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인터뷰]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
① “여러 역량 바탕으로 경기 교육에 새로운 면을 만들 수 있을 것”
“세월호, 희생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교육도, 사회도, 정부도 혁신해서 새로운 세상 만들어가는 것이 주어진 책
임”
이명식 기자2014.05.07 19:22:22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
<폴리뉴스>와 <폴리피플>은 5월 6일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신 이재정 전 성공회대 총장을 모시고 인터뷰를 가졌다. 이재정 후보는 성공회 성직자였으며, 성공회대를 만들고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정치에 몸담아 국회의원과 통일부 장관으로 역할하기도 했다.
이재정 후보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 교육이 위기에 놓였다’는 말을 듣고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상곤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높이 평가하면서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모두의 만족도가 높은 성공적인 시도였는데 이것이 중단되지 않고 보완 발전되도록 하는 것이 차기 교육감의 역할이라 밝혔다.
이 후보는 자신의 다양한 이력과 국정운영 경험들이 경기도 교육의 발전에 크게 쓰일 것이라 확신하면서 다가올 예비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본선에서는 김상곤 교육감의 성과를 제대로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를 경기도민이 선택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경기 교육감 후보로 나섰는데 경기교육청 산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 길에 참변을 당했다
이번 참사에 대해 기성세대 전체의 책임을 묻는 등 국민 모두가 가슴 아파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책 등에 대해 질책하는 목소리가 크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게 되어 교육감 직에서 사퇴했는데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다. 우선 이번 참사에 대해 후보께서 느끼는 심정 등에 대해 말해 달라.
4월 16일 진도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건으로 볼 수 없다. 나의 트위터에 국난이란 표현을 쓴 바 있다. 이렇게 무참한 사고가 난 것은 우리 국민 전체에게 주는 역사의 경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조선사업과 인터넷 등 IT 분야에서 세계 1위였다.
수학경시대회를 하면 세계 1등이고, 경제 규모가 1조1천억원 가까운 수출과 수입을 하는 무역대국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어처구니없고 믿을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원인을 보면 그동안 누적돼 온 무원칙, 부실, 부정부패를 눈감아 주는 적당주의, 이기주의, 사람보다 돈을 우선하는 것, 속도에 대한 집착 등이 총체적으로 만들어낸 사건이 아닌가 한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국정운영에도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스스로 깊은 죄책감 때문에 선거운동도 제대로 못해왔다. 엄청난 희생자들에 대해, 유가족들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 대해 깊은 슬픔을 갖고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경기도지사 출마 때문에 법률에 의해 미리 사임했다.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김상곤 전 교육감이 성공적으로 교육감직을 마치고 법에 따라 사임하고,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간 것은 그동안 교육 경력을 따라 교육을 제대로 된 위치에 올려놓았다. 교육 자치를 제대로 하려면 역시 광역단체와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김상곤 전 교육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오히려 그 분이 도지사로 나가서 이런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것은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에 오히려 정부와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책임의식을 갖고 풀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오히려 교육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김상곤 전 교육감이 행정을 맡음으로 이런 재난을 예방하는 능력을
발휘 할 수도있는 것 아니냐는 점에서 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 자체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말씀으로 이해된다.
4월 16일 아침에 사고가 나서, 텔레비전 현장중계를 했다. 텔레비전이 현장중계를 하면서 단 한 사람도 구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마 세계 기록일 것이다. 아마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정부의 무능함, 정부의 무능함을 넘어서 이권이 개입돼서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고 전혀 체계적인 구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무정부 상태였던 것이다.
재난구조의 매뉴얼과 시스템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정부가 해낼 수 있는 책임 있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은 정말 규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우리나라가 기본이 무너지고 원칙이 사라진 나라가 됐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우리가 총체적으로 책임 있는 자세를 갖고 이 문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가 더 위험스러운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희생자들의 희생을 역사에 더 가치 있는 것으로 하자면, 못 다 핀 인생을 바다에서 희생한 것을 보면서, 교육도, 사회도, 정부도 혁신을 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믿는다.
◇이재정 후보께서는 성직자였다가 학계에 몸을 담아 대학을 만들었고 총장도 지냈다. 정치에 들어와서는 국회의
원도하고 장관도 역임하신 여러 경력을 갖고 있다. 그랬기 때문에 한편으로 교육감 출마를 결심한 것이 쉽지만
은 않았을것 같다. 출마를 하시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사람이 살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한다. 역사와 사회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생각해왔다. 성직자가 될 때 유신시대가 열리던 1972년이었다. 유신시대가 열리면서 성직자가 된다는 것은 역사의 중요한 부르심이 아닌가 생각했다.
성공회의 성미카엘 신학원이 대학원 과정으로 성직자를 양성했는데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다음 정부의 인가가 되지 않아서 폐교됐다. 대학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적인 요구가 있어서 성공회대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그 이후에 성공회대를 다른 대학과 다르게 만들자는 생각을 갖고, 대안적인 측면에서 변화와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면서 추진했다. 성공회대를 진보 학문의 메카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학문적인 대안을 찾는 대학을 꿈꿨던 것이다. 학생 중심의 대학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대학에는 교수와 학문은 있는데 학생이 성공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안 된다. 교육기관은 학생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쌓고 나오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 중심의 대학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꿈이었다. 1998년 IMF 경제위기가 닥쳐와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어려움을 겪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때 저를 불러서 요청한 것이 ‘정치에 들어와서 기여를 좀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제가 성공회대를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하면서 무에서 유를 만들었고, 사회적인 주목을 받을만한 학교로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 평가를 했을지 모르겠다. 다만 위기 탈출이라는 면에서 성직도 경험했고 교육도 경험했기 때문에 저를 생각했던 것 아닌가 한다.
경제위기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와서 정계에 입신을 하고, 후에 통일부 장관이 된 것도 북한이 2006년 핵실험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완전히 절망적인 상황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러서 ‘통일부 장관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것이 운명인가, 어려울 때만 이런 것을 감당하게 되나’ 생각했다.
경기도에 김상곤 전 교육감이 뜻을 세워서 경기도지사에 도전을 하면서 경기도 교육감 직이 비었다. 여러 학부모 단체들이 와서 한 얘기가 ‘경기도 교육이 위기’라는 것이었다. 왜 위기인가 하면 김상곤 교육감이 해온 혁신교육, 혁신학교가 경기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왔다.
특히 학생, 교사,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만족감이 90%를 넘어가는 아주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는데, ‘변화를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어갈 사람이 없지 않냐. 이것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오지 않으면 어렵지 않겠냐’ 했다. 후보는 여러 명이 있지만 학부모나 교육단체들, 사회단체들이 와서 ‘이대로는 안 된다.
이것은 비상시국이다’고 얘기했다. 학생인권조례도 그렇고, ‘김상곤 전 교육감이 해온 민주시민교육도 새롭게 시도한 것이 결실도 내지 못하고 무너지면 경기 교육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의 위기가 아니냐. 그러니까 당신이 와서 맡아줘야겠다’고 했다. 참 고심을 많이 했다. 제가 벌써 대학도 정년퇴임했고 성공회대 석좌교수로 강의는 하지만 현장에서 떠나 있었다.
경기도 교육이라는 엄청난 책무를 맡는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고민도 하다가 제가 필요로 하다면 학생, 학부모들, 교육단체들의 뜻을 따르는 것도 옳다고 생각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역사의 부름이다,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는 과제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감히 나서게 됐다.
-진보진영 경선이 있고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고 본선을 거쳐야 하지만, 출마를 결심하면서 출마선언문을 보니까 위기에 처한 경기도 교육을 살리고 김상곤 전 교육감이 하던 혁신 교육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하던 혁신교육을 발전하고 보완시켜서 정착하도록 하겠다고 했을 때 철학이나 바탕이 무엇인지 얘기해달라.
제일 중요한 것이 교육은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이뤄지는 과정이다. 선생님은 가르치는 학생에게 꿈과 미래와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고, 학생은 겸손하게 진리에 접근하고 진실을 알면서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과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이 가져온 가장 중요한 변화의 핵심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새로워진 것이다.
주입식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아니고 함께 교육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배우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교사가 학생과 상하관계가 아니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함께 서로 뜻과 생각을 나누고 생활하면서 교육의 문화 자체를 바꿔내는 것이었다고 본다. 우리가 반드시 이것을 성공시켜야 한다.
교육의 본질을 찾는 것이고, 학생들이 행복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열쇠이고, 그 행복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내일의 성공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만약에 경기도 교육감이 된다면 교육의 새로운 방법, 문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하나의 주된 관점이다.
두번째로는 경기도 교육을 보니 굉장히 방대하다. 예산도 11조 2천억 원 규모이다. 2015년 이면 예산이 13조원 이상이 되는 엄청난 규모의 교육이다. 전국 학생수의 26%가 경기도 학생이고, 전국 교사의 24%가 경기도에서 일하고 있다. 학교만 해도 4,400개가 넘는 방대한 규모이다.
이런 규모를 운영하려면 예산 확보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교육감이라고 하면 이 모든 것을 잘 운영하는 관리자, CEO와 같은 경영 관리 면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동안 여러 방면을 거치면서 길러온 경륜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만들어서 경기도 교육 자체를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이렇게 하려면 여러 제도도 바꾸고 법적인 것들도 바꿔야 하고 경기 교육지원청, 학교 체제, 인사 등 교육을 구성하는 주변 환경도 혁신돼야 한다. 교육과 학교만 혁신시키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도 필요하다.
교육청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것을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운영회가 있었는데 그것이 법률적인 조직이다. 학교마다 있어서 여러 해 동안 이어져 왔다. 지금 학교운영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학교 운영에 대한 심의기구로서의 역할, 교장과 교사들을 한편으로 지원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만들면서 학교 운영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평가를 해봐야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제도적으로 보완해서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세월호 참사도 있었지만 학생 안전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걱정이 여간 큰 게 아니다.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네가지를 교육감이 된다면 역점을 두고 해 나가겠다.
선생님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들로부터도 받고, 지도하는 교장, 교육청, 학부모로부터도 스트레스를 받고 사회로부터도 여러 가지 압박을 받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선생님으로서 당당히 일할 수 있도록 환경도 만들어드리고 지켜드릴 생각이다.
제가 용어를 만들기를 ‘선생님을 섬기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했는데 정말 선생님들을 제가 섬겨서 선생님으로써의 역할을 다 하도록 만들어드리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에 나서지 않는 게 좋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다.
그 타겟이 진보 쪽에서는 이재정 후보이고, 보수 쪽에서는 조전혁 전 의원을 겨냥하는 거 같다. 이런 논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에 전반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이 높다.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하냐고 하면 대개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하나가 교육이고, 또 하나가 평화와 통일이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이념적 대립이 너무 강해서 정치뿐만 아니라 교육 자체에 이념적 편향이 되면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 있으면서 국회의원을 할 때는 교육위원만 하면서 유아교육법도 만들었고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제가 입법 발의를 해서 한 바가 있다. 전반적으로 교육의 제도적 개혁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대학의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만들어보고, 교육 현장에서 아주 애를 많이 쓰는 조리사 분들의 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리사협회와도 깊이 있게 해결해보려고 했다.
정치권에서 그동안 해온 일들이 국회에 있었을 때는 입법 과정을 통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만들고 유아교육법을 만들면서 교육 5법을 완성시키는데 기여를 했다. 대학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함께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거의 완성했다가 매듭을 짓지 못했다.
당시 돌이켜 보면 시간강사 1만 명 정도를, 정부가 2분1, 대학이 2분1 정도를 부담해서 시간강사가 아니라 정규직화하자고 했다. 일종의 무기계약 형식으로 열린 교육시장을 만들어서 이분들이 마음 놓고 연구도 하고 교육도 할 수 있도록 해서 1만 명의 시간강사를 정규직화하자고 했다가 안타깝게 매듭을 짓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정치권에서 있을 때 이런 일들과, 통일부 장관을 하면서 남북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만들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남북관계가 거의 국가연합 단계로 갈 수 있도록 만드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와서 역할을 했다.
남북열차 정기 운행도 제가 완성했던 것이고, 지금 가동되고 있는 개성공단의 기반시설 준공도 제가 이뤄냈다.
금강산에 남북관계와 문화적 교류 협력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상설 사무국을 만드는 것도 완전 합의를 했는데 그 이후에 정권 교체가 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경기도 교육감을 하면서 민통선 부근에 있는 김포, 파주, 연천, 포천 등의 지역을 생각하면 평화 교육의 측면에서 제가 기여할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나 정부를 움직여서 미흡한 예산 확보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교육청이 경기도 전체 학생들을 위한 예산은가 주로 내국세에서 확보가 된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법에 의해서 20. 27%를 내국세에서 받는다. 총체적으로 41조 정도 되는데 그 중 경기도가 8조 정도를 받는다. 학생 수와 학교 수로 비례를 한다고 하면 최소한 경기도가 4분의1을 받아야 한다. 학생 수가 전국 26%가 넘는다.
그러면 경기도가 10조원 정도를 받아야 하는데 8조 정도 밖에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내국세에서 받는 교부금 할당의 기준도 정부를 움직여서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몇몇 의원들이 입법 발의를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으로 한다든가,
고등학교에도 의무 교육은 하지만 일정 정도 무상교육을 확대해 나아간다든가, 유아교육도 공교육으로 발전시켜 나아간다든가, 지금 시설 중에서 굉장히 낙후한 시설은 제대로 정비해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간다든가 등의 일들을 하려면 최소한 내국세 비율 20.77%를 25%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만 OECD 중간 정도를 갈 수 있을 것이다. 국회를 움직이지 않으면 정부를 움직이지 못하면 못 해낸다. 국가 경영도 해보고, 국정운영의 경륜도 갖고 있고, 국회에서 교육위원회 일도 해보고,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차적으로 1년 내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그러려면 정치 경력이 경기 교육에 훨씬 필요한 경력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정치와 교육을 서로 떼어놓고 가야 한다는 원칙하에 교육감 후보가 정당원이면 안 된다는 것은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통일부 장관을 할 때 탈당했다가 잠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념하는 새로운 정당에 몸을 담았다가 2년여 전에 정치권에서 손을 뗐다. 제가 갖고 있는 25년이 넘는 교육 경력을 더 높게 봐달라고 말하고 싶다.
◇교육감이 실제로 맡아서 하는 영역은 초중등학교이다. 이재정 후보께서는 대학을 성공적으로 경영해 궤도에 올
려놓으셨지만, 초중등학교 현장 교육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또 연세가 있으시니까 현장을 알고 제대
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얘기도 있는 것 같다.
교육 문제에 있어서 영역 문제는 오히려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량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교육자에 대해 오히려 경륜을 다 없애버린 상황이다. 교육감의 책임이 유아, 초중등 교육까지이다. 유아교육을 빼놓으면 안 된다. 나는 유치원 원장도 해봤다.
지금도 유치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유치원, 유아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유아교육법도 입법 발의했다고 말씀드렸지만 유아교육법 만들면서 화형도 2번 당했다. 미술학원, 어린이집들과 다 합의를 하는데 무척 고생했다. 교육계에서 이것만으로도 굉장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원 강사도 1년 정도 해봤다. 사교육에도 남다른 경험이 있다. 더 나아가서 중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 중등 과정을 직접 3년 동안 무상으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고등학교 교육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대학 입시이다.
대학교육협의회 이사를 하면서 여러 면의 대학 평가 등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대학 교육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이 중등교육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입시를 없앤 이유가 중등교육의 정상화였다.
평준화가 아니고 학생들이 마음 놓고 성장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창의력이 있는 학생으로 만들어 나아가느냐, 어떻게 창의적 인재로 만들어 나아가느냐는 것이 흔히 우리가 말하는 평준화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평준화라는 이야기 속에 잘못된 해석이 있다. 고등교육이 그 평준화에 의해서 보다 더 폭 넓은 인문학적 소양도 쌓고,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도 하는 철학 공부도 하고, 기능적인 측면보다도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어떻게 경영하며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 분야가 있다면 그것을 마음 놓고 만들어갈 수가 있고, 자기가 예체능계라면 예체능계를 공교육 과정에서 노력해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미술을 하려고 하면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미술 교육을 받아서는 미술대학을 못 간다.
학원이나 따로 레슨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비정상이다. 미술에 재질이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교육을 통해서 교육을 받고 대학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대학이 요구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학이 요구하는 논술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완전히 왜곡해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논술교육 등을 고등학교 공교육 속에서 충분히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학 입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 오히려 대학교육을 경험한 사람이 중등교육 분야를 충분히 개혁할 수 있고, 이것을 변화시켜 나아갈 수 있다. 중등교육에서 가장 잘못된 것이 선행교육과 함께 줄 세우기 교육이었다. 이것을 타파하지 않으면 교육의 미래가 없다.
우리가 선행교육금지법 등도 만들었지만, 법률과 제도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외국 교육에 비해 가장 뒤떨어져 있는 것이 선행교육 때문이다. 중등교육에 있어서 수학, 과학교육에서 전 세계보다 월등하게 앞선 1~2등이다. 학생들의 흥미도와 만족도를 조사해보면, 전 세계에서 거의 꼴찌이다.
왜 이럴까. 입시를 앞두고 강제적으로 교육을 시키니까 교육을 받는데 즐거움이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교육 전반에 개혁이 올 수 없고, 유초중등 교육을 제대로 끌고 갈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선행교육과 줄 세우기 교육을 없애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일생을 두고 이 분야를 공부해서 남보다 우월하게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때 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경기 교육에 새로운 면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치권 경험만이 아니라, 유치원 경험, 학원 강사의 경험, 무상 중등교육 경험, 대학교육을 하면서 바라본 평준화 교육의 문제점, 선행교육의 문제점 등을 종합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경험과 이해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경기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제가 되기 위해 영국과 캐나다에서 공부했다. 그쪽에서 교육 시스템 등을 보고 생각한 바가 성공회대를 이끌어
가는데 아이디어로 반영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되는데, 앞으로 경기도 교육감을 맡으면 외국에서의 경험
중 이런 부분은 살려야겠다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영국, 캐나다, 미국의 교육현장을 주로 경험했다. 제가 다닌 토론토대, 트리니티대는 아주 전통적인 대학이다. 일반적으로 이 대학은 하버드대, 영국의 캠브리지대를 벤치마킹해서 좋은 점만 따서 만든 대학이다. 지금도 교육이 굉장히 엄격하다.
어느 정도 엄격하냐 하면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갈 때 아카데믹 가운을 입고 들어가야 하고, 학생들이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할 때 아카데믹 가운을 입지 않으면 입장하지 못한다. 이런 엄격성도 있지만 반면에 굉장한 자율성도 있다. 거기에서 보면 가장 좋은 것이 어떻게 서로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느냐는 훈련이다.
그 훈련이 강제로 교육을 통해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한 파트가 있다면 스스로 자기들이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백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대학 기숙사가 잠자고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이 아니고, 그 기숙사가 대학의 문화이다.
거기에서 하는 문화가 공동체 문화이다. 외국의 유명한 사립 중고등학교들을 보면 다 그런 문화들이다. 어떤 학교는 체육 중에 럭비를 잘하는 학교가 있냐 하면 어떤 학교는 뮤지컬을 만드는 좋은 학교가 있다.
그것을 학교가 강제적으로 하지 않고 자기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한다. 학교 공부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팀을 짜서 축구 시합도 하고 럭비 시합도 하는 환경이다. 우리가 땀을 흘리고 몸을 부딪혀서 친구가 되고 서로 이해하는 것이 없으면, 왕따나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문제는 사실 학생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 제도나 학교가 압박하는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선진국의 교육 문화에서 우리들이 따올 수 있는 것은 공동체 교육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성공시켜 나아가야 한다.
고등학교 입시를 없애고 평준화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 특성들을 못 살린 것이 대학 때문이다. 외국의 선진적 교육을 무작정 해올 것이 아니고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취할 수 없는 것이 있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잘 취사선택하면 성공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에 흥덕고등학교가 있다. 흥덕고등학교는 성공적인 혁신학교의 예이다. 흥덕고등학교는 수학여행도 학생들 10~15명씩 선생님과 함께 따로 간다. 학생들이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어디로 갈 것이냐, 어떻게 가는 게 좋으냐, 어떻게 정하냐, 무엇을 보고 토론할 것인지 논의를 한다. 펜션으로 가기도 하고 민박도 하고 야영도 한다.
백두대간 종주도 선생님과 같이 한다. 그 결과가 나온 것이 학생들의 폭력이 거의 없고,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흥덕고등학교의 예는 선진국 어느 학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공동체 교육의 선례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본다.
근래에 보니까 세월호 사태를 놓고 학생들이 직접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학생총회를 전체가 모여서 워크숍 비슷하게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고 학생들 전체가 피해당한 학생들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지, 같은 학생으로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을 보면서 이 예가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에 있는 어느 학교보다 굉장히 앞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자부심이 생겼다. 우리 내부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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