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이씨/보재이상설선생.

성명회선언서(聲明會宣言書)

야촌(1) 2012. 4. 30. 02:41

[해설]

이상설(李相卨) 선생은 일제의 "일제의 한일합병(韓日合倂)"을 계기로 1910년 8월 27일에 시베리아와 간도(間島) 등의 한족(韓族)을 규합하여 성명회(聲明會)를 조직하고, 일제와의 독립전쟁을 선언했다.

 

이 성명회가 각국 정부에 보낸 선언문에는 한일 합병에 임한 한국민의 결의와 독립을 다시 찾기 위한 민족의 선언이 표명되어 있다.이 글은 이상설(李相卨) 선생이 기초하고, 유인석(柳麟錫)이 약간 수정하였다는 기록이 보이는바, 노문(露文). 불문(佛文)> 중문(中文)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 선언서의 말미에는 한국민을 총 대표하여, 유인석(柳麟錫)이 알파벳으로 Lu in suk이라 서명했고, 그 뒤에 유인석(柳麟錫). 이상설(李相卨) 이하 성명회 회원의 서명록(署名錄)이 첨부되어 있다.

 

이 서명록은 1매에 77명씩 총 112매애 8,624명이 서명한 방대한 문서다. 이곳에 수록한 불문(佛文) 선언서는 미국(美國) 워싱턴에 있는 국립 문서 보관소에 소장된 것으로서 1910년 10월 29일에 접수되었으며, 중국정부에 보낸 한문선언서는 강상원(姜相遠 : 충청북도 청주시 영동 87) 님이 소장한 필사본(筆寫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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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민위원회(聲明會) 선언서 

 

 귀 정부도 아시는 바와 같이 한국 국민위원회는 한국의 합병에 관하여 귀국정부에 전문을 발송한바 있습니다.

 

 본 위원회는 귀국 정부에게 폐를 끼칠 생각은 추호도 없이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귀국 정부의 드높은 호의와 정의감에 호소하면서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감히 귀국 정부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한국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은 1876년에 한국과 우호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조약에 의하면 한국은 독립국가로 인정되고, 일본과 똑같은 권리를 누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 조약과 유사한 조약들이 다른 나라들과도 계속 체결되었습니다.

 

 청일전쟁과 노일전쟁 동안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보호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본인이면 누구나 되풀이 해온 이 선언은 모든 나라에 알려져서 모든 나라들은 일본이 조약들에 의해 모든 방법으로 극동의 평화를 유지하고, 자신의 약속들을 파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아왔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행위는 불법적이고, 독단적이며, 불성실한 것입니다.

 

 일본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러한 방법이 야기시킬 결과는 생각지도 않은 체, 한국의 여론에 무서운 압력을 행사 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행동은 국제 법을 유린하는 것이며, 배신과 잔인의 낙인이 찍인 것이었습니다.

일본과의 조약 체결 이후, 일본이 자행한 야만 행위들은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습니다. 사나운 짐승 같은 일본의 이 잔인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상기하면, 되는 것입니다.

 

 1895년에 일본 공사 미우라(三浦梧樓)는 공범자들과 함께 밤중에 황궁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우리의 황후를 살해하고, 궁전에 불까지 질렀습니다. 공포에 잠긴 황제는 생명을 건지기 위해 러시아 공관에 피신 했습니다. 이 행위가 일본 정부의 교사(敎唆)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들에게 상세히 알려져 있습니다.

 

미우라 공사는 일본 정부에 의해 처벌을 받지 않았고, 다만 일본 정부는 왕비 암살에 참가한 80명의 일본인들에게 한국을 떠나라고만 명령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일본 정부는 자신의 무죄를 세계 각국에 증명하려 한 것입니다.

우리 황실에 대해 일본인들이 범한 이 행위는 문명의 관념은 조금도 없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행위 중에서 가장 잔인하고, 가장 야만적이며, 가장 사나운 것이 아니겠습니까?

 

 1905년에 일본 대사 이토오(伊藤博文)는 일본군사령관 하세가와(長谷川好道)와 함께 그들의 군인들로 왕궁을 포위하고, 한국정부의 총리대신을 체포했으며, 다섯 개의 조항으로 된, 조약에 서명하라고, 한국 황제에게 강요하여 그들은 자기들의 서명 후 자기들이 옥세(玉璽)를 찍었습니다. 이 조약은 한국 황실에 신임장을 낸 모든 외국 사절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에 직면하여 한국 황제는 미국인 헐버트를 각국에 순회시켜 한국정부가 이와 같은 조약을 일본과 체결할 의사가 추호도 없었음을 설명하게 했고, 황제는 또 비밀리에 헤이그 국제회의에 사람을 보내 일본이 한국에 비열하고 야만적이며, 배신적인 태도로 행동하는 증거를 각국 외교사절에게 제시하게 했습니다.

 

 이 조약의 영향으로 일본은 지난번에 저지른 죄악을 뉘우치지도 않고 1907년에 한국의 황제를 폐위시키고, 한국 군대를 해산 시켰으며, 한국의 관리들을 자신들의 권력 밑에 종속 시켰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압제에 지친 한국인들은 게릴라전을 시작하여 피를 흘렸습니다. 이리하여 한국에는 평온이 없습니다. 일본인들의 배신과 잔인성에 분노한 한국인들은 분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비열한 가면을 뒤집어쓴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에 교육을 보급시키고 안락을 도모하겠노라고 모든 사람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그들은 한국 학생들이 국가(國歌)를 부르는 것을 금지하고 체육 교육을 금했으며, 한국의 역사책을 불살라 버리기 까지 했습니다.

 

 일본은 한국의 국민교육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 모든 짓을 다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벌을 받고, 진실을 글로 발표하는 사람은 법정에 출두해야 하며, 공포된 문건(文件)들에 항의하는 사람이나 신사참배(神祠參拜)를 거역하는 사람은 체포당합니다.

 

 한국인들은 글을 쓸 자유나 서로 토론하는 자유가 없습니다. 만일 몇 사람이 모이면 즉시 체포당합니다. 만일 몇 사람이 같이 앉아 있으면 같은 방법으로 분산시켜 버립니다. 일본인들은 한국인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인들이 국민에게 유익한 단체를 조직하려고 하면 가장 작은 단체라도 만들지 못하게 합니다. 그들은 개인의 편지 까지 뜯어 보고, 손과 발을 묶고, 한국인이 국경을 지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 국민을 협박과 폭력으로 억압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생존에 가장 가혹한 조건들을 한국인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열렬한 애국지사들은 교수형에 처해지거나 솨사슬에 얽매이게 됩니다. 그들은 돈과 협박과 폭력으로 최 하층민들 중에서 수천 명을 매수하여 “일진회(一進會)”라 부르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단체는 일본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본인들은 온 세계를 속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배신이고 야만이며 잔인한 노릇입니다. 일본의 불법성과 폭력보다 더 해로운 것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일본인에 대한 증오감과 복수욕이 한국인들의 가슴속에서 불탈수록 애국심은 그들의 가슴속에서 커져가고 있습니다. 일본군대와 경찰이 지나간 곳은 어디에나 황폐뿐입니다. 그들은 마을들을 불태우고 죄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서민들이 혐의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수단 때문에 국토는 한국인들의 해골로 덮여 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혐의를 받게되면, 그에게는 가장 잔인한 형벌이 주어지며, 재판관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밝힐 권리가 박탈당합니다.

 

 일본 이주민들은 폭력. 협박. 비열성. 불법을 자행하여 평화스런 한국인들로부터 재산을 빼앗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일본 정부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는 비우호적이고 잔인하며 비열한 배신행위인 것입니다.

 

 이제 귀국 정부는 일본이 통보한 합병을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의 파멸이 더욱 완전한 것이 되도록 하려고 일본은 한국 국가와 한국 황실을 남겨 두었으며, 나라를 겉모양과 그 땅덩이와 더불어 남겨 놓았습니다.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바꾸었습니다. 일본은 한국 항제에 대해 일본 황실에 부여한 같은 예우를 하며, 한국 정부에는 테라우치(寺內正毅) 총독을 임명한 것입니다.

 

 이보다 더욱 비열하게 행동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행동은 이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비열하고, 가장 배신적이며, 가장 밉살스런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일본과 투쟁하기 위해서 우리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우리의 모던 힘과 수단을 규합해야합니다. 이 목적을 위해서 우리는 일본에 항의문을 발송하고 성명회(한국국민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이름을 간직하고, 국민들에게는 한국인이라는 지위를 계속 간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의 과업이 우리에게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자유에 도달할 때까지 손에 무기를 들고 일본과 투쟁 할것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본 위원회는 단호히 행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귀국 정부가 한국 국민이 합병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귀국 정부가 우리 국민중에서 쓰레기들인 몇몇 간사한 한국인 부랑자들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귀국 정부가 한국의 이 특수한 사정을 국제법에 의해 판단하고, 정의와 휴머니티의 원칙에 의해 행동하며, 일본에 의한 한국 합병을 반대할 것을 청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점잖은 나라로부터 힘으로 빼앗으려는 권리를 귀국 정부가 존중하도록 하거나, 세기 초에 그런 범죄가 문명의 역사를 말살하려는 것을 귀국 정부가 용납하지 않으리라고 감히 희망하는 바입니다.

 

 우리를 옹호해 주십시오. 우리를 옹호함으로서 당신들은 권리와 정의를 옹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 우리를 구원함으로서 당신들은 오랜 친구를 구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귀국 정부에게는 이것이 영광과 명예가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불의를 두둔하기 위해 수세기 이래로 당신들의 명예와 영광을 이루고 있는 원칙들을 포기하지는 않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무슨일이 닥치더라도 진정한 국민인 한국 국민은 자신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 국민위원회

위원장 유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