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한국의전통문화

한지(韓紙)에 대하여

야촌(1) 2020. 2. 19. 07:23

■ 한지(韓紙)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종이는 수제지(手製紙)와 기계지(機械紙)로 나눌 수 있는데 기계지는 보통 우리가 쓰는 종이를 말하며 양지라고 칭한다. 한지(韓紙)는 한국에서 손으로 뜬 종이로서 중국의 수제지인 화지나 일본의 수제지인 화지와 구별하여 지칭한 것이다.

 

옛날의 계림지·삼한지·고려지·조선지에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그 명칭이 한지로 바뀐 것이다. 오늘날 닥나무 껍질로 만든 전례(前例)의 종이를 모두 한지로 통칭되고 있으나 중국 등지에서는 시대에 따라 계림지(鷄林紙)·고려지(高麗紙) 또는 조선지(朝鮮紙)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한지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다만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해 있어 고대부터 문물교류를 통해 중국의 제지기술이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 가운데 4세기경 불교의 전례와 함께 도입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한지의 불교전래설은 610년(영양왕 32) 고구려의 승려 담징(曇徵)이 일본으로 종이 기술을 전수한 기록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 경주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704년 추정)과 755년(경덕왕 14)에 제작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은 모두 불교와 관련되어 나타난 한지자료이다.

 

특히,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발문에 적혀 있는 종이 만드는 기술과 제작처의 지명 그리고 지작인(紙作人) 등은 우리나라 한지의 역사를 밝혀주는 귀중한 단서이다.

 

고려시대에는 목판인쇄술과 함께 금속활자 인쇄술이 발전하면서 한지의 수요가 급증하였고, 대장경조판(大藏經組版)과 각종 서적의 간행에 따른 종이의 수요가 확대되자 농가에서 닥나무재배를 권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종이를 생산하던 지소(紙所)와 조지부곡(造紙部曲)을 두어 국가의 한지 수요를 뒷받침 하고 있었다.

 

한지 수요와 생산이 가장 활발하던 시기는 15∼16세기이다. 이 시기는 고려시대이래 지속되어 온 지소와 조지부곡이 폐지되고 관영제지소인 조지소가 1415년(태종 15) 설립되어 제지생산을 국가가 주도하였다.

 

이 시기는 중국으로부터 제지 기술을 도입하고 닥나무 생산을 확대하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부족한 닥나무 대신 쑥대·밀·보릿짚[孟麥節]·대껍질[竹皮]·삼대[麻骨]·버드나무(柳木皮)·짚(蒿精)·초절목피(草節木皮)·잡초(雜草)·수태(水苔) 등을 혼용지료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가에서 운영했던 관영제지소인 조지소는 공납제의 폐단과 지장(紙匠)에 대한 지나친 신역(身役)의 강요로 결국 관영수공업이 쇠퇴하는 원인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국가 재정이 결핍되고 관리의 부정부패가 더해지면서 관영제지수공업은 15세기 후반부터 쇠퇴하기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관영수공업이 쇠퇴한 반면 사찰을 중심으로 하는 사찰제지업이 활기를 띠었고, 또한 사장(私匠)에 의한 민간에서의 제지생산도 활발해지는데 이는 조선 전기에는 찾아 볼 수 없는 변화상들이었다.

 

 

사진출처 : 불광미디어

 

■ 한지의 종류

 

한지에도 종류가 많아 약 230여 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문종이(창호지)와 글씨를 쓸 때 쓰는 화선지입니다.

 

1. 재료에 따라 구분

 

◇고정지(藁精紙) : 구리 짚을 원료로 하여 만든 종이.

◇등지(藤紙) : 등나무를 원료로 만든 종이

◇마골지(麻骨紙) : 마의 대를 잘개 부수어 섞어 만든 종이.

◇마분지(馬糞紙) : 짚을 잘 개부수어 섞어 만든 종이

◇분백지(粉白紙) : 분을 먹인 흰 종이.

◇상지(桑紙) : 뽕나무 껍질을 섞어 만든 종이

◇송엽지(松葉紙) : 솔잎을 자게 부수어 섞어 만든 종이.

◇송피지(松皮紙) : 닥나무에 소나무 속껍질을 섞어 만든 종이

◇유목지(柳木紙) : 버드나무를 잘게 부수어 섞어 만든 종이.

◇유엽지(柳葉紙) : 버드나무 잎을 섞어 만든 종이

◇태장지(苔壯紙) : 털과 같이 가는 해초를 섞어 만든 종이.

◇태지(苔紙) : 이끼를 섞어 만든 종이

◇황마지(黃麻紙) : 황마를 섞어 만든 종이.

◇백면지(白綿紙) : 다른 원료와 목화를 섞어 만든 종이

2.크기와 두께에 따른 구분


◇각지(角紙) : 가장 두꺼운 종이.

◇강갱지 : 넓고 두꺼운 종이

◇대호지(大好紙) : 품질이 그리 좋지 않은 넓고 긴 종이.

◇삼첩지(三疊紙) : 백지보다 두껍고 장황이 크고 누런 종이

◇선익지 : 두께가 잠자리 날개처럼 얇은 종이

◇장지(壯紙) : 좁고 짧은 종이

◇대발지 : 2尺×3尺7寸의 대발로 뜬 종이.

◇중발지 : 1尺9寸×3尺3寸의 중발로 뜬 종이

◇소발지 : 1尺7寸×3尺의 소발로 뜬종이

3.쓰임새의 용도에 따른 구분


◇간지(簡紙) : 편지 등에 쓰이는 두루마리 종이를 말 한다.

◇갑의지(甲衣紙) : 병졸들이 겨울옷 속에 솜 대신 넣었던 종이

◇관교지(官敎紙) : 나라 또는 관아에서 교지 명령을 내릴 때 썼던 종이.

◇도배지(塗褙紙) : 도배용으로 썼던 종이

◇배접지(褙接紙) : 화선지 등 종이 뒷면에 붙여 썼던 종이.

◇봉물지(封物紙) : 봉물에 썼던 종이

◇상소지(上疏紙) : 상소를 올릴 때 썼던 종이.

◇선자지(扇子紙) : 부채를 만드는데 쓰이던 종이

◇소지(燒紙) : 신에게 소원할 떄 태워 올리는 종이.

◇시전지(詩箋紙) : 한시를 썼던 종이

◇시지(試紙) : 과거시험 칠 때 썼던 종이.

◇장판지(壯版紙) : 방바닥을 바르는 종이

◇저주지(楮注紙) : 주화를 만들었던 종이.

◇족보지(族譜紙) : 족보를 만들 때 썼던 종이

◇주유지(注油紙) : 양산을 만드는데 썼던 종이.

◇창호지(窓戶紙) : 문을 바르는 종이

◇책지(冊紙) : 책 만드는데 썼던 종이.

◇표지(表紙) : 책의 표지로 썼던 종이

◇피지(皮紙) : 피닥지로 만든 질이 낮은 종이.

◇화본지(畵本紙) : 글체의 본을 썼던 종이

◇화선지(畵宣紙) : 그림이나 글을 썼던 종이.

◇혼서지(婚書紙) : 혼서를 썼던 종이

4.색채에 의한 분류


◇운화지(雲花紙) : 강원도 평강(平康)에서 나는 백색의 닥종이로, 구름과 같이 희다는 데서 나온 명칭

◇죽청지(竹靑紙) : 대나무 속껍질처럼 희고 얇은데서 나온 명칭

◇황지(黃紙) : 고정지 또는 그와 같이 누런 빛깔의 종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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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공예


한지공예의 종류


두꺼운 합지로 골격을 만든 후 색지로 문양을 오리거나 , 뜯어 붙여 만드는, 전지 공예, 그리고 한지를 꼬아서 엮어 만드는 지승공예, 닥종이 인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1. 지승공예(紙繩工藝)


지승공예는 좁고 길게 자른 종이를 손으로 꼬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엮어서 여러 가지 기물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지승 또는 지노, 노 살 린 다라고 한다.

 

지승공예는 짜는 기법에 따라 여러 가지 기하학적인 무늬가 나온다. 따로는 색지나 검은색 물을 들인 종이를 함께 써서 무늬를 내기도 하였으며 굴곡이나 변화를 주어 갖가지 형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깨끗한 종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인쇄된 서책을 이용하였는데 먹 글씨가 자연스럽게 무늬를 이루게 되어 오히려 운치 있게 보였다. 질긴 닥지를 꼬아 만들어 여기에 기름을 먹이거나 주칠, 흑칠 등 옻칠을 하면 보존성을 높여 오래 사용할 수 있었다.

 

또 채색을 하여 아름답게 꾸미기도 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헌책을 뜯어 내서 이것을 이용해 지승 그릇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 때는 소중한 서책을 함부로 다룬다 하여 지승 그릇을 엄금하였던 일도 있었다.

 

지승 공예품으로 망태기, 멜빵, 방석, 합자(盒子), 바구니, 화살통 등이 있고, 삼과 노역게를 섞어 짠 미투리며 옻칠을 하여 방수처리 한 대야, 표주박, 쟁반, 돌상 바리때, 요갈 등 많은 종류가 있다.



2. 지호공예(紙戶工藝)


쓰다 버린 폐지나 글씨 연습을 한 학습용 휴지, 파지 등을 잘게 찢어 물에 풀어 녹인 다음 밀풀이나 찹쌀 풀을 섞어 반죽하면 끈기 있는 종이죽이 된다. 이것을 만들고자 하는 그릇 골격에 조금씩 이겨 붙인다. 말리고 덧붙이기를 반복하면 딱딱하게 굳는데 마지막으로 골조를 떼어 내면 그릇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취미에 따라 바탕에 색지를 바르고 무늬를 장식하여 호화롭게 꾸미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옻칠을 하여 마무리를 하는데 이 때 들기름이나 콩기름을 먹어서 충해를 막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주로 반짇고리, 과반, 상자, 상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데 이 기법을 썼고, 그릇이 귀한 농가에서는 합, 함지, 표주박 등을 만들었다. 닥종이 인형, 종이 탈 등도 지호기법으로 많이 만들었다.

 

3. 지화공예(紙花工藝)


한지를 여러 겹 접어 다양한 형태로 꽃이나 새 등의 모양을 오려 만드는 기법이다.

주로 색 한지를 사용하여 화려하게 만든다. 무속신앙, 민속놀이, 혼례용 꽃이나 어사화 등을 만들어 썼다. 궁내의 잔치 행사나 불교문화에도 많이 쓰였다.



4. 전지공예(剪紙工藝)


전지공예는 한지를 여러 겹 덧발라 만든 틀에 다양한 색지로 옷을 입힌 다음 여러 가지 무늬를 오려붙이는 것으로 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 문화의 하나이다.

 

현재 남아있는 종이공예 중 오색찬란한 각종색지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전지공예작품이 가장 화려하며 예술적인 감각과 그 실용적인 측면이 우수하다. 실용적인 생활필수품의 기능과 장식적인 효과를 고루 갖추고 있는 전지공예는 아름다운 색채와 조형미, 그리고 선의 조화가 돋보이는 훌륭한 예술품이다,

 

반짇고리부터 시작하여 옷가지를 넣을 수 있는 농까지 생활필수품의 대부분을 차지한 전지공예는 은은하면서도 오색찬란한 자연의 색을 우리의 안방에 그대로 가져다 놓아 우리 조상의 미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전지공예기법으로는 종이를 여러 겹 발라서 만든 두터운 종이로 그릇 형태를 이루고 그 표면에 기름을 칠하거나 옻칠을 올려 완성하는 방법이 있고, 장, 농, 함 등 큰 기물을 만들 때 나무로 골격을 만든 다음 그 안 밖에 종이를 두세 겹 바르는 목골지장기법이 있다.

그리고, 문양이 도드라지느냐 패 이느냐에 따라 양각비법과 투각기법, 음각기법이 있다.

 

 

한지 부채

 

사진출처 : 제시카 알바/지장서류함

 

지장농(紙欌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