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재앙앞에 무너진 '30년 인간의 꿈'
YTN | 입력 2011.03.14 04:43|
[앵커멘트]
지진과 해일에 대한 준비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일본인이었지만 이번 대지진 앞에서는 너무도 무력했습니다.
쓰나미를 막자고 무려 30년을 거쳐 만든 역사적인 대형 구조물 역시 거대한 바닷물의 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비교적 조용한 어촌마을인 타로 지구가 유명해진 것은 이 거대한 방조제 때문입니다.
지난 1933년 산리쿠 지진으로 쓰나미 피해를 겪은 뒤 이 것을 만들었습니다.
높이 10m, 길이 2km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다 만드는 데만 꼬박 30년이 더 걸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난공불락의 요새 안에 사는걸 자랑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11일의 대지진은 '공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이 믿어왔던 '30년의 꿈'마저 앗아갔습니다.
거대한 자연의 재앙 앞에 방조제는 그저 그런 방해물에 불과했다는 것을 주민들은 싫어도 눈으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쓰나미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지금, 흉물스런 콘크리트벽이 감싸고 있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돼버렸습니다.
[인터뷰:마을 주민]
"지금 저 차가 있는 자리가 한 때 제 집이 있던 자리입니다."
어디부터 정리해야 할지 막막한 '타로' 마을 사람들이지만, 그보다 더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50년 넘게 지켜온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진 '허탈함'입니다.
YTN 이승훈[shoony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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