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한국의전통문화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의 풍속화[2]

야촌(1) 2017. 9. 17. 19:27

■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의 풍속화[2]

 

김준근(金俊根)

 

풍속화가로 호는 기산(箕山). 출신배경과 사승관계(師承關係)는 미상이다. 1886년 부산 초량에 살면서 고종의 초청으로 내한한 제독 슈펠트 (Shufeldt, R. W.)의 딸에게 우리나라의 민속과 풍속을 그려주었다.

 

1889년에서 1890년 사이에 선교사 게일(Gale, J. S.)을 부산에서 알게 된 뒤 1892년 게일이 선교임무를 띠고 원산에 체류하였을 때, 그를 따라 원산에 가서 한역 《텬로력뎡》의 삽화를 맡아 그렸다. 이로 미루어볼 때 기독교인으로서 구미의 외국인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그들에게 한국의 풍속을 그려주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가 남긴 풍속도들은 1889년 북경 주재 네덜란드 공사관의 서기관인 라인(Rhein, J.)에 의하여 수집되었으며, 1894년경에는 제물포의 세창양행(世昌洋行)이 60점이 넘는 그의 그림을 구하여 독일 함부르크로 보낸 것 등이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묄렌도르프(Molendorf, P. G. von)도 그의 그림들을 수집하였다. 19세기 후반 서민들의 생활모습과 민속을 다룬 300점이 넘는 그의 풍속화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우리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이지만 그의 그림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독일 함부르크박물관(100여점), 네덜란드 국립민족학박물관(22점), 비엔나 민속박물관(119점), 영국도서관(99점), 대영박물관(150점),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98점), 덴마크 국립박물관 (94점), 모스크바 국립동양박물관(42점),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166점) 등 세계 여러 나라에 걸쳐 전시되거나 개인이 소장한 작품까지 합하면 기산의 작품은 1100여점에 이른다.

 

이 중 한국에 있는 작품은 숭실대학교 부설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전시된 100점뿐이다.
이 외에도 기산의 작품은 프랑스의 인류학자 바라(C. Varat)가 쓴 ‘세계 여행기’에 37점, 영국의 케번디쉬(A.Ej. Cavendisch)가 쓴 ‘한국과 백두산’에 20점, 미국인 컬린(S. Culin)이 집필한 책에 22점, 독일 하인리히 F.J. 융커 교수의 책에 43점이 실리기도 했다.

그가 활동할 당시에는 그의 그림을 받기 위해 부산 초량까지 찾아가는 외국인도 있었을 정도였다. 1886년 RW 슈펠트 미국 해군제독의 딸인 슈펠트 양이 고종황제의 초청으로 내한했을 당시 기산에게 그림을 받아갔으며, 1895년 게일(G.S. Gale) 선교사는 한글로 번역한 존 버니언(John Bunyan, 1628~1688)의 ‘천로역정’ 삽화를 기산에게 맡기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보건데 그가 활동한 것에 비하면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한 화가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에는 그가 감상용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우리 민족의 놀이·경직·공예·형벌·신앙·의식주·의례 등 생활 전반에 걸친 풍습을 주로 그렸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벽에 걸어놓고 보기에는 고문 받는 모습이나 동냥하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늦게나마 조명 받고 있는 것은 그의 그림이 당시의 복식과 풍습 등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마치 복사한 듯이 비슷한 그림들이 세계 여러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것도 우리의 풍속을 기록으로 남기고 세계에 알리기 위한 그의 노력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오래 전 세계인의 눈을 매료시키기고 동방의 작은 나라 조선을 알린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 비록 조선후기에 활동했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조명은 덜 받았을지 모르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세계 속 한국을 알리기에 충분했으며, 그의 그림들은 당시 유행했던 우리네 복식과 놀이, 풍습을 확인하는 사료(史料)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금관조복(金冠朝服) : 조선시대 문무백관이 국가의

(慶事).정조(正朝=설날아침).동지(冬至).성절(聖節)

의 의식에 착용하였던 대례복(大禮服)이다.

 

 

↑과가 급제자의 귀향

 

↑거문고 타기

 

↑주리 형벌

 

↑곤장을 치다.

 

 

 

↑신부 연석

 

↑조선시대 검계(劍契) 풍속화 - 조직 오늘날의 폭력 집단이다.

 

↑장가가는 행렬

 

↑‘신행’. 신부가 신랑집으로 가는 신행의 모습이다.
     신부를 태운 가마 사인교(四人轎)의 지붕에는 액을 막기 위해 호피를 덮었다.

 

↑베틀[직기(織機)]

 

↑단오날 그네뛰기

 

기산 풍속화. 줄타기는 재인광대가 양쪽 기둥에 줄을 연결해 일정한 높이에서 움직이면서

여러 재주와 소리, 재담을 하며 진행하는 놀이다.(사진제공: 정성길 명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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