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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정년퇴임 맞은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야촌(1) 2009. 8. 1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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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홈 >뉴스>사회>사회일반> 박창식 기자  

기사등록 : 2009-08-13 오후 06:42:13 기사수정 : 2009-08-13 오후 11:17:00

 

[이사람] “진보대학 메카 만든 내 성적표는 B+”

 

정년퇴임 맞은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이재정 성공회대 총장. 

 

이재정 성공회대 교수가 21년간의 강단 활동을 마치고 13일 정년퇴임했다. 

그는 1988년 성공회 신학원교장으로 임명되어 93년 성공회신학대학 학장, 94년 종합대학교 승격 뒤 초대 및 2대 총장을 지냈다. 

 

진보주의 학풍의 메카를 지향하는 ‘성공회대 실험’을 직접 설계하고 내내 이끌어온 인물로 꼽힌다.  

진보학자들과 학문·실천공동체 만든 21년‘성공회대 실험’ 이제는 평화통일로 넓힐 것  이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다른 대학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대학, 즉 사회적 정치적 대안을 만들어 민주화와 사회정의에 기여하는 대학을 만들고자 했다”고 88년 교장 시절을 회고했다.

 

그는 또한 “진취적 창의적인 진보주의 학문 풍토를 일구고, 학제간 장벽을 넘어 역사적, 사회적 흐름을 종합적으로 짚어내는 성공회학파를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21년간의 성적표를 자평해달라는 물음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절반쯤은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행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성공회대가 사회적으로 기여한 바를 생각하면 B+(비플러스) 학점은 받아도 될 것”이라며 학내 진보성향 학자들한테 그 공을 돌렸다. 

실제로 그는 진보진영의 대표적 지성들을 성공회대에 두루 끌어들여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 석좌교수로 있는 신영복씨를 비롯해, 조희연(사회학) 김동춘(사회학) 이영환(사회복지학) 김창남(언론학) 한홍구(한국사) 이종구(사회학) 임규찬(국문학)씨 등 대부분이 그의 총장 시절에 채용됐다. 

 

그는 퇴임 강연에서 “성공회대는 ‘더불어 숲’이라는 새로운 학문과 실천의 역사적 공동체를 지향했다”며 “(성공회대의 출현은) 경쟁과 승리, 규모와 재력으로 표현되는 지배구조에서 어떻게 ‘작은 것’과 ‘변두리’, ‘무명’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느냐는 하나의 실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질서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 양심과 자유 그리고 평등과 인권의 새로운 질서를 위한 자기 헌신이 필요하다”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퇴임 뒤에도 학교의 요청에 따라 한두 과목 강의를 맡기로 했다. 

 

또한 성공회대 부설로 ‘남북 화해와 평화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통일부 장관과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지낸 경륜을 활용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는 지난 6월 참여정부에서 정책자문 등을 맡았던 학자들이 만든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연구원을 기반으로 “진보와 민주주의의 미래를 연구하는 일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한겨레]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