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정선생 이공 달 충 문집 발(霽亭先生李公達衷文集跋)
윤회(尹淮)
제정선생이 고려의 예악 법도의 전성시대에 나서 호웅재(豪雄才)와 직도(直道)로 사도를 존중하게 지켰다. 내가 젊었을 적에 일찍이 선군자(先君子 죽은 자기 아버지를 이름)가 두 아들을 대신하여 선생을 제사한 글을 읽고서 그의 사람됨을 상상하기를, “아마 당세에 이름 날리고, 후세에 그 말을 전할 수 있는 탁월한 선각자일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세상에 늦게 나서 채찍을 잡고 그 아래에 따르며 그 빛을 바라보지 못함을 애석해 하였던 것이다.
이제 그 여러 손자들이 보배롭게 간직한 그 유고(遺稿)를 썩히지 않을 것을 서로 꾀하고, 당세에 전포하고 후세에 행하게 할 것을 생각하던 차에, 마침 사헌부 감찰 영상(寧商)이 강원도 관찰도사가 되어 춘천도호부에서 이를 간출(刊出)하고, 나에게 발문을 하라고 부탁한다.
나는 더듬더듬 읽고 곧 탄미하였는데, 그 영특하고 아름다움이 밖으로 발로하여, 마치 쇠종[金鐘]을 치고, 옥경쇠[玉磬]를 울리는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으니, 참으로 덕 있는 사람의 말이다. 아름다우나 많지 않도다 한다면, 누가 믿지 않겠는가. 이 말을 가히 쓸 일이다.
그 선생이 몸을 세상에 세워 자기의 도를 행한 것과 나오고 들어간 대의에 있어서는, 중론(衆論)에 전해지고 사책에 실려 있는 바이다. 내 어찌 군말을 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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