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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영결식(2009. 5. 29(금)

야촌(1) 2009. 5. 29. 14:24

[아이뉴스] "국민장에 '국민'이 없다"…시민 분통

    기사입력 2009-05-29 12:21 |최종수정 2009-05-29 12:33 

 

<아이뉴스24>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 주변엔 정작 국민들이 참여할 수 없어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29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 경복궁을 중심으로, 세종로에서 동십자각으로 이어지는 안국로와 서울광장 양방향으로 삼엄한 폴리스라인이 이어졌다.

 

"초청장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는 경찰 병력의 주의를 듣고 서울로 진입하는 운구차를 가까이서 보고자 이른 아침부터 찾은 시민들은 멀찌감치서 돌아서야 했다. 9시 40분께 서울광장에서 세종로를 지나는 길 곳곳에서 시민들과 경찰들의 실랑이가 이어졌다고 다그치는 시민에 경찰은 묵묵 부답으로 응했다.


충남 논산에서 어젯밤에 올라와 이른 아침부터 경복궁 동문에서 운구차를 맞던 정(59,여)씨는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이 길을 막고 서 조계사를 거쳐 겨우 여기에 닿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화랑 대표인 손씨(50대,남)는 "국민장인데 접근도 못하게 경찰들이 죄다 막고 있다"면서 "국민장이 아니라 이곳은 경찰 공화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복궁역 사거리와 세종로의 커피숍은 시민들로 가득하다. 진입이 막힌 시민들이 서울광장 전광판 까지 가지 못하고 TV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몰렸다.

 

"그저 운구차가 들어오는 것만 보고 가겠으니 제발 열어달라"는 호소부터 "마지막 가는 길도 볼 수 없게 왜 이러느냐"는 분통까지 시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 50대 여성은 "조문을 하려고 하는 시민들보다, 초청장 받은 시민들보다 경찰들이 훨씬 더 많다"면서 "경찰이 여기 와 있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 평화롭게 하기를 바란다면 TV로 지켜보면 된다"고 다그치는 시민에 경찰은 묵묵 부답으로 응했다.

충남 논산에서 어젯밤에 올라와 이른 아침부터 경복궁 동문에서 운구차를 맞던 정(59,여)씨는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이 길을 막고 서 조계사를 거쳐 겨우 여기에 닿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화랑 대표인 손 씨(50대,남)는 "국민장인데 접근도 못하게 경찰들이 죄다 막고 있다"면서 "국민장이 아니라 이곳은 경찰 공화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경복궁역 사거리와 세종로의 커피숍은 시민들로 가득하다.

진입이 막힌 시민들이 서울광장 전광판 까지 가지 못하고 TV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몰렸다. 세종문화회관 주변 세종로에는 천여명의 시민들이 전광판으로 중계되는 영결식을 지켜보고있다. 

 

소리 없이 흐느끼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 하는 시민들 사이로, 영결식이 마무리되는 현재 경찰 병력들이 더 촘촘이 메워지고 있다. 경찰 측에 따르면 영결식 주변 광화문 인근에 190개 중대가 배치됐고 서울광장과 시청 인근에 15개 중대가 배치됐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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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노무현대통령 영결식]취재 : 황방열 손병관 전관석 김영균 김지은 이경태 김환 기자 / 총괄 구영식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기자 방송 : 김윤상 김호중 기자 / 총괄 이종호 기자

 

이 대통령 나서자 "살인자!"... 행사장이 아수라장

한명숙 "잔인한 세상, '인간 노무현' 기회 빼앗아"

 

기사입력 2009-05-29 11:00 |최종수정 2009-05-29 13:58 기사원문보기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29일 오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거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

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헌화를 하려던 순간 백원우 민주당 의원'사죄하라'며 소리치다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히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3신 보강 : 29일 오후 12시 30분] "살인자는 사죄하십시오" 

이명박 전 대통령 헌화에 나서자 영결식장이 잠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노 전 대통령의 영전에 헌화하는 순서에서 일부 조문객들로부터 야유를 듣는 수모를 겪었다. 조문객들의 야유는 서울광장의 추모행사 봉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모사 불허 등으로 험악해진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때문에 영결식 분위기는 한층 무거워졌다. 

 

이 대통령 내외는 낮 12시2분경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헌화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민주당 백원우 의원과 김현 부대변인이 이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치며 달려나왔다.

 

특히 백 의원은 "살인자는 사죄하십시오"라고 외치며 이 대통령을 향해 뛰어갔다.

하지만 영결식장 주변의 청와대 경호원 수십명이 곧바로 백원우 국회의원에게 달려들어 영결식장 밖으로 끌어냈다.

 

경호원들이 백의원을 제지하자 영결식에 참석한 조문객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냥 놔둬라" "손대지 마라"라고 거세게 항의하고, 이 대통령을 향해 "살인자"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순식간에 영결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청와대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나간 백의원은 김현 부대변인과 서로 부둥켜 안고 통곡하며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죄하십시오"라며 여러차례 울부짖었고, 백 의원은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끌려 12시 5분께 제자리로 돌아갔다  

 

두 사람 중에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가 먼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대통령에게 귀엣말을 했고, 그제서야 이 대통령도 놀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모양새를 취했다.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가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인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자리이니 자중해달라"고 말했다.  

 

서울광장에서도 이 대통령이 헌화하는 모습이 TV에 나오자 수만명의 시민들이 함께 야유를 퍼부었다.  

이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들의 헌화가 이어졌는데,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손등으로 얼굴을 훔치며 슬픔을 애써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한편, 노 전대통령의 추모영상은 ☞고인의 생전 인터뷰 ☞유서 낭송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 발췌하는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 전대통령은 2007년 10월 인터뷰에서 "별명 중에서 (바보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보 정신으로 정치를 하면 나라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냥 바보 하는 게 그게 그냥 좋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유서와 만해 한용운 의 시 <님의 침묵> 일부가 오열하는 추모객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화면에 비쳐졌다. 영결식은 12시 24분경 21발의 조총을 마지막으로 끝났고, 운구차량은 노제가 열릴 서울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9일 오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을 마치고 고인을 태운 운구차량이 노제를

   하기 위해 세종로에서 시청광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인 29일 오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노란물결이 넘치

    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2신 : 29일 오전 11시 40분]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노 전 대통령의 공동 장의위원장을 맡은 전·현직 국무총리들이 고인을 보내는 국민들의 마음을 대신하는 조사를 낭독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노무현 대통령님은 언제나 시대를 한 발이 아닌 두세 발을 앞서 가셨다"며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영악할 뿐이었다. 수많은 왜곡과 음해들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렵다고 돌아가지 않았고 급하다고 건너뛰지 않았다"고 고인을 기렸다.

 

한 전 총리는 "그러나 모진 세월과 험한 시절은 그 소박한 소망을 이룰 기회마저 허용치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는 글을 접하고서도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들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다"며 "잔인한 세상은 '인간 노무현'으로 살아갈 마지막 기회조차도 빼앗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 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시라"며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 하시는 일이 없기를, 혼자 무거운 짐 안고 홀로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빈다"며 조사를 마쳤다.

 

한승수 총리도 평소의 담담한 어조로 조사를 읽었다. 한 총리는 "재임 기간동안 대통령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와 국민과 함께하는 서민대통령이 되고자 하였다.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더 이상 국민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용납될 수 없다는 뜻을 끊임없이 피력하했다. 대통령직을 마치면 평범한 촌로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한 약속도 지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우리 국민의 많은 눈물이 먼 길 떠나시는 그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며 "고인께서 그토록 열망하시던 화합과 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고 세계 속에 품격 있는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사람의 조사 전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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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 조사

 

노무현 대통령님!.

대통령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얼마나 긴 고뇌의 밤을 보내셨습니까? 얼마나 힘이 드셨으면, 자전거 뒤에 태우고 봉하의 논두렁을 달리셨던, 그 어여쁜 손녀들을 두고 떠나셨습니까?

 

대통령님!.

얼마나,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떠안은 시대의 고역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새벽빛 선연한 그 외로운 길 홀로 가셨습니까?

 

유난히 푸르던 오월의 그날, '원칙과 상식' '개혁과 통합'의 한길을 달려온 님이 가시던 날, 우리들의 갈망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서러운 통곡과 목 메인 절규만이 남았습니다.

 

어린 시절 대통령님은 봉화산에서 꿈을 키우셨습니다. 떨쳐내지 않으면 숨이 막힐 듯한 가난을 딛고 남다른 집념과 총명한 지혜로 불가능할 것 같던 꿈을 이루었습니다.

 

님 은 꿈을 이루기 위해 좌절과 시련을 온몸으로 사랑했습니다. 어려울수록 더욱 힘차게 세상에 도전했고, 꿈을 이룰 때마다 더욱 큰 겸손으로 세상을 만났습니다. 한없이 여린 마음씨와 차돌 같은 양심이 혹독한 강압의 시대에 인권변호사로 이끌었습니다.

 

불의에 대한 분노와 정의를 향한 열정은 6월 항쟁의 민주투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삶을 살아온 님에게 '청문회 스타'라는 명예는 어쩌면 시대의 운명이었습니다.

 

'이의 있습니다!' 3당 합당을 홀로 반대했던 이 한마디! 거기에 '원칙과 상식'의 정치가 있었고 '개혁과 통합'의 정치는 시작되었습니다.

 

 '원칙과 상식'을 지킨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거듭된 낙선으로 풍찬노숙의 야인 신세였지만, 님은 한 순간도 편한 길, 쉬운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노사모' 그리고 '희망돼지저금통' 그것은 분명 '바보 노무현'이 만들어낸 정치혁명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님은 언제나 시대를 한 발이 아닌 두세 발을 앞서 가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 험악할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왜곡과 음해들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어렵다고 돌아가지 않았고 급하다고 건너뛰지 않았습니다.

 

항상 멀리 보며 묵묵하게 역사의 길을 가셨습니다.

반칙과 특권에 젖은 이 땅의 권력문화를 바꾸기 위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으셨습니다. 화해와 통합의 미래를 위해 국가공권력으로 희생된 국민들의 한을 풀고 역사 앞에 사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님 이 대통령으로 계시는 동안, 대한민국에선 분명 국민이 대통령이었습니다.

동반성장, 지방분권, 균형발전 정책으로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사회라는 큰 꿈의 씨앗들을 뿌려놓았습니다.

흔들림 없는 경제정책으로 주가 2천, 외환보유고 2500억 달러, 무역 6천억 달러,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군사분계선을 걸어 넘어 한반도 평화를 한 차원 높였고 균형외교로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해 냈습니다.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쓰는 세계 첫 대통령으로 이 나라를 인터넷 강국, 지식정보화시대의 세계 속 리더국가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이 땅에 창의와 표현, 상상력의 지평이 새롭게 열리고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까지 한류가 넘치는 문화르네상스 시대를 열었습니다. 대통령님이 떠난 지금에 와서야 님이 재임했던 5년을 돌아보는 것이 왜 이리도 새삼 행복한 것일까요. 열다섯 달 전, 청와대를 떠난 님은 작지만 새로운 꿈을 꾸셨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와 잘사는 농촌사회를 만드는 한 사람의 농민, '진보의 미래'를 개척하는 깨어있는 한 사람의 시민이 되겠다는 소중한 소망이었습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봉하마을을 찾는 아이들의 초롱한 눈을 보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뇌하고 또 고뇌했습니다.

 

그러나 모진 세월과 험한 시절은 그 소박한 소망을 이룰 기회마저 허용치 않았습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선 한없이 엄격하고 강인했지만 주변의 아픔에 대해선 속절없이 약했던 님!.

 

'여러분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는 글을 접하고서도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들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대통령님!,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희들은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의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지막 꿈만큼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인 일입니까? 세상에 이런 일이 있습니까? 잔인한 세상은 '인간 노무현'으로 살아갈 마지막 기회조차도 빼앗고 말았습니다.

 

님 은 남기신 마지막 글에서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최근 써놓으신 글에서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실패 이야기를 쓰는 것이 맞는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남아 있는 저희들을 더욱 슬프고 부끄럽게 만듭니다.

 

대통령님!

님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님, 보이지 않습나까? 끊이지는 않은 저 추모의 행렬을...

대통령을 위해 날리려고 들고있는 노란 풍선이 보이지 않습니까? 님에게 사랑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설령 님의 말씀처럼 실패라고 하더라도 이제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제 저희들이 님의 자취를 따라, 님의 꿈을 따라 우리 국민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겠습니다. 그래서 님은 온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

생전에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분열로 반목하고 있는 우리를 화해와 통합으로 이끄소서. 대결로 치닫고 있는 남북 간의 갈등을 평화로 이끌어주소서.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다시금 꽃피우게 해주소서.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을 떠나보냅니다.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 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십시오.

 

그래서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 하시는 일이 없기를, 더는 혼자 그 무거운 짐 안고 홀로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빕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님 을 놓아드리는 것으로 저희들의 속죄를 대신하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가시는 길, 이승에서의 모든 것을 잊으시고, 저 높은 하늘로 훨훨 날아가십시오.

 

대통령님! 죄송합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행복했습니다.

대통령님! 편안히 가십시오.

 

2009년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위원장 한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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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조사

 

오늘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떠나시는 길을 배웅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마지막 이별하는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한없이 가슴이 무겁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

돌이켜보면 대통령님의 일생은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삶이었습니다.

 

빈농의 아들에서 인권변호사로, 민주투사에서 국회의원 그리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가난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참으로 어려운성장기를 보냈습니다. 장학금을 받아 고등학교를 겨우 마칠 수밖에 없었던 힘든 가정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 이후,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일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 약하고 가난한 이웃의 친구가 되어 늘그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이처럼 인권변호사로서 활동하던 고인은 13대 국회에 진출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정치의 오랜 과제였던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낙선하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이러한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역 간의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자 했던 노력은 고인에게 큰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고되고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이처럼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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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는 취임사를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갈 것을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헌신하였습니다.

 

재임 기간 동안 대통령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와 국민과 함께하는 서민대통령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더 이상 국민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용납될 수 없다는 뜻을 끊임없이 피력하였습니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께서 숱한 역경과 우여곡절 속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이룩한 업적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고인께서는 '대통령직을 마치면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촌로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를 벗어버리고 우리 농업과 농촌, 그리고 환경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하던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오래오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는 우리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당혹감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우리 국민은 평생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감내하며 입지전적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입니다.

 

고인께서는 마지막으로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라고 유언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많은 눈물이 먼 길 떠나시는 그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나 않을까 저어됩니다. 뒤에 남은 우리는 대통령님의 뜻을 되새기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할 것입니다.

 

고인께서 그토록 열망하시던 화합과 통합을 반드시 실현하고 세계 속에 품격 있는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권양숙 여사님과 유가족 한분 한분에게도 거듭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큰 슬픔을 이겨내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온 국민과 더불어 삼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2009년 5월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 한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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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9일 오전 11시]

노 전 대통령 운구, 영결식장 도착...전두환·임채진 불참 

 

↑5월 29일 오전 서울 경복궁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