]中菴居士贈詩1(중암거사증시1)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道門終古隱然開(도문종고은연개) 도 깨침 문 끝 옛날 숨겨져 열려

脚踏何論士與臺(각답하론사여대) 발 밟아 어찌 따져 높고 낮은 이

彼佛曾敎丹化鐵(피불증교단화철) 저 부처 일찍 깨쳐 단사 쇠 되기

吾儒奚憚海持杯(오유해탄해지배) 내 유가 어찌 꺼려 바다 지닌 잔

信標衣鉢非言得(신표의발비언득) 믿음 표 가사 바리 말 않고 얻어 ※傳衣授法 慧可

樂在簞瓢豈利回(낙재단표기리회) 즐김은 광주리 박 어찌 이끗에 ※簞食瓢飮 顔回

許我洗心參五葉(허아세심삼오엽) 내게 해 마음 씻어 다섯 잎 참선

希公着眼處三才(희공착안처삼재) 바란 공 눈을 두니 세 재주 머묾

 

[85]中菴居士贈詩2(중암거사증시2)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大地炎塵撥不開(대지염진발불개) 넓은 땅 타는 먼지 없애 못 열어

淸涼獨占竹邊臺(청량독점죽변대) 맑아 서늘 홀로만 대숲 곁 누대

門無車馬腰無印(문무차마요무인) 문에 없어 수레 말 허리 인끈도

家有絃歌手有杯(가유현가수유배) 집에 있는 거문고 손에는 술잔

霖雨應須一龍起(림우응수일용기) 장맛비엔 으레 꼭 용 하나 일어

丘山未信萬牛回(구산미신만우회) 언덕 산에 못 믿을 많은 소 돌아

請看鶴壽峯前地(청간학수봉전지) 보고지고 오랜 학 봉 앞에 마을

也着三韓老秀才(야착삼한노수재) 또한 붙어 삼한에 늙은 빼난 이

 

[86]中菴居士贈詩3(중암거사증시3)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糞掃堆中心眼開(분소퇴중심안개) 떨어 쓸어 더미 속 마음눈 열려 언덕퇴

到頭渾是九蓮臺(도두혼시구련대) 머리 닿아 이 온통 아홉 연화대

驪鱗觸處難求寶(려린촉처난구보) 검은 비늘 닿은 곳 보배 못 찾아

蛇足添來或失杯(사족첨래혹실배) 뱀에 발 붙였다가 어째 잔 뺏겨 ※畵蛇添足

萬物秋凋還夏茂(만물추조환하무) 만물은 가을 시들 여름 우거져

三光西沒却東回(삼광서몰각동회) 세 빛은 서쪽 빠져 동쪽 되돌아

分明此理誰拈破(분명차리수념파) 뚜렷한 이런 이치 누가 집어 깨 집을념

四海除公有辨才(사해제공유변재) 온 세상 공을 제쳐 알 재주 있나 분별할변

 

[87]中菴居士贈詩4(중암거사증시4)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呑吐江山口闔開(탄토강산구합개) 삼켜 뱉어 강과 산 입 닫고 열어

肯敎塵壒礙靈臺(긍교진애애영대) 옳다 시켜 흙먼지 영대를 막아 티끌애

眞功牛入庖丁刃(진공우입포정인) 참일 이룸 소 찔러 백정의 칼날 부엌포

妄想蛇逃樂廣杯(망상사도악광배) 어긋 생각 뱀 숨어 악광의 술잔

樂國公能許同往(낙국공능허동왕) 낙원나라 공은 해 함께 가자며

寶山吾亦免空回(보산오역면공회) 보배론 산 내 또한 헛돌림 벗어

有心潤色無文印(유심윤색무문인) 마음 둔 젖은 빛깔 글 찍힘 없어

未信金仙不要才(미신금선불요재) 못 믿어 부처님을 재주 안 찾아

 

[88]中菴居士贈詩5(중암거사증시5)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明主當時理具開(명주당시리구개) 밝은 임금 그 때는 다스림 갖춰

看公闊步上金臺(간공활보상금대) 공을 보니 내딛음 금대에 올라 트일활

笑談漢已重九鼎(소담한이중구정) 웃어 얘기 한나라 겹친 아홉 솥

襟袍魯宜如一杯(금포로의여일배) 핫옷자락 노나라 잔 하나 같이

鍊石只言天可補(련석지언천가보) 돌을 달궈 다만 말 하늘을 기워

揮戈豈料日難回(휘과기료일난회) 창 휘둘러 어찌 헤 해를 못 돌려

蒼生莫誤東山興(창생막오동산흥) 백성들 잘못마라 동녘 산에 흥

際會誰非將相才(제회수비장상재) 때 만나 뉘 아니랴 장군재상감

 

[89]中菴居士贈詩6(중암거사증시6)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一掬天慳天爲開(일국천간천위개) 한 움큼 하늘 아껴 하늘 열게 돼 움킬국 아낄간

更將詩眼着亭臺(갱장시안착정대) 다시 해 시 지을 눈 정자에 부쳐

尋僧散步雲隨杖(심승산보운수장) 스님 찾아 거닐어 구름 지팡이

對客高談月入杯(대객고담월입배) 손님 맞아 큰 얘기 달 어린 술잔

積翠低簷相媚嫵(적취저첨상미무) 쌓인 푸름 처마 밑 아름다움과 아리따울무

落紅浮水故縈回(락홍부수고영회) 떨어진 꽃 물에 떠 얽혀 돌고서 얽힐영

園林鍾鼓眞淸勝(원림종고진청승) 동산 숲에 종 북에 참 맑아 빼나

題詠須憑吏部才(제영수빙이부재) 짓고 읊어 꼭 빗대 이부시랑감

 

[90]中菴居士贈詩7(중암거사증시7)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舊讀詩書心孔開(구독시서심공개) 옛날 읽은 시와 서 마음 뻥 뚫려

不窺閒館與崇臺(불규한관여숭대) 안 엿봐 느긋한 집 높은 집 함께

向來亦陋蕭曹筆(향래역루소조필) 오면서 또한 좁아 관아 붓 쓸쓸 좁을루

此去却耽嵇阮杯(차거각탐혜완배) 이리 가 되레 즐겨 혜완의 술잔 산이름혜

如涉太山超海過(여섭태산초해과) 건너기 태산 같아 바다너머 가

欲行千里及門回(욕행천리급문회) 가려는 천리 길에 문 나서 돌아

二毛已負鑽堅志(이모이부찬견지) 섞인 털 이미 져 굳은 뜻 패여 끌찬

深愧雕虫不是才(심괴조충불시재) 깊은 탓 벌레 먹어 아닌 게 재주 독수리조

 

[91]中菴居士贈詩8(중암거사증시8)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苔鎖閑扉日懶開(태쇄한비일라개) 이끼 낀 느긋 사립 해 나른 열려

紅塵況擬走章臺(홍진황의주장대) 티끌 속 하물며 헤 글 달릴 누대

玉川腹裏五千券(옥천복리오천권) 옥천의 뱃속에는 오천 권 책이

李白手中三百杯(이백수중삼백배) 이백의 손안에는 삼백 잔 술이

歲月頻驚隙駒過(세월빈경극구과) 해에 달 자주 놀라 틈에 말 지나

行藏頗愧磨驢回(행장파괴마려회) 길채비 꽤 부끄러 나귀 나돌아

東門幸有宜瓜地(동문행유의과지) 동쪽 문 하마 있어 오이 심을 땅

遮莫乾坤生我才(차막건곤생아재) 가림 마라 하늘땅 내 재주 낳아 막을차

 

[92]中庵掌試後賀宴席上(중암장시후하연석상)

중암이 시관을 맡아본 뒤 잔치자리에서-李齊賢

國老提衡古未多(국로제형고미다) 나라어른 든 뽑음 예엔 안 많아 끌제

群雄入彀世爭誇(군웅입구세쟁과) 영웅들 들어 당겨 뽐냄을 다퉈 당길구

天開萬古煙霞洞(천개만고연하동) 하늘 열려 먼 오래 안개노을 골

春滿一庭桃李花(춘만일정도리화) 봄이 가득 뜰 하나 복사오얏 꽃

羯鼓打翻銀漢月(갈고타번은한월) 북녘 북 쳐서 날아 은하수에 달

鳳簫吹散赤城霞(봉소취산적성하) 봉 퉁소 불어 흩어 붉은 성에 놀

年年此樂何窮已(년년차락하궁이) 해마다 이 즐거움 어찌 다 그쳐

餘慶方鍾積善家(여경방종적선가) 넘친 경사 모아 놔 선을 쌓은 집

 

[93]和贈李外郞元弼(화증리외랑원필)

외랑 이원필에게 답으로 주다-李齊賢

男子平生志四方(남자평생지사방) 사내로 한 삶 살이 뜻을 온데에

不應羞澁爲空囊(불응수삽위공낭) 안 맞아 찝찝 떫어 빈 주머니 돼

靈均去楚唯飱菊(영균거초유손국) 굴평은 초나라 떠 국화만 먹어

魯叟過陳也絶糧(노수과진야절량) 공자도 진나라 가 식량이 끊겨

搔首只緣詩作崇(소수지연시작숭) 머리 긁적 맺히니 시 짓기 높여

揚眉更覺酒能狂(양미갱각주능광) 눈썹 찌풋 다시 깨 술이 미치게

愧非指廩周公瑾(괴비지름주공근) 안 부끄러 보인 곳집 오나라 주유

傾蓋相從亦不妨(경개상종역불방) 기운 덮개 서로 따라 아니 거리껴

 

[94]楊花(양화) 버드나무꽃-李齊賢

似花非雪最顚狂(사화비설최전광) 꽃 같이 눈은 아니 가장 미쳐서

空濶風微轉渺茫(공활풍미전묘망) 하늘 튼 바람 산들 돌아 아득해

晴日欲迷深院落(청일욕미심원락) 갠 날에 길 헤매다 깊은 뜰 떨렁

春波不動小池塘(춘파부동소지당) 봄 물결 아니 일어 조그만 연못

飄來鉛砌輕無影(표래연체경무영) 날아와 하얀 섬돌 그림자 없이

吹入紗窓細有香(취입사창세유향) 불어든 깁 창문엔 가느다란 향

却憶東臯讀書處(각억동고독서처) 아서 생각 동고가 글을 읽던 곳

半隨紅雨撲空床(반수홍우박공상) 반쯤 따라 붉은 비 빈 상을 때려

 

[95]楊安普國公宴太尉瀋王于玉淵堂(양안보국공연태위심왕우옥연당)

양안보 국공의 태위 심왕을 위한 옥연당에서의 잔치-李齊賢

湖上華堂愜素聞(호상화당협소문) 호수 위 꽃다운 집 듣던 바 산뜻

國公開宴樂吾君(국공개연락오군) 국공께서 연 잔치 우리 님 즐겨

十千美酒鸕鷀杓(십천미주로자표) 한말 만 냥 좋은 술 가마우지 병

二八佳人翡翠裙(이팔가인비취군) 열여섯 살 고운 이 비취색 치마

菡萏香中聽過雨(함담향중청과우) 연봉오리 향내 속 오는 비 들어

菰蒲影際見行雲(고포영제견행운) 향 부들 그림자에 가는 구름 봐

笙歌未歇輪蹄鬧(생가미헐륜제료) 생황노래 안 그쳐 수레 말 시끌

漠漠西山日欲曛(막막서산일욕훈) 아무 없는 서산엔 저녁 해 지려

 

[96]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李齊賢

山前翠石雙扉啓(산전취석쌍비계) 산 앞에 푸른 돌에 두 돌문 열려

石底澄潭萬丈深(석저징담만장심) 돌로 바닥 맑은 못 만 길에 깊어

明浸日光紛閃閃(명침일광분섬섬) 밝게 담긴 햇빛이 번쩍여 아찔

冷涵林影淨沈沈(랭함림영정침침) 썰렁 적신 숲 그늘 빠트려 깨끗

斯民政要滋湯旱(사민정요자탕한) 이 백성 다스리니 탕임금 가뭄

彼相誰堪作說霖(피상수감작설림) 저 정승 누가 견뎌 부열 장마비

出沒魚兒休察見(출몰어아휴찰견) 드나드는 물고기 살피지마라

龍應先遣試人心(룡응선견시인심) 용 으레 먼저 보내 사람 맘 보려

 

[97]菊齋權文正公挽詞(국재권문정공만사) 국재 권문정공 만사-李齊賢

揚歷淸華到上台(양력청화도상태) 오름 거쳐 청 화직 정승에 올라

君王獨倚棟梁材(군왕독의동량재) 임금님 혼자 기댄 대들보 인재

詩書滿屋無樊素(시서만옥무번소) 시서로 가득한 집 번소는 없고 ※家姬

簪履盈門有老萊(잠리영문유로래) 벼슬 밟아 채운 문 노래자 있어 ※효자

千歲鶴歸三嶠月(천세학귀삼교월) 천 년에 학 돌아가 삼교에 달로

九淵龍化五更雷(구연룡화오경뢰) 아홉 못 용이 되니 오경에 우레

才疏未足銘淸德(재소미족명청덕) 서툰 재주 맘 안 차 새길 맑은 덕

淚洒當年玉鏡臺(루쇄당년옥경대) 눈물 뿌려 그 해에 옥의 거울에

 

[98]送李翰林還朝(송리한림환조) 조정으로 돌아가는 이한림을 보내며-李齊賢

早知毛骨異凡流(조지모골이범류) 일찍 안 모습 뼈대 남달리 흘러

刮目靑雲得意秋(괄목청운득의추) 눈 비벼 청운의 꿈 뜻 얻은 가을 ※刮目相對

三級風雷起蓬蓽(삼급풍뢰기봉필) 세 차례 바람우레 가난한 집서

九天雨露洽松楸(구천우로흡송추) 아홉 하늘 비이슬 조상 무덤에

鴨江柳暗牽離思(압강류암견리사) 압록강 버들그늘 헤질 생각이

鼇禁花開待勝遊(오금화개대승유) 자라금원 꽃 피어 좋은 놀이를

樽酒論懷更何日(준주론회갱하일) 술통 술 품음 논해 다시 어느 날

白頭身事付蒼洲(백두신사부창주) 하얀 머리 몸 둔일 푸른 섬 부쳐

 

[99]達尊杏花韻1(달존행화운1)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一株仙杏鳳城西(일주선행봉성서) 한 그루 살구나무 봉성 서쪽에

占斷春光傍柳堤(점단춘광방류제) 독차지한 봄빛에 곁엔 버들 둑

翳翳紫煙迷遠近(예예자연미원근) 가리니 보라 연기 헤매 원근을

離離紅日照高低(리리홍일조고저) 뻗쳐 내린 붉은 해 비춘 높낮이

暗香帶露添蜂蜜(암향대로첨봉밀) 그윽한 향 띤 이슬 더 보탠 벌꿀

亂點隨風着燕泥(란점수풍착연니) 날린 점 바람 따라 제비집 붙어

忽憶錦波亭下路(홀억금파정하로) 문득 생각 비단결 정자 아래 길

滿身淸影醉扶携(만신청영취부휴) 몸 가득 맑은 그늘 취해 붙들어

 

[100]達尊杏花韻2(달존행화운2)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淡蕩春光小卷西(담탕춘광소권서) 묽어 흩여 봄빛에 작은 책 서쪽

倚墻無語俯長堤(의장무어부장제) 담에 기대 말없이 긴 둑을 굽어

蔕裝絳蠟風吹拆(체장강랍풍취탁) 가시 꾸민 붉은 밀 바람 불어 툭

花蔟丹砂雨壓低(화족단사우압저) 꽃떨기 붉은 모래 비 눌러 낮춰

驚墮佳人金捍撥(경타가인금한발) 놀라 떨쳐 고운 이 금 막아 덜어

巧黏游騎錦障泥(교점유기금장니) 곱게 붙어 다닌 말 비단 말다래

綠陰靑子空惆悵(록음청자공추창) 푸른 그늘 연 열매 괜히 슬퍼져

滿意尋芳莫解携(만의심방막해휴) 채운 뜻 꽃을 찾아 손 놓지 말자

 

[101]達尊杏花韻3(달존행화운3)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御溝南畔畫橋西(어구남반화교서) 대궐 도랑 남쪽 두둑 그림다리 서쪽에

記得偸閑步綠堤(기득투한보록제) 적어놓은 틈을 찾아 푸른 둑 방 거닐어

出屋數枝春雨過(출옥수지춘우과) 집을 넘은 몇몇 가지 봄비는 지나치고

繞城千樹夕陽低(요성천수석양저) 성을 에운 많은 나무 저녁볕 나직하다

玳筵錯落啼紅燭(대연착락제홍촉) 대모자리 잘못 떨쳐 울어 흘러 붉은 초

鳳詔淋漓濕紫泥(봉조림리습자니) 임금 조서 젖어 스며 적시는 붉은 진흙

欲折長條賞天巧(욕절장조상천교) 꺾으려는 긴 가지는 날씨 고움 보려고

却愁零落不堪携(각수령락불감휴) 되레 시름 가만 떨침 이어 끌기 못 견뎌

 

[102]題長安逆旅1(제장안역려1)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倦客重遊秦樹老(권객중유진수로) 지친 길손 다시 와 진나라 나무 늙어

佳人一去隴雲賖(가인일거롱운사) 고운 임 한번 떠나 농서 구름 아득해

愁聽杜叟三年笛(수청두수삼년적) 시름 들려 두보는 삼년의 피리소리

悵望張侯萬里槎(창망장후만리사) 슬피 바래 장후는 만 리길에 뗏목을

夢裏家山空蕙帳(몽리가산공혜장) 꿈속에서 고향은 텅 비인 혜초 장막

酒闌簷雨落燈花(주란첨우락등화) 술 그쳐 처마에 비 등 꽃에 떨어지나

宦情已似秋雲薄(환정이사추운박) 벼슬 뜻 이미 같아 가을구름 엷음과

胸次猶餘一寸霞(흉차유여일촌하) 가슴속 외려 남아 한 치 길이 노을이

 

[103]題長安逆旅2(제장안역려2)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海上箕封禮義鄕(해상기봉례의향) 바다너머 기자국 예의의 고장

曾修職貢荷龍光(증수직공하룡광) 일찍 닦아 일 바쳐 용 빛 짊어져

河山萬世同盟國(하산만세동맹국) 강과 산 모든 세상 함께한 나라

雨露三朝異姓王(우로삼조이성왕) 비이슬 덕 세 왕조 성 다른 임금

貝錦誰將委豺虎(패금수장위시호) 돈 비단 누가 하여 늑대 범 맡겨

干戈無奈到參商(간과무내도참상) 싸움에 어찌 못해 참상 이르러

扶持自有宗祧力(부지자유종조력) 도와 버텨 스스로 종묘 신령 힘

會見松都業更昌(회견송도업갱창) 만나 본 송도 서울 왕업 또 뻗쳐

 

[104]題長安逆旅3(제장안역려3)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早信忠誠可動天(조신충성가동천) 일찍 믿어 충성에 하늘 움직여

孰云仁聖竟容奸(숙운인성경용간) 뉘 일러 어진 임금 끝내 간신을

鷄竿曙色開暘谷(계간서색개양곡) 닭 홰에 새벽빛이 해돋이 열려

鳳闕春光到雪山(봉궐춘광도설산) 봉 대궐 봄날 빛이 설산에 닿아

讖雨池蛙喧欲鬪(참우지와훤욕투) 비 알려 못 개구리 다투려 시끌

唳雲臯鶴倦思還(려운고학권사환) 구름 울어 언덕 학 갈 생각 지쳐

區區吳薛何爲者(구구오설하위자) 자잘한 오와 설은 무엇 하는 이

自鼓嚨胡徹帝關(자고롱호철제관) 스스로 북 오랑캐 황성을 뚫어

 

[105]端午(단오) 단오-李齊賢

旅食京華十過春(려식경화십과춘) 길에 밥 서울거리 열 번 봄 지나

西來又作問津人(서래우작문진인) 서쪽 와서 또 지어 나루 묻는 이

半生已被功名誤(반생이피공명오) 반쯤 삶 이미 입어 이름 냄 잘못

久客偏驚節物新(구객편경절물신) 오랜 길손 놀라니 철 만물 새록

萍梗羈蹤靑海月(평경기종청해월) 떠돌이 나그네길 파란바다 달

松楸歸夢泰封塵(송추귀몽태봉진) 고향땅 돌아갈 꿈 태봉 먼지 흙

旗亭且飮菖蒲酒(기정차음창포주) 주막에 또 마시니 창포 담은 술

未用醒吟學楚臣(미용성음학초신) 술 깨고선 안 읊어 굴원을 배워

 

[106]多景樓陪權一齋用古人韻同賦(다경루배권일재용고인운동부)

다경루에서 권일재를 모시고 옛사람 운을 써서 함께 짓다-李齊賢

楊子津南古潤州(양자진남고윤주) 양자강의 남쪽 나루 옛날 윤주 땅

幾番觀樂幾番愁(기번관락기번수) 몇몇 번을 보며 즐겨 몇 번을 시름

佞臣謀國魚貪餌(녕신모국어탐이) 아첨신하 나라 꾀해 고기 미끼만

點吏憂民鳥養羞(점리우민조양수) 붙은 아전 백성 걱정 새 모이 주기

風鐸夜喧潮入浦(풍탁야훤조입포) 바람풍경 밤에 소리 물 밀린 갯가

煙蓑暝立雨侵樓(연사명립우침루) 안개비옷 어둠 서니 비 쳐든 다락

中流擊楫非吾事(중류격즙비오사) 흐름 속에 노를 때려 우리 일 아냐

閑望天涯范蠡舟(한망천애범려주) 느긋 바래 하늘 저편 범려의 배를

 

[107]二陵早發(이릉조발) 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李齊賢

夢破郵亭耿曉燈(몽파우정경효등) 꿈 깨니 역 정자에 새벽 등 환해

欲乘鞍馬覺凌兢(욕승안마각릉긍) 오르려 말안장에 추위를 느껴

雲迷柱史燒丹竈(운미주사소단조) 구름 피니 노자가 단약 사른 터 ※柱下史: 老子

雪壓文王避雨陵(설압문왕피우릉) 눈 퍼부어 문왕이 비를 피한 능

觸事誰知胸磈磊(촉사수지흉외뢰) 닿는 일 누가 알아 가슴 응어리 높고험한모양외

吟詩只得髮鬅鬙(음시지득발붕승) 시 읊으니 다만 돼 머리 헝클려 머리흐트러질붕

塵巾折角裘穿縫(진건절각구천봉) 티끌 두건 꺾인 뿔 갖옷 뚫어 꿰

羞向龍門見李膺(수향룡문견리응) 부끄러이 용문서 이응을 보랴

 

[108]函谷關(함곡관) 함곡관-李齊賢

形勝平看十二齊(형승평간십이제) 모습 빼나 널리 봐 열둘 가지런

下臨無路上無梯(하림무로상무제) 내려 닿아 길 없어 올라 길 없어 사다리제

土囊約住黃河北(토낭약주황하북) 흙주머니 막으니 황하의 북쪽

地軸句連白日西(지축구련백일서) 지축은 굽어 이어 한낮 해 서쪽

天意已歸三尺劍(천의이귀삼척검) 하늘 뜻 이미 돌려 석자 길이 칼

人心豈特一丸泥(인심기특일환니) 사람 마음 어이타 한 알의 진흙

秋禾滿畝風塵靜(추화만무풍진정) 가을 나락 밭 가득 티끌도 가만

穏跨征鞍聽午鷄(온과정안청오계) 편히 타 가는 안장 낮에 닭 울음

 

[109]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 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에-李齊賢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 말을 타고 가며 읊어 촉도난 시를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부입진관) 오늘아침 비로소 또 진관에 들어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 푸른 구름 저묾 너머 고기 오리 물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 붉은 나무 가을 이어 새들 쥐들 산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 글에 글자 남아 더해 천고 오랜 한

利名誰博一身閑(리명수박일신한) 이끗 이름 누가 알아 몸 하나 느긋

令人最憶安和路(령인최억안화로) 사람으로 가장 그려 좋고 편한 길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 대 지팡이 짚신 신어 절로 가고와

 

[110]思歸(사귀) 돌아갈 생각-李齊賢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얕은 배로 떠돌아 정이 되듯이

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온 세상에 뉘 일러 다들 형제라

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한 들림 기러기 떠 먼 소식 그려

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가는 새 볼 때마다 지친 삶 탓해

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다한 가을 그친 비 푸른 얼 나무

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지는 해 구름 걸쳐 흰 임금 성을 ※白帝城

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알았으니 순채국 양락에 나아

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가고 숨기 아니 써 군평에 물어

 

[111]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 제갈공명의 사당-李齊賢

群雄蠭起事紛拏(군웅봉기사분나) 뭇 영웅 벌떼일어 일 섞여 어질 벌봉

獨把經綸臥草廬(독파경륜와초려) 혼자 쥔 다스릴 뜻 초가에 누워

許國義高三顧後(허국의고삼고후) 나라 맡아 의 높아 세 번 돌아봐 ※三顧草廬

出師謨遠七擒餘(출사모원칠금여) 군사 나서 먼 꾀함 일곱 놔 잡아 ※七縱七擒

木牛流馬誰能了(목우류마수능료) 나무 소 흐르는 말 누가 알 텐가 ※司馬懿

羽扇綸巾我自如(우선륜건아자여) 깃털 부채 실 두건 내 절로 같아

千載忠誠懸日月(천재충성현일월) 천년의 충성 정성 해 달에 걸려 ※諸葛亮(181∼234)

廻頭魏晉但丘墟(회두위진단구허) 돌아본 위 진나라 다만 언덕 터

 

[112]方舟向蛾嵋山(방주향아미산) 배를 타고서 아미산으로-李齊賢

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 비단 강 강물 위에 흰 구름 가을

唱撤鱺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 노래 거둬 고기 말 술집에 내려 가물치려 曲名?

一片紅旗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 한 조각 붉은 깃발 바람에 번쩍

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 몇 소리 부드런 노 물결에 아득

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 비 내려 찬 송아지 어물점에 가

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 물결 보낸 갈매기 길손 배 곁에

孰謂書生多不遇(숙위서생다불우) 누가 말해 글 선비 많이들 딱해

每因王事飽淸遊(매인왕사포청유) 늘 따라서 나랏일 맑게 놂 물려

 

[113]至治癸亥四月二十日發京師上王時在西蕃將往拜(지치계해사월이십일발경사상왕시재서번장왕배)

서번에 계시는 임금님 뵈려 서울을 떠나며-李齊賢

主恩曾未答丘山(주은증미답구산) 임금 베풂 못 갚아 언덕 산 같아

萬里驅馳敢道難(만리구치감도난) 만 리를 몰아달려 어렵다 하랴

彈劍不爲兒女別(탄검불위아녀별) 칼을 떨쳐 못하니 아녀 헤어짐

引杯聊盡故人歡(인배료진고인환) 잔 끌어 다 힘입어 오랜 이 기뻐

五雲廻首籠金闕(오운회수롱금궐) 오색구름 돌아봐 금 대궐 덮어

片月多情照玉關(편월다정조옥관) 조각달 정이 많아 옥의 관 비춰

唯念慈親鬢如雪(유념자친빈여설) 오직 걱정 어머니 귀밑머리 눈

數行淸淚洒征鞍(수행청루쇄정안) 몇 줄기 맑은 눈물 말안장 뿌려

 

[114]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1(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1)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世事悠悠不忍聞(세사유유불인문) 세상일은 아득해 차마 못 들어

荒橋立馬忽忘言(황교립마홀망언) 거친 다리 말 세워 아물 말 잊어

幾時白日明心曲(기시백일명심곡) 몇몇 때나 밝은 해 마음 밝힐 곡

是處靑山隔淚痕(시처청산격루흔) 바로 여기 푸른 산 눈물 떨군 데

燒棧子房寧負信(소잔자방녕부신) 잔도 태운 장자방 어찌 저버려

翳桑靈輒早知恩(예상령첩조지은) 나무 가린 영첩은 일찍 알아서

傷心無術身生翼(상심무술신생익) 다친 마음 없는 꾀 날개 돋는 몸

飛到雲霄一叫閽(비도운소일규혼) 날아와 구름 하늘 궐문 한 외침

 

[115]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2(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2)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咄咄書空但坐愁(돌돌서공단좌수) 쓰윽 쓱 하늘 글씨 시름에 앉아

式微何處是菟裘(식미하처시토구) 여려 작아 어디서 이 새삼 갖옷

十年艱險魚千里(십년간험어천리) 십년을 괴롬 아찔 천 리 물고기

萬古升沈貉一丘(만고승침맥일구) 만고의 오르내림 한 언덕 담비

白日西飛魂正斷(백일서비혼정단) 밝은 해 서쪽 날아 넋 정말 끊겨

碧江東注淚先流(벽강동주루선류) 푸른 강 동쪽 쏟아 눈물 앞 흘러

滿門簪履無鷄狗(만문잠리무계구) 가득 문객 비녀 신 닭과 개 없어 ※鷄鳴狗盜

飽德如吾死合羞(포덕여오사합수) 덕을 입어 나처럼 죽어 될 부끄

 

[116]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3(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3)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寸腸氷炭亂交加(촌장빙탄란교가) 작은창자 얼음 숯 마구 들볶여

一望燕山九起嗟(일망연산구기차) 한 번 바래 제비 산 아홉 탓 일어

誰謂鱣鯨困螻蟻(수위전경곤루의) 뉘 일러 상어 고래 개미에 괴롬

可憐蟣蝨訴蝦蟆(가련기슬소하마) 가여운 이와 서캐 두꺼비 일러

才微杜漸顔宜赭(재미두점안의자) 꾀 적어 막기 차츰 낯붉힘 마땅

責重扶顚髮易華(책중부전발역화) 짐 무거워 붙들어 머리 바뀐 빛

萬古金縢遺冊在(만고금등유책재) 만고 오랜 금 노끈 남긴 책 있어

未容群叔誤周家(미용군숙오주가) 못 담은 뭇 아재비 주 왕실 잘못

 

[117]宿臨安海會寺(숙림안해회사) 임안 해회사에 묵으며-李齊賢

梵宮臺殿遠嵯峨(범궁대전원차아) 절 불당 높은 큰집 멀리 우뚝 서

沙步移舟夜始過(사보이주야시과) 모래 걸려 옮긴 배 밤 처음 지나

峽月轉廊隨響屐(협월전랑수향극) 골짝 달 복도 돌아 나막신 따라

溪風入戶動鳴珂(계풍입호동명가) 골바람 문에 들어 옥 울려 흔들

山因蘇子知名久(산인소자지명구) 산이란 소동파로 이름나 오래

樹自錢王閱事多(수자전왕열사다) 나무야 전왕부터 일 돌봐 꽤나

陌上春歸花寂寂(맥상춘귀화적적) 두렁 위 봄 돌아와 꽃은 고요해

唯聞谷鳥和村歌(유문곡조화촌가) 오직 듣기 골짝 새 시골 노래로

 

[118]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李齊賢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누대 높아 참 기뻐 눈 하늘 날아

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갱부동) 이때 뒤 빼난 볼 것 다신 안 같아

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만 리를 하늘 에워 은빛 세상에

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육조의 산에 안겨 수정궁궐에

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빛살 흔들 취한 눈 큰 바다 햇살

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맑게 뚫려 시상 차 풀 나무 바람

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되레 웃어 낱낱 일 무슨 일을 해

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십 년을 땀을 흘려 아홉 거리에

 

[119]高亭山(고정산) 고정산-李齊賢

江上山如淡掃眉(강상산여담소미) 강 위에 산은 같기 슬 바른 눈썹

人家處處槿花籬(인가처처근화리) 사람 집 마다마다 무궁화 울이

停舟欲問松間寺(정주욕문송간사) 배 멈춰 물으려는 솔 사이 절은

策杖先窺竹下池(책장선규죽하지) 짚고 서 먼저 살펴 대 아래 못을

帆影暮連芳草遠(범영모연방초원) 돛 그늘 저묾 이어 꽃 풀 아득해

鐘聲曉出白雲遲(종성효출백운지) 종소리 새벽 울려 흰 구름 더뎌

憑欄一望三吳小(빙란일망삼오소) 난간 기대 한 바램 삼오 땅 작아

像想將軍立馬時(상상장군립마시) 모습 그려 장군을 말 세운 때를

 

[120]金山寺(금산사) 금산사-李齊賢

舊聞兜率莊嚴勝(구문두솔장엄승) 옛날 들은 도솔암 장엄함 빼나

 

今見蓬萊氣像閑(금견봉래기상한) 오늘 보는 봉래산 기상이 느긋

千步回廊延漲海(천보회랑연창해) 천 걸음 도는 복도 끌어 큰 바다

百層飛閣擁浮山(백층비각옹부산) 백 층에 날듯 누각 안겨 뜬 산에

忘機鷺宿鍾聲裏(망기로숙종성리) 틀 잊어 해오락 잠 종소리 속에

聽法龍蟠塔影間(청법용반탑영간) 법 들어 용이 서려 탑 그림자에

雄跨軒前漁唱晩(웅과헌전어창만) 걸터앉은 난간 앞 노래 저물어

練波如掃月如彎(연파여소월여만) 비단물결 씻은 듯 달 같은 굽이

 

[121]七夕(칠석) 칠석날-李齊賢

脈脈相望邂逅難(맥맥상망해후난) 이어이어 서로 봐 만남 어려워

天敎此夕一團欒(천교차석일단란) 하늘 시켜 이 저녁 한 차례 뭉쳐

鵲橋已恨秋波遠(작교이한추파원) 오작교엔 이미 한 가을 결 멀리

鴛枕那堪夜漏殘(원침나감야루잔) 원앙금 어찌 견뎌 밤 시간 남아 수컷원앙 원

人世可能無聚散(인세가능무취산) 사람세상 할 건가 만나 안 헤져

神仙也自有悲歡(신선야자유비환) 신선 또한 스스로 슬픔 기쁨이

猶勝羿婦偸靈藥(유승예부투영약) 외려 나아 예 아내 불사약 훔쳐 ※姮娥

萬古羈棲守廣寒(만고기서수광한) 만고 옛 돌아 살아 광한전 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