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학/고궁,정려,서원

삼척 죽서루기(竹西樓記)。

야촌(1) 2019. 5. 6. 00:01

 

 

 

 

죽서루기(竹西樓記)。

 

東界多名區。其絶勝八。如通川叢石亭,高城三日浦海山亭,䢘城永郞湖,襄陽洛山寺,溟州鏡浦臺,陟州竹西樓,平海越松浦。遊觀者獨稱西樓爲第一。何也。蓋濱海州郡關嶺以外。東盡大海。其外無窮。日月迭出。怪氣萬變。海岸皆沙。或匯爲大澤。或矗爲奇巖。或鬱爲深松。自習溪以北。至箕城南境。七百里。大體皆然。獨西樓之勝。隔海有高峯峭壁。西有頭陀,太白。巍峨巃嵸。浮嵐積翠。巖岫杳冥。大川東流。屈折爲五十瀨。間有茂林墟煙。至樓下。層巖蒼壁千尋。淸潭脩瀨。灣洄其下。西日。綠波潾潾。澹灎巖壁。別區勝槩。與大海之觀絶殊。遊觀者其樂此而云云者耶。考官府故事。樓不知作於何代。而至皇明永樂元年。府使金孝孫。修廢墟起此樓。洪煕元年。府使趙貫。施丹雘。其後四十六年成化七年。府使梁瓚。重修之。嘉靖九年。府使許確。增作南檐。又其後六十一年萬曆十九年。府使鄭惟淸。復重修之。自太宗永樂元年癸未。至淸主康煕元年壬寅。爲二百六十年。樓下。古有竹藏古寺。樓有竹西之名。蓋以此云。仍誌之。以爲竹西樓記。

 

丁酉 憲宗三年(1662)

三陟府使 죽서루기(竹西樓記)。 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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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역]

"관동 지방에는 이름난 곳이 많다. 그중에도 가장 뛰어난 곳이 여덟이니, 즉 통천(通川)의 총석정(叢石亭), 고성(高城)의 삼일포(三日浦)와 해산정(海山亭), 수성(䢘城)의 영랑호(永郞湖), 양양(襄陽)의 낙산사(洛山寺), 명주(溟州)의 경포대(鏡浦臺), 척주(陟州)의 죽서루(竹西樓), 평해(平海)의 월송포(越松浦)인데, 관광하는 자들이 유독 죽서루를 제일로 손꼽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대개 해변에 위치한 주군(州郡)들이 대관령(大關嶺) 밖은 동으로 큰 바다를 접했으므로 그 바깥은 끝이 없으며, 해와 달이 번갈아 떠올라 괴이한 기상의 변화가 무궁하다. 해안은 모두 모래톱인데, 어떤 데는 모롱이진 큰 소[大澤], 또 어떤 데는 불거진 기이한 바위, 그리고 또 어떤 데는 우거진 깊은 솔밭으로 되어 있어, 습계(習溪) 이북으로 기성(箕城) 남쪽 접경까지 7백 리는 대체로 다 이러하다.

유독 죽서루의 경치만이 동해와 마주하여 높은 산봉우리와 깎아지른 벼랑이 있으며, 서쪽으로는 두타산(頭陀山)과 태백산(太白山)이 우뚝 솟아 있는데, 짙은 이내 속으로 바위 너설이 아스라이 보인다. 큰 시내가 동으로 흘러 꾸불꾸불 50리의 여울을 이루었고, 그 사이에는 울창한 숲도 있고 사람 사는 마을도 있다.

누각 밑에 와서는 겹겹이 쌓인 바위 벼랑이 천 길이나 되고 흰 여울이 그 밑을 감돌아 맑은 소를 이루었는데, 해가 서쪽으로 기울 녘이면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이 바위 벼랑에 부딪쳐 부서진다. 별구(別區)의 아름다운 경치는 큰 바다의 풍경과는 아주 다르다. 관광하는 자들도 이런 경치를 좋아해서 일컫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고을 고사(故事)를 상고해 보아도 누를 어느시대에 세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황명(皇明) 영락(永樂) 원년(1403, 태종 3)에 부사(府使) 김효손(金孝孫)이 폐허를 닦아 누를 세웠고, 홍희(洪煕) 원년(1425, 세종 7)에 부사 조관(趙貫)이 단청을 올렸다. 그 뒤 46년인 성화(成化) 7년(1471, 성종 2)에 부사 양찬(梁瓚)이 중수했고, 가정(嘉靖) 9년(1530, 중종 25)에 부사 허확(許確)이 남쪽 처마를 중축했다.

또 그 뒤 61년인 만력(萬曆) 19년(1591, 선조 24)에 부사 정유청(鄭惟淸)이 다시 중수하였다. 태종(太宗) 영락 원년 계미(1403)에서부터 청주(淸主) 강희(康煕) 원년 임인(1662, 현종 3)까지는 260년이 된다. 옛날에 누 밑에 죽장사(竹藏寺)란 절이 있었는데, 누 이름을 죽서라고 부른 것은 아마 이 때문인 듯하다. 이상을 기록하여 죽서루기로 삼는다.“

 

정유 헌종 3년(1662)

삼척부사 허목 지음(三陟府使 許穆 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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