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사 이 상공을 곡한 두 수[哭白沙李相公 二首]
칠언율(七言律)
지은이 : 덕수 장유(德水 張維)
백발로 변방 요새 풍상을 겪은 것은 / 關塞風霜鬢髮皤
충분 북받친 외로운 신하 무와하려 함이었지 / 孤臣忠憤欲無吪
두 조정 섬긴 원로들 대부분 지하(地下)에 묻혀 있고 / 兩朝元老多泉壞
천고의 인륜 기강 그물망에 떨어질 때 / 千古彛倫墮網羅
사직을 도와줄지 천심도 의심되던 차에 / 未信天心扶社稷
홀로 정기 지니고서 산하를 일으키려 하였어라 / 空留正氣作山河
동쪽 언덕 옛날 저택 저녁 햇살 비끼는 곳 / 東岡舊宅斜陽裏
양담만 어찌 차마 지나가질 못했겠소 / 不獨羊曇不忍過
인간 세상 드물게 간기 타고 나신 위인 / 間氣人間未易鍾
공처럼 당당한 분 어찌 다시 찾아뵈리 / 堂堂寧復有如公
백 년 중에 오늘같은 변고가 어디 있었으랴 / 百年變故無今日
이름 있는 노신(老臣)들도 공의 눈치만 살폈었네 / 諸老聲名在下風
원래가 존망은 운수(運數) 소관(所關)인 것 / 自是存亡關氣數
망량에게 정충을 보호하라 시키겠나 / 難敎魍魎護精忠
멀고 먼 저 하늘 무양 따라 떠나심에 / 巫陽已去鈞天遠
조정은 처량한 기색 세계가 일시에 텅 비었네 / 廊廟凄凉世界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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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01] 백사(白沙) : 이항복(李恒福)의 호이다.
[주01] 백발로 …… 것은 : 이항복이 광해군의 폐모론(廢母論)에 반대하다 북청(北靑)으로 귀양 간 것을 말한다.
[주02] 무와(無吪) : 《시경(詩經)》 왕풍(王風) 토원(兎爰) “尙寐無吪”에서 나온 말로,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않고 싶다는 말이다.
[주03] 양담만 …… 못했겠소 : 옛날의 극진했던 은혜를 생각하면 눈물이 솟구쳐 생전에 거처했던 곳을 차마 지나
가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진(晉) 나라 때 사안(謝安)의 생질인 양담(羊曇)이 사안의 총애를 많
이 받다가 그가 죽자 서주(西州)의 길을 차마 지나가지 못했는데, 어느날 대취(大醉)하여 부
지불식간에 서주의 문에 이르자 “生存華屋處 零落歸山丘”라는 시를 읊고 통곡하며 떠나갔다
는 고사가 전해 온다. 《晉書 卷79》
[주04] 간기(間氣) : 영웅이나 위인이 품부받고 태어나는 천지(天地)의 특수한 기운을 말한다.
[주05] 망량에게 …… 시키겠나 : 망량(魍魎)은 배소(配所)의 산하(山河)를 지키는 정령(精靈),정충(精忠)은 순결
하고 충성스러운 신하, 즉 이항복을 가리킨다. 이항복이 북청 유배지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렇
게 말한 것이다.
[주06] 무양(巫陽) :천제(天帝)의 명을 받들어 사람의 혼령을 하늘로 인도해 가는 저승사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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