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한시(漢詩)

이단장(李端章/이유태 손자)에 대한 만장(挽章) - 이의현(李宜顯)

야촌(1) 2018. 3. 13. 23:15

도곡집(陶谷集) 제3권[이의현李宜顯] 저 / 시(詩)

 

이 경주 단장에 대한 만장[李慶州 端章 挽章]

 

학자 집안의 훌륭한 자손 특별한 자태 빼어나 / 儒門寶樹挺殊姿
우뚝하게 홀로 서도 절로 기이하였네. / 獨立亭亭也自奇
처음 교외에 있을 적에는 아는 이 없었는데 / 始傍郊原人莫覷
끝내 눈과 서리 이겨내니 세상이 비로소 알아주었네. / 終凌霜雪世方知
예전에는 북돋워 키워 주신 은혜 받았는데 / 恩加封植纔前日
또 지금은 늙어서 꺾여 쇠잔하게 되었다오. / 老被摧殘又此時
백 번 꺾여도 본성이 있음을 보아야 하니 / 百折須看眞性在
섶은 다 타도 불씨 전해지니 다시 무엇을 슬퍼하랴 / 窮薪傳火更何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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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주01] 이 경주(李慶州) : 이단장(李端章, 1664~1727)으로 자가 상보(相甫)이며, 본관이 경주(慶州)이다.

1705년(숙종31) 증광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벼슬이 승지에 이르렀으나 1727년(영조3) 정미환국 때 영부사(領府事) 민진원(閔鎭遠) 등과 함께 파직되고 이해에 별세하였다. 경주는 경주이씨란 뜻으로, 별세할 당시 벼슬이 파직된 상태이므로 벼슬 대신 본관을 쓴 것으로 보인다.

 

[주02] 훌륭한 자손 : 원문의 ‘보수(寶樹)’는 옥수(玉樹)와 같은 말로 훌륭한 인물이나 자제를 가리키는바, 이단장이초려(草廬) 이유태(李惟泰, 1607~1684)의 손자이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유태는 자가 태지(泰之)로, 김장생(金長生)과 김집(金集)의 문인이며, 예학(禮學)에 밝았다. 인조(仁祖) 때 유일(遺逸)로 천거되었고 효종(孝宗) 때에는 북벌 계획에 참여하였으며, 숙종(肅宗) 원년(1675)에 제2차 예송(禮訟) 때 남인(南人)의 배척을 받아 유배되었다.

 

옥수는 진(晉)나라의 명재상인 사안(謝安)이 여러 자제들에게

“왜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자제가 출중하기를 바라는가?”

하고 묻자, 조카 사현(謝玄)이  “이것은 마치 지란(芝蘭)과 옥수가 자기집 정원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한 데서 유래하였다. 《晉書 卷79 謝安列傳》

 

[주03] 섶은 …… 전해지니 : 훌륭한 학문이나 가업이 대를 이어 전수됨을 이른 것으로,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의 “손가락으로 땔나무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으나, 불이 전해짐에는 다함을 알지 못한다.〔指窮於為薪 火傳也 不知其盡也〕”라는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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